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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L 칼럼] 이[齒]에 대하여
- 고재종은 농사를 지으며 시를 써온 전남 담양 출신의 시인입니다. 그의 빼어난 작품 중에서 ‘한바탕 잘 끓인 추어탕으로’부터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길지만 전문을 인용합니다. 우리 동네 성만 씨네 산다랑치논에, 그 귀퉁이의 둠벙에, 그 옆 두엄 자리의 쇠지랑물 흘러든 둠벙에, 세상에, 원 세상에, 통통통 살 밴 누런 미꾸라지들이, 어른 손가락만 한 미꾸라지들이 득시글벅시글 거리더라니, 그걸 본 가슴팍 벌떡거린 몇몇이, 요것이 뭣이당가, 요것이 뭣이당가, 농약물 안 흘러든 자리라서 그런가 벼, 너도 나도 술렁대며 첨벙첨벙 뛰어들어, 반나절 요량을 건지니, 양동이 양동이로 두 양동이였겄다! 그 소식을 듣곤, 동네 아낙들이 성만 씨네로 달려오는데, 누군 풋배추 고사리를 삶아 오고, 누군 시래기 토란대를 가져오고, 누군 들깨즙을 내오고 태양초물을 갈아 오고, 육쪽마늘을 찧어 오고 다홍고추를 썰어 오고, 산초가루에 참기름에 사골에, 넣을 것은 다 넣게 가져와선, 세상에, 원 세상에, 한 가마솥 가득 붓곤 칙칙폭폭 칙칙폭폭, 미꾸라지 뼈 형체도 없이 호와지게 끓여 내니 그 벌건, 그 걸쭉한, 그 땀벅벅 나는, 그 입에 쩍쩍 붙는 추어탕으로 상치(尙齒)마당이 열렸는데, 세상에, 원 세상에, 그 허리가 평생 엎드렸던 논두렁으로 휜 샛터집 영감도, 그 무릎이 자갈밭에 삽날 부딪는 소리를 내는 대추나무집 할매도, 그 눈빛이 한번 빠지면 도리 없던 수렁 논빛을 띤 영대 씨와, 그 기침이 마르고 마른 논에 먼지같이 밭은 보성댁도 내남없이, 한 그릇 두 양품씩을 거침없이 비워 내니 봉두난발에, 젓국 냄새에, 너시에, 반편이로 삭은 사람들이, 세상에, 원 세상에, 그 어깨가 눈 비 오고 바람 치는 날을 닮아 버린 그 어깨가 풀리고, 그 핏줄이 평생 울분과 폭폭증으로 막혀 버린 그 핏줄이 풀리고, 그 온몸이 이젠 쓰러지고 떠나 버린 폐가로 흔들리는 그 온몸이 풀리는지, 모두들 얼굴이 발그작작, 거기에 소주도 몇 잔 걸치니 더더욱 발그작작해서는, 마당가의 아직 못 따 낸 홍시알들로 밝았는데, 때마침 안방 전축에선, 쿵짝 쿵짝 쿵짜자 쿵짝 네 박자 속에 사랑도 있고 눈물도 있고 이별도 있다고 하며, 한번 놀아 보장께. 기필코 놀아 보장께, 누군가 추어대곤, 박수 치고 보릿대춤 추고 노래 부르고 또 소주 마시니, 세상에, 원 세상에, 늦가을 노루 꼬루만 한 해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한바탕 잘 노니, 아 글쎄, 청천하늘의 수만 별들도 퉁방울만 한 눈물 뗄 글썽이며, 아 글쎄, 구경 한번 잘 하더라니! 절로 흥이 나고 즐거운 이 시의 세 번째 연에 상치(尙齒)마당이 나옵니다. 상치는 이를 받들어 모시는 것이니 나이든 노인들을 위해 베푼 잔치마당을 말합니다. 가을철 미꾸라지 보양식으로 한데 얼려 흥겹게 한때를 보내는 마을공동체의 존노상치(尊老尙齒) 전통이 핍진하고 약여합니다. 예로부터 “조정에서는 작위만한 것이 없고 마을에서는 나이만한 것이 없으며 세상을 돕고 백성들의 어른 노릇함에는 덕망만한 것이 없다”[朝廷莫如爵 鄕黨莫如齒 輔世長民莫如德]고 했습니다. 신라 3대 유리왕부터 16대 흘해왕 때까지 썼던 왕호 ‘이사금’은 이가 많은 사람, 즉 연장자는 성스럽고 지혜로운 사람[聖智人]이라고 한 데서 유래된 치리(齒理)라는 말입니다. 유리왕과 탈해왕이 서로 왕위를 양보하다가 이가 더 많은 유리왕이 먼저 즉위한 다음부터 왕을 이사금으로 불렀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흥겨운 상치모임이라도 이가 없으면 저작(詛嚼)을 할 수 없습니다. 