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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가게] 인천·경기편③ 59년 전통 ‘오뎅식당’
- 59년 전통 ‘오뎅식당’ 의정부 맛집 하면 ‘부대찌개’를 빼놓을 수 없다. 의정부중앙역 인근 부대찌개거리에는 오래된 가게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오뎅식당’은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50여 년 전, 창업주인 허기숙 씨는 어떻게 처음 부대찌개를 만들게 됐을까? 그의 손자이자 현 주인장인 김민우(37) 씨가 부대찌개의 탄생 비화를 들려준다. “원래는 어묵을 파는 포장마차였어요. 어느 날부터인가 식당 근처 미군부대에 근무하던 손님들이 햄, 소시지, 베이컨을 가져와 할머니에게 안주거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죠. 처음엔 가져온 재료를 볶아서 내놓았는데, 단골들이 밥과 먹을 만한 찌개를 해달라고 한 거예요. 그래서 기존 재료들에 김치랑 장을 더해서 찌개로 만들었는데, 그게 오늘날 부대찌개가 됐습니다.” 부대찌개 전문점이지만 어묵을 팔던 시절 손님들이 부르던 이름 그대로 ‘오뎅식당’이라는 상호를 쓰고 있다. 사실 이곳은 허영만의 만화 ‘식객’을 통해 소개되며 유명해졌다. 만화에서도 묘사된 국물 특유의 부담 없는 단맛은 오뎅식당 부대찌개만의 매력 포인트다. 기본 부대찌개에는 햄, 소시지, 두부, 다진 소고기, 당면, 김치 등이 들어간다. 여기에 저마다 입맛에 맞는 사리를 추가해 먹을 수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건 아무래도 ‘라면 사리’라고 한다. 주인장은 사리용 라면에도 특별함이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6개월 연구 끝에 오뎅식당 전용 라면사리를 만들었습니다. 부대찌개에 특화된 면인데, 콜라겐을 넣어 더 쫄깃하고 탱탱한 게 특징이죠. 일반 라면보다도 덜 불고요. 기본 재료와 반찬으로 내는 김치도 여주에 있는 공장에서 직접 담아 숙성시킵니다. 저희 묵은지에 매력을 느껴 찾는 단골도 많아요.” 기본 부대찌개는 옛 방식을 그대로 고수해왔지만, 그때그때 유행을 반영해 사리 메뉴는 달라졌다. 어떤 사리를 넣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부대찌개의 특성이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장점이자 장수 비결이 됐다. 오뎅식당은 최근 타 지역에도 직영점을 열며 더 많은 고객과의 만남을 꾀하고 있다. 물론 어느 곳을 가더라도 동일한 부대찌개 맛을 자부한다는 주인장이다. “변함없는 맛이 철칙이기 때문에 직영으로만 운영하고, 체인점을 낼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새로 연 가게들은 모던한 인테리어이지만, 제게 가업을 이으라 하셨던 할머니의 흔적들을 남기고 싶어 매장마다 할머니 사진을 꾸며놓았죠. 할머니가 그러셨듯이 저 또한 두 아들에게 꼭 가업을 이어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의정부경전철 의정부중앙역 2번 출구 도보 2분 거리 주소 경기도 의정부시 호국로1309번길 15 영업시간 매일 8:30~20:30 대표메뉴 부대찌개, 모둠사리, 라면사리 등 ※ 본 기획 취재는 (사)한국잡지협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2019-07-1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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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갬성 나주’에 반하다
- 요즘 감성도 아니고 ‘갬성’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감성의 신조어로 ‘감성+추억’쯤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아날로그적 향수가 그립다면 나주여행을 떠나보자. 나주는 천년 고도인 도시다. 고샅길(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나주 시내를 걸으며 갬성 나주와 마주할 수 있다. 뜨거운 국물을 여러 번 붓는 토렴이라는 과정을 거쳐 75℃의 먹기에 알맞은 온도로 나오는 나주곰탕과 입천장이 훌러덩 벗겨질 정도로 톡 쏘는 영산포 홍어는 나주여행의 특미다. 나주여행의 요즘 테마는 쉼이다. 특별한 잠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한옥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밤을 추천한다. 1939년 나주 근대문화를 2017년에 마중한 카페이자 갤러리, 게스트하우스인 ‘39-17마중’에서 한옥의 창호가 자연과의 소통임을 느끼며 잠을 잔다. 두 겹의 미닫이 문 너머에 금목서, 은목서, 느티나무, 회화나무 잎이 흔들리고 대숲을 지나는 시원한 바람소리가 밤새 소곤거린다. 난파고택으로 불렸던 이곳은 동학농민혁명을 막아낸 공로로 해남군수에 제수된 정석진의 큰 아들 정우찬이 살았던 집터다. 정우찬의 손자인 정덕중이 1939년에 어머니를 위해 다시 집을 지어 드리며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는데 전남의 유일한 건축가였던 박영만이 설계하고 대목 김영창이 시공하였다. 한·일·양 건축의 좋은 점을 취합한 목서원은 내부 창호, 온돌은 한식, 붙박이 수납장과 집안을 지탱하는 뼈대와 구조는 일본식, 여기에 서양의 방갈로 느낌까지 가미하였다. 목서원은 건물 앞과 옆에 100년이 넘은 금목서, 은목서 두 그루가 자라고 있어서 최근에 붙여진 이름이다. 어머니가 쓰실 공간에 대한 편리성과 가옥의 멋을 함께 추구하고 있어 이채롭다.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는 방에는 사용하던 소품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일본식 수납장을 열면 천연염색 소재를 사용한 이불이 정갈하게 개켜있다. 언덕 위에 아담한 한옥 난파정도 게스트하우스로 이용되고 있다. 난파(蘭坡)는 정석진의 호로 ‘난이 가득 피어있는 가파른 언덕’을 의미한다. 난파정은 본래 제당으로 지어졌다. 정우찬이 아버지 정석진을 추모하기 위해 1915년에 지은 건물을 복원하고 재단장 하였다. 