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1년 새해, 희망을 북돋는 넷플릭스 영화
- 2021년 신축년이 밝았다. 새해가 되었다고 일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게임 속에서 ‘리셋’ 버튼을 누르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듯 1월 1일부터는 새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지난해 모두가 고생한 만큼 올해는 희망찬 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대해보면서,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줄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버킷리스트 (The Bucket List, 2007) 병상에서 만난 두 노인 ‘카터’(모건 프리먼)와 ‘잭’(잭 니콜슨)이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앞두고 죽기 전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의기투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평생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죽음 앞에서는 공평한 두 사람이 병상을 박차고 나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버킷리스트를 이뤄나가는 모습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할리우드 노장 배우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이 영화로 ‘버킷리스트’라는 단어가 대중화되면서 평생 동안 이루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는 문화가 확산됐다. 새해를 맞아 뜻깊은 계획을 세우고 싶다면, 영화를 보며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행복을 찾아서 (The Pursuit of Happiness, 2006) 한물간 의료기기를 판매하며 어린 아들 ‘크리스토퍼’(제이든 스미스)와 어렵게 살아가는 세일즈맨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가 절망 끝에서도 행복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고군분투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무일푼 노숙인에서 무급 인턴으로, 자산관리회사 ‘가드너 앤 리치 컴퍼니’의 CEO로 거듭난 월가의 신화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지하철 화장실에서 쪽잠을 자고, 노숙인 쉼터에서 지내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행복의 열쇠를 찾아낸 가드너의 굴곡진 삶이 윌 스미스와 그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의 절절한 부자 연기로 극대화된다. 영화 후반부쯤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가드너가 카메오로 등장하니, 두 눈 크게 뜨고 집중해서 시청해보자. 3.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16년째 잡지사에서 지루한 일상을 반복하는 사진 에디터 ‘월터’(벤 스틸러)가 잃어버린 잡지 표지 사진을 찾기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견디기 위해 매일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시간을 보내던 월터는 여행지에서 자신의 상상들이 현실로 이뤄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인생에 전환점을 맞는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상어와 싸우고, 폭발 직전의 화산으로 돌진하는 등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낸 월터는 현실로 돌아와서도 더이상 상상에 갇히지 않고 상상을 눈앞의 현실로 이뤄나가며 삶을 보다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시작한다.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히말라야 산맥 등 대자연을 넘나들며 성장해나가는 월터의 환상적인 여정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
