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가 가득 고인 시골길을 걷노라면, 산비둘기 소리도 베이스로 가라앉는다. 늦사리가 한창인 밭머리에, 부룩소 한 마리 잠자리 따라 뛰놀고, 건듯 바람이 지나가면 잠시 마른 풀 먼지가 일어난다. 소루쟁이 금빛 씨알도 후루루 흩어져 발등을 덮는다. 미루나무 잎에 어느새 가을빛이 스며들어 가지 끝은 설핏 채색이 시작되었다.
이제 산과 들에 가을을 거역하는 것
사례> A는 B와 1968년 초부터 동거하다가 1971년 12월 15일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 둘 사이에 자녀 C를 두었다. A는 B와 서울에서 혼인생활을 하던 중 1981년경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곳으로 이주하여 B 및 C와 함께 생활하다가 1987년경 스리랑카로 이주하여 건설업체 생산업체 등을 운영하였다.
A는 1995년 3
조선시대 초상화의 뿌리가 명나라에서 시작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뿌리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우리의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우뚝 선 장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이 바로 초상화다.
명나라 왕조 376년(1368~1644), 청나라 왕조 275년(1636~1911) 도합 51년을 거치면서 초상화 제작과 관련한 중국의 화풍(畵風)도 많이 바뀌
이웃집 새댁이 취업했다며 싱글벙글했다. 그런데 직종이 좀 특이하다. 우리 동네 통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통장은 동네의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어려운 주민을 돌보는 일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여태까지 통장은 아저씨만 하는 일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나이가 갓 사십인 이렇게 젊은 여자가 통장을 맡은 건 처음 보는 일이라 대견하기도 하고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신이 성취한 일이나 행복했던 때를 많이 떠올린다면 말 그대로 행복한 인생일 것이다. 그러나 지나온 삶을 부정하거나 공포 또는 분노, 후회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호주에서 오랫동안 호스피스 활동을 하던 한 작가 겸 작사가 브로니 웨어가 라는 책을 펴냈다. 사람들은 죽을 때가 되
어느덧 세모(歲暮)의 달 12월입니다. 2016년 한 해도 이제 역사 속으로 영영 사라져가니 아쉽기는 하지만 해가 기운다고 속상해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스러짐이 마냥 슬픈 것은 아닙니다. 석양이 만드는 저녁노을은 그 얼마나 황홀합니까. 얼마 전 흘려보낸 만추의 가을은 얼마나 화려했습니까. 만산홍엽의 단풍 사이로 난 오솔길이 갈수록 그윽하고 다정다감하
‘꽃보다 할배’ 탤런트 백일섭 씨가 갑자기 검색어 상단을 차지했다. 무슨 사연인가 찾아보니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이 ‘졸혼’ 상태에 있음을 고백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졸혼’의 뜻을 몰라 부인이 죽었나 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졸혼’이란 결혼을 졸업했다는 뜻이란다. 이혼은 아니고 결혼을 졸업하다니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이혼하자니
일본의 나카노 교코(中野京子)라는 독문학 및 문화사 강사가 쓴 책이다. 책을 쓸 때 박물관을 따분해하는 남편이 과연 재미있게 읽을 것인가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패션, 그림에 무감각한 사람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했다. 미술이론을 강의하는 이연식 미술사가가 번역했다.
일본에는 남들이 관심을 안 갖는 분야에서 집중 연구하는 사람
올 한 해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으로 활동 중인 필자는 이번에 법무부 주관으로 교도소에서의 교정교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볼 기회가 있었다.
살면서 한평생 나쁜 짓 하지 않아 교도소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면 얼마나 좋겠는지 느껴볼 기회로 흔히 접해 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 남부교도소 견학에 동참했다.
필자는 사람은 원래 착하다는 성선설
장인어른은 올해 연세가 아흔이시다. 자식들이 하나둘 둥지를 떠나 도심에 살림을 차리고 여든다섯의 장모님과 두 분만 남아 시골집을 지키신 지 수십 년이 되었다. 막내 처제가 오십이 넘었으니 30년 가까이 된 셈이다. 두 분이 텃밭에 참깨며 고구마, 그리고 배추를 심으셔서 가을엔 김장도 함께 모여서 하곤 했는데 몇 해 전부터는 자식들의 만류로 겨우 배추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