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상이 시가 되는 기적 ‘패터슨’
- 이런 영화도 있나 싶다. 뚜렷한 줄거리도 없이 하루하루 일상을 마치 일기를 쓰듯 영상으로 그려 낸다. 무료하게 반복되는 날들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주인공이 틈틈이 노트에 꾹꾹 눌러 담는 시(詩)뿐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나라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 같은 과로 볼 수 있다. 다만 홍상수가 평범하고 지루한 나날들 속에서 인간의 추잡함을 드러낸다면 짐 자무쉬는
- 2018-01-17 09:48
-
- 이재무 시인, 늙은 나무가 피우는 꽃은 언제나 젊다
- 60년 만에 돌아온 무술년, 환갑을 맞이한 ‘58개띠’ 이재무(李載武·60) 시인. 음악다방에서 최백호의 ‘입영전야’를 듣고 군대에 다녀온 뒤 청년 이재무가 만난 시는 위안과 절망을 동시에 안긴 존재였다. 자신의 20대를 무모한 소비이자 아름다운 열정의 시간이라 말하는 그는 가난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얼른 노인이 되길 바란 적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이순
- 2018-01-11 14:25
-
- ‘인간적인 로봇’, 외로운 노후에 동반자 될까?
- 이른 나이에 아내와 사별한 A 씨(67). 그는 요즘 새로운 동반자가 생겨 일상이 외롭지 않다. 동반자의 이름은 ‘그녀’. A 씨는 오늘 아침도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그녀에게 날씨를 물어본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A 씨는 그녀로부터 오늘의 뉴스를 들으며 아침을 먹는다. 식사 후 약 복용도 그녀가 챙겨주는 덕분에 깜빡할 일이 없다. 외출에서 돌아온 A 씨를
- 2018-01-11 14:25
-
- 초록에서 완성된 튤립 빨강
- 지난 호에 이어 또 꽃 타령이다. 해가 새로 바뀌었는데도 꽃 얘기를 멈추기가 쉽지 않다. 아내에게 배운 삶의 현장에서 꽃이 내 생각을 바꾼 한 예다. 아내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꽃을 사왔다. 채 일주일이 못 가는 꽃을 사고 또 사는 아내가 신기했다. 한국을 떠나 살면서도,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어느 도시에서든 아내는 좋은 꽃시장을 잘도 찾아냈다
- 2018-01-10 09:21
-
- 남자도 “사랑해요, 고마워요”라는 말을 듣고 싶다
- K는 기계 기술자이면서 시인이다. 기술자가 시를 쓴다는 것도 드문 일인데 그동안 시집도 두 권이나 펴냈다. 그는 젊어서부터 열사의 나라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지역 건설 현장을 두루 경험한 산업 전사였다. 능통한 영어 실력으로 큰소리를 치고 대우도 받으며 해외생활을 마쳤다. 그의 시집을 선물받아 읽어봤다. 이국의 색다른 풍경과 고국의 아내와 자식에 대한 그리
- 2018-01-09 15:57
-
- 내 마음의 천사들
-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지난날의 은혜에 감사한다. 필자 마음에는 고마운 천사가 있다. 날개 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필자에게 왔다. 쌍둥이 손녀·손자가 태어난 뒤 천사를 처음 만났다. 며느리가 산후조리 중, 태어난 지 며칠 안 된 손녀가 고열과 설사에 시달리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신종플루 때문에 노약자와 영유아가 공포에 떨던 때였다. 동네 병원을 거쳐 대
- 2018-01-09 15:50
-
- 전북 김제 시골에 사는 이경주·지관 부부
- 차갑고 흐린 겨울 한낮. 집 앞 황토 구릉지 쪽에서 불어온 맵찬 바람이 나무들의 몸을 흔든다. 이미 누드로 늘어선 초목들은 더 벗을 것도 떨굴 것도 없다. 그저 조용히 삭풍을 견딘다. 좌정처럼 묵연하다. 봄이 오기까지, 화려한 꽃들을 피우기까지 나무들이 어떻게 침잠하는지를 알게 하는 겨울 정원. 봄이면 화들짝 깨어날 테지.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꽃들이 제전
- 2018-01-08 15:29
-
- ‘비밥바룰라’ 욜로 시니어로 돌아온 박인환
- “천국으로 들어가기 전 두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해. 하나는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또 다른 하나는 당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 영화 ‘버킷리스트’ 속 대사다. 인생의 기쁨과 타인을 기쁘게 하는 지점이 같은 사람을 찾자면, 그이가 바로 배우 박인환(朴仁煥·73) 아닐까? 평생 연기를 통해 삶의 즐거움을 찾고,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하
- 2018-01-06 09:35
-
- 부부가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
- 토요일 아침에 회원들과 테니스 시합을 하면서 운동은 물론 덕담과 웃음이 오가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여성회원들이 가벼운 먹을거리도 갖고 오니까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석이조 (一石二鳥)가 아니라 일석 오조 정도는 된다. 이런 날 아침에 우리를 슬프게 하는 문자 한통이 날아들었다. 예전에 함께 운동하던 K씨가 자신의 아내가 이침에 사망했다는 비보다. K씨
- 2018-01-02 17:26
-
- 희망찬 무술년(戊戌年) 새 해를 다짐하며
- 2018년 새해 아침이 밝아왔다. 며칠 전부터 신년 첫해의 일출을 보러 어디로 갈까 고심을 했다. 작년에는 첫 날 해맞이를 고향의 백운산 정상으로 올랐는데, 불행하게도 구름이 많이 끼어 떠오르는 해를 볼 수는 없었다. 뭐니 뭐니 해도 일출의 장관은 바다에서 불쑥 솟구치는 역동적인 해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여러곳을 생각해 보았지만 올 해는 그냥 송파구 집근처
- 2018-01-02 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