못된 사람을 일러 불치인류(不齒人類), 사람 축에 들지 못한다는 말도 하지만 이가 없으면 사람 축에도 끼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 없는 입으로 한없이 오물오물하며 식사를 하던 시골 할머니들 생각이 납니다. 그런 분들의 고통과 불편을 스스로 낙치(落齒)의 나이가 돼서야 알았으니 이가 나는 것도, 이가 빠지는 것도 다 인간이 철드는 일 중 하나인가 봅니다. 견마지치(犬馬之齒)란 개나 말처럼 헛나이를 먹었다고 겸손하게 하는 말인데, 지금 이 나이가 견마지치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의술이 발달해 치아를 때우고 새로 해 넣고 교정하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예전엔 이가 빠지면 그저 잇몸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지난해 어금니 한 개 빠지더니/올해는 앞니 한 개가 빠졌다/어느새 6, 7개가 빠졌는데/그 기세가 줄어들지 않는구나.” 당송 팔대가 중 한 명인 한유(韓愈·768~824)의 시 ‘낙치(落齒)’ 중 일부입니다. 마지막은 이렇게 돼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말하네/이가 빠지는 건 수명이 다한 거라고/나는 말하네. 인생은 유한한 것/장수하든 단명하든 죽는 건 마찬가지.” 여섯 수로 이루어진 다산 정약용의 시 ‘노인일쾌사(老人一快事)’에도 치아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산은 첫 번째 시에서 “늙은이 한 가지 유쾌한 일은/민둥머리가 참으로 유독 좋아라”라고 합니다. 이어 두 번째 시에서 “늙은이 한 가지 유쾌한 일은/치아 없는 게 또한 그 다음이라”고 한 다산은 마지막에 “유쾌하도다. 의서 가운데에서/치통이란 글자는 빼버려야겠네”라고 합니다. 이가 다 빠졌으니 이제 아플 일도 없다는 말입니다. 이 빠지는 게 유쾌할 리 없지만, 이렇게 달관과 해학적인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이는 건강과 노화, 두 가지를 알려주는 인체 측정장치입니다. 노(老)를 쇠퇴나 쇠약이 아니라 노숙과 노련으로 해석하려 해도 빠진 이가 새로 날 수 없고 만든 이가 온전히 내 이와 같을 리 없습니다. 한국인들은 참 악착같이 살아왔습니다. 악착도 이와 관련된 말입니다. 작은이 악(齷)과 이 마주 붙을 착(齪)이 합쳐진 악착의 본뜻은 ‘작은이가 꽉 맞물린 상태’ ‘앙다물어 이가 맞부딪히는 상태’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이를 앙다물고 악물고 살아온 게 아닐까요? 그러나 이제 나이 들고 여유가 좀 생겼으면 달라져야 합니다. 재미있는 시를 많이 쓴 오탁번 시인은 ‘문학청춘’ 올해 여름호에 발표한 ‘늙은이애’에서 이렇게 말했더군요. ‘애늙은이’라는 말은 있는데/‘늙은이애’라는 말은/왜 없을까//콩팔칠팔/흘리고 까먹고/천방지방 하동하동/나는 나는/늙은이애!//‘늙은이애’라는 말을/국어사전에 등재는 하지 않고/국립국어원은/낮잠 주무시나? 이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늙은이애’처럼 살아가는 게 보기 좋을 것입니다. 각자무치(角者無齒), “뿔이 있는 건(동물) 이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가 없는 분들은 뿔이 있다고 생각하고 각자 자기 분야에서 두각(頭角)을 나타내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너무 서두르거나 다투지는 말고!