나주천이 내려다보이는 볕 좋은 남향에 위치한 난파정은 대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어 멋스러우나 금성산을 끊어내듯이 광주, 목포간 고속화 도로가 지나고 있음이 옥에 티다. 예전 쌀 창고자리였던 곳을 개조한 카페 바로 옆에는 나주향교가 있다. 카페에 앉아있으나 감각적으로는 옛 나주의 한가운데에 홀연히 떨어진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마당 곳곳에는 야외 테이블이 놓여있다. 금목서 그늘 아래에서 시원한 음료 한 잔을 앞에 두고 바람을 느낀다. 시간이 현재와 과거를 자연스럽게 넘나들고 마음은 한껏 여유롭다. 옛것을 최대한 살려서 복원한 목서원, 난파정과 나주향교, 석류꽃 가득 핀 작은 골목길들을 걸으며 만나는 금성관, 서성문까지... ‘갬성 나주’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 2019-06-2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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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회 브라보 헬스콘서트’ 관객 매료시킨 강의와 무대
- 제4회 브라보 헬스콘서트가 6월 13일(목) 오후 2시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1부는 건강 관련 강연으로 시작되었으며 2부는 추억의 청춘콘서트 로 이어졌다. 공연 관람하기 딱 좋은 날씨였지만 오후가 되면서 기온이 올라가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정오가 지나자 아트홀 로비에는 입장 시간을 기다리는 관람객이 점차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독특한 언변으로 잘 알려진 SBS 김정일 아나운서가 사회자로 등장해 차분하게 공연 시작을 알려주었다. 이투데이미디어 김상철 대표 축사에 이어 첫 번째로 등장한 강사는 콩세알튼튼예방치과의원 이병진 원장이었다. 강제(講題)는 ‘당신이 놓치기 쉬운 치아 건강, 잇몸질환’에 대한 이야기. 예로부터 치아 건강은 오복 중 하나라고 했다. 아무리 건강한 치아를 물려받았다 해도 잘못된 습관으로 잇몸이 나빠지면 치아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없게 된다. 여섯 살 때 나오는 영구치를 무덤까지 가지고 가려면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치아는 물론 잇몸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치아관리를 잘 해도 잇몸이 약하면 기둥이 부실한 집과 같다. 건강한 치아가 통째로 무너지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게 하려면 칫솔질의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잇몸질환을 잘 다스리고 관리해야 행복한 100세 인생을 누릴 수 있다. 이렇듯 시니어가 새겨들어야 할 내용으로 가득했다. 두 번째 강사는 ‘치매 걱정 없는 행복한 노후’라는 주제를 가지고 무대에 선 건국대학교병원의 한설희 의료원장이었다. 한 원장은 “인간의 노화와 더불어 매일같이 죽어가는 10만 개의 뇌세포는 재생 능력이 없다.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대한민국에서 치매질환은 주위에서 너무 잘 알려진 흔한 병이 되었다.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의 삶의 질까지 송두리째 빼앗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져 하루하루 고통스럽게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치매 예방을 위해 다섯 가지의 ‘생각 바꾸기’를 권했다. ①생각 젊게 하기 ②각성하고 금주, 금연 ③바른 자세로 활기차게 걷기 ④꾸밈없는 뇌 건강 식단 ⑤기분 좋게 이웃을 위한 봉사를 한다면 치매도 예방하고 활기찬 노년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건강 백세를 위한 장수 음식과 그에 맞는 생활법’에 대해 이재동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장의 강연이 이어졌다. 머릿속에 쏙 들어온 내용은 기호식품 커피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학장은 “커피는 소화기능이 안 좋은 사람도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낮에는 한두 잔쯤 마셔도 괜찮지만 생체리듬이 떨어지는 오후 시간에는 가급적 자제하고 인삼차, 계피차, 생강차 등 따뜻한 성질의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오십이 넘어 건강하게 살려면 탄수화물을 줄이는 대신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고 하체 운동을 열심히 해서 허벅지 근육과 다리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 강연이 이어지는 동안 청중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뼉을 치면서 공감했다. 건강 이야기는 아무리 많이 들어도 실천이 안 되니 늘 부족한 것 같다. 1부 순서가 모두 끝나고 잠시 브레이크 타임을 가진 다음, 2부 청춘콘서트를 관람했다. 다시 돌아온 8090세대의 아이콘 가수 조정현, 송시헌, 이범학의 무대였다. 꽃미남 가수 조정현과 이범학, 해맑은 미소를 자랑하는 송시현 등 세 남자가 중년이 되어 돌아왔다. 이들 중에 자칭 가장 나이 어린 이범학의 첫 노래는 1990년대 초에 유행하던 ‘마음의 거리’였다. 촉촉이 마음을 적시는 발라드풍의 노래가 마음을 흔들었다. ‘이별 아닌 이별’을 부를 때는 떼창으로 “내 사랑 굿바이 굿바이~”라는 가사를 따라 불렀다. 송시현이 피아노 반주와 함께 ‘꿈결 같은 사랑’을 부를 때는 다시 차분해지다가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와 함께 화면에 전쟁 참상의 모습들이 올라오자 먹먹해졌다. 마지막에 태극기와 함께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는 모두가 숙연한 모습이었다. 이어 조정현이 부르는 따뜻한 노래를 끝으로 세 시간의 브라보 헬스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 2019-06-2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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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노출도 기분 좋은 파격이 된다
