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에 삼림욕장이 있다

기사입력 2017-07-05 09:57 기사수정 2017-07-05 09:57

▲서울대공원 삼림욕장(백외섭 동년기자)
▲서울대공원 삼림욕장(백외섭 동년기자)
매달 첫 휴일 산행하는 고교동창 산악모임 서등회(박찬선 회장) 회원들은 4호선 대공원역에서 모였다. 더위를 피하여 숲이 우거진 서울대공원 삼림욕장을 탐방하기로 했다.

이곳에 산림욕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공원 산림욕장은 경기 과천시의 대공원 외곽을 빙 둘러서 조성되었다.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 정문까지는 걷거나 코끼리열차를 이용한다. 산림욕장 출입구는 동물원 안에 있기 때문에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므로 동식물원 관람과 산림욕을 함께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가뭄 끝에 밤새 쏟아진 단비 덕분에 산천초목이 깨끗하게 목욕하였다. 전철역에서 공원 정문까지 친구끼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면서 걸었다. 신분증을 들고 줄을 서서 무료입장권을 받았다. 꼼짝 없이 ‘어르신’이다. 이곳은 숲이 우거져 여름철에도 걷기 좋지만 붐비지 않고 시골길처럼 한적하다.

정문을 통과하여 삼림욕장 안내판을 따라 산행을 시작하였다. 대공원 산림욕장은 일반적인 산책보다는 등산에 가깝다. 오르막 내리막이 연달아 이어지기 때문에 간편한 옷차림과 등산화를 꼭 착용해야 한다. 출발점은 서울동물원 호주관 옆으로 나 있는 출입구를 이용하였다.

부채꼴 모양을 따라 산림욕장 전체를 여럿이 도는 데는 4시간 이상 소요된다. 흙산길 탐방로는 비에 젖어 먼지가 나지 않아서 좋았다. 이 산림욕장은 1994년 서울대공원 외곽 청계산 능선에 8km의 길을 정비해 조성됐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결되는 주길 6.92km, 서울대공원으로 다시 빠져나올 수 있는 샛길 1.08km 구간이다. 등산을 하다 지칠 만하면 벤치와 쉼터가 등장해 한숨 돌려가는 여유를 준다.

산림욕 코스가 동물원 안에 출입구가 있는 데다 청계산 등산로와는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이용객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어느 때나 울창한 숲을 독점한 듯 여유롭게 산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서울대공원 산림욕장의 매력 중 하나다.

산책로 중간 쯤 이르렀을 때, 한 줄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울창한 대숲이 바스락 소리를 내어 속삭인다. ‘소나기는 지나기를 기다리며 피하라’던가. 전망대에서 우산을 들고 빙 둘러서서 임시 뷔페식당을 차렸다. 오이ㆍ토마토ㆍ참외 과일전을 벌이고, 막걸리ㆍ과일주 한 잔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소나기가 그쳤다. 지나는 사람조차 별로 없는 한적한 산림욕장! 최근 들어 몇 차례나 탐방한 '신대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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