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초등학생들은 코딩을 배운대.” 이제 코딩은 특정 직업군의 기술이 아니라 사고력을 익히는 하나의 언어로 자리 잡았다. 초등학교 교실마다 블록 코딩, 스크래치, 인공지능 모델 만들기 등 ‘미래형 학습’이 빠르게 정착 중이다. 이런 흐름이 비단 어린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해력으로서 코딩을 배우는 시니어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세상 읽고 생각 훈련하는 ‘코딩’
지난 9월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에듀테크코리아페어’ 현장. 다양한 코딩 교구와 소프트웨어를 체험하는 부스 사이로, 프로그램 일정을 꼼꼼히 살펴보는 시니어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혜정 큐브로이드 이사는 “어린 손주와 소통하기 위해 코딩을 배우고 싶다”며 문의해온 할아버지의 사례를 소개했다. 손주가 자라 대화가 통하는 시점이면 코딩 교육이 더욱 일상화될 텐데, 대화가 통하는 할아버지는 되고 싶어 미리 준비하려 한다는 것.
큐브로이드의 전시 품목은 블록을 조립해 다양한 로봇을 만들고, 기호로 된 명령어를 스마트폰 앱에 입력해 작동시키는 놀이형 코딩 교구였다. 자율주행 자동차, 풍력발전기, 로봇청소기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기술을 블록 조립으로 구현해볼 수 있다.
이처럼 코딩은 단순히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 아니다. 어린이에게 코딩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언어’라면, 시니어에게는 ‘현재를 다시 살아보는 언어’다.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과정을 만들어가며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이다. 이 같은 학습 과정은 노년층의 두뇌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코드를 짜는 일’이 아니라 ‘생각을 구조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현재 우리나라는 유치원생 연령부터 코딩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코딩에 관심만 있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니어를 위한 코딩, 가능한 이유
최근의 에듀테크 기술은 누구나 코딩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호랑에듀의 ‘한글 코딩 플랫폼’은 영어 기반의 기호 대신 한글 명령어를 사용해 프로그래밍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숫자 값이 2일 때 안녕이라고 하기’를 코딩하려면 기존에는 ‘n = 2 / if n == 2: / print(‘안녕’)’과 같은 명령어를 입력해야 했다면, 한글 코딩은‘ n ← 2 / 만약 n = 2 이면 / ‘안녕’을 출력한다’와 같은 명령어를 쓴다. 코드 오류도 우리말로 알려주고 AI 도우미가 수정을 돕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에게도 접근성이 높다. NWI의 ‘뉘집블록보드’는 노코드(코드 입력 없이 보드판에 블록 나열만으로 데이터 처리) 방식으로 머신러닝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음악을 매개로 하는 비피랩코딩연구소의 전자악기 코딩 교구는 악기를 조립하고 프로그램을 연결해 소리를 내는 방식이다. 청각·촉각·시각을 활용해 감각적 몰입과 성취감을 높인다.
한편 코딩과 인공지능을 접목해 치매 예방 인지훈련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플레도는 ‘AI플레도 시니어’라는 노인 친화형 UI/UX(사용자 배려 디자인)를 도입한 시니어 전용 교구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블록형 AI 학습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을 결합해 기억력·언어력·공간지각력 등을 개선하는 디지털 인지치료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음성인식 기술을 접목해 어르신들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AI가 이를 스토리와 그림으로 완성해주는 ‘AI동화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또한 플레도는 AI플레도를 활용한 시니어 강사 육성으로 연간 100명 이상의 노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시니어의 배움을 일자리와 사회적 역할로 이어가는 시도다.
이로써 시니어에게 코딩 교육은 ‘삶의 확장’이 되고 있다. 코딩은 실행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성취감이 빠르고, 반복 학습과 변용이 가능하다. 배움으로써 얻는 자기 효능감은 우울감 완화나 정서적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디지털 문해력을 높여 시니어의 사회참여와 세대 간 소통의 폭을 넓히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독자 이벤트!
플레도의 시니어 AI동화책 만들기▲'시니어 AI동화책 만들기' 참가 신청추억을 말하면 AI가 스토리와 그림으로 완성합니다. 당신의 기억을 세상에 남겨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