- 여름나기를 준비하며 다가오는 여름이 설레면서 걱정도 된다. 점점 더 무더워지는 날씨에 어떤 차림으로 외출해야 할지도 큰 고민거리 중 하나. 노출의 계절, 신발도 예외는 아니다. 작은 노출도 부담스럽게만 느껴지는 시니어를 위해 스타일 있는 여름 신발을 추천한다. ‘여름’ 하면 어떤 신발이 떠오르는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슬리퍼나 샌들, 가족 휴가나 물놀이 갈 때 신는 아쿠아슈즈, 쪼리 등 가벼우면서도 맨살이 드러나는 신발을 많이 떠올릴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내 발을 드러내려니 민망하기도 하고 대체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따라오시라. 올여름엔 당신의 발뒤꿈치도 맵시 있게! 맨발이 어렵다면 발목만 살짝 맨발을 노출하기가 어색하다면 시원하게 발목만 드러내는 슬립온은 어떨까? 조임 끈이나 벨크로(찍찍이)가 달려 있지 않아 신고 벗기 편하다. 디자인은 다소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신을 수 있다. 어두운 색상의 슬립온은 단정한 정장 차림에도 무난하게 어울려 통기성이 부족한 구두보다는 여름철 신발로 안성맞춤이다. 또 밝은 색상은 평범한 일상복에 포인트를 주며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단, 슬립온을 신을 땐 발목이 확실히 드러나는 짧은 바지나 반바지를 입을 것을 추천한다. 반바지에 슬립온 색상과 어울리는 긴 양말의 조합도 젊어 보이는 스타일링 중 하나. 슬립온에 긴바지를 입을 때는 밑단을 접어 올리고, 정장에는 발목이 살짝 드러나는 ‘슬랙스’를 입어보자. 시원한 뒤트임 여성 시니어에게는 ‘뮬’과 ‘슬링백’ 슈즈를 여름 신발로 추천한다. 두 신발의 공통점은 앞부분은 막혀 있고 뒤꿈치 부분이 노출된 슬리퍼 형태라는 데 있다. 모양은 일반 구두와 비슷하지만, 굽이 높지 않아 하이힐이나 앞뒤가 막혀 있는 구두보다 훨씬 편하게 신고 다닐 수 있다. 발에 땀이 나면 살짝 벗어놓을 수도 있으니 여름에 제격인 신발이다. 뮬은 뒤꿈치 부분이 온전히 노출된 신발을 말한다. ‘블로퍼’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실내용 슬리퍼와 비슷해 신기도 편하다. 특히 흰 색상의 뮬은 청바지나 밝은 색상의 치마, 원피스에 신으면 보다 시원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운동화처럼 생긴 ‘스니커즈 뮬’도 출시됐는데, 일상복에도 잘 어울리고, 발랄하면서도 젊어 보이는 느낌을 준다. 슬링백은 뮬과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발뒤꿈치를 고정하는 끈이 있어서 뮬보다는 걸을 때 좀 더 편하다. 일반 구두 형태에 단색의 디자인이 특징이며 단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뮬과 슬링백은 대부분 앞쪽이 막혀 있지만, 발가락 끝부분이 살짝 보이는 형태도 있다. 이런 디자인은 페디큐어로 또 다른 패션 포인트를 줄 수 있다. 돋보이는 단순함 남성 시니어에게는 ‘코르크 샌들’과 ‘글래디에이터 샌들’을 추천한다. 디자인이 심플해 어떤 의상에도 잘 어울리는 매력이 있다. 코르크 샌들은 와인 병마개로 쓰이는 ‘코르크(cork)’를 밑창 소재로 사용한 신발이다. 샌들 재질의 특성상 가볍고, 발등 부분은 가죽과 버클 장식의 단순한 조합으로 만들어져 착화감이 좋은 신발이다. 특히 패션 슈즈 브랜드 ‘버켄스탁’의 코르크 샌들은 쪼리, 슬리퍼, 로퍼형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다만 코르크가 물을 잘 흡수해 변색이 되거나 부서질 위험이 있어 비가 오는 날은 신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최근엔 방수기능을 강화한 제품도 출시되었으니 꼭 이 점을 확인하고 구매하시길. 글래디에이터 샌들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고대 로마 검투사가 신는 신발을 연상케 한다. 가죽 소재의 끈으로 발등을 엮어 웅장한 분위기는 남기고, 종아리까지 여러 줄로 감싸는 불편함은 없앤 디자인이 특징이다. 색상도 검정, 갈색 등 어두운 계열로 중후한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못생긴 게 대세! 계속되는 복고 열풍 마지막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여름 신발이 있다. 투박하고 못생겨 일명 ‘어글리 샌들’로 불리는 신발이 올여름에도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울퉁불퉁하고 두꺼운 밑창, 전체적으로 큼지막하고 스포티한 것이 특징이다. 아빠들이 신는 신발 같다고 해서 ‘아빠 신발’이라고도 불리며 남녀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얼핏 보면 운동화처럼 보이기도 하며 밑창이 얇은 슬리퍼, 샌들, 쪼리 등 기존 여름 신발의 단점을 보완해 활동성까지 겸비했다. 어글리 샌들의 유행은 또 하나의 패션 스타일로 떠오르는 ‘고프코어’ 열풍 때문이기도 하다. ‘고프코어’를 선도한 영국 패션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2018년 한국 동묘시장을 방문했다가 ‘아재 패션’에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동묘 거리 패션을 재해석한 복고풍의 고프코어룩이 출시되었고, 이 패션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촌스러움이 오히려 개성으로 해석되고 승화되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동안 샌들에 양말은 최악의 패션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제 그런 오해는 금물. 과감하게 좋아하는 색상의 양말과 함께 어글리 샌들을 신을 수 있다면 당신도 패셔니스타! 고프코어는 아웃도어 의상을 의미하는 ‘고프(gorp)’와 평범함과 철저함을 의미하는 ‘놈코어(normcore)’를 합쳐 만든 조어로,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주로 입는 옷과 일상복의 조합을 의미한다.
