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가만히 눈만 감아도 자기 성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계획적이고 때론 의무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자기 돌봄에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나이가 들면 삶에 대한 의욕이 점점 떨어진다. 그래서 특별한 의지 없이 먹고 자는 아기들처럼 무기력하게 기본적인 생활만 이어간다는 것이다. 김동철 심리학 박사를 만나 자기 돌봄에 대해 짚어봤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김동철 ㈜김동철 심리케어 대표원장·표현심리 박사
◇ STEP 1. 진정한 돌봄이란 무엇일까? 중·장년기 '돌봄’에 대한 오해 3가지'
[1] 나이가 들수록 더 능숙하게 자신을 돌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연륜 덕분에 자신을 더 잘 돌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대개 중년의 여유와 멋스러운 사색을 떠올리곤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나이든 사람은 면역력과 에너지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신을 돌볼 힘과 의지가 부족해 쉽게 자신을 놓아버린다.
[2] 나를 돌보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나를 챙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이를 돌봐주는 것이다. 하루에 한 번씩 샤워하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일주일에 한 번 샤워하는 것도 귀찮아한다. 막연히 스스로를 돌보는 것은 의지도 약하고 의무감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손주를 돌보게 되면 아이의 생활 패턴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신도 함께 돌볼 수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3] ‘돌봄’이란 자율적이고 이상적인 행위다?
마치 득도라도 하려는 듯 하루 종일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은 자신을 제대로 돌볼 수 없다. 오히려 강제적으로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약간의 스트레스도 받으며 일상에서 자극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강제성이 없으면 자기 돌봄도 없다.
◇ STEP 2. 이럴 땐 ‘자기 돌봄’이 필요하다는 시그널!
[1] “요즘 통 연락이 없네?”
자녀나 친구,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줄고,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었다면 자신의 상태와 환경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요즘 대화를 많이 하고 있는가? 말수가 줄어들지는 않았는가? 이야기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했을 때 타인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면 이 역시 자신을 잘 돌보지 못했다는 증거다. 주변에서 연락이 끊긴데다가 스스로 먼저 전화하고 싶은 마음조차 없다면 심각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2] “먹는 게 영 부실하네?”
밥도 많이 먹지 않고, 먹는 반찬이 늘 정해져 있지는 않은가? 행복감이 떨어지고 우울감이 높아진 경우에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 스스로 행복감을 느낄 때는 맛있는 음식이 자꾸 당기고,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들이 생겨난다. 의무감으로 끼니를 때우기 위해 식사를 하는 것은 스스로 고통을 주는 것과 같다.
[3] “잠을 잔 것 같지가 않네?”
나이가 들수록 잠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수면시간이 줄어도 양질의 수면을 취한다면 일상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가수면 상태가 길거나 꿈을 많이 꾸는 등 깊게 잠을 이룰 수 없으면 낮 시간 동안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오래 자고 누워 있어도 계속 피곤하고 일어나기 싫다면 신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자신을 돌보는 에너지를 얻기도 힘들어진다.
[4] “어쩐지 몸이 더 아픈 것 같은데?”
중·장년들은 당뇨나 혈압 등 평상시 관리해야 하는 지병이 있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 가서 수시로 점검하고 별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진단에도 몸이 안 좋다면 심리적인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다. 신경 쓰이는 일들이 있는지, 힘든 일이 있는지 자신의 주변 상황과 심리 상태를 들여다봐야 한다.
◇STEP 3. 나를 돌보는 4가지 행복 레시피
[1] 당연한 것들로 하루 계획표 짜기
특별한 일이나 약속이 없더라도 하루 계획표를 작성하고 그에 맞춰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이제야 구속 없이 살려는데 다시 틀에 매이는 것 아닌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나이 들수록 적당한 긴장과 의무는 필요하다. 특별하지 않더라도 계획표는 세밀하게 짜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침 7시에 일어나 달걀 프라이에 참기름 세 방울을 똑 떨어뜨려 간장을 더해 밥을 비벼 먹고, 8시 뉴스를 보다가 사과 반쪽을 깎아 먹는다. 이런 식으로 계획을 짠다면 일상의 무기력함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기 돌봄에도 의욕이 생긴다. 작은 계획을 세우고 가까운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가까운 미래에 대한 계획은 곧 이룰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대치도 커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2] 살짝 어려운 흥밋거리 찾기
나를 돌본다고 철학책을 읽거나 조용한 시골에 내려가 명상을 하겠다는 이들이 있다. 평소에 그런 습관이 들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쉽게 지루해진다. 그보다는 흥밋거리를 찾아야 한다. 시니어 세대의 특징은 쌓아온 경험은 많지만, 새로운 경험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책 읽기처럼 쉬운 일들은 언제든지 할 수 있어 오히려 미루게 된다. 따라서 조금 어려운 일을 찾는 게 좋다. 그러면 조바심이 생기면서 초조해지기도 하고, 그만큼 성취감과 기대감에 대한 욕구도 커진다. ‘이루지 못한 꿈’을 생각해보는 것도 방법. 또 한 가지 추천할 것은 ‘악기 배우기’다. 악기를 배우면 성취감은 물론 음악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도 얻을 수 있다.