- 2021-01-01 09:00
-
- 정원에서 삶과 예술을 보려거든
- 파주 헤이리는 문화예술인들이 만든 공동체 마을이다. 볼 것 많고, 거닐 곳 많아 찾아와 노니는 이가 많다. 저마다 개성에 찬 건축으로 돋보이는 미술관, 박물관, 공방, 카페, 그리고 살림집이 즐비하다. 자연 환경을 존중해 지은 건축들의 좋은 매너와 세련미, 그리고 거주자들의 재능과 활동력으로 생동하는 신흥 예술타운이다. 파주시의 이채로운 문화 브랜드이기도. 블루메미술관이 여기 헤이리에 있다. 블루메? 푸른 산? 아니다. 굴참나무(Quercusvariabilis Blume)의 학명 끝 단어를 따온 이름이다. 블루메미술관의 상징물이 굴참나무이기 때문이다. 미술관 입구에 신장(神將)처럼 떠억 버티어 선 우람한 굴참나무 한 그루. 수령 100년이 넘은 거목이다. 아파트 5층 높이에 맞먹는 장신 노목이다. 세상 이치에 한소식 이미 했을 굴참나무. 이걸 본디 자리에 그대로 두고 건축을 한 건 오래 살아남은 생명에 관한 예우에서다. 나무 한 그루 살려둔 게 무슨 대수냐 싶지만, 이 미술관의 설립자는 시원하게 싹 베어내 공간을 확보하자는 주변의 의견을 거슬러 건축을 했다. 그는 자연을 정중하게 대접하지 않고선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성향의 소유자? 낮아지자, 모든 살아 있는 식물 앞에서 고개 숙이자, 그는 그쯤의 자세를 견지해 자신이 영혼 없이 사는 속물이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기를 관습으로 삼은 인물이려나? 그런데, 굴참나무를 살려두고 건축을 하는 데엔 지난한 과정이 따랐다. 나무를 건축으로 품기 위해 쏟아 부은 비용만 해도 1억 원 이상이었다고. 면밀한 설계도 기본이었다. 블루메미술관은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주조로 건축한 미술관이다. 설계자는 중견 건축가 우경국(예공아트스페이스 대표)이다. 우경국은 어마어마한 덩치를 가진 굴참나무를 건축의 내부로 끌어들이기 위해 최대한 개방적인 공간 구성을 하고, 콘크리트 벽에 사각형 구멍들을 숭숭 뚫어냈다. 나무를 감옥살이시키지 않기 위해서. 덕분에 나뭇가지들은 구멍을 통해 벽을 탈출, 구차한 속박 없이 생장할 수 있게 되었다. 우경국의 얘기는 이렇다. “그 자리에 존재하는 나무는 건축이며, 동시에 관습적 공간의 내·외부 개념을 해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됐다.” 설계자는 굴참나무를 건축의 하나로 읽었던 거다. 나무가 집의 외부에서만 자란다는 통념을 깼다는 얘길 하는 거고. 그는 설립자의 의도를 충실히 구현한 셈이다. 나무와 건물,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근간으로 미술관을 만들고 싶다는 설립자의 취지는 이 미술관 안팎에 조성된 정원 공간들의 수려함과 다양성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층 중정(中庭)은 통째 야생초 꽃밭으로 인위와 자연이 만나 형성한 매력적인 생태 경관을 펼쳐 보인다. 건물이 등을 기댄 뒷산 자락의 수목들은 또 어떻고? 손댄 바 없이도 찬연한 미감으로 빼어난 자연정원이다. 이러하니 ‘정원이 있는 미술관’이라기보다 ‘미술관이 있는 정원’이라 할까보다. 이 미술관에 그림을 보러 온 사람들은, 벽 구멍을 다소 수고스럽게 관입하고서도 은성한 우듬지를 이룬 굴참나무의 곡예와, 가을꽃들 하늘거리는 정원의 미모를 뜻밖의 보너스로 관람하게 된다. 그렇다면 자연을 잘 북돋아 만든 블루메미술관의 설립자는 대체 뉘신가. 서양화가 백순실(70) 선생이다. 미술관 관장이기도 한 그는 15년 전부터 헤이리에 살며 정원을 가꾸었다. 그림을 그리는 일, 관장 직무를 수행하는 일이 본분이지만 정원가꾸기도 천분인 양 공을 들였다. 과수원집 딸로 자란 덕에 유년 때부터 풍부하게 경험한 초목의 아름다움에 대한 선망과 호감이 노년까지 이어져서다. 게다가 나무와 꽃에 담긴 자연의 뜻과 숨결을 대변하는 게 예술이지 않은가. 화가인 그에게 정원은 자연이 축약된 소우주이자 사색의 오솔길이리라. 그는 굴참나무가 거침없이 죽죽 뻗어나가기를 염원할 게다. 삼라만상을 살게 하는 태양을 향한 찬배처럼 한 뼘이라도 더 높고 멀리 나아가기를. 