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중심가 중앙로역에서 전철을 타려고 계단을 내려가는 중이었다. 오후 4시가 넘었고 날씨는 무더웠다. 무심히 내려가는데 계단 중간지점에 할머니가 백 원짜리 동전 두 개가 담긴 빨간 플라스틱바구니를 앞에 놓고 구걸하고 있다. 고개 숙인 채 챙이 넓은 썬 캡을 쓰고 있다. 웅크리고 앉은 모습이 마치 작은 돌하르방 같다. 내 앞에 가던 아이가 자기 주머니에서
# 퇴직한 김 모(68세) 씨의 취미는 피규어 모으기다. 최근엔 3D 프린터로 직접 그의 얼굴을 본뜬 피규어를 만들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피규어라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손주에게 줄 장난감도 미리 설계도를 다운받아 만들 계획이다. 손주가 좋아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흐뭇하다. 오후엔 충치치료 때문에 치과에 다녀왔다. 구강을 스캔한 후 바로 3D 프린터로
“싫어, 끊어!” 서울 상계동에 사는 A(56) 씨가 거칠게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요즘 그녀의 일상 중 하나는 얼굴 좀 보자는 지인들의 전화를 거절하는 것이다. 최근 생긴 고민인
요실금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가벼운 기침만 해도 소변이 조금씩 새어나온다. 이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이제는 생리대형 패드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앉아 있던 자리
초보 도보여행자들이 겪는 시행착오 중 하나. 바로 배낭 짐 싸기다. 장거리 코스 생각에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마구 넣게 되는데, 이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독이 되고 만다. 오랜 기간 몸에서 떼지 않고 걸어야 하기 때문에 배낭은 소중한 동반자와 마찬가지다. 어떤 동반자, 즉 어떻게 배낭을 꾸리느냐에 따라 도보여행의 질이 달라진다. 배낭을 고르는 방
연료 값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주행거리가 많은 경우 가계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운행 요령에 대해 알아봤다.
시동 전
1. 목적지 정보는 미리 준비
목적지 경로에 대한 사전 준비 없이 여행을 떠나게 되면 주행할 거리가 불필요하게 많아지게 되고 이럴 경우 주행 중 지도를 보며 목적지를 찾게 되므로 위험하기도 하고
대전 유성 5일장이 서는 날이다. 오후 늦게 장바구니 하나 들고 가볍게 집을 나섰다. 한 시간 후면 남편 퇴근시간과 얼추 맞아 떨어지니 만날 시간과 장소를 카톡으로 보냈다. 무엇을 살지 작정하진 않았지만 내 눈에 푸성귀 하나가 자꾸 들어왔다. 미나리다. 저녁엔 미나리 전과 막걸리를 식탁에 올려볼까 싶었다. 모처럼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떠올린 것이다. 여기
가족들이 주고받는 ‘단톡’방에 아들애가 보낸 사진과 글이 떴다. 생후 한 달쯤이나 지났을까 싶은 새끼고양이 두 마리다.
“공사판에서 주움”
톡을 확인한 필자와 남편, 딸애가 각자의 공간에서 이모티콘이나 글을 올렸다. ‘에미가 찾을 텐데 새끼가 있던 자리에 다시 놔줘라, 까페에 올려서 입양할 곳을 알아봐라, 지금 뭘 먹고 있나, 귀는 깨끗한가,
노화가 중년에게 무서운 이유는 신체적인 변화가 눈에 보여서가 아니다. 단지 주름이 늘고 흰머리가 늘어서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가능했던 것들이 쉽지 않게 되면서 ‘늙는다’는 공포와 맞닥뜨리게 된다. 더 이상 높은 선반의 물건을 꺼내기 어려워지고, 달려가는 손주를 들어올리기도 버겁다. 숙면 후 아침의 개운한 기상은 젊은 날의 추억처럼 여겨진다. 여성들에게
단골로 가는 치킨 전문점이 있다. 전통시장인 대전 중앙시장 안에 있는 집이다. 전기구이 통닭 한 마리에 고작 7000원이다. 가격이 이처럼 착해서인지 언제 가도 손님들로 북새통이다.
그제도 이 집에 들러 전기구이 통닭과 소주 한 병을 시켜 먹었다. 셈을 치르려 보니 메뉴판 위에 ‘외상사절’이란 글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맞아! 외상을 주기 시작하면
어느 한의원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내 가족처럼 성심껏 진료하겠습니다’라는 선전 문구를 보고 피식 웃음이 터졌다. 환자가 차고 넘치는 병원에는 이런 광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환자를 불러모아야하는 곳에서 이런 선전 문구를 내 건다. 이 말의 뜻은 ‘나는 환자를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가족만큼 생각하고 진료하겠다는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고객을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