- 2015-10-0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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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에 혼자 떠나는 여행- 몸을 낮춘 나를 마주하는 '템플스테이'
- 마음에도 무게가 있을까. 대개 이상, 사회공헌, 자아실현, 사랑, 성공 등 몇몇 단어에 행복이 있다고 믿는다. 뒤도 안 보고 달린다. 돌아보면 이리 저리 치였고, 주름은 하나둘 늘었다. 지난 세월의 무게만큼 늘어진 몸, 마음에도 무게가 있을까. 측량해 볼 수도 없지만 마음속엔 늘 돌덩이 하나 앉아 있다, 중년이다. 잠깐, 돌덩이 내려놓을 휴식이 필요하다. 오전과 오후 일상을 이어주는 낮잠처럼 쉼표 하나 찍는 것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잠 깨면 다시 일상이지만 그와는 다른 힘을 주는 낮잠이 있다. ‘템플스테이’다. 전국에는 훌쩍 찾아가도 낮잠을 내주는 사찰이 많다. 사찰에서의 하룻밤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한다. 나를 되돌아보는 성찰이다. 천혜의 자연은 덤으로 가져갈 수 있다. 그래서 떠난다. 글 최호승 법보신문 기자 0910time@naver.com 사진 한국불교문화산업단 제공 거북도 쉬어 가는 성주 심원사 거북도 쉬어 간다는 경북 성주 심원사는 지친 몸과 마음을 뉘일 수 있는 곳이다. 소백산맥 자락 가야산에 둥지를 틀고 있는 산사다. 일찍이 에 ‘가야산의 지세나 풍경이 천하에 뛰어나며 그 덕은 해동에 견줄 곳이 없으니 참으로 수도하기 좋은 곳’이라고 했으니, 심원사는 일상 속 쉼표를 찍기에 제격이다. 심원사는 등산객으로 비좁은 가야산 안에 있지만 관광객을 만나기 어렵다. 그만큼 다른 세상이라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여기만 한 곳이 없다. 가야산 등산로에서 벗어나 있어 거북이처럼 쉬어 갈 수 있다. 특히 심원사는 ‘푹 쉬다 가이소’라는 휴식 템플스테이가 주말과 평일에 운영된다. 기본적인 사찰예절과 108배 등을 빼면 간섭을 받지 않는다. 사찰에 도착하면 단아한 수련복을 제공받고 기본적인 일과 설명이 끝나면 자유다.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참가비가 아쉽다면 차담을 권한다. 스님과 차담이 자유로워 말 못할 고민들을 나눌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유필상 상상출판 대표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도움으로 이곳을 찾아 스님을 만난 뒤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촌음을 다투며 워커홀릭으로 살았던 과거와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아내와 사별했던 아픔을 잠시 내려놓고 비로소 자신 안의 ‘나’와 마주하며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그는 “잘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스님이 답했다. “‘걸리버 여행기’에는 반짝이는 돌을 갖기 위해 싸우고 숨기는 이야기가 나오네. 자네가 가지려는 그 무엇이 반짝이는 돌과 무슨 차이가 있겠나. 잃어버리면 낙심하고 세상 다 끝난 것 같고 죄진 것도 아닌데 피하고 숨어 지내는 것 아니겠나. 돈이든, 자리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밤엔 가야산 산줄기 따라 쏟아지는 별빛에 몸과 마음을 샤워하는 환상적인 시간이 참가자를 기다린다. www.simwonsa.kr 054)931-6887 내게 걸어 들어가는 길, 반야사 충북 영동 반야사도 혼자 가야 정취를 제대로 느낀다. 자신을 위한 여행의 로망을 풀어놓기에 영동 첩첩산중에 자리한 반야사가 안성맞춤이다. 반야사는 큰 물줄기를 끼고 있다. 소백산맥 줄기에 솟은 백화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산허리를 감아 돌면서 만든 연꽃 모양 중심에 반야사가 있다. 반야사의 길은 특별하다. 숲에 난 오솔길을 한참 걸려야 산문에 다다르는데, 이 길의 고요함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넓지 않은 도량에 문수전과 관음전이 적당히 떨어져 있어 오가는 길이 곧 산책로이자 사색의 길이다. 문수전을 돌아 푸른 대나무 숲을 지나 관음전으로 향하는 짧은 산책로는 맨발로 걸으며 흙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통로가 된다. 또 산마루에 있는 문수전까지 이르는 길은 사계절 내내 아름답기로 소문이 났다. 정묵당 뒤로 개천 따라 5분 정도 걸으면 계단이 나오는데, 물길 따라 걷는 이 길은 압권이다. 그리고 관음전 연못가는 자신을 반추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상시 운영 템플스테이 ‘난 나를 사랑해’와 특별 프로그램 ‘또 하나의 시작’에서 누구나 길을 만날 수 있다. 별빛 아래 산책은 반야사 템플스테이의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한낮의 산행과 다른 맛과 멋을 선사한다. 반야호수 주변에는 가로등 몇 개만 가물거린다. 달과 별을 위한 배려다. 