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이었다. 1962년 완도 앞바다의 햇살은 따뜻했다. 바닷가엔 조개껍데기가 지천에 널려 있었다. 뱃머리에 선 소년은 이 정도 기온이면 다시는 추위에 떨지 않을 수 있겠다 싶어 안심했다. 당시만 해도 전라남도 완도에서 서울로 가려면 배를 두 번 타야 했고, 꼬박 24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14세 소년은 멀고 긴 상경길이 걱정되지 않았다. 고향에는 다시
인생 후반전에서 만나는 취미활동은 이전의 취미들과는 그 무게감이 다르다. 그저 시간을 때우거나 유희를 통한 만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몸담았던 직장에서 은퇴한 공백을 대신하기 때문. 그래서 상당수의 시니어들은 은퇴 후 갖게 된 취미를 ‘제2직업’처럼 소중히 여긴다. 또 자신과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취미를 찾아낸 은퇴자들은 종종 취미를 ‘두 번째
정유년인 올해는 정유재란(1597.1~1598.12) 발발 420주년이다. 임진왜란으로부터는 427주년.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세계적 문화유산 2가지를 말하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아주 많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 불국사, 석굴암, 수원화성, 고인돌 유적, 해인사 대장경판, 종묘, 판소리, 강강술래 등 유형 및 무형 문화유산이 많은 편이다. 특히 제주도는 최근 세계 7대 자
올 것이 왔다 싶었다. 화장실에서 평소와 다른 시커먼 그것을 보았을 때 말이다. 심상치 않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인과응보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가 떠올린 것은 그동안 살아온 자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의사는 그의 병이 위암이라고 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만난 오성표(吳聖杓·68)씨의 이야기다. 그리
33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동창생들은 그동안 얼마나 변했을까. 첫 모임 때에는 30명가량이 나왔는데, 다시 각자 아는 동창생들에게 연락을 해서 모일 때마다 인원이 늘었다. 나중에는 전체 동창생 500명 중 200명가량이 모였다.
그런데 덜컥 내가 동창회장으로 추대되었다. 재학 시절 전교 회장을 한 이력이 있어 봉사의 책임감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여움을 자주 느낀다. 과거 한창때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도 가슴에 맺히고 자꾸 곱씹게 된다. 글쎄 이런 현상이 나이를 먹으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아니면 늙어갈수록 옹졸해져가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여하튼 이제는 남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말도 듣기 싫고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자기 자랑하는 모습도 꼴불견이다.
이런 일을 겪을
야채를 썰다 놓친 부엌칼이 발등 근처에 떨어져 크게 놀라거나, 매일같이 오르던 계단이 어느 날부터 유독 높아 보이거나, 맛있는 깍두기가 제대로 씹히지 않는 날이 있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개의치 않고 넘길 수 있는 일들이다. 체력이 좀 떨어졌거나, 며칠 쉬지 못해 그러겠거니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두운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박세리가 세계 정상의 깃발을 높이 치켜든 이래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투어는 발전을 거듭해왔다. 해마다 정신력과 기술로 무장한 최강의 여성 골퍼들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며 대회 수준을 한껏 끌어올렸고, 그에 따라 대중의 관심과 규모 면에서도 확장과 성장을 거듭해왔다. 더할 나위 없는 한국 여자 프로 골프, 그 전성기가
“노력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이지만 거두는 것은 하늘의 뜻이다.” 권대욱(65) 아코르 앰배서더 호텔 매니지먼트 사장의 말이다. 31년을 최고경영자로 살아온 인물의 첫 멘트로는 의외다. 선입관 없이 듣는다면 달관한 성직자 내지 철학자의 말 같다. 인터뷰 장소인 도심 복판의 강남 특급호텔이 갑자기 호젓한 사찰로 변해 수도승과 선문답을 나누는 느낌이다. 탈속 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