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화향(花香)백리!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가고, 주향(酒香)천리! 술의 향기는 천 리를 가고, 인향(人香)만리!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 송년회나 회식 자리에서 건배사로 더러 쓰는 말이다. 덕과 인품을 갖춘 사람은 꽃보다 더 향기로우며 다른 이들의 모범과 사표로 길이 기억된다. “아름다운 향기는 백년을 가지만 악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6월 1일에서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화봉갤러리에서는 올해 6회 화봉학술문화상 수상자인 김영복 케이옥션 고문의 ‘서여기인’(書如其人)전이 열렸다. 수상자의 소장 고서 100점을 전시하게 돼 있는 제도에 따라 그가 선보인 것은 추사 글씨와 각종 희귀본 족보 등이다. 당파별로 혼맥(婚脈) 관리를 위해 작성한 ‘잠영보’(簪纓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세차를 하는 날, 세차장이 바로 집 옆이어서 차 몰고 가는 건 좀 뭐하다고 생각해 걸어갔다.
-강아지 털 밀기로 예약한 시간이 10분밖에 남지 않아 막 뛰어갔는데, 강아지를 안 데리고 왔더라.
최근 인터넷에서 읽은 건망증 사례다. 쯧쯧. 젊은 사람들인 걸로 보이는데, 벌써부터 그러니 참 안됐다.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벗들아, 우리는 복된 자다.”
서울 보성고(普成高) 60회의 ‘고교 졸업 50년, 인생 70년’ 행사 초대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싱그럽고 풋풋한 소년으로 처음 사귄 이래 반세기 걸어온 길, 꾸려온 삶은 서로 달라도 나라와 사회를 위해 살리라던 청운의 그 꿈은 어제처럼 여전히 젊고 새롭다.” 말이 그럴듯하지만,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때는 도처에 있다. 인체를 이야기하자면 몸의 때는 부위마다 다 있다. 손때 발때는 물론 냄새까지 나는 배꼽때, 여간해선 없애기 어려운 팔꿈치때, 잘 보이지 않는 엉덩이때, 사타구니때, 칫솔질할 때 신경 써야 하는 혓바닥때…, 때 없는 곳이 없다.
그러면 눈때라는 말은 왜 없지?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는 바람에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누구나 다 때가 있다. 누구나 기회가 있으니 좌절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누구나 몸에 때가 있다는 말이다. 때가 되면 때가 낀다. 때가 쌓이면 때가 붙는다. 때가 오래 지나면 때가 붓는다. 때가 길면 때가 두껍다. 누구나 다 때가 있다!
앞의 때는 時(때 시), 즉 시간이고, 뒤의 때는 垢(때 구), ‘피부의 분비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대한민국 사람들은 기회만 있으면 건배사를 외친다. 함께 외치며 안면을 익히고, 친목을 다지고, 우의를 키운다. 요즘은 연말연시도 아닌 데다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행사와 회식이 줄어 건배사 외칠 일이 거의 없다. 그래도 끊임없이 새것은 나온다. 만들 건 만들어야 되나보다.
얼마 전까지 “나라도”를 선창하면 “잘하자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나는 산수 땜에 철저하고 처절하게 망한 놈이다. 학교 다니는 동안 그놈의 산수가 날 어떻게 망가뜨리고 괴롭혔는지는 이미 12년 전에 자세히 쓴 바 있다.
https://blog.naver.com/fusedtree/221961749149
그런데 최근에 또 망신당한 일이 있다. 나는 구성원이 10명인 어느 모임의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지게 목발 두드리며 노래 부르고 다니던 1960년대 공주 시골의 청년들 중에 석싱이라는 이가 있었다. 이름이 김석성인데, 어른들은 대충 석싱이라고 불렀다. 기남이도 기냄이라고 부르는 게 충청도 사람들인데 뭐. 내 또래인 석싱이의 동생은 석윤이었지만 서균이가 아니라 성뉸이라고 불렀다.
나보다 8~9세 많은 석싱 씨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아이들은 호모 루덴스(유희하는 인간)다. 아이들은 여러 가지로 논다. 요즘 아이들은 게임하고 카톡을 하면서 주로 비대면으로 혼자 논다. 하지만 1960년대의 아이들은 또래들과 만나서 놀고, 동물들과 놀고, 말장난 수수께끼에 노래 가사를 바꿔 부르며 놀았다. 장난감이 없던 시대의 아이들에게는 말이 장난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