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다. 문득 ‘바시다’라는 우리말이 떠오른다. ‘탈곡(脫穀)하다’의 옛말이고, 표준어는 ‘부시다’다. ‘그릇 따위를 씻어 깨끗하게 한다’라는 뜻이다. 곡식의 이삭을 비비거나 훑어서 낟알을 털어내는 일을 뜻하기도 한다. 명사형이 ‘바심’이다. “김 첨지 댁 바심이 갔다 온다”처럼 소설에도 나온다. 곡식 중에 가장 잘 털리는 건 콩이다. 바싹 말리면 두드리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제작 과정에 변화를 꾀했다. 매월 호의 핵심 기획인 ‘스페셜’ 주제를 자문단의 논의와 검토를 통해 선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5월호에 대한 평가와 함께, 7월호 스페셜 주제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기획 초기부터 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그들의 역할과 영향력도 한층 강화됐다.
5월호
TV를 켜니 미친 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 망연자실 황망하게 앉아 있는 농부에게 “지금 당장 가장 필요한 것이 무언가요?” 묻는 장면이 나온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무어라도 하려면 농기계 지원이 필수”라던 농부의 눈빛에 간절함과 절박함이 가득 묻어 나온다.
농사를 지으려면 호미·낫·삽·쟁기·쇠스랑 같은 다채로운 농기
이곳은 한갓진 시골이다. 새소리와 바람 소리 말고는 더 들려오는 게 없다. 대숲이나 돌담을 두른 농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도란거리는 한촌이다. 올해로 귀농 14년 차에 이른 배재희(61, ‘산골정’ 대표)의 집이 여기에 있다. 그는 간장과 된장을 비롯해 갖가지 발효식품을 만든다. 상품은 내놓는 족족 잘 나간단다. 장류에 관한 우거진 솜씨 덕분이다. 큼
본지가 개최한 제1회 ‘나의 브라보! 순간’ 공모전은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참여 열기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훌륭한 작품들이 모여, 브라보 자문단으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은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입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조성권 미래설계연구원 원장의 심사평을 통해 이번 공모전의 심사 방향과 평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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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열수 가회민화박물관 관장
아는 것 없이 민화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청년은 도깨비에 홀린 듯 꿈같은 세월을 보냈다. 강산이 다섯 번도 넘게 바뀌는 시간이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아는 사람이라고는 없고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천대하던 민화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그야말로 아찔하고 요상한 세상이 되었다. 민화를 문화로 바꾼 사람, 윤열수 가회민화박물관
아일랜드, 그리고 버스킹 문화의 관심을 높인 영화 ‘원스’가 10년 만에 뮤지컬로 돌아왔다. 소박하지만 진실된 서사,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음악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뮤지컬 장르의 고정관념을 뒤흔들며 감동을 선사한다.
◇공연 소개
일정 5월 31일까지
장소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
연출 이지영
출연진 •가이(Guy) : 윤형렬, 이
알폰스 무하를 모른 채 프라하를 다녀왔다면 그 도시의 절반만 보고 온 셈이다. 무하는 체코가 사랑하는 국민 화가이자 ‘프라하의 별’이라 불린다. 화려한 그림으로 상업예술에서 큰 성공을 거둔 화가로 알려졌지만, 그는 나치의 고문 끝에 생을 마감한 비극적 운명을 지녔다. 그의 이름이 낯선 이라도 이번 전시를 마주하고 나면 무하의 예술과 삶이 깊은 인상으로 오래
“문가든? 아, 좋지. 직접 가보소. 말이 필요 없네!” 해남에 사는 지인에게 들은 말이 그랬다. 해남엔 민간정원이 서너 개 있는데 그중 문가든이 좋다고 했다. 좋은 정원이란 어떤 걸까? 다채로운 수종들의 경연을 볼 수 있는 화려한 정원? 인공의 개입을 자제한 대신 야생성을 돋운 정원? 나무들과 마주 앉아 우아한 대화를 나눌 만한 벤치가 있는 친절한
어두운 밤을 달려 도착한 바다는 서서히 일출을 준비하는 중이다.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바다 사이를 나는 무수한 갈매기 떼의 실루엣이 거친 파도 소리와 함께 성대한 아침 의식을 치르는 듯하다.
짧은 봄이 사라지기 전에 온몸으로 바다를 받아들이는 새벽이다. 끝을 알 수 없는 어스름한 봄 바다 저편을 향해 크게 묵은 숨을 토해낸다.
경주가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