한적한 이 호숫가를 거닐면서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며 자신과 대화를 나누면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반야호숫가, 관음전 오솔길, 편백나무숲, 수령 500년 된 배롱나무, 문수전 등 반야사 도량이 건네는 쉼표이기도 하다. 심원사에 이어 반야사도 찾았던 유필상 상상출판 대표는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웠던 자연의 소리에 기분 좋은 소름이 돋는 순간,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했다”고 회고했다. www.banyasa.com, 043)742-7722 지리산 천왕할미 품 속 산청 대원사 아픈 배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약손처럼 위로가 필요할 땐 지리산 산청 대원사로 발길을 돌려보자. 대원사는 주차장에서 30분은 족히 걸어야 한다. 천왕봉에 이르는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새재마을 아래에 일주문이 있다. 대원교에 올라서면 남한 제일이라는 시원한 계곡 경치가 맞이한다. 천왕봉에서부터 중봉, 하봉을 거쳐 쑥밭재와 새재, 왕등재 등을 지나온 실개울들이다. 수련복으로 갈아입고 나면 사찰예절과 합장, 절에 대한 의미를 배운다. 이어 지리산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나면 저녁 공양시간이다. 마고할미가 산다는 지리산에 자리한 대원사는 비구니 스님이 거주하는 사찰이다. 여성 수행자들이 있다는 뜻이다. 해서 공양에는 어머니 손맛이 그득하다. 지리산에서 나는 갖가지 산나물이 지천이고, 비빔밥은 나물마다 독특한 향이 날것 그대로 몸과 마음을 적신다. 골짜기 주변으로 맹수들이 많이 살았다는 데서 유래한 맹세이골 숲 탐방을 나서면 지리산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친 나무들이 새로운 이름과 이야기로 다가온다. 대원사에는 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이 한 번도 바닥에 눕지 않고 42일 동안 수행했다는 전설이 남아 있는 좌선대가 있다. 흉내 낼 요량으로 앉으면 지리산 치마폭에 안긴 대원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야사에서 하룻밤을 묵은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김혜윰씨는 “어떤 모습이어도 있는 그대로 받아 줄 것만 같은 절집으로의 여행은 고향 할머니를 찾는 마음처럼 부담이 없다”며 “힘들다고 한바탕 한탄하고 어리광 부리면 ‘그래,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느냐’며 안아주고 고봉밥을 내주던 할머니 같다”고 했다. 대원사는 ‘몸생생’, ‘마음생생’ 2가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계곡 포행(布行: 천천히 걸으며 선을 행함)이나 약초찜지라, 맹세이골 생태체험 등 휴식 템플스테이 ‘몸생생’은 매일 진행된다. 명상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싶다면 주말에 ‘마음생생’을 찾길 권한다. www.daewonsa.net, 055)974-1112 사람 향기 풍기는 땅끝마을 해남 미황사 땅끝마을, 그곳에도 절이 있다. 달마산 아래 해남 미황사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주차장에서 미황사로 오르는 돌계단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섬에 있는 곳을 제외하곤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천년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대웅보전에는 거북이나 게 등 바다생물 문양이 새겨져 있다. 미황사는 서쪽을 바라보고 있다. 때문에 바다로 떨어지는 일몰이 장관이다. 석양이 물드는 시간, 대웅보전 앞마당에서 내려다보는 일몰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달마산에 해 지고 달이 찾아오면, 처마 끝으로 쏟아지는 별빛을 바라보는 밤풍경에 취하는 것이다. 김혜윰씨는 “달마산 정상의 백색 화강암 바위 봉우리가 낙조의 붉은 빛을 받아 더욱 금빛으로 반짝인다”며 “대웅보전 주춧돌에 조각돼 있는 게와 거북이 마치 연꽃 위로 기어 올라가고 있는 듯 보인다”고 상상의 나래를 폈다. 미황사 경내를 돌아보는 시간을 추천한다. 미황사가 품은 단 하나의 암자인 부도암은 왕복 20분 거리다. 여러 부도탑에는 게와 물고기, 거북 조각이 새겨져 있고, 조각의 소박함에서는 따스함이 묻어난다. 측백나무 숲길이 주는 싱그러움이 그립다면 돌 더미가 흘러내리는 너덜지대를 지나 ‘다르마 로드’에 발걸음을 옮기면 된다. 미황사는 ‘참 나’를 찾는 템플스테이가 인기다. ‘나를 챙기다’는 간단한 수행 프로그램이 있다. 특별 프로그램 중 ‘길 없는 길’을 택한다면 참선부터 다도, 묵언, 오후불식, 수행문답 등을 체험하면서 일상에 길들여진 ‘거짓 나’에서 ‘참 나’를 찾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www.mihwangsa.com, 061)533-3521
- 2015-07-0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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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못 잔다고? 노화의 급물살!