- 2019-06-1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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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스런 색상과 소재로 신중년 여름 스타일링 완성
- 여름 패션의 고민은 선택의 폭이 좁다는 데서 시작된다. 바지, 셔츠 혹은 원피스 하나로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더욱 커진다. 이런 고민에 대해 MACY'S, KOHL'S, MAURICES 등 세계적 의류 브랜드와 협업 중인 풍인무역 R&D팀의 김샛별 차장은 “심플한 디자인에 색상과 소재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녀가 말하는 올여름 중장년 패션의 세계적 흐름에 대해 들어봤다. 실용적으로 변화되는 포멀룩 올여름 남성과 여성 패션의 주요 경향 중 하나는 최근 사랑받고 있는 포멀(formal)룩의 변화다. 포멀룩은 정장 또는 캐주얼하지만 격식을 차린 옷차림을 이야기하는데, 올여름에는 여기에 기능성과 실용성이 더해지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 심플한 디자인에 단추나 큰 주머니로 포인트를 주거나, 색상과 원단의 조화로 미적 요소를 부여하는 식이다. 여기에 레트로 빈티지 혹은 활동성이나 기능성을 강조하는 유행 역시 계속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포멀룩과 일상복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패션업계에선, 매일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옷이라고 해서 ‘everyday, everywhere’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중년은 ‘플리츠’에 주목 흔히 주름치마를 연상하면 된다. 스커트에 아코디언 주름상자 모양으로 잘게 모를 내어 잡는 주름을 플리츠라고 한다. 플리츠로 가공된 원단은 고전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편안함까지 더해져 특히 여름에 각광받는다. 중장년 중에서도 액티브 시니어라면 플리츠 스타일 복장에 주목해야 하는데, 구김이 없어 여행을 위한 ‘공항 패션’으로도 제격이기 때문이다. 치마뿐만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플리츠가 포인트인 옷으로 스타일링해도 요란스럽지 않은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올여름 강타할 소재는 ‘린넨’ 천연섬유인 린넨은 통기성과 체온 조절 효과가 뛰어나고 가벼워서 여름에 늘 사랑받는 소재다.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즉 원자재부터 제조공정, 재활용까지 환경적 요소를 중시하는 패션업계의 경향이 더해져 사용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올여름 패션도 린넨 소재로 만든 남성 셔츠, 여성 재킷이 어김없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스타일링이 고민이라면, 린넨 셔츠에 운동복처럼 발목을 조여주는 조거(jogger) 바지를 입으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꽃중년일 경우 여성스러운 드레스 위에 린넨 재킷을 겹쳐 입을 것을 추천한다. 편안한 초록과 빛바랜 노랑이 인기 컬러 올여름 컬러는 건강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초록색과 노란색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초록색 중에서는 자연색에 가까워 부드럽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보태니컬 그린(botanical green)이 인기가 많다. 시원한 여름을 강조할 수 있는 색상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며 건강한 자연의 풍요로움도 표현해준다. 노란색은 자연스러우면서 빛바랜 듯한 컬러가 인기다. 특히 중장년에게 잘 어울리며 환한 분위기로 기분 좋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여름의 대표 색상인 푸른색도 놓쳐선 안 된다. 그중에서도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비비드(vivid) 컬러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푸른색 중에서 채도가 높은 케미컬 블루(chemical blue)는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 2019-06-0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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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디자인 문화전 ‘헤이, 스웨덴’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소설이 있다. 영화,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양로원을 탈출해서 인생을 제대로 사는 꽃할배의 이야기다. 스웨덴의 유명한 소설가 ‘요나스 요나손’의 작품이다. 이 소설을 통해 스웨덴의 문화를 잠깐 엿볼 수 있었다. ‘고양 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스웨덴 문화를 소개하는 디자인 문화전 ‘헤이, 스웨덴’을 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4월 12일부터 6월 30일까지. 스웨덴 문화가 궁금해서 일요일 오후에 들렀다. 노벨상의 나라로 알려져 있듯이 ‘스웨덴의 숨겨진 발명품 이야기’가 입구 앞 로비에 마련되어 있다. 옆에는 스웨덴 일반가정의 음식문화와 집안 공간을 소개했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협동을 중요시 하는 스웨덴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스웨덴 출신 세계적인 뮤지션 ‘ABBA’의 공간도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는 스웨덴 국민화가 ‘칼 라르손(Carl Larsson)’의 스웨덴의 따뜻한 일상을 그린 작품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세계적인 스웨덴 소설가들과 작품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문학 산책 코너도 준비돼있다. 전시회 한 부분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주제로 지속가능한 세계를 꿈꾸는 디자인,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삶의 균형과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스웨덴만의 독특한 문화인 ‘피카(FIKA)’와 ‘라곰(Lagom)’ 이라는 문화가 눈에 띄었다. 삶에서 옆을 둘러보며 함께 걸어가는 진정한 여유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스웨덴에 ‘라곰 라이프 스타일(Lagom life style)’ 이라는 용어가 있다. 상황에 맞게 적절한 행동으로 얻고, 작은 성취를 누리면서 사는 삶을 말한다. 일상생활 에서도 자신에게 맞는 양만을 먹으며 적당한 것에 기뻐하고 만족하는 것이다. 일과 휴식의 균형, 환경의 균형이 중요하다. 환경, 절약, 검소, 균형, 지속가능이 키워드로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소확행이나 워라밸의 의미가 담긴 라이프 스타일을 말한다. ‘소확행’은 일상에서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말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등장하는 말.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의 줄임말. 북구 스웨덴 문화의 맛을 조금 본 시간이다. 배부르지 않고 적당히 배고픈 경험이었다.
