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의 직업 수명은 그리 길지 않거든요. 은퇴 후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차에 3D 프린터 업계에 있던 지인에게서 책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이용자들이 너무 모르니 보급을 위한 서적이 필요했던 것이죠. 그렇게 3D 프린터라는 물건을 처음 접한 것이 2014년이었습니다.”
3D 프린터라는 낯선 장비와의 인연은 묘한 매력으로 그를 빠져들게 했다. 미래 산업을 주도할 만한 분야라는 확신이 섰다. 그리고 창업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지인을 통해 3D 프린터의 개념을 배웠고, 2015년에는 유한대학교에서 진행한 시니어 기술창업 스쿨 과정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쌓았다. 유한대학교가 배출한 수료생 중 우수창업 사례의 인물로 꼽히고 있는 그는 이제 후배들을 위한 교육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 대표가 설립한 회사 3D프린팅은 주로 3D 프린터의 하드웨어 보급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들을 위한 3D 교육용 키트나 고객이 직접 조립해 사용할 수 있는 DIY 3D 프린터 ‘메이커박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최근 그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는 3D 프린터와 관련한 소프트웨어, 즉 교육 분야다. 장비가 보급되더라도 이를 운용할 수 있는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관련 산업은 성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이나 기술 보급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방과 후 학습을 하는 곳에 찾아가 보면 아이들 앞에 모니터와 키보드밖에 없어요. 실제로 제품을 출력해보고 3D 프린터를 다뤄볼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이 현실이에요.”
그의 회사에선 매주 토요일 일반인들이 3D 프린터를 직접 다뤄보면서 배운다. 수강생들은 초등학생에서 주부까지 다양하다. 그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창업을 준비하는 중이라면 너무 거창하지 않게 작은 규모로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일단 경험을 쌓아보라는 의미다.
“본인이 스스로 흥미를 갖고 시도할 만한 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해요. 사소한 아이디어라도 좋아요. 사람들이 드나드는 상점 한 귀퉁이에서 공방처럼 시작해도 좋아요. 지금 시점에선 출력대행서비스(출력실)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당분간 수요는 계속 될 테니까요.”
그는 자신만의 전문 분야가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다.
“주변에서 제빵사가 자신만의 케이크 장식을 위해 3D 프린터를 이용하기도 하고, 금속 세공사나 의상 디자이너가 활용하는 경우도 봤어요. 본인만의 전문기술을 활용할 수 있으면 3D 프린터 기술의 가치는 훨씬 올라갈 거예요.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