[3] 외모 꾸미기로 자존감 높이기
나이 들수록 외모에 대한 포기도 늘어간다. 하지만 거울을 볼 때마다 가꾸지 않는 부스스한 모습을 계속 마주한다면 패배감이 들고 밖으로 나가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넥타이를 바꿔보거나 밝은 색 립스틱을 발라보는 등 아주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줘야 한다. 집에서 있는 시간이 많다 해도 잠옷과 일상복 등을 구분해서 입고, 가능한 한 깔끔한 복장으로 지내는 게 좋다. 이렇게 가꾸다 보면 나이가 들어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나도 할 수 있겠네?’라는 의지와 함께 주변 사람에 대한 관심이 생겨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도 일어난다. 꾸밈은 몸에 대한 것이지만 정신적인 힐링과도 연결된다. 외모가 단정해지고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내적 자존감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4] 마지막 페이지를 생각하며 자서전 쓰기
자서전을 쓰면 과거의 일들을 돌이켜볼 수 있기 때문에 지난 세월에 대한 돌봄과 더불어 현재와 미래에 대한 돌봄이 가능해진다. 특히 자서전의 마지막 페이지를 염두에 두다 보면 현재의 내 모습을 돌보게 되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의지도 생긴다. 누구든 자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쓰게 되면 아름다운 마무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이나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 있다. 자서전을 쓰려면 매일매일 조금씩 생각나는 것들을 기록해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옛날을 기억해내는 이 시간만큼은 자연스럽게 뇌 운동이 되고 인생 고비마다 어려움을 극복해온 자신이 한없이 고맙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은퇴하면서 비로소 종합건강검진 기회를 가졌는데, 암 검진에서 대장암이 발견되었다. 말수가 적은 의사는 “조기 발견으로 암세포를 제거해 천만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의사의 묵직한 한마디에 새 생명을 얻었음을 실감했다.
은퇴와 종합검진
필자는 5년 전 은퇴했다. 샛별 보면서 집을 나와 달빛을 벗 삼아 귀가했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방학을 한 학생처럼 해방된 기분이었다. 은퇴 후의 장년은 건강관리가 제일 중요하다는데, 무엇부터 챙겨야 하나? 건강검진기록부터 살폈다.
국가검진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나이를 감안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라는 권유를 받긴 했지만 바쁘고 검사 과정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실행하지 못했다. 은퇴 후 비로소 필자를 돌보는 황금 같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퇴임 전 종합검진 예약을 했다. 그리고 퇴임 며칠 후 암 검진을 받았다.
대장암 발견과 치유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 용종 1개와 선종 3개가 발견되어 제거 시술을 했다. 2주 후 상쾌한 기분으로 검진 결과를 기다렸다. 그런데 담당의사가 정색을 하면서 “선종 한 곳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필자는 귀를 의심했다. “아차!” 뭔가 심각한 상황임을 느낄 수 있었다.
담당의사는 “배가 아프거나 자각 증상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더니 “암은 증상을 느끼면 이미 늦다. 조기 발견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암세포는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고 시술 부작용도 없으니 안심하라. 치료 과정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주기적인 추적 관찰만이 필요함을 친절히 설명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필자에게 유일한 위안의 말이었다.
‘암환자’라는 사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뱃속에 시한폭탄이 들어 있어 곧 터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병원에 가는 동안에는 뱃속이 뒤틀리고 쑤시다가, 별 이상이 없다는 검진 결과를 들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해졌다. 대장암과 함께 위장·방광·당뇨·전립선과 갑상선도 암 전이 가능성 때문에 검진을 했지만 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행스런 결과에 위안을 받으면서 암 극복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암세포 제거 시술 후 어느덧 5년이 다 되어간다.
봉사하면서 사는 새 삶
앞으로 살아갈 세월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사회로부터 얻었던 소중한 은혜를 후세대에 되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회평생교육기관에서 시민강좌 강의와 청년창업 멘토 재능기부 자원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백 마디 말보다 작은 실천 하나가 진정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길이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숭고한 정신으로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면서 즐거움을 찾고 있다.
시청·구청과 사회평생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평생학습·교양강좌를 찾아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손주에게 들려 줄 새 이야기’도 배운다. 은퇴 후에도 일주일에 두세 번 꾸준하게 등산도 한다. 아무리 건강에 좋은 운동이 있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등산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인내가 필요하다.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건강을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준 은퇴에 감사한다.
‘수십 통의 전화도 이젠 스팸 문자 달랑 세 통. 식탁 내 자리는 아내가 차지했네. 아이고 내 신세. 장롱 속에 철 지난 옷들, 통 넓은 양복바지 저 주인이 누구였었나 이젠 짐 덩어리. 아~ 지나간 시간, 아~ 그리운 시간, 있을 때 잘할걸, 퇴근 후 2시간’ 정기룡(鄭基龍·59) 미래현장전략연구소 소장 겸 삼성에스원 충청 상임고문이 작사한 노래 ‘퇴근 후 2시간’의 가사다. 노래 속 그의 어깨는 처져 있지만, 이제는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현역 때 못지않은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일어난 변화는 아니다. 지금의 행복한 시간이 있기까지, 그의 두 번째 인생 시계는 10여 년 전부터 돌아갔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1990년 그가 대전 서부경찰서에서 수사과장으로 지내던 시절의 일이다. 무심코 텔레비전을 보는데 대전 보문산에 경찰 서류 800건이 버려져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큰 사건이었지만 “우리 관내가 아니니 문제없다”고 보고했던 그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가보니 자신이 소속된 대전 서부경찰서의 수사과 서류였다. 한 직원이 사무 감사를 앞두고 업무에 부담을 느껴 서류들을 산에 버렸다는 것이다. 그 일로 담당 직원은 구속되고, 당시 서장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떠나가자 그도 위기의식을 느꼈다.
“아내가 걱정하면서 ‘중징계 먹으면 퇴직해서 다른 일을 알아보라’ 하더라고요. 정말 나가야 할 일이 생기면 그래야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막상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는 거예요. 뭘 해야겠다는 답도 없고. 다행히 별일 없이 지나갔지만, 언젠가는 정년이 올 거라 생각하니 지금처럼 가만히 있을 수는 없더라고요.”