- 2019-06-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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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교육원 통해 의류수선점 창업한 박정단 씨
-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남편의 호통에 새댁은 눈물이 맺혔다. 결혼한 뒤 신랑을 돕겠다며 세탁소로 나섰는데, 그녀의 실수에 용서가 없었다. 서운함이 밀려왔다. 결혼생활 26년이 흐른 지금, 그녀는 “그 시절의 고생이 자긍심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하면서 “이젠 내가 남편에게 잔소리할 정도가 됐다”며 웃는다. 최근 양장기능사, 양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의류수선집을 창업한 박정단(朴廷丹·50) 씨 이야기다.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내 3평 남짓한 가게.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재봉틀과 ‘단이네패션옷수선’이라고 적혀 있는 간판이 옷 수선집임을 알려준다. 박 씨가 이 가게를 연 지는 1년 6개월 정도 됐다. 그녀는 “이제 자리를 잡아 멀리 하남에서도 고객이 찾아올 정도”라고 말한다. 과감히 도전한 창업은 연착륙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박 씨가 처음 재봉틀을 잡은 것은 신혼생활을 시작하던 무렵이다. 신랑 혼자 세탁소를 운영하는 것이 힘들어 보여 돕겠다고 나섰다. 봉제일을 하던 친언니에게 어깨너머로 재봉질을 배운 적이 있어 조금 고생하면 적응할 수 있겠다 싶었다. 벌써 26년 전 일이다. 생계 위해 시작한 일, 26년 차 베테랑 “처음엔 고생이 심했죠. 수선 기술을 남편에게 배웠는데, 손님 옷을 다루는 일에 대해 매우 엄격했어요.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서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지만, 덕분에 한 번도 손님 옷 망가뜨린 적 없이 지금까지 이 일을 잘 해왔어요.” 그러다 남편이 신학 공부에 뜻을 품으면서 박 씨가 의류 수선집을 차려 독립했다. 물론 운영이 쉽지 않았다. 가게를 포기하고 식당에 취업해 일하다 쓰러진 적도 있을 정도. 결국, 의류 수선으로 돌아왔다. 남다른 손재주 덕분에 가게는 점차 손님들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두 아이와 남편 뒷바라지까지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박 씨는 일을 하면 할수록 궁금한 게 많아졌다. 바로 봉제와 의류 제작의 기본 이론에 관한 것들이었다. 주변에선 26년 차 베테랑이라고 치켜세웠지만, 자신의 지식이 금세 바닥을 드러내는 것 같아 늘 부끄러운 마음이었다. “옷 수선과 제작은 전혀 다른 작업이에요. 저도 원단을 사다가 아이들 옷을 만들어 입혀보기도 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꽤 있었어요. 옷을 만들고 수선할 때도 기초가 중요한데 저는 남편에게 주먹구구식으로 배웠으니까요. 기본이 부족하다 보니 옷을 과감하게 절개하거나 디자인을 바꿀 때 주저하게 되더라고요. 또 오랫동안 터득해온 지식들이 제대로 된 것인지도 검증받고 싶었고요.” 그러다 알게 된 곳이 서울시 산하 기관 동부기술교육원. 의상 제작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곳이라는 지인의 소개에 공부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다. 하지만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하루 종일 매여 있어야 하는 가게 때문이었다. “며칠 고민하다가 결심을 했죠. 가게를 정리하기로요. 교육원 다니는 김에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어요. 그동안의 궁금증을 다 풀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는 공부를 못할 것 같았어요. 말 그대로 올인하기로 한 거죠.” “제대로 배우자” 하고 가게 정리해 수십 년간 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은 몸이 기억하도록 많은 습관을 남긴다. 당연히 좋은 습관도 있지만 나쁜 습관도 있기 마련. 오랜 기간 수선일을 해왔다고 해서 배우는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무척 조심스러웠어요. 또 20년 넘게 재봉틀을 잡고 살아온 사람이 더 배우겠다고 왔으니 가르치는 분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걱정도 됐죠. 하나라도 더 배우고픈 마음에 말과 행동을 조심했어요.” 박 씨는 배우는 과정이 기쁨 그 자체였다고 표현했다. 20여 년간 쌓였던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다고. 옷본(패턴)이나 봉제 원리에 대해서도 점점 눈이 열렸다. 동부기술교육원에서 공부를 한 뒤 단순한 수선이 아닌 다양하면서도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박 씨는 말했다. “바지를 수선할 때 허리 1인치 줄인다고 엉덩이까지 그만큼 줄이면 안 돼요. 