마치 자신의 미술작업이 상상과 조형의 가지를 뻗어 마침내 자유로운 세계에 가 닿기를 바라듯이. 희로애락을 녹여 참자유를 찾고 싶었다 백순실은 ‘동다송’(東茶頌) 연작으로 유명한 작가다. 백순실이라는 이름을 몰라도 ‘동다송’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다. 그만치 널리 회자된 역작이다. ‘동다송’은 조선 후기의 고승이자 다도의 명인 초의선사가 쓴 불후의 명작이다. 시정과 영감에 넘치는 문장으로 차의 모든 걸 이야기했다. 백순실은 일찍부터 다도에 입문해 조예를 키웠으며, 30여 년 전부터 차의 정신을 테마로 한 회화 창작에 주력했으며, 그가 전적으로 공감하고 지지하는 초의의 ‘동다송’을 연작 제목으로 차용했던 것이다. 초의가 ‘동다송’에서 갈파한 다론(茶論)의 요체는 간명하다. 좋은 물을 얻어 좋은 차를 마시면 도통할 수 있다는 거였다. 제법(諸法)이 불이(不二)하니 차와 선(禪)이 둘이 아니라 했다. ‘동다송’에 꽂힌 백순실의 창작 지론도 비슷하다. 차 그림을 통해 ‘내 안의 희로애락을 다 녹여 참자유를 찾고 싶었다’는 게 아닌가. 해서 날마다 차를 마시듯, 날마다 차를 그렸다. 차의 향기, 빛깔, 감성은 물론 다도의 정신성을 캔버스에 담았다. 흙 마당을 닮은 갈색 톤을 바탕색으로 깔고, 고도의 은유와 상징으로 걸러진 묘사로 다도를 그렸다. 차를 즐기는 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거실에 걸어두고 싶은 작품인지라 잘 팔리기도 했다. 이래저래 백순실은 오나가나 ‘동다송 작가’라는 소리를 듣는다. 블루메미술관의 건축적 지향 역시 그의 ‘동다송’을 형상화하자는 데에 두었다. 지난 2013년의 개관 이래 블루메미술관은 다수의 기획전을 펼쳤다. 특기할 만한 건 정원, 또는 자연을 테마로 한 전람회가 잦았다는 점이다. 굴참나무와 꽃밭이 단순히 시각적 심벌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미술관의 정체성까지를 표방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즉, 이 미술관은 정원이라는 인위적 자연의 가치가 미술 행위를 통해 어떻게 조형화되는지 알게 하는 전시회 기획을 역점으로 삼아왔다. 마른 멸치대가리처럼 수척한 우리네 일상이 정원의 생기발랄로 보완되는 양상을, 삶과 자연이 결합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긍정적인 에너지의 실상을 미술작품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획전을 거듭해왔던 거다. ‘나무와 만나다’, ‘정원사의 시간’, ‘정원놀이’ 같은 타이틀로 펼쳐졌던 전시회가 그것들이다. 현재 진행되는 기획전 이름은 ‘재료의 의지-정원에서의 대화’전(展)이다. 최병석, 제닌기, 김지수, 이 세 작가가 참여했다. 간소한 재단으로 합판의 형용을 심드렁히 조형하고서 ‘피곤한 사각형’이라 제목을 붙인 최병석의 작품은 이상하고 재미있다. 인조머리카락과 인조손톱까지 재료로 끌어들인 제닌기의 설치작품은 섬뜩하고 기발하다. 이끼를 담은 그릇 여러 개를 허공에 매달아 공중에 뜬 이끼의 열도(列島)를 연상시키는 김지수의 작품 ‘공중정원’은 신비해 상상력을 펼치게 한다. 그런데 ‘재료의 의지’라는 전시 타이틀은 아무래도 아리송하다. 좀 쉽고 선명한 타이틀이라면 한결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텐데. 미술 기획전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동들을 위한 ‘미술관 속 미생물’은 미생물 눈에 바라보이는 세상을 상상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청년 가드너 김석원(보타니컬스튜디오삼 대표)이 주도하는 성인 대상의 워크숍 ‘서로 재료 읽기 연습’은 미술관 정원을 산책하며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과 프로그램들은 12월 27일까지 계속된다. 미술관 정원에 내려앉은 가을로 시나브로 풀들이 저물기 시작한다. 가을을 반색하는 가을꽃들은 희거나 연푸른 꽃떨기를 살랑거린다. 피거나 시들거나, 그저 그렇게 순환할 따름인 초목들은 저마다 순리를 두런거리는 철학자들이다. 가을날의 우수를 사람에게 안겨준다는 점에서는 감정을 촉발하는 예술 활동가들이다. 누구였더라, ‘모든 것이 예술’이라 말한 이. 블루메미술관에 머문 한나절, 예술과 노닐어 남은 허기가 없다. 말라가는 가을 풀들의 눈짓과 몸짓은 기억해둘 만한 그림이고. < 2편에 계속 >
- 2020-11-06 09:30
-
- 반려식물 분양부터 상담까지, 휴대폰 하나면 끝!