당시 그의 나이 마흔셋. 퇴직 후를 생각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 떠올리면 그때 그런 마음이 생겨서 참 다행이라는 정 소장이다. 사건 이후, 그가 대전 정부청사 경비대장으로 일하던 시절에 확실한 전환점이 찾아왔다.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후배 경위가 어딜 바쁘게 가는 거예요. 물어보니까 학원에 요리 배우러 간다더라고요. 언제까지 경찰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정년 이후를 생각해서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준비한다면서요. 후배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그동안 뭐하며 시간을 보냈나 싶었죠. 퇴근하고 나면 소주 한잔하고, 집에 가면 티브이 보고 쉬는 게 전부였으니까요. 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되겠다 싶어 일단 내가 좋아하는 것부터 찾아 시작하기로 했어요.”
제과·제빵, 떡, 두부 배우기에서 노무사 준비까지
그가 근무하던 대전에는 ‘성심당’이라는 유명한 빵집이 있다. 근처 성심당 제과·제빵학원에 등록한 그는 퇴직 후에 근사한 빵집 주인을 하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1년 3개월을 투자해 자격증까지 따냈지만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어렵게 자격증을 따고 학원 원장에게 ‘제가 빵집을 차리면 빵이 잘 팔릴까요?’라고 물어봤죠. 근데 ‘요즘은 프랜차이즈 빵집이 대세라 개인 빵집은 문을 닫는 추세다’라고 하는 거예요. 미리 알려줬다면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텐데. 어찌나 야속하던지. 그래도 한번 해보고 나니 다른 것도 해볼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그다음에는 떡집에 찾아가서 떡도 배우고, 손두부 가게에 가서 두부 만드는 법도 배웠죠. 콩 가는 기계도 사고 솥도 걸었는데 집에서 하려니 잘 안 되는 거예요. 이렇게 저렇게 따져보니 지금까지 했던 것들로는 전혀 승산이 없겠더라고요.”
이런저런 시행착오 끝에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은 ‘사’자가 들어간 직업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는 노무사에 도전하기로 했다. 주말마다 새벽 첫차를 타고 서울 신림동 고시학원에 다니며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지만 아무리 해도 오르지 않는 영어 점수 때문에 결국 그만둬야 했다. 빵을 배우기 시작해 노무사 자격증을 내려놓기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가 자격증을 따느라 들인 돈만 해도 수천만원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격증만 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 거예요. 그동안 투자한 시간이 얼마고 쓴 돈이 얼마인데. 근데 그거보다 더 속상한 게 이런 고민을 같이 이야기하고 들어줄 수 있는 멘토가 없다는 거였어요. 그러다 아내가 데일카네기연구소에서 하는 리더십 강의를 받으라고 권유했죠. 3개월에 240만원이라는 거금을 내야 해서 망설였는데 아내가 ‘자신을 위해 그 정도도 투자 못 하느냐’고 해서 결국 마음먹고 등록했어요.”
3개월간의 리더십 과정을 이수하고, 4회 코치를 하고 나면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코치 마무리 과정까지 총 2년이라는 시간을 들이고도 강사 실습 과정을 또 거쳐야 했다. 그때 나이 쉰,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 포기하는 순간 이혼이야. 지금 과정 수료 못 하면 당신 평생 후회할 거야!”라는 아내의 협박(?) 덕분에 강사 과정에 합격할 수 있었다. 정년퇴직 후 ‘이제 강사로 활동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었다.
“공무원 교육원에 강의를 나간 적이 있는데 그때 진행자가 저를 ‘프리랜서 정기룡씨’라고 소개하더라고요. 이전에는 명함 한 장이면 나에 대한 소개가 끝났는데, 퇴직하고 나니 한 30분 정도 내가 무엇을 했고 지금은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을 해야 했어요. 이런 고충을 이야기하니 아내가 차라리 연구소를 열면 어떠냐고 제안을 하더군요. 그렇게 ‘미래현장전략연구소’를 만들고 새 명함과 직책이 생겼어요. 소속감, 명함 등 현역에 있을 때는 당연했던 것들인데 퇴직하고 나니 그 소중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아침마다 하던 ‘다녀올게’라는 평범한 인사도 그런 것 중 하나였죠.”
아내의 꿈을 키워주는 것도 은퇴 준비
정 소장은 퇴직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내가 앞으로 어떤 명함을 쓸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떤 명함이 나의 얼굴이 될지 상상하면 마음이 그곳에 가기 때문에 은퇴 후 계획을 세우는 데 동기부여를 느낄 수 있다고. 물론 그에게는 ‘아내의 강력한 조언’ 역시 동기부여 역할을 했다. 그렇게 인생 2막을 준비한 것은 정 소장만이 아니었다.
“우리 부부는 뭘 해도 같이 배우고 함께하자고 약속했어요. 아내는 결혼하고 집에서 살림만 했는데, 제가 은퇴 준비를 하면서 한 가지를 하면 아내도 무엇이든 한 가지를 시작했죠. 분야는 다르지만 자격증 공부도 같이하고 석사, 박사 과정도 동시에 이수했어요.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이 됐죠. 최근에는 사회복지사를 준비했는데 부부가 나란히 합격했습니다.”
그는 은퇴 후 자신의 계획이 뚜렷하지 않을 때는 아내의 재능을 발견하고 역량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노후의 삶은 경제력을 빼놓을 수 없는데 그 주체가 자신이 아닌 아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내가 꽃을 좋아한다면 꽃꽂이를 배우거나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따서 꽃가게를 차리도록 도울 수도 있고, 요리를 좋아하면 조리사 자격증을 따서 강사로 활동하게끔 지원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주부들은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보다 자기계발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그만큼 성과도 빠르게 나타난다.
반대로 남편들은 사회생활을 하며 시간을 할애하는 게 벅찰 수 있다. 야근과 회식이 잦은 우리 직장인들에겐 더욱 엄두가 안 나는 일이기도 하다. 정 소장 역시 이러한 이유로 ‘퇴근 후 2시간’ 투자가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다.