- 새벽 1시 잠을 자야 하는데, 바로 옆에 누워 있는 코골이 환자 때문에 도통 잠을 잘 수가 없다. 85dB, 자동차 경적이나 비행기 착륙소음과 동일한 세기로 마구 울어댄다. 그러다가 갑자기 멈추더니 숨을 안 쉰다. 걱정이 돼서 얼굴 한 번 쳐다보니 ‘드르렁~’ 살아 있다고 소리친다. 왠지 심란해지는 새벽이다. 글 박근빈 기자 ray@etoday.co.kr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 중년에 접어들면 신체의 근력이 떨어지면서 기도 역시 탄력이 떨어져 좁아진다. 이때 공기가 지나가면서 주변에 진동을 일으켜 코골이를 발생시킨다. 이것이 심해져 기도가 아예 막히면 수면 무호흡으로 증상이 발전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철 교수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으로 인해 신체의 산소가 부족해져 교감신경을 자극해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뇌졸중, 치매, 뇌출혈, 심근경색, 당뇨병 등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돌연사의 위험까지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은 급작스러운 죽음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을 25배 증가시키는 등 매우 위험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폐경 이후 호르몬의 변화나 자녀의 독립, 직장 은퇴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해 그리움, 괴로움, 외로움 등을 느끼게 되고 이는 수면장애로 이어져 심할 경우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불안정한 수면은 노화를 앞당긴다 잠을 자다 호흡이 비정상적으로 끊기면 본인도 모르게 깨게 되고 수면 안정도가 떨어진다. 이때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가 짧아진다고 한다. 노화시계로 불리는 텔로미어는 그리스어 ‘텔로스’(끝)와 ‘메로스’(부분)의 합성어로 세포 속 염색체 양 끝에 존재하며 DNA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젊은 사람의 경우 약 1만 개의 긴 텔로미어를 갖고 있지만, 세포가 분열을 거듭하며 텔로미어의 길이는 점점 짧아지고 세포는 결국 죽음을 맞게 된다. 수면장애는 텔로미어의 감소를 불러 급노화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신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다가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이 1시간에 5번 이상 생길 때를 말한다. 최근 성인 3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발견했는데, 수면무호흡이 1시간에 15번 이상 나타나는 중증환자는 잠을 잘 자는 사람에 비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50% 이하로 매우 짧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수면무호흡증 연구 결과이지만, 수면무호흡증에만 한정지으면 안 된다. 모든 불안정한 수면은 노화를 촉진한다”고 밝혔다. ‘드르렁~드르렁~’ 황혼이혼의 원인 코골이를 비롯한 수면장애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부부는 결혼생활의 불만족도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생활과 자녀양육의 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삶을 정리할 시기가 시작되는 55세 이상 부부들은 젊은 부부들보다 수면장애와 부부생활의 상관관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지칠 대로 지쳐 황혼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신철 교수는 “4년간 추적 관찰 한 결과, 55세 이상에서 결혼에 만족하는 부부는 29%만이 수면문제가 있었지만, 결혼에 불만족스러운 부부에서는 50%에서 수면문제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신중년 부부들은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이것이 스트레스로 이어져 수면장애가 생기게 된다”며 “증가 추세인 황혼이혼은 수면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가족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한 질병 앞서 말했듯 수면장애는 본인은 물론 부부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치료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사실 당사자는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족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옆에서 자고 있던 부인이나 남편의 죄책감은 클 수밖에 없다. 사망에 이르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신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이나 분절수면 등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등 수면 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조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보통 수면 장애는 본인 스스로 그 여부를 인지하고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면 장애 이력이 의심되거나 관찰된다면 환자를 즉시 병원으로 데리고 가 상담을 받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숙면을 위한 TIP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굽히는 자세가 좋다. ▲등불을 켜지 않는다. ▲적당한 두께의 이불을 덮는다. ▲7cm정도 높이의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배가 너무 부르지 않게 한다.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들이고 되도록 낮잠을 자지 않는다. ▲잠들기 전에 자극적인 활동, 담배나 약물을 피한다. ▲오후나 저녁부터는 커피, 콜라, 차,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잠자리에 들기 전 배가 고플 경우, 우유나 간단한 간식은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좋지만 잠들기 3시간 전에는 하지 않는다.
