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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멍, 쉬멍, 걸으멍 고요한 숲으로
- 습도가 제법 높았던 날이었다. 다녀온 지 시간이 좀 지났어도 머체왓 숲길은 아직도 가슴 깊이 스며들어 있다. 지금도 그 숲이 그대로 느껴지는 건 단지 안개비 뿌리던 날의 감성이 보태져서는 아니다. 햇살 쏟아지는 한낮이거나 숲이 일렁이며 바람소리 윙윙거리는 날이었다 해도 신비롭던 풍광의 그 숲은 여전히 내게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숲은 저만치
- 2020-11-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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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 007은 살아 있다
- ‘007‘은 내 삶과 같이해왔다. 첫 작품 '007 살인번호' 이후 단 한 편의 영화도 놓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본부가 있는 런던은 물론이고 스톡홀름, 코펜하겐 같은 전 세계의 모든 유명 도시들을 돌아다니는 007을 보며, 지도 위에서 지명 찾기에 빠졌던 나는 자연스레 지리학을 전공으로 택했다. 그런데 우리 세대의 영원한 007인 숀 코네리가 지난달
- 2020-11-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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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백 살까지 살기로 했다
-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책 제목이 도전적이다. 제목만 보니 내용이 궁금해진다. 책을 집어 들면서 기대를 했다. 이 책 속에는 이제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를 열어갈 의학적 비법이나 하다못해 생활비법 같은 것이라도 존재할 줄 알았다. 그런 책이 아니다. 사람이 글자 그대로 천수를 누린다면 과연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 2020-11-2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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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공헌 바느질 커뮤니티 ‘사랑한땀’
- 자투리 천도 촘촘하게 이으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원단으로 재탄생한다. 그렇게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버려진 물건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사랑한땀’ 커뮤니티다. 사진 ‘사랑한땀’ 제공 취재 협조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랑한땀’은 2017년 서울시 서부교육청 소속 학생상담 봉사자 중 퀼트를 좋아하
- 2020-11-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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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렌 굴드의 끝나지 않는 변주곡
-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클래식 음악. 음악 속 숨겨진 사연이나 명사의 말을 통해서 클래식에 쉽게 접근해보자. 아래의 인터뷰는 가상으로 진행했다. 그곳은 여름이었다. 따사로움을 넘어 뜨거운 날씨였다. 이런 날씨와 달리 앞에 펼쳐진 호수는 잔잔했다. 잔잔함은 고드름이 손끝에 닿는 것처럼 차가운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호수는 바다처럼 넓었고, 호수
- 2020-11-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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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생각한다는 건, 인생에 겸손해지는 것"
- 오랜 시간 죽음을 공부했던 김이경(56) 작가는 가족과 지인들의 생사기를 목도하며 관념 속에 있던 죽음의 실체를 경험하게 된다. 평생의 스승과도 같았던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자기 생의 일부를 떠나보내는 슬픔과 성찰로 긴 애도기를 거친 그녀. 자신을 위무했던 죽음의 통찰을 담은 글귀를 모아 ‘애도의 문장들’(서해문집)을 펴내며, 애도의 시간을 보낼 이들에게
- 2020-11-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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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개그맨의 죽음을 보고
- 11월 초 개그우먼 박지선 씨가 모친과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박 씨는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많은 활동을 해오던 중이었다. 개그맨으로서는 드물게 SKY대학 출신으로 학력도 좋고, 항상 밝은 웃음을 주었기에 갑작스런 그의 죽음에 당혹했다. 물론 피부병으로
- 2020-11-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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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에서 삶과 예술을 보려거든
- 파주 헤이리는 문화예술인들이 만든 공동체 마을이다. 볼 것 많고, 거닐 곳 많아 찾아와 노니는 이가 많다. 저마다 개성에 찬 건축으로 돋보이는 미술관, 박물관, 공방, 카페, 그리고 살림집이 즐비하다. 자연 환경을 존중해 지은 건축들의 좋은 매너와 세련미, 그리고 거주자들의 재능과 활동력으로 생동하는 신흥 예술타운이다. 파주시의 이채로운 문화 브랜드이기도.
- 2020-11-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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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택트 보험의 시대
- 3화 언택트 보험의 시대 보험설계사가 서류를 앞에 두고 고객을 설득하는 풍경이 앞으로 낯설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달과 전염병이라는 악재가 보험사의 영업환경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 19 발생으로 사람 간의 왕래가 확실히 줄었다. 예전과 비교했을 때 거리가 한산하다. 거리의 사람이 줄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임대 문의가 적
- 2020-11-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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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사막 지구는 물려주고 싶지 않아
-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 ‘푸른 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이 펴낸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라는 책을 얼마 전 읽었다. 저자는 기후 위기 대응 NGO 활동으로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United Nations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에서 수여하는 ‘생명의 토지상’
- 2020-10-27 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