“은퇴 후 직업을 찾는다고 해서 현재의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되겠죠. 맡은 바 업무를 다 하고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려면 나름의 노하우가 있어야 해요. 나는 경찰서장이 되면 절대로 회식이나 무리한 야근으로 직원들의 저녁시간을 빼앗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축하할 일이 있거나 논의할 문제가 있으면 점심시간을 활용하고, 퇴근 후엔 각자 취미활동을 하라고 권했죠. 그렇게 11년을 생활했는데 오히려 직원들도 업무시간에 더 충실한 태도로 임하더라고요. 무엇보다 가장 큰 수혜자는 그 시간을 알차게 사용한 나였죠.”
퇴직 후 20년 준비 완료, 이제는 나이 드는 준비 중
수많은 수험서와 빵 굽는 오븐, 두부 가마솥 등은 지난 꿈의 산물로 남아 있다. 은퇴 설계 전문 강사로 활동하는 그에게는 실패의 잔상과도 같지만, 그때의 경험은 그가 하는 강의의 좋은 재료로 쓰인다. 정말 안 해본 것 없이 다 해본 그이기에 조언을 구하는 이들에게도 더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 그가 고군분투하던 시절 필요로 했던 ‘멘토’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보람도 더욱 크다. 직장생활에 한계가 있듯, 지금의 삶 역시 유한할 터. 그는 이제 노인이 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혜롭고 너그러운 노인이 되기 위해 세 가지를 연습하고 있어요. 첫째는 내려놓는 것인데, 내가 가진 것이나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거죠. 둘째는 의존하지 않는 연습입니다. 배우자 없이도 혼자 살아갈 수 있어야 하잖아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자식 또는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도 잘해낼 수 있는 준비를 해야죠. 마지막으로는 신앙심을 키우는 것입니다. 죽음은 피할 수 없고, 누구나 두려워하죠. 이를 초월하고 소멸에 대한 마음가짐을 단단하게 하려면 무엇이든 종교를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강사로 활동하며 말하는 것 하나는 자신 있다는 그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바로 ‘설교 잘하는 목사’가 되는 것이다. 내년 3월이면 목사 안수를 받게 된다는 그는 이전부터 롤모델로 삼은 이찬수 목사의 설교 유튜브 영상을 보며 매일 연습한다고 했다. 자신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노인으로 살아갈 준비를 골고루 하고 있는 셈이다.
“은퇴 준비 하면서 피아노도 배웠거든요. 시골 교회에 가서 직접 반주도 하고 설교도 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사회복지사랑 직업상담사 자격증도 땄으니 어려운 중·장년을 위해 직업상담을 하는 것도 좋겠고요. 사실 아들이 신학대학을 다닌다고 하니 아내가 ‘당신은 신학대학원이라도 다녀서 아들에게 도움을 줘야지’라고 해서 시작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했는데 아들이 진로를 바꾼다지 뭐예요. 그래도 덕분에 또 다른 꿈이 생겼으니 이번에는 실패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 전시
1) 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 전
일정 12월 9일~2월 26일 장소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라피티(Graffiti) 전시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수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앞다투어 그라피티 전시를 여는 등 현대 미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으며 마니아층이 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팝 아트 이후 동시대를 기록하는 대표적인 예술로 자리 잡고 있는 그라피티의 역사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담았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라피티 아티스트 7인의 수준 높은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아티스트 중 일부는 한국을 방문해 라이브 페인팅을 선보일 계획이다.
2) 올라퍼 엘리아슨: 세상의 모든 가능성 전(Olafur Eliasson: The parliament of possibilities)
일정 2월 26일까지 장소 삼성미술관 리움
자연, 철학, 과학, 건축, 사회,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예술의 새로운 형태를 표현한 아이슬란드계 덴마크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개인전이다. 미술관이라는 인공적인 공간에서 만나는 물, 바람, 이끼, 돌 등의 자연 요소와 기계로 만든 유사 자연 현상, 거울 착시 효과 등으로 오감을 자극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세상과 세상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나의 작품을 통해 세상과 관계 맺고, 세상 안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 도서
1) 내 아버지들의 자서전 (오도엽 저 · 한빛비즈)
시인이자 르포 작가인 저자가 고집스럽게 자신의 일터를 지키며 살아가는 9명의 아버지를 만나 ‘당신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들은 대답 대신 자신들의 삶을 풀어놓는다.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노동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올려놓기까지의 절절한 사연이 들어 있다.
2) 희로애락 레시피 (무관스님, 혜일스님 공저 · 웜홀)
강원도 횡성의 금수사에서 함께 사는 무관스님과 혜일스님이 만든 레시피북이다. 그들은 “감정도 요리의 재료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두 스님이 직접 고안한 다양한 자연 요리 비법이 기쁨·고마움·분노·짜증·미움·슬픔·즐거움·설렘 등 각각의 감정이 가지는 색깔에 따라 담겨 있다.
◇ 영화
1) 위대한 두 예술가의 40년 우정
개봉 12월 예정 장르 드라마
감독 다니엘르 톰슨 출연 기욤 카네, 기욤 갈리엔, 데보라 프랑소와 등
근대 회화의 아버지 화가 폴 세잔과 의 소설가 에밀 졸라의 특별한 우정을 그렸다. 유년 시절부터 모든 것을 함께하며 지낸 두 사람은 서로를 동경하면서도 때론 냉혹한 평가를 서슴지 않으며 성장해나간다. 포스터에는 폴 세잔의 대표작인 ‘생트빅투아르의 산’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폴 세잔과 에밀 졸라가 서로 마주 보며 걷는 모습이 담겨 있다. , 을 연출한 다니엘르 톰슨이 16년간 제작을 염원하며 준비한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2) 오감이 즐거운 아름다운 로맨스
개봉 12월 7일 장르 뮤직 로맨스
감독 다미엔 차젤레 출연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J.K. 시몬스 등
배우 지망생과 재즈 피아니스트의 꿈과 열정 그리고 사랑을 그린 뮤직 로맨스 영화다. 주연 배우들이 노래에서부터 피아노, 연주, 탭댄스까지 대역 없이 소화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로 주목받은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신작으로 제73회 베니스영화제 개막작 선정·여우주연상 수상, 제41회 토론토영화제 관객상 수상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예매 오픈 1분 만에 매진을 기록하는 등 국내에서도 열기가 뜨겁다.