- 2015-04-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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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人' 늙은 게 죄인가①] "우리는 잉여가 아니다"
- 세상은 어제보다 오늘 더 빠르게 변한다. 의학이 날로 발전하면서 인간의 기대수명은 늘어가고 있고 있고, 전 세계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속도 빠른 고령화로 인해 우리 사회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발 빠르게 적응해 나가는 젊은이와 그렇지 못한 노인을 갈라놓고 있다. 노인은 노화에 따른 건강악화와 현대 지식과 기술습득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급격한 사회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변화에 민첩하지 못하다 해서 과거에 머무르기만 하고 욕구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노인 역시 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욕구를 갖는다. 그들의 욕구는 노인 자신의 노력과 의지, 사회의 관심과 배려 그리고 실효성 있는 노인복지정책 등에 의해 충족된다. 하지만 누더기처럼 실속 없는 노인복지제도와 그들을 대하는 차가운 젊은이들의 시선은 그들의 욕구를 허구로 만들어 버린다. 사회의 잉여로 전락해 공원 등의 퇴적공간에만 머물 수밖에 없는 이 시대의 노인. 그 현상과 문제점 그리고 우리가 가야할 길에 대해 짚어봤다. 영화 ‘수상한 그녀’의 도입부에는 한 노인복지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노인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환경과 선입견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거북이, 너무 느리다”, “얼굴이 두껍다, 나이 들면 창피한 게 없어진다”, “쾨쾨한 냄새가 난다” 등 다양한 학생들의 의견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 학생이 “탑골공원이요. 거기가면 노인들이 많으니까요”라고 답한다. 영화에서처럼 언젠가부터 ‘노인’하면 ‘탑골공원’, ‘탑골공원’하면 ‘노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것이 당연해졌다. 그 당연하다는 무의식이 노인을 가두고 있지는 않은가.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군집. 이른바 노인들의 섬으로 불리는 종로 탑골공원을 찾아가 그들의 표정을 살펴봤다. 10여명의 노인이 공원 입구로 들어서는 삼일문 그늘 아래에서 시름을 달래고 있었다. 30도를 웃도는 폭염, 하루 중 해가 가장 뜨겁다는 오후 2시. 이 무더위에 노인들은 신문지 한 장을 깔고 누워 낮잠을 자는가 하면, 신발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손부채질을 하며 땀을 식히고 있었다. 바람 한 점 안부는 이곳에서 ‘그래도 이런 날엔 집이 더 편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왜 탑골공원인가. 이곳에 오면 뭔가 더 특별한 것이 있을까. 노인들이 많이 있기만 했지 특별히 모여 무언가를 즐기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그들의 표정은 전혀 흥미롭지 않다는 듯 내리쬐는 태양 아래 한껏 이맛살을 찌푸린 모습이다. 대화를 하는 이도 거의 없다. 대부분 홀로 공원을 찾아와 아무 말 없이 시간을 보낸다. 인근에 회사와 학원이 많아 평일에도 사람들로 붐비는 종로에서 탑골공원을 찾아와 쉬는 젊은이는 없었다. 공원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지만 공원에는 노인뿐이었다. 탑골공원에서 5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한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했다. 이곳 역시 테이블 하나 당 노인한명이 자리 잡고 앉아 조용히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커피 등을 마시고 있었다. 공원에서와 마찬가지로 그곳에 노인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곳에 노인들이 제각기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 2014-08-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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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야증후군 극복 방법은?
- 열대야증후군은 수면 부족 때문에 나타나는 극심한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두통, 소화불량 등의 여러 가지 증세를 칭한다. 수면에 적당한 온도는 섭씨 18~20도이다. 밤의 기온이 섭씨 25도가 넘는 열대야에서는 체내의 온도 조절 중추가 흥분되어 일종의 각성 상태가 유지된다. 이에 따라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자더라도 얕은 잠을 자거나 자주 깨기 때문에 잠을 자고 난 후에도 온 몸이 뻐근하고 피곤하며, 낮 시간에는 졸립고 무기력한 상태가 된다. 갑자기 소화가 안되거나 두통이 느껴지면 열대야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열대야증후군 극복 방법으로는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활동함으로써 뇌 속의 생체 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 또한 잠이 오지 않으면 자지 않고 졸릴 때만 잔다. 이밖에 낮잠은 피하고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거나 밤늦게 과식하지 말고 카페인 음료나 담배, 술 등을 삼가는 것이 좋다.