손님 체형을 고려해야 하는데, 특히 입던 옷을 수선할 경우엔 신체의 변화도 파악해야 합니다. 예전엔 옷을 망가뜨릴까봐 하지 못했던 작업도 원리를 알고 난 뒤부터는 과감하게 해요. 다행히 만족하시는 고객이 많아요. 몸에 딱 맞게 수선하는 솜씨가 맘에 드는지 아예 기성복을 사와 맞춤옷처럼 만들어 달라 하시는 분들이 늘었어요.” 일감이 많아지면 가끔 남편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이제는 그녀가 남편 솜씨에 대해 지적을 한다. 입장이 역전된 것이다. 박 씨는 “신랑에게 혼나며 배웠던 시절을 생각하면 고소한 마음도 든다”며 웃었다.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직업 오래된 옷을 최신 스타일로 바꾸려는 손님이 늘면서 유행에도 민감해졌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알기 위해 그녀가 주로 살펴보는 교재는 바로 드라마다. 예전에는 보는 둥 마는 둥 했지만 일에 재미를 느끼면서 젊은 연예인들의 의상 핏이나 스타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0년 넘도록 같은 일을 해오고 있지만, 재교육을 통해 제2인생을 살게 된 셈이다. 이러한 재미는 자연스레 수익으로도 이어졌다. 박 씨는 “여자 수입치고는 괜찮은 편”이라고 말하면서 중장년 퇴직자나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의류 수선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동네마다 수선집이 한두 곳 있어 경쟁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6개월 이상 배우고 노력하다 보면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생각보다 이 분야에 대해 교육을 하는 곳이 많지 않아요. 배우고 싶어도 쉽지 않죠. 요즘은 손님들의 요구가 정말 다양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배우고 일을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여성들 옷은 값비싼 게 많아 손을 대려면 겁부터 나니까요. 그래도 한 번 만족하면 단골이 되고, 단골이 늘면 바빠지는 것이 체감이 돼요. 패션에 관심이 많거나 손재주 있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직업이에요.”
- 2019-04-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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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박 육아’
- 얼마 전 TV를 보다가 낯설지만 그 의미만큼은 뚜렷하게 느껴지는 ‘독박 육아’라는 표현을 들었다. 출연자들은 ‘대한민국의 아기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직업 중의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독박의 사전적 의미는 혼자서 모든 것을 뒤집어 쓰거나 감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독박육아란 단어에는 억울함과 외로움이 담겨있을 터이다. 여자들이라고 해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육아방법을 알게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 엄마의 길로 들어선 초보엄마들이 그 역할을 힘들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예전에 비해서는 요즘 젊은 아빠들이 육아나 가사노동을 많이 분담한다. 그렇더라도 젊은 엄마들이 겪어야 하는 육체적인 피로, 갑작스런 고립, 박탈감 등은 견디기 힘든 고통일 것이다. 가정주부에게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우리의 오래된 관행은 여전한데 거기에 맞벌이까지 해야 하니 젊은 아내들에게 육아는 극한 직업일 수밖에 없다. 워킹 맘들 사이에서 친정엄마가 아이를 봐주면 금수저, 시어머니가 봐주면 은수저, 어린이집에 맡기면 흙수저라는 얘기가 유행어처럼 돈 적이 있다고 한다. 어느 누구라도 최소한 독박을 썼다는 억울함을 느껴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다행히 사회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해결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부모 다음으로 가장 바람직한 양육자 1순위는 조부모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요즘 문화센터나 지역 구청 강좌에서도 손주 양육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예비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들은 미리 미리 할머니의 소양을 길러두는 게 좋겠다.
- 2019-04-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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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내 식(食)대로 먹는 게 최고야!