◇ 공연
1) 3색 공연으로 즐기는 따뜻한 12월
일정 12월 24일 , 12월 25일 , 12월 31일 장소 꿈의숲아트센터 콘서트홀
웅산밴드의 재즈콘서트 , 유터피 목관5중주단의 , 서울 페스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팝페라 가수 최의성, 소프라노 윤정인이 들려주는 등 각기 다른 색의 세 가지 공연을 선보인다.
2) 키니와 함께 떠나는 달나라 모험
일정 12월 31일까지 장소 압구정 윤당아트홀
연출 박찬 출연 윤효상, 유수호, 조용민, 권세봉, 박상아 등
크리스마스이브, 혼자 놀다 낮잠에 빠진 주인공 ‘감자’가 꿈속 고무줄 요정들과 산타클로스를 만나고 싶어 하는 물고기 ‘키니’를 만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관객들은 입장할 때 받은 고무밴드로 배우들과 함께 별, 산호초를 만들어 주인공의 모험을 도와줄 수 있다.
3) 가장 행복했던 그때 그 시절로
일정 2월 5일까지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연출 한진섭 출연 남경주, 서영주, 서범석, 전수경, 김선경 등
전 세계를 사로잡은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주크박스 뮤지컬 의 한국 초연 무대다. 1960년대 미국 마이애미 리조트를 배경으로 여섯 명의 주인공을 둘러싼 사랑 이야기를 중·장년 세대에게 친숙한 닐 세다카의 팝송 21곡에 담았다.
4) 반복되는 폭력, 반복되는 아픔
일정·장소 12월 6~15일 나루아트센터 소공연장, 12월 21~31일 대학로 게릴라극장
연출 이해성 출연 강애심, 이영숙, 김동완, 최유송, 유성진 등
일본군 위안부 사건과 한 여배우를 죽음까지 몰고 간 성 상납 사건 등 두 가지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 9년간 수요시위에 참석한 이해성 연출가의 절실함과 진정성이 녹아 있다. 제7회 대한민국연극대상 희곡상, 작품상, 여자연기상 등 3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글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knbae24@hanmail.net)
산업구조와 사회 상황의 변모, 가족에 대한 인식 변화, 이혼·비혼 증가 등 사회, 경제, 문화적 요인으로 혼자 사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최근 발표한 ‘2016년 9월 주민등록 인구 통계 현황’에 따르면 전체 2121만4428세대 중에서 1인가구가 738만8906세대(34.8%)로 가장 많다. 2인가구는 452만1792세대(21.3%)로 그 뒤를 이었고, 4인가구 397만1333세대(18.7%), 3인가구 391만8335세대(18.5%) 순이었다.
1인가구의 증가세는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건강하고 행복한 솔로 생활에 대한 교육이나 정보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 사는 연예인들이 방송을 통해 1인가구 생활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트렌드를 제공하고 솔로 생활 풍속도를 보여줘 눈길을 끌고 있다.
연예인 역시 이혼, 비혼, 사별, 직업적인 특성 등의 이유로 1인가구가 많이 늘었다. 방송사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앞다퉈 혼자 사는 연예인, 특히 중·장년 연예인 1인가구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MBC의 , SBS의 , , 채널A의 등의 프로그램은 혼자 사는 연예인의 생활을 통해 1인가구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의식주와 생활 전반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트렌드를 전달하고 있다.
1인가구 시청자들은 혼자 사는 연예인의 생활과 정보를 접하면서 실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는 방송인 전현무, 개그우먼 이국주 등 혼자 사는 유명인의 솔로 생활과 풍속도를 통해 혼자 사는 사람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의식주와 인간관계 형성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요령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의 출연자 중 이혼 후 혼자 지내면서 1인가구 생활을 하는 중견 탤런트 김용건(70)은 많은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용건은 의식주를 비롯한 기본 생활에서부터 취미, 사교활동, 문화생활, 건강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의상 구입에서부터 착용 방법에 이르기까지 패션감각이 뛰어난 패션니스타로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장·노년의 건강관리에 영향을 주는 음식 구매와 식사 잘하는 요령까지 알려준다. 또 행복한 장·노년 솔로 생활의 필수요소인 드라이브, 패러글라이딩, 록페스티벌 관람을 비롯한 취미생활과 지인들과의 정기적인 모임 등 사교활동과 인간관계 유지법 등도 제공한다.