-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만발한 꽃이나 울창하게 자란 나무 사진을 볼 때면, 싱그러운 감성에 젖어 방 한구석에 작은 화분이라도 놓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인파가 북적이는 곳은 방문하기 꺼려진다. 식물은 키우고 싶지만, 외출이 망설여지는 이들을 위해 분양부터 상담까지 집에서 '언택트'로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STEP1 ‘심다’로 어울리는 식물 찾기 식물을 키워본 적 없거나 키우는 족족 죽여 애를 먹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작정 새 식물을 들이는 것보다 어울리는 짝을 찾는 게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 간 궁합이 있듯, 식물도 성향이 맞는 주인을 만나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식물 큐레이션 서비스 ‘심다’는 식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잘 살 수 있도록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어울리는 식물을 추천하고, 실전에 도전해볼 수 있도록 식물 키트를 배송해준다. 서비스는 키트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이들에 한해 무료로 진행되며, 인스타그램으로 신청할 수 있다. 먼저 식물을 키워본 경험, 돌볼 수 있는 시간 등 행동 패턴부터 창문 유무, 공간에 들어오는 일조량 등 거주 공간에 대한 내용까지 다양한 질문이 담긴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의 성향을 분석한다. 키트 가격은 6만9000원. 큐레이션한 식물과 분갈이 화분, 분갈이용 흙, 모종삽, 안내서 등을 담아 제공한다. https://simda.kr STEP2 ‘플립’으로 공부하고 친해지기 잘 키울 수 있는 식물을 찾았으니 본격적으로 알아갈 차례. 반려식물 정보 기반 플랫폼 ‘플립’은 이용자가 원하는 식물에 대한 모든 것을 한 게시물 안에 담아 제공한다. 이용하는 법은 간단하다. 플립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베이지색 배경에 ‘나는 ○○○을 잘 키우고 싶다’라고 적힌 단순한 디자인의 검색창이 나타난다. 이때 공백 부분에 마우스를 갖다 대고 식물 이름을 입력하면 해당 식물 정보를 볼 수 있는 게시물이 나타난다. 생김새와 특징 등 기본 설명부터 물 주는 시기와 빈도, 분갈이 방법 등 일일이 찾기 번거롭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까지 모두 정리돼 있어 정보가 부족한 초보 가드너에게 안성맞춤이다. 식물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숍도 있다. 큰 화분보다는 벽에 걸어놓는 행잉플랜트나 잎사귀가 멋스러운 작은 관상용 식물을 판매한다. 종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 키울 식물의 친구를 만들어주는 용도로는 나쁘지 않다. 식물을 돋보이게 하는 형형색색의 화분과 화병, 오브제 등도 함께 판매한다. 가격대는 식물의 경우 2만 원 이내이며, 장식품은 2000원대부터 12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www.fuleaf.com STEP3 ‘리피’에게 상담하기 좋은 주인이 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도 돌발 상황은 언제나 발생하는 법. 식물은 온도, 습도, 일조량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해 조금만 신경 쓰지 않으면 아프기 쉽다. 잘 자라던 식물의 잎이 시들해지거나 노랗게 변하기 시작했다면, ‘리피’에게 SOS를 요청해보자. 리피는 친환경 식물관리 솔루션 회사 ‘코스믹그린’에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채널(@leafy_cosmicgreen)이다. 반려식물을 키울 때 필요한 팁과 주의사항을 카드뉴스로 소개하고 관련 상담을 진행한다. 이용자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증상, 자라는 환경 등을 사진과 함께 보내면 이를 토대로 문제의 원인을 짚어주고 해결책을 제공한다. 일부 상담 내용은 ‘리피의 상담일지’라는 콘텐츠를 통해 공개된다. 또 ‘반려식물 처방전’을 통해 해충, 곰팡이 등 식물을 키우다 발생하는 애로사항 대처법을 설명한다. 이외 ‘식물용어사전’, ‘반려식물도감’ 등 식물 집사라면 눈길이 쏠릴 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STEP4 ‘플리어리’로 성장 일지 기록하기 상담도 받았겠다, 이제 잘 자라만 주면 된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식물의 모습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쉽다면, ‘플리어리’를 사용해보자. 식물 관리 서비스 ‘플리어리’는 반려식물의 성장 일지를 기록하는 앱이다. 플레이 스토어나 앱 스토어에서 다운받으면 된다. 앱에 접속해 식물의 종류와 애칭, 입양한 날, 물 주기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식물 일러스트와 함께 기본 화면이 나타난다. 다이어리 기능은 기본 화면에서 아래 방향 화살표를 눌러 사용하면 된다. 사진을 올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식물의 성장 과정을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다. 다이어리 옆에는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물 줘야 하는 날을 알려주는 캘린더 기능이 있다. 이 기능만 잘 활용해도 식물을 말라 죽일 일은 없다. 평소 일기를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식물일지 기록하는 게 번거로울 수 있지만, 꾸준히 기록하다 보면 처음 데려왔을 때와 달라진 모습에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 2020-10-23 08:57
-