- 2014-06-0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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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단상] 나의 애마-김영옥
- 빨간색 옷을 입고 장난감 같은 발통이 4개에 무게 100kg, 키는1m인 예쁜 애마를 갖고 있어 나는 행복하다. 이 애마는 나 외엔 아무도 태우지 않고 시장, 은행, 병원, 학교, 봉사활동 등 바깥나들이를 할 때마다 충성스럽게 모시고 다니니 어찌 사랑스럽지 않으랴. 이 애마는 나와 인연을 맺은 지 어느새 5년이 지났다. 몇 년 전, 무릎관절이 아파 걸음을 걸을 수 없게 되어 구입하려 하자 남편은 택시를 타고 다니라며 만류했지만 택시를 타려해도 큰길까지 가야하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요금을 감당할 수 없었다. 다리 불편한 사람용이라 하여 천시하지만 내게 도움이 된다면 남의 이목이 무슨 상관이랴 싶어 용기를 내어 현금160만원에 구입하고 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좁은 시장안도 요리조리 다니면서 30k무게정도는 의자 앞 발판에 싣고 2,3km 되는 집까지 와 주니 참으로 즐겁고 고맙다. 남편의 병간호부터 타계하는 날까지 큰집 살림살이를 하노라 나들이인들 오죽 많은가. 거기에 무릎에 인공관절을 넣고 허리협착시술을 했으니 빈 몸으로도 걷기 힘든데 무거운 짐은 엄두도 낼 수가 없었다. 울울한 기분일 때 그런 나를 항상 현관 앞에서 대령하고 있다가 주인이 가자는 대로 고분고분 나긋나긋 불평 없이 충성을 다한 일등 공신이다. 그런 애마에게 큰 상이라도 주고 싶다. 집에 돌아오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수고했다. 고맙다’ 하며 이불을 덮어주고 쉬라고 한다. 먹을 것이라곤 전기 줄을 콘센트에 꽂고 애마 머리 쪽에 붙어있는 동전만한 입에다 코드를 물리고 4시간정도 있으면 만족하여 10km 이상은 달린다. 음식 값은 한 달 내내 사용해도 택시 한 번 타는 값도 못된다. 운전도 간단하여 오른쪽은 전진, 왼쪽은 후진, 금지손가락 하나로 조종하면 된다. 장애자나 노약자들에겐 안성맞춤이다. 이렇게 좋은 전동차를 만들어준 분들에게도 늘 감사한다. 처음 왔을 때는 피부가 열여섯 소녀처럼 윤이 나고 예뻤지만 나의 운전 미숙으로 외모에 상처도 입고 몰골이 추하여져서 철 따라 예쁜 옷을 입히고 하얀 시트로 모자도 씌웠다. 주인처럼 다리가 닳아서 두 번이나 바꿔주고, 지난해는 심장인 배터리도 교체했다. 주인이나 애마나 다 같이 늙어가는 몸이어서 항상 조심한 탓에 5년 동안 별 사고는 없었다. 그런데 전주시 남노송동 우리 동네 길은 좁은 2차선 도로인데 신호등 없이 통과하려는 얌체 차들과 길가에 주차한 차들 때문에 사람은 곡예를 하다시피 걷는 거리다. 며칠 전 좁은 길에 질주하는 차가 무서워 긴 골목길을 이용하다 사고를 냈다. 골목 끝에서 공사하는 걸 모르고 들어갔다가 후진, 전진을 몇 번 반복하다 긴장했는지 전진을 한다는 게 후진을 세게 눌렀다. 순간 담벼락에 쾅 부딪히면서 주인을 길바닥으로 사정없이 동댕이치는 게 아닌가. 그렇게 말을 잘 듣던 애마도 주인이 정신이 어리어리해 잠깐 실수를 하니 가차 없이 혼을 냈다. 어처구니없이 당한 나는 한참 앉아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겨우 일어나 보니 크게 다치진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 애마는 탈이 없었는지 나를 태우고 집으로 왔지만, 나는 갑작스런 충격에 놀라서 며칠이 지나도 가슴이 울렁거리며 어지럽고 안정이 안 되고 온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사람은 상대방이 약간 실수를 해도 양해를 하고 넘어가지만,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기계란 것은 한 치라도 어기면 용서나 여유가 없이 무섭게 화를 낸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사랑하는 애마야! 나에게 큰 교훈을 주어서 고맙다. 앞으론 더욱 조심할게!” 매일 들리는 교통사고 소식에도 우린 불감증이 걸려있다. 내가 당하고 보니 차조심이 아니라 내 자신을 조심해야겠다. 아무리 아끼고 사랑하는 좋은 차도 내가 조종을 잘못하면 그가 내 생명마저 앗아갈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겠다. 이젠 차 없이는 못산다며 걸어서 10분 내의 거리도 차를 몰고나오니 여간 큰 문제가 아니다. 시내의 비싼 땅 주차장이나 인도에는 낮잠을 자는 자동차들로 가득하다. 자동차에 밀려 사람들은 변두리 산 밑으로 닭장 같은 집을 지어 나가 살면서 자꾸 차만 늘린다. 몇 년 뒤엔 어찌될지 염려스럽다.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켜 자동차의 노예가 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글쓴이 (79세) 전북 전주시 완산구 마당재길 14-26 (남노송동 141-8)
- 2014-03-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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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의 병을 고친 수라간 건강음식②] 잠 못 이루는 정종을 위한 대추