김용건은 “시대와 상황이 변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혼자 살아도 행복하고 즐겁게 생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가족이 함께 살 때보다 혼자 살면서부터 패션에서 식사까지 더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혼자여서 외롭다는 생각보다는 혼자여서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동안 못해본 것을 해보며 생활한다. 긍정적인 생각이 행복한 1인가구 생활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예능인 김국진(51), 가수 강수지(49) 커플의 오작교 역할을 해 관심을 모은 SBS 은 중·장년 솔로 연예인들이 여행 등을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마음에 맞는 친구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혼자 생활하는 중·장년과 노년층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인간관계 단절에서 초래되는 외로움이다. 이 외로움을 여행과 이성 혹은 동성 친구와의 교제를 통해 잘 극복하고 즐거운 1인 솔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바로 이다. 김동규(51), 이연수(46), 김광규(49), 김완선(47), 김도균(52), 김국진, 강수지 등 이혼을 했거나 결혼을 아직 하지 않아 혼자 사는 중·장년 연예인들은 제주, 강원 등 전국 각지를 여행하며 서로 마음을 나눈다. 또한 솔로 생활의 어려움이나 외부의 시선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더 즐거운 1인가구 생활의 해법을 찾아가는 모습도 보여준다. 김완선 등 솔로 생활을 하는 연예인들은 결혼하지 않더라도 연인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에 출연하면서 연인이 된 김국진-강수지 커플은 “이혼 후 혼자 사는 생활을 오래 해왔다. 을 통해 서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됐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라도 연애나 교제 등을 통해 이성 친구를 만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외로움 극복은 물론이고 행복과 즐거움, 건강함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동성 혹은 이성과의 교제 외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극복하거나 가족이라는 연대감을 느끼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 바로 반려견 등 동물 키우기다. 주병진(57)은 종편 채널A의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개를 키우면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활의 변화 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병진은 방송에서 “애완견을 키우고 함께 생활하면서 내 삶이 달라졌다. 식사하는 것부터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까지 좋은 방향으로 변화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애완견 등 동물을 키우면 삶과 1인가구 생활이 더 행복해질 것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JTBC의 , tvN의 등 쿡방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김국진 등 혼자 사는 일부 연예인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1인가구 생활에서 가장 소홀히 하기 쉬운 식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건강 증진을 위한 요리법을 터득한다. 김국진은 “혼자 살면서 요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요리 만들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요리법을 배웠다. 혼자 사는 사람들도 요리법을 배우면 여러 가지 요리를 하며 건강을 챙기는 식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건모(48) 박수홍(46) 등 혼자 사는 중년 연예인의 생활과 이를 바라보는 어머니들의 심경을 듣는 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SBS에서 방송하는 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생활과 심경,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준다. 솔로 연예인들의 심경과 결혼 적령기를 넘기고도 솔로 생활을 하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심경 사이에 적지 않은 갈등과 오해가 존재하는 것이 보인다.
1인가구 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부모 등 가족들이 오해나 편견, 고정관념이 많아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토로한다. 솔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데 혼자 살면 외롭다거나 불행할 것이라고 예단하는 가족들 때문에 갈등을 겪기도 한다는 1인가구 생활자들이 의외로 많은 것이다. 박수홍은 “부모들은 자식들이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야 행복하고 혼자 살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가족과 가족 형태에 대한 생각과 인식도 많이 바뀌고 혼자 생활해도 결혼한 사람 못지않게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많다. 혼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1인가구로 혼자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이들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연예인들의 솔로 생활을 보면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청·장년은 취·창업 ‘장벽’을 넘어 ‘절벽’에 갇혔다. 한 줄기 빛처럼 청·장년 창업을 지원하는 비영리 임의단체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 손문규 사무국장(60)을 만나 활동상과 장래의 계획을 살폈다.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는?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박주순 소장)는 2013년도 11월에 설립하여, 현재 회원 130여 명이 재능기부 활동을 한다. 회원들은 SBA 서울산업진흥원에서 교육을 수료한, 경영지도·마케팅·재무회계·IC 등 다양한 소양과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 주요 활동실적은?
지난 4년 동안 많은 활동을 하였다. 서울시 청년창업기업역량강화 프로그램, 서울시 100인의 서울 창업포럼, 강남구청 청년사업지원센터 면접심사 등 많은 활동을 하였다. 프로보노 활동은 행정자치부와 MOU를 맺고, 한국자원봉사문화와 함께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4년도부터 현재까지 희망설계 재능기부 창업지원 멘토단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 6월에 제주지부를 설립하여 활동영역을 확장하는 성과도 있었다.
삼성·장지동과 강남구 창업지원센터에서 매일 당직을 정하여 창업 상담을 하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졌으나 경험과 자금이 부족하여 창업을 구체화하지 못하는 청년이 대부분이다. 창업에서 성공하려면 자금·마케팅과 기술력 3박자를 두루 갖추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장년 창업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마디로 돈이 되는 창업을 하여야 한다. 계산으로는 남는 것 같지만 손에 남는 것이 없는 흑자도산이나 불황형 흑자로 지칭되는 껍데기 창업은 말짱 헛것이다. 외부·내부 환경평가는 기본이요, 자기역량평가를 냉정하게 하여야 한다. 창업은 이상이지만 사업은 현실이다. 궁극적으로 자기 사업은 자신의 책임이다. 꼼꼼히 살피는 주의가 필요하다.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는 회원들의 귀중한 체험을 후세대에 되돌리는 재능기부 자원봉사 단체다. 자원봉사 활동에는 즐거움과 보람이 있어야 한다. 매달 토요등산·당구모임으로 건강을 다지면서 친목을 도모한다.
회원들이 전문분야 매월 월요강좌를 한다. 정보교류 및 새로운 지식습득과 교류의 장을 더욱 넓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추진한 일과 내년 계획은?
가장 큰 과제는 올해 안으로 임의단체 등록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로보노 활동과 컨설팅 업무를 제주 지부와 함께 서울과 제주에서 재능기부 사업과 청·장년 스타트업 및 소상공인에 관한 컨설팅 업무를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회원들의 역량을 상향 평균화 시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청·장년의 일거리창출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필자는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 회원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상담하면서 만났던 창업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메일과 SNS로 정보를 교환하는데 즐거움을 느낀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굽히지 말고 창업이 꼭 성공하기 바란다.
폐경 후 5년이 지나면 골밀도가 50%로 감소한다고 한다. 골밀도가 감소하면 골다공증으로 골절 위험이 높다. 30세가 지나면 근육량도 일 년에 1%씩 감소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운동밖에 대책이 없다. 중·장년 여성들에게 권하는 운동으로 체중부하 운동으로는 달리기, 줄넘기가 있고 심폐기능강화 운동으로는 걷기, 수영, 에어로빅이 좋다고 한다. 근력운동으로는 볼 맨드, 덤벨이 좋고 유연성 운동으로는 요가, 필라테스, 요통체조가 좋다고 한다.