- 시민정원사 꿈꾸는 권옥연씨 “문화가 복합된 정원 꾸며보고 싶어요”
- “전 삼수생이에요.” 신구대학교 시민정원사 교육과정에서 만난 권옥연(權玉蓮·64)씨는 웃으며 이야기했다. 조경가든대학 교육에 참여하려고 몇 번 시도한 끝에 지난해 겨우 수료할 수 있었고, 올해는 심화과정이라 할 수 있는 시민정원사 과정에 참여 중이다. 권씨가 정원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두 가지 계기가 있었다. 첫 번째는 관광 프로그램을 통한 일본 정원 탐방이다. 일본 후쿠오카 등 큐슈 지방의 유명 정원을 돌면서 문화를 접했던 것이 그에게 큰 영향을 줬다. 두 번째는 주말에 쉬려고 마련한 양평의 전원주택이다. 이 집이 그를 조경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고 당장 갖게 된 정원이 직접 가꿔야 할 숙제가 됐다. “일본에서 아름답고 정갈한 정원들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복잡한 머리를 식히며 명상할 수 있는 정원이 있다면 좋겠다 싶었죠. 마련한 전원주택은 정원이 200평이나 돼요. 막상 가꿔보려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체계적으로 먼저 배워보자고 마음먹었죠.” 교육과정은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보람도 컸다고 말한다. “정원 관리가 몸을 써야 하는 일이잖아요. 요즘처럼 여름에는 땀도 많이 나고 더 힘들어요. 대신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니까 건강에는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지난해에는 경기도에서 주최하는 정원박람회에 교육생들과 함께 월가든(벽 형태의 정원)을 제작해 참여했는데, 기획에서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보람 있었어요.” 시민정원사 과정을 공부하며 권씨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정원과 문화가 복합된 공간을 꾸며보는 일이다. “최근에 최시영 건축가의 파머스대디와 같은 공간들이 주목받고 있잖아요. 저도 제가 그동안 열심히 해왔던 도예나 자수 같은 예술 분야와 접목한 정원이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그곳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 마니아가 만나 서로에게 전문 분야의 교육을 해주는 문화공간을 꿈꾸고 있어요. 단지 꿈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부지부터 열심히 알아보고 있습니다.” 평생 흙과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다가 갑작스레 정원 일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했지만 너무나 맘에 든다는 그는 시니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나이 들면 흙과 꽃이 좋아진다고 하잖아요. 저 역시도 그랬어요. 요새는 정원에 만든 텃밭에서 채소들을 가꿔 먹는 재미도 쏠쏠해요. 또 해질녘에 해먹에 누워 정원을 바라보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죠. 안과의사인 남편은 손이 보배라며 뒷짐만 지고 있어 약이 오르기도 해요. 그래도 노년에 이렇게 바쁘게 지낼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나이에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뭘 하지?’ 하며 방황하는 사람도 많잖아요. 몸을 움직여서 건강에도 좋고, 여러 분야 중에 정원을 가꾸는 이 직업을 추천하고 싶어요.” 시민정원사를 꿈꾸는 권옥연씨(上)와 그의 정원(下).
- 2017-08-17 19:55
-
- 공간과 인생까지 가꿔주는 직업 정원사를 아시나요?
- 사실 정원사는 우리에게 그리 익숙한 직업은 아니다. 좁은 주거 지역에 많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국내 대도시의 특성상 대다수의 한국인은 정원이 없는 주거 형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저 사다리에 올라 큰 나무의 모양을 전정가위로 다듬는 영화 속 등장인물이 떠오르는 정도다. 그러나 이제는 아파트에서도 작은 정원을 만드는 사람이 많아지고, 공원이나 화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원사는 최근 주목받는 직업이 되고 있다. 콘크리트 빌딩이 빽빽이 들어선 도심 속에 언제부턴가 공원이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실제 숫자로도 확인된다. 올 3월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서울 시내에 새로 조성된 공원·녹지는 197개로 나타났다. 총 면적은 188만㎡로 여의도공원의 8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도시 내의 녹지를 넓히려는 목적은 다양하다. 가장 먼저 지역 주민의 심리적 안정이 가장 크다. 실제로 녹지 공간의 유무는 노령층의 뇌 활동에 영향을 준다는 해외의 연구사례도 있고, 올 초 서울대학교 연구진은 녹지가 적은 지역에 살면 고지혈증에 걸릴 가능성이 1.5배 높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심의 폭염이나 열대야와 관련이 있는 열섬현상을 막기 위해서도 녹지를 계속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녹지 공간의 확대는 결국 관리 인력의 수요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데 그 직업이 바로 정원사다. 각 지자체에서 앞다퉈 양성 정원사에 대한 개념이 최근 들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 정원이나 공공기관의 녹지공간을 관리해주는 개념이 컸다. 조경은 건설과 함께 이뤄지고 정원사는 관리만 한다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최근 정원사의 업무 범위가 넓어졌다. 