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메리카노, 너는?”
“나는 라떼”
친구들과 만나 커피를 주문하다가 ‘라떼’라는 말에 웃음이 빵 터져버렸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라떼는 말이야~’가 꼰대 짓을 하는 어른들을 비꼬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우리는 혹시 ’나 때는 말이야‘ 이런 말을 자주 쓰진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다들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무심코 내뱉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이런 이야기 끝에 “이제부터는 라떼도 마시자 말자’고 다짐했다. 꼰대 탈출을 위해 비장의 각오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는 라떼를 시켰고, 동시에 웃음이 터져 버린 것이다.
나이 든 사람들 중에는 꼰대가 많다. 권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자녀들에게, 후배들에게 조언을 일삼는다. 결혼 적령기가 지났는데 왜 결혼을 안 하냐, 결혼을 한 사람에게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아이를 가지라는 충고는 어른들의 단골 레퍼토리다. 자신들이 걸어온 길이 성공적이라 여기고, 자식 같은 마음에 조언을 한다지만 듣는 사람은 아니다. ‘당신이라면 이 월급 가지고 이런 집에서 아이 낳고 기를 수 있냐고 따져 묻고 싶었다’며 남의 인생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무례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기성세대는 필드에서 경험과 연륜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고속 성장 시대를 살면서 나름의 성공 방정식도 익혔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시대에, 지금까지의 지식보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빠르게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능력자가 됐다. 종이신문 대신 실시간 웹 기사를 읽고, 인터넷 정보 활용능력을 장착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일장 연설은 괴롭고 듣기 싫은 잔소리일 뿐이다.
‘젊은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이해가 안 되고 거슬리기 시작하면 그들이 가르쳐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배워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인터넷에서 본 문장인데 마음에 새겼다. 나이를 무기 삼아 말로만 하는 조언과 충고를 멈추고, 귀를 열어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라떼 한 잔 안 마신다고 꼰대를 탈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사소한 노력으로 시작해 꼰대가 아닌, 진짜 어른이 되는 공부를 해 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