그런데 달리기는 걷기운동 단계를 거쳐야 한다. 줄넘기는 제자리에서 하는 운동이라 금방 식상해진다. 수영, 에어로빅 등은 수영장이나 에어로빅을 가르치는 곳에 가서 배워야 한다. 볼, 밴드, 덤벨 등은 헬스클럽에 가서 하는 운동이다. 요가, 필라테스, 요통체조도 마찬가지다. 단체로 배우는 운동은 남들과 어울려야 한다. 성격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연령대가 안 맞아 힘겹거나 지루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운동이다. 요즘은 양재천, 성내천, 탄천, 안양천, 중랑천 등 개울 옆에 산책길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걷기운동을 할 수 있다. 걷기운동하는 사람들은 제법 많다. 그런데 걷기운동도 매번 장소가 똑같으면 흥미가 떨어진다. 다른 곳에서도 해봐야 하는데 혼자 계획을 짜기가 쉽지 않다. 계획을 짰다 해도 실행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동호회 회원들이나 지인들과 약속을 정해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좋다.
개울가나 시내 길은 대체적으로 평탄하다.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 약간의 높낮이가 있는 둘레길이 좋다. 평탄한 길을 걸을 때 사용하는 근육과 오르막 또는 내리막을 걸을 때 사용하는 근육은 다르다. 심폐량도 다르다. 그런데 둘레길에서는 중년 여성들이 잘 안 보인다. 부부가 손 잡고 오는 모습은 종종 보이지만, 중년 여성들끼리 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둘레길은 인적이 드물어 안전상의 문제가 있기는 하다. 어떤 코스는 남자 혼자 가는데도 너무 호젓해서 신경이 쓰인다. 신문이나 뉴스에 종종 오르내리는 멧돼지와 조우할 수도 있다. 이런 길은 여러 사람이 함께 다니는 게 안전하다.
둘레길 걷기는 좋은 운동이지만, 날씨에도 영향을 받는다. 비바람 불면 가기 싫고 가더라도 고생한다. 혹서기나 혹한기도 그렇다. 실내운동으로 댄스스포츠를 겸하면 좋다. 지루하지 않고 체중부하 및 근력 강화, 심폐지구력까지 골고루 좋은 운동이다.
‘걷기’는 격한 운동이 부담스러운 중·장년에게 알맞은 운동 방법 중 하나다. 걷기를 생활화하는 이들을 보면 지하철이나 버스 두세 정거장 정도 거리를 걸으며 건강을 챙긴다. 대중교통 노선을 따라가면 대개 평지를 걷게 되지만, ‘서리풀공원’ 산책로를 이용하면 맑은 공기를 쐬며 서초구의 중심을 가로지를 수 있다.
서초동(瑞草洞)은 과거 서리풀(벼)이 무성했다 하여 붙여진 동명(洞名)이다. ‘서리풀공원’은 2호선 방배역에서 서울고속터미널(강남)까지 서초구 중심을 가로지르는 산지형 공원으로 걷기에 부담 없고 볼거리가 많아 남녀노소에게 두루 권할 만하다. 방배역 4번 출구로 나와 청권사 돌담길을 따라 돌면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이곳에서 시작해 청권사쉼터, 서리풀다리, 몽마르뜨공원, 누에다리를 거치면 1시간 30분 내외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약 3km 거리). 시간이 넉넉하다면 꽃과 나무를 구경하거나 할머니·할아버지 쉼터, 맨발로 걷는 길(황톳길) 등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1. 청권사(淸權祠, 효령대군 이보 묘역)
조선 제3대 태종의 둘째 아들이며 제4대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과 그의 부인인 예성부부인 해주 정씨의 위패를 모신 사당과 묘소가 있다. 입구(외삼문)로 들어서면 마당 왼편의 작은 연못이 눈에 띈다. 조금 더 걸어가면 1902년에 제작한 효령대군의 신도비를 찾을 수 있다. 입구 오른편으로 난 작은 언덕길을 올라가다가 묘소를 기점으로 한 바퀴 돌면 짧게나마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평일 10~16시 무료 개방)
2. 서리풀공원·서리풀다리
서리풀공원 내의 서리풀다리는 도로로 단절된 산책로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북쪽으로는 한강을, 남쪽으로는 우면산을 이어주는 짧은 다리다. 서리풀다리를 기점으로 방배역 방향으로는 공기가 맑은 서리풀공원 산책로를 즐길 수 있고, 고속터미널 방향으로는 몽마르뜨공원과 누에다리를 만날 수 있다. 경사가 높지 않은 산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이 이곳만의 특징이다. 길이 넓고, 쉴 수 있는 의자와 쉼터가 곳곳에 있어 어린 손주와 함께 걷기에도 무리 없다.
3. 몽마르뜨공원
프랑스인이 많이 거주하는 서래마을 진입로를 ‘몽마르뜨길’이라 부르는데, 그 인근에 자리 잡게 되면서 ‘몽마르뜨공원’이 됐다. 원래는 아카시아나무가 우거진 야산이었는데, 지난 2000년 지역 배수지 공사를 시행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넓은 잔디밭을 둘러보다 보면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토끼를 발견할 수 있다. 귀여운 토끼를 보기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4. 누에다리
누에다리는 낮보다는 해가 진 이후에 찾아갈 것을 권한다. 다리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꽤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몽마르뜨공원에서 나와 누에다리 왼쪽을 바라보면 조명으로 반짝이는 남산서울타워가 보인다. 같은 위치에서 왼쪽으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오른쪽으로는 서울성모병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 아래 도로로 시선을 옮기면 자동차 전조등이 화려하게 수놓아져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요즘 나홀로족이 늘고 있다고 한다. 시니어도 예외는 아니다. 1인가구의 가장이자 구성원은 결국 나 자신. 혼자일수록 더 살뜰하고 똑소리 나게 자신을 돌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시니어 나홀로족이 신경 써야 할 것은 ‘건강’. 유익한 건강 콘텐츠와 생활정보가 담긴 앱 ‘시니어 라이프’를 소개한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SNS소통연구소 이종구 소장
1. ‘시니어 라이프’란?