- 최근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한 방송을 통해 공개한 아침 식단이 화제가 됐다. 호박죽과 색색의 채소 한 줌, 찐 감자와 반숙 달걀 등 익숙한 식재료로 차려진 한 상이었다. 각종 TV 건강 프로그램과 SNS 등의 영향으로 독특한 식이요법이 주목받는 요즘, 김 교수의 소박한 식단은 더욱 특별하게 비쳤다. 그의 식단은 건강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와 더불어 세간에 떠도는 아침 식사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풀어보자. 도움말 김순미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100세 김형석 교수의 아침 식단 •호박죽 또는 야채수프 •다양한 색깔의 채소 •찐 감자 또는 빵 •반숙 달걀 100세의 나이에도 집필과 강연을 이어오며 그야말로 ‘건강백세’의 표본이 된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그의 아침 식단은 건강에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YES’. 그러나 ‘김형석’이라는 주어가 바뀌면 답은 ‘NO’가 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섭취하는 식재료의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순미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오랜 세월 이 식단을 유지해 100세까지 장수하셨다면, 그것이 김형석 교수에겐 최적의 식단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몸엔 세포 수보다 훨씬 많은 장내 세균이 존재하는데, 이는 생명의 질과 수명에 영향을 끼친다. 장내 세균은 유전형질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어떤 음식을 먹는지에 따라서도 변화한다.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자신에게 잘 맞는 음식으로 꾸린 식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건강한 김형석 교수의 모습을 보면, 그의 아침 식단은 안성맞춤인 셈이다. 김순미 교수는 일반 시니어가 즐겨도 손색없을 정도로 영양 균형도 잘 맞는 음식들이라고 덧붙였다. “영양학에서 균형 잡힌 식단의 기준이 되는 6가지 식품군은 곡류군, 어육류군(고기·생선·달걀·콩 등), 채소군, 과일군, 우유군, 지방군입니다. 이 중 과일과 우유는 굳이 아침에 먹지 않아도 되고, 지방군은 조리 과정에서 사용하길 권합니다. 위의 식단에서 호박죽, 야채수프를 만들 때 우유가 쓰였다면, 영양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양한 색깔의 채소로 각종 피토케미컬(phytochemical, 식물성 화학물질) 섭취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노년기엔 소화기능이 떨어지는데 죽, 수프, 찐 감자 등 위장에 부담 없는 조리법도 좋습니다.” ◇ 77세 가미노가와 교수의 아침 식단 김형석 교수의 식단에서 부족한 것은 없을까? 김순미 교수는 식품면역학계의 권위자인 가미노가와 슈이치 전 동경대학교 교수의 식단을 예로 들었다. •벌꿀 한 스푼을 넣은 요구르트 150g •빵 한 조각 혹은 밥 한 그릇 •볶은 검정콩 10개 •삶은 달걀 1개 •아몬드 3개 등의 견과류 •호박씨 30개 •소시지나 햄(때때로) •채소주스 200㎖(당근 반 개를 기본으로 제철 채소와 과일을 간 것) “김형석 교수에겐 더할 나위 없는 식단이지만, 굳이 첨가할 것을 찾자면 가미노가와 교수의 식단을 기준으로 얘기해볼 수 있습니다. 그는 저서 ‘장이 편해야 인생이 편하다’에서 위의 식단을 ‘면역에 가장 좋은 아침 식단’으로 소개했습니다. 이를 참고했을 때, 김형석 교수의 식단에는 견과류와 과일, 벌꿀 등을 곁들인 요구르트가 추가됐으면 합니다. 다만, 한 번에 식사량이 많으면 위에 부담이 되니, 간식으로 섭취하시길 권합니다.” ◇ 아침식사, 이것이 궁금해! (답변 김순미 교수) 아침 꼭 먹어야 할까? 아침 식사에 대한 논란은 아마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저마다 처한 환경과 체질 등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회식 등 늦은 저녁을 먹은 다음 날 소화가 덜 된 상태라면 아침 식사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경우가 아니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굳이 아침을 거를 필요는 없다. 나이가 들면 당뇨 환자가 아니더라도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공복이 길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꼭 먹는 것이 좋다.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시니어가 해도 괜찮을까? 아침을 굶고 간헐적 단식을 하면 체중 감량에는 효과가 있다. 공복이 길수록 몸의 비상연료인 체지방을 더 많이 태우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건 ‘체중 감량’과 ‘건강’을 동일시하는 현상이다. 시니어가 간헐적 단식을 하면 저혈당 위험뿐만 아니라 체지방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과량의 유리지방산이 혈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간 과체중인 이들의 건강 수명이 더 길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체중 감량이 시급하지 않다면 간헐적 단식은 피하는 게 좋다. 비타민과 영양제로 아침을 대체해도 될까? 어떤 연구도 보충제 형태의 영양제를 먹었을 때 시니어가 염려하는 질병(특히 암)에 효능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영양소가 효과를 발휘하는 건 음식물로 섭취한 경우에 한해서다. 따라서 매일 꾸준한 아침 식사를 통해 골고루 필요한 영양분을 채우는 것이 좋다. 또 영양제 과량 복용 시의 부작용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명심하자. 토마토, 바나나, 고구마가 공복에 좋지 않다던데? 최근 온라인상에서 ‘아침에 안 좋은 음식’, ‘공복에 피할 음식’ 등의 정보가 퍼졌다. 아침에 즐기는 토마토, 바나나, 고구마 등이 꼽혔는데, 위장질환이나 가슴 통증 등이 부작용으로 언급돼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일말의 가능성으로 영양은 차치한 채 공복에 좋지 않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여태껏 아침에 먹고도 탈이 안 났다면 애써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아침에 좋다는 음식이라도 자신에게 안 맞으면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인터넷 정보에 현혹되기보다는 나에게 좋은 음식, 즉 먹고 이상이 없고 속이 편한 음식을 찾아야 한다. 아침에 육식은 피해야 할까? 시니어의 경우 육식을 심하게 기피하면 자칫 근감소증으로 일상 수행 능력이 떨어지거나 면역력 감소, 혈당 조절 장애, 삼킴 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매일 일정량의 단백질(어육류군)을 섭취해야 하는데, 이때 가급적 붉은 살코기는 피하고, 지방이 적은 부위를 택한다. 직화나 팬에 굽는 것보다 삶아서 쌈을 곁들여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한 육식 섭취 요령이다. 코코넛오일? 크릴오일? ‘우리’ 들기름! 코코넛오일, 크릴오일 등이 건강에 특효라는 기사가 쏟아졌었다. 이렇듯 국내에서 생소한 식재료를 칭송(?)하는 정보 대부분이 외신을 번역한 것인데, 우리 식생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주목받는 땅콩버터 역시 고지방 식사에 적응된 서양인에게는 알맞지만, 한국인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근래 일어나는 대사질환들은 서양 식단의 영향이 크다. 평생 접해보지도 못한 음식을 애써 찾아 먹기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건강 식재료를 애용하길 권한다. 크릴오일에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는 우리 들기름 섭취로도 충분히 챙길 수 있다. 아침에 버터커피? ‘건강식품강박증’에서 벗어나자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이 유행하며 ‘버터커피’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블랙커피에 무염버터와 코코넛오일을 넣어 마시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지속해 아침 식사 대용으로 좋다는 권고였다. 그러나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기호식품은 영양이나 건강보다는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커피 한 잔조차 건강과 효능을 따지며 마시려는 사람은 건강식품강박증(orthorexia)을 경계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데, 커피마저 이렇듯 신경 쓰며 마시는 게 이로울지는 고민해볼 문제다.