경기도와 함께 시민정원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신구대학교 식물원 박종수 과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최근에는 정원사의 개념이 확대돼 정원 조성을 위한 디자인과 식물의 구성을 기획하고, 식수(植樹)와 관리 능력까지 두루 갖춘 사람을 말하고 있어요. 정원의 디자인만 하는 ‘디자이너’가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엔 정원사가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있어요.” 도시의 녹지가 늘어나면서 각 지자체에는 시민정원사 혹은 시민가드너 양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역 주민에게 화초 등 식물의 생육에 대한 정보와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대신, 일정시간 이상 자원봉사나 재능기부를 통해 이들을 지역주민을 위한 녹지 공간 형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자격증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국가기술자격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조경기능사, 원예기능사, 화훼장식기능사가 있다. 최근 함께 각광을 받고 있는 도시농업과는 개념이 다소 다르다. 도시농업이 ‘생산’에 초점을 맞춰 건물 옥상 등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라면, 정원사는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에 녹지를 구성하는 일을 한다. 이러한 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한 지자체는 경기도다. 경기도는 2013년 제1기 시민정원사 84명의 인증을 시작으로 경기도 시민정원사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경기도는 오는 2023년까지 3000명의 시민정원사를 배출할 계획이다. 경기도에서 시민정원사가 되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기본 교육과정인 조경가든대학을 이수하거나 대학에서 관련학과를 졸업해야 지원이 가능하다. 대신 경기도민에게는 75만원의 교육비 중 50만원을 지자체에서 지원한다. 시민정원사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년간 96시간의 자원봉사에 참여해야 한다. 이들은 수료 후 지자체에서 관리가 필요한 녹지로 파견돼 자원봉사를 하게 된다. 일부 교육기관에 조성된 ‘학교숲’이나 마을의 공한지나 자투리땅의 공원화 등에 참여한다. 땅의 공원화는 범죄율을 낮추는데도 도움이 돼 각 지자체에서는 공원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식물의 식생에 관한 교육이 청소년의 교화에도 긍정적 역할을 해서, 전북경찰청 등 일부 기관에선 지역 교육기관과 함께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시민정원사 혹은 시민가드너 교육과정은 지자체별로 조금씩 다르다. 각 지자체별로 호칭도 다르고 교육시간이나 운영방식도 지역 현실에 맞추다 보니 제각각이다. 그러나 지역에 자원봉사 형태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대부분 비슷하다. 교육 후 소득 기대는 아직 ‘흐림’ 화초의 재배나 관리 등은 시니어의 주된 관심 분야이다 보니 실제 교육과정에서도 수강생들이 대부분 은퇴자들이다. 한 지자체 교육 담당자는 “정원을 가지고 있는 참가자가 많다 보니 독특한 교육문화가 형성되고, 커뮤니티의 결속력도 상당합니다”라고 말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경쟁률이 높은 곳도 있다. 일부 지자체는 경쟁률이 2대 1에서 3대 1가량이나 되어 교육생보다 대기자 수가 더 많다. 재수, 삼수가 기본인 곳도 있다. 박종수 과장은 “기본적으로 제대로 된 정원사가 되기 위해서는 1년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이기 때문이죠. 또 아름다운 정원을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꽃의 크기, 키, 화색(花色)까지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가 정원에 흔하게 심는 팬지만 해도 50종이 넘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교육 효과는 상당하다. 정원사 교육은 생활 속에서 활용이 쉽기 때문에 개인 정원에서 화초부터 실습해볼 수 있다. 또 심리적 변화는 덤이라고 귀띔한다. 앞으로 정원사의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녹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다양한 활용 방안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 각 지자체에서 도시정원사 자격을 앞다퉈 도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대구시의회에서도 시민정원사 인증제 도입이 발의된 상태다. 문제는 시민정원사를 바라보는 지자체의 시선이다. 늘어나는 녹지나 공원에 비해 관리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한정된 예산으로 ‘열정페이’만을 강요하는 구조로 정책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대부분의 작업을 자원봉사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결과적으로 직업으로서 정원사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현장의 교육 관계자들도 아직까지 취업이나 창업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정부기관이나 기업의 수목관리자로 일부 취업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자리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소수이지만 화초 판매와 생육 방법 교육을 함께하는 플라워카페를 창업하는 사례도 있다.