50세부터 100세까지 중·장년 세대의 건강한 생활을 돕는 정보들을 제공한다. 생활건강뿐만 아니라 보건의학, 스페셜칼럼, 운동방법, 생활·법률정보 등이 담겨 있다. 메뉴가 간결하고 보기 쉽게 나뉘어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2. 메인 화면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앱을 열면 상단에 건강뉴스 정보가 나오고, 건강뉴스·운동방법·생활정보·건강백과 메뉴가 큼직하게 보인다. 그 사이 실시간 날씨 정보를 알려주는 코너가 있어 유용하다.
3. 건강뉴스
헬스코리아뉴스(인터넷 의학신문)에서 제공하는 건강 관련 기사가 담겨 있다. 첫 화면에는 인기기사가 나오고, 상단 메뉴에서 선택하면 생활건강·연재칼럼·스페셜·보건의약 등에 관한 콘텐츠를 살펴볼 수 있다.
4. 운동방법
준비운동·근력운동·지구력운동·유연성운동·평행운동 등 20가지 운동방법을 소개한다. 운동 강도·빈도·시간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직접 시연하는 영상도 함께 제공해 이해를 돕는다. 1분 내외로 가볍게 할 수 있는 동작들이 있어 따라 하기 쉽다.
5. 생활정보
건강·고용·주거·보호 등 다양한 분야의 생활정보와 법률정보를 볼 수 있다. 관심연령(중·장년 또는 고령자)과 성별(남성 또는 여성)을 고르면 관련한 법률정보 리스트가 나온다. 특정 단어로도 검색이 가능하다.
6. 건강백과
위키백과(인터넷 백과사전)를 기반으로 한 건강 관련 지식을 제공한다. 머리·가슴·비뇨기·다리 등 신체 부위별로 발생하는 질환들을 분류해놨다. 몸에 나타나는 증상들에 대한 간단한 자료를 살펴보는 정도로 활용하기에 좋다.
여러 드라마에서 우리 시대 아버지 역할을 소화하며 ‘국민 아버지’로 불리는 배우 박인환. 이번에는 연극 무대에 올라 또 다른 아버지의 삶을 연기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작품과 아버지의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작품의 매력과 출연 계기
노부부의 정겨운 모습과 현실적인 부모 자식 관계를 잘 그려냈어요. 나도 세 자녀를 뒀는데 유독 막내가 눈에 밟히거든요. 연극 속 아버지도 아들이 셋인데 자나 깨나 막내 걱정뿐이죠. 아마 막내와 보내는 시간이 가장 적기 때문일 수도 있고, 뭔가 덜 해줬다는 생각에 관심을 주다 보니까 애틋함이 더 커져서인 것도 같아요. 어느 집이나 그럴 거라 생각해요. 부모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하지만 가슴 따뜻한 이야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중·장년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점
시골집이 배경인데, 노부부는 틈만 나면 참기름 같은 것들을 싸서 서울에 사는 세 아들집으로 보내곤 해요. 자신들이 줄 수 있는 건 그게 전부니까 그렇게 마음을 표현하는 거죠. 아마 도심에 살고 있더라도 부모는 시골에 계시는 중·장년이 대부분일 거예요. 그런 이들에게 작품 속 노부부의 모습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죠. 또, 극 중 막내아들이 부모 말을 잘 안 듣거든요. 그래도 엇나가지 않도록 끊임없이 타이르죠.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게 농사이지만, 자식 농사는 그게 아니잖아요. 아무리 부모가 헌신한다고 해도 자식 일은 뜻대로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자식을 키우는 이들이라면 그런 부분에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보니까 혼자서 1시간 반을 이끌어야 해요. 더욱 긴장하고 숨 가쁘게 연기하고 있어요. 부모와 자식 관계를 그렸지만 자식들은 무대에 등장하지 않거든요. 전화로 대화하는 장면이 많은데 그것도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아버지의 대사로만 채워지죠. 자식이 무대에 나와 대화를 주고받으면 이해가 쉽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관객은 상상할 수밖에 없잖아요. 전화 내용이 중요한데, 관객이 메시지를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장면들을 가장 신경 쓰고 있어요.
작품 속 아버지와의 닮은 점
얼마 전에 막내아들이 연극을 보고 갔는데 뜨끔하지 않으냐고 하더라고요. 우리 때 아버지들은 사랑이라는 말을 참 안 쓰거든요. 대부분 어머니와 자식 관계는 더 다정한데 아버지하고는 거리가 멀어요. 표현이 무뚝뚝해서 그렇지 마음은 다 똑같은데 말이죠. 자식이 그런 마음을 이해한다고 하면 아버지로서는 다 이룬 건데, 참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떤 이들에게 추천하는지
물론 부모와 자식이 함께 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지 않겠어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연극을 보는 경우가 극히 드물더라고요. 괜히 쑥스럽기도 하고. 그러니 꼭 같이 보지는 않더라도 각자 보고 감동을 느낀다면 좋겠어요. 자녀세대가 연극을 보고 부모에게 전화 한 통이라도 걸게 된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공연 소개 연극
일정 12월 31일까지
장소 대학로 공간아울
연출 노민수
출연 박인환, 임동진, 박혜진, 한기중, 전국향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