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9

"고령화 탓?" 금리 떨어지고 재정 흔들린다

입력 2026-04-09 14:40

노후 준비, ‘저축’에서 ‘운용’으로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9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정책연구 브리핑 ‘글로벌 인구구조 변화의 거시경제적 영향과 시사점’을 통해 고령화가 한국 경제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구 변화가 단순한 사회 문제가 아니라 금리·성장·재정·무역 등 거시경제 전반을 흔드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인구 정점을 지나 감소 국면에 들어섰으며 2050년경에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일할 사람은 줄고 소비와 저축 방식도 달라지면서 경제가 돌아가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금리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기업의 투자 수요는 줄어들고 사람들은 보다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금리는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인다. 실제로 한국의 ‘기준이 되는 금리 수준’은 1990년대 이후 계속 낮아져 왔으며 앞으로도 고령화 영향으로 낮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중장년층의 자산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금 중심의 안정형 자산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로 버티는 노후’가 아닌 ‘자산 운용으로 버티는 노후’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배경이다.

생산성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진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거나 혁신에 투자하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연구개발(R&D)이나 소프트웨어 같은 ‘보이지 않는 자산’에 대한 투자 효율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이런 변화가 이어질 경우 경제 성장의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관련 투자 효율이 20% 낮아지면 생산성은 약 10%, 전체 생산은 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글로벌 환경은 일부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고령화가 함께 진행되면 금리는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이는 자본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이 분석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투자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생산 감소 폭은 상당 부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자본과 금리 환경이 국내 경제 충격을 일부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재정 상황은 더 직접적인 부담으로 다가온다. 고령층이 늘어나면 연금과 의료비 지출이 빠르게 증가한다. 반면 세금을 내는 인구는 줄어들면서 국가 재정 여력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세금을 올리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지출 구조를 손보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외경제 흐름도 바뀐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한국의 해외와의 돈거래에서 적자가 나는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쉽게 말해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해외에 쓰는 돈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2041년에는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 세계 인구가 함께 늙어가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이 시점은 2059년으로 늦춰진다. 이는 앞으로 수출보다 해외 투자에서 벌어들이는 배당이나 이자 같은 소득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금리 환경에 맞는 통화정책 정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 확대, 기술 중심 산업 육성, 재정 지출 구조 개선 그리고 해외 투자 확대가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고령화는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다. 금리는 낮아지고 국가는 더 많은 부담을 안게 되며 경제 성장 속도도 늦어진다. 이런 변화 속에서 노후 준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저축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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