- 2019-04-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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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격증 두드림① 인터뷰-퇴직 후 강사로 인생 2막 연 정노희 씨
- 은퇴 후 전문 지도사나 강사 활동을 희망하는 시니어가 많다. 회사에 취직해 매일 출퇴근하는 것보다 시간 대비 수익이 좋은 편이고, 누군가를 가르치며 얻는 보람과 즐거움도 크기 때문이다. 이렇듯 매력적인 요소가 많지만, 그에 상응하는 전문성과 독창적인 강의 커리큘럼이 뒷받침돼야 한다.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바탕으로 자격증 취득 후 강사로서 제2인생을 맞이하고 있는 정노희(61) 씨를 만나봤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던 정노희 씨. 퇴직 후 남편의 권유로 국가기술 자격인 직업상담사(2급) 자격증을 딴 이후 올해 1월 노인두뇌훈련지도사(1급)까지, 모두 12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야말로 자격증 고수인 그녀가 가장 오래 걸려 딴 자격증은 처음 도전했던 직업상담사였다고. 국가기술 자격증인 만큼 학습량도 많고 실습 경력을 쌓아야 하기 때문일 터다. 이후 직업상담사(2급), 진로상담사(2급) 등도 섭렵했지만, 손재주가 좋았던 정 씨는 창작예술 쪽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이와 관련한 자격증을 알아보던 중 다양한 종목을 두루 인정받을 수 있는 ‘토탈공예지도사’에 도전하기로 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덕분에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기세를 몰아 창의활동지도사(2급), 아동요리지도사(1급), 생태놀이지도사(2급), 노인여가운동지도사(2급) 등을 2년이 채 되지 않아 모두 땄다. “제가 하는 강의는 실습 위주의 창의 활동을 통해 교감하는 방식이에요. 이론을 가르치거나 전수하는 분야보다는 그게 전공도 발휘하고 적성에 맞으리라 여겼죠. 자격증 많아 봐야 소용없다고 하지만,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곁가지를 뻗어 나간다면 도움이 된다고 봐요. 실제 커리큘럼을 짤 때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요. 누군가의 추천이나 유행에 휩쓸리기보다는 자기 적성과 강점을 찾고, 거기에 알맞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좋겠죠.” 강의를 위한 전문성과 자신감 채워야 민간 자격증의 장점은 단기간에 손쉽게 취득이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다른 이에게 올바른 가르침을 줘야 하는 교육·지도사 분야의 경우 전문성은 필수인데, 속성으로 자격증만 취득해 누군가를 강의한다는 건 역부족이다. 때문에 어떤 자격증을 준비하든 취득만을 목적으로 할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문성을 갖추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정 씨처럼 관련 분야의 전공을 이수했거나, 직장 생활과 사회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경우라면 좀 더 유리하다. “온라인에서도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 많지만 깊게 배우기는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빈약한 실력으로 누군가를 가르치기 어렵다는 건 아마 스스로가 잘 알 거예요. 막상 강의에 나서더라도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고요. 시간을 투자해 역량을 기르고, 공부하고 실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에 부딪혀봐야 다른 이에게도 제대로 된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자격증을 땄더라도 강의 실력이 없다면 실전에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정 씨는 조언한다. “사람 앞에 나서는 걸 두려워한다면 아무리 자격증이 많아도 활동하기 어렵습니다. 강사 양성 과정이나 실무 프로그램 등을 이수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강사로서 역량을 강화하려고 6개월 동안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에서 현장 실무 과정에 참여했어요. 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내일행복학교에서 강사양성 심화교육도 수료했고요. 그 외에도 재능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부지런히 실습 경험을 쌓다 보면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자신을 프로로 인정할 수 있을 때, 다른 사람 앞에서도 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 씨는 강사 관련 교육을 수료한 이들과 의기투합해 선배시민문화를 위한 늘샘아카데미 협동조합을 추진 중이다. 이렇듯 강사의 꿈을 안고 만난 인연은 서로 정보를 교류하며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유익한 활동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돈보다는 경험과 보람을 쌓고 싶어 강사로서 인생2막 포문을 연 정 씨는 서울노인복지센터를 비롯한 데이케어센터, 구청 등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강사로 이름을 알린 지는 3년 남짓이라 아직 수익이 높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있어 강사로 지원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어요. 나중에 강사진을 보니 각 분야 베테랑들이더군요. 인정할 수밖에 없었죠. 그 후 저는 더 많은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학생 대상 교육기관에서는 시니어 강사 채용이 드문 편이에요. 사실 시니어 강사 입장에서도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 동년배를 교육하는 걸 선호하고요.(웃음) 제가 60대인데도 노인복지센터 같은 데 가면 젊은 사람 왔다 하시고 딸처럼 대해주시니 더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경험을 쌓다 보면 수익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겠죠. 물론 돈보다는 배움을 나누는 보람에 더 집중할 계획입니다.”
- 2019-03-20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