- 대추는 예로부터 ‘씨가 하나 있다’ 하여 임금을 뜻하는 과일로 관혼상제(冠婚喪祭)에 빠지지 않았다. ‘조율이시(棗栗梨柿:대추·밤·배·감)’라 하여 제사상에 놓는 과일 중에서도 가장 앞에 둘만큼 중요시했다. ‘동의보감’, ‘향약집성방’에서도 그 효능이 다양해 유용한 재료로 다뤘다. 대추는 성질이 따뜻하고 독성이 없어 약재의 성분을 완충시켜 대부분 한약에 배합해 사용한다. 대추에 있는 비타민·식이섬유·플라보노이드·미네랄 등은 노화 방지와 항암 효과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성 자반증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대추의 단맛은 신경을 안정시키는 성분이 있어 불면증 해소에도 탁월하다.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정종 1년 임금이 조박(趙璞)에게 이르길 “과인이 본래 병이 있어 잠저(潛邸) 때부터 밤이면 마음속으로 번민하여 자지 못하고, 새벽에야 잠이 들어 항상 늦게 일어났다. 즉위한 이래로 경계하고 삼가는 마음을 품어서 병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였는데, 근일에 다시 병이 생겨서 마음과 기운이 어둡고 나른하며 피부가 날로 여위어진다.” 했다는 기록이 있다. 정종처럼 마음속 고민이나 신체 통증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면 심신이 매우 고통스러울뿐더러, 숙면을 취하지 못해 피로가 누적돼 이차적으로 몸의 기력이 떨어지기 쉽다. ◇“불면증은 과로사의 전초단계, 대추차로 심신을 달래라”-내의원 진단 하늘땅한의원 장동민 원장은 “정종의 경우처럼 잠을 자고 싶은데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과로사의 전초단계라고 볼 수 있다. 잠을 통해 피로를 해소하는 인체 고유의 자발적 회복기능이 고장 난 것을 의미한다. 불면증이 심하면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복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습관성이 되기 쉽고 내성이 생겨 효과가 없어지므로 증상이 심할 때 단기간만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능한 낮잠을 자지 않도록 하고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통해 몸을 약간 피곤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대추차나 솔잎차 등을 수시로 마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권했다. ◇“신경 이완 작용과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한 천연 수면제”-수라간 음식 처방 세계음식문화원 양향자 이사장은 “대추는 소화계를 튼튼하게 하여 내장기능을 회복시켜 속을 편안하게 하고 식욕이 돋게 해준다. 대추씨에는 신경을 이완시켜 잠이 잘 오게 하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잠들기 전 대추차를 마시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돼 천연 수면제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대추는 완화의 목적으로 모든 약에 배합하여 강장제로 사용하고 있다. 독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한약을 달일 때 생강과 함께 몇 톨 넣으면 다른 약초의 강렬한 성질을 중화시켜준다. 또 생것보다는 말린 것에 더 많은 영양가와 약리적 효능이 있다”고 전했다. 불면증에 좋은 대추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삼색 대추 부꾸미’와 ‘대추초’를 선뵀다. ◇건강음식 레시피 ① 삼색 대추 부꾸미 반죽 : 찹쌀가루, 뜨거운 물, 소금, 천연삼색가루(호박ㆍ자색고구마ㆍ쑥 가루) 또는 야채즙(당근즙ㆍ 석류즙ㆍ시금치 즙 등을 이용) 대추청 : 대추, 설탕, 물 만드는 법 1. 대추는 잘 씻어서 물기를 닦아주고, 씨를 제거하여 잘게 썬다. 2. 잘게 썬 대추, 설탕, 물을 넣고 조려 대추청을 만든다. (‘설탕 : 물 = 1 : 1’로 넣고 대추에 모두 스며들 때 까지 조려준다) 3. 찹쌀가루, 뜨거운 물, 소금, 천연삼색가루를 이용해 반죽을 한다. (찹쌀가루는 반죽 시 뜨거운 물을 조금씩 나누어 가며 넣어 반죽을 해야한다) 4. 반죽을 가래떡 모양으로 길게 밀어 2cm 정도 길이로 자른 뒤 납작하게 누른다. 5. 약한불로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찰쌀반죽의 한편을 익힌다. 6. 뒤집어서 대추청을 넣고 반으로 접어 익혀 마무리한다. ② 대추초 재료 : 대추, 꿀, 잣, 계피가루 만드는 법 1. 대추는 살짝 씻어 물기를 닦고 씨를 뺀다. 2. 대추 안쪽에 꿀을 바르고 잣을 채워서 원래의 모양을 만들고, 꼭지 부분에 잣 한 개를 박는다. 3. 냄비에 꿀 계피가루, 대추를 넣고 물을 조금 넣어 약불에서 윤기가 날 때까지 서서히 조린다. 『왕의 병을 고친 수라간 건강음식』(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세계음식문화연구원장 양향자 지음/아카데미북)
- 2014-02-13 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