- 2017-08-08 09:08
-
- 국민연극 <라이어> 20주년 특별 기념공연 <스페셜 라이어>의 배우 서현철
- 1998년 초연 이래 20년 동안 총 3만5000회 공연, 누적관객 수 500만이라는 기록을 세운 연극 .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찾아온 의 스탠리 가드너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0주년 기념 특별공연 에 출연하게 된 계기와 소감 오래전 재미있게 본 코미디 연극이다. 코미디 연극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는 참여를 못했었다. 처음 를 함께 해보자고 제안이 왔을 때, 현재 스케줄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참여하고 싶었다. 초연부터 함께한 분들도 계시고 많은 사람이 재미있다고 하는 작품이라 그에 따른 부담감도 있다. 다른 분들이 만들어놓은 것에 폐가 되지 않게 내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재미있게 만들고 싶다. ‘스탠리 가드너’는 어떤 인물인가? 백수인 스탠리 가드너는 친구인 존 스미스의 거짓말을 감싸주려고 노력하지만, 그 거짓말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친구를 위하는 그의 모습이 정말 의리 있다고 생각한다. 극 속에서 거짓말로 인해 여러 번 직업과 역할이 바뀌는데 그런 모습을 연기하는 것도 재미있다. 아마 그의 매력은 친구의 거짓말까지 감싸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닐까?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 같이 공연했던 분들도 있고 이번에 새로 만나는 분들도 있다. 여러 곳에서 모였으니 초면에는 당연히 어색하지 않겠나. 하지만 저마다 갖고 있는 마인드가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언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니, 연습하는 동안에도 정말 재미있게 하는 중이다. 게다가 다들 너무 열심히 해서 나도 덩달아 더 노력하고 있다. 최근 방송을 통해 주목받기도 했는데, 꾸준히 무대에 오르는 중견배우로서 ‘무대’란 어떤 의미인가 드라마나 예능에 출연하고 있지만, 아직은 무대에 더 정이 간다. 같이 공연하는 배우들과 함께 연기 연습을 하며 정을 나누는 연극 무대는 내가 꼭 지켜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내가 느끼는 무대는 건강하게 살아 있는 곳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해서 무대에서 연기하고 싶다. 관객들이 이번 공연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점 작품 자체에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연극을 좋아하는데 가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지어낸 웃음이 아니라 상황이 만들어내는 잘 짜인 공연이다. 재미와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한 무대에서 다시 보기 힘든 배우들이 출연하는 만큼 이번 를 놓치지 말라 하고 싶다. 일정 7월 30일까지 장소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연출 이현규 출연 서현철, 이종혁, 안내상, 우현, 홍석천 등
- 2017-05-29 15:47
-
- 신사임당의 재능별 맞춤형 자녀교육
-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장의 명문가 자녀교육 따라잡기] 하버드대의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이라는 책에서 인간의 지능을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공간지능(건축가, 미술가, 발명가 등과 같이 3차원의 세계를 잘 변형시키는 능력), 대인관계지능(유능한 정치인, 지도자, 또는 성직자), 자기이해지능. 자연탐구지능 등 8가지가 있다고 주창한다. 그런데 흔히 부모들이 자녀에게 범하는 잘못이 다방면에 능한 천재를 요구한다. 국어·영어·수학뿐만 아니라 전 과목을 잘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천재는 흔하지 않다. 가드너가 다중지능을 주창했듯이 사람은 한두 개의 재능에만 강할 뿐이다. 그 재능을 어떻게 발현하게 하느냐가 부모에게 달려 있다. 이때 자녀가 가진 장점을 더 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이 바로 부모에게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500년 전에 ‘다중지능’ 이론을 적용해 훌륭한 인재를 3명이나 배출한 어머니가 있다. 바로 신사임당이다. 사임당은 율곡에게는 언어지능과 대인관계지능에 주목하고, 옥산과 매창에게는 공간지능을 키우는 데 주력했던 것이다. 물론 사임당이 오늘날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을 알지 못했지만 그의 교육철학이 자녀를 맞춤형 재능을 키우도록 이끌었을 것이다. 신사임당이 결혼할 당시에는 율곡 가문은 ‘정체기’라고 할 수 있다. 신사임당의 남편 이원수의 조부는 경주판관을 지낸 인물이었으나 정작 이원수는 과거 시험에 매번 고배를 마셨다. 신사임당이 친정살이를 하게 된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그러나 신사임당은 4남3녀 중 셋째 아들인 율곡 이이(1536~1584)와 큰딸인 매창, 막내아들인 옥산 이우 등 세 명을 큰 인물로 키워 내면서 가문의 부흥기를 다시 일으킨다. 그 비결은 바로 신사임당의 ‘입지(立志)’교육에서 비롯한다. 신사임당은 평소 자녀들에게 “뜻을 세우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면서 ‘입지교육’을 강조했다.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목표, 즉 뜻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임당의 입지교육은 보다 구체적으로, 자녀들의 ‘재능’에 따라 맞춤형 교육으로 이뤄졌다. 유달리 총명했고 재능이 뛰어났던 율곡에게는 학문을 시켰다. 13살 때 장원급제를 하더니 총 9번에 걸쳐 과거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고, 후에 성리학의 대가이자 정치가, 교육자로 성장하게 된다. 막내 옥산 이우와 큰딸 매창에게는 예술에 승부를 걸었다. 당시 신분제 사회에서 남자아이에게 예술적 재능을 발현하도록 이끄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옥산 또한 이런 분위기에 굴복하지 않았고 온갖 편견을 물리치고 자신만의 길에 도전했다. 결국 어머니의 교육 덕에 옥산 이우는 시·서·화와 거문고 모두 잘해 사절(四節)이라 불린다. 또 큰딸 매창은 시문과 그림에 빼어난 재주를 보여 ‘작은 사임당’으로 불렸다. 사임당은 이미 460여 년 전 가드너가 말하는 다중지능을 알고 자녀교육에 임했던 것이다.
- 2014-04-08 09:18
-
- [특별자문단 칼럼]초저금리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윤치선 위원
-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다. 이제 시중은행에서는 3% 예금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은퇴자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저금리 기조는 치명적이다. 필요한 노후자금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어떤 은퇴자가 매년 1000만 원의 이자수익이 필요하다고 가정하자. 이 은퇴자는 금리가 10%라면 1억원만 있어도 필요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5%로 떨어지면 2억원, 2%에서는 5억원, 1%에서는 10억원이 필요하게 된다. 금리가 특정 수치 이하로 떨어지면서 필요한 자금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일의 가치가 올라간다…오래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라 재미있는 점은 이처럼 저금리가 확산되면서 돈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일의 가치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저금리 시대에 일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어떤 사람이 정년 후에 새로운 일자리를 얻어서 연간 1000만원 정도의 수입이 발생한다고 하자. 금리가 2%라고 가정하면 이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은 현금 5억원을 들고 있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금리가 1%로 떨어지면 이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의 가치는 10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초저금리 시대에는 이처럼 금리가 떨어질수록 일의 가치는 급격히 올라가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의 효율적인 노후준비란 어떤 것일까. 일단은 보다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일의 가치가 올라가는 시대이므로 더 오래 일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노후준비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노년층의 업무 능력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버드 대학교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 검사결과를 보면 논리, 수학, 공간 지능은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지만 일상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반면 언어, 음악, 인간관계, 자기성찰, 자연친화 지능은 더 높아진다. 또한 사회적 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성숙해지고 강해진다. 오랜 사회 경험으로 얻은 인맥과 정보력, 여기에 사회적 성공의 열쇠인 감성지수(EQ) 역시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문제는 자신감인 것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재교육을 통해서 오래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각종 단체에서 제공하는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금융자산은 중위험 · 중수익 추구를 일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해서 금융자산 관리에 소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 더욱 부지런해져야 한다. 3~4% 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면 필요한 노후자금 규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리스크를 통제하면서도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중위험 · 중수익 자산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위험 · 중수익 자산관리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시중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에 속하는 상품군으로는 인컴 펀드, 절대수익 펀드, 해외채권형 펀드, 변액연금, 수익형 부동산 등이 있다. 그렇다면 왜 중위험 · 중수익 자산관리 인가. 은퇴 후 자산관리를 너무 안정적으로 가게 되면 은퇴기간이 길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의료비 등이 발생할 경우 노후자금이 부족해지기 쉽다. 반대로 고위험을 추구하게 되면 현역기간과 달리 추가 적립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결과가 좋지 못할 경우 원금을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 중위험 · 중수익 자산관리가 대안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자금여유가 충분하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런 저금리 시대에 늘어난 수명을 감당할 만큼 충분한 노후자금을 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
- 2014-02-25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