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왕국의 겨울' 중국 하얼빈 국제빙설제

입력 2026-01-26 06:00

도시 전체가 축제의 장, 독보적인 규모와 기술력 자랑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중국 헤이룽장성의 도시 하얼빈은 겨울이면 완전히 다른 세계로 변한다. 영하 20℃ 아래로 내려가는 혹한의 계절 속에서 얼음은 예술이 되고, 눈은 상상력을 표현하는 재료가 된다. 매년 1월 개막하는 ‘하얼빈 국제빙설제’는 이러한 겨울의 힘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세계 3대 겨울 축제다.


하얼빈 국제빙설제는 올해로 27회를 맞이하며, 매년 규모와 작품 수준이 성장해가고 있다. 얼음·눈 조각 전시부터 야간 조명쇼, 공연과 겨울 스포츠까지 도시 전체가 축제의 장이다. 특히 쑹화강의 얼음을 잘라 만든 초대형 조형물은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보기 어려운 규모와 기술력을 보여준다.


(어도비 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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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찾는 1월의 대표 겨울 축제

중국 동북부이자 최북단에 위치해 위도가 가장 높은 헤이룽장성(흑룡강성)은 만물이 얼어붙는 겨울이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역설적인 도시다. 12월부터 준비해 1월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하얼빈 국제빙설제는 삿포로의 눈꽃축제(2월)와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1월 말~2월 초)과 함께 세계 3대 겨울 축제로 불린다.

축제의 메인 공간은 ‘얼음과 눈의 세계(빙설대세계, Ice and Snow World)’다. 특히 올해는 약 120만㎡에 달하는 면적에 40만㎡의 얼음과 눈을 사용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전보다 많은 수의 테마 건축물들이 공간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건축 구조물은 중국의 7대 강 중 하나인 쑹화강에서 가져온 얼음으로 짓는다. 낮에는 수정처럼 투명한 푸른빛을 띠고, 밤이 되면 형형색색 조명으로 변신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광객들은 단순히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얼음 건축물을 즐기며 작품 속을 오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어둠이 내릴수록 야경은 더욱 볼만해진다. 투명한 얼음을 통과한 빛의 향연은 겨울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잊기 어려운 장면으로 남는다.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야외 공연도 다채롭다. 클래식 드림 스테이지에서는 관람객이 함께 즐기는 댄스파티가 벌어지고, 아이스 그랜드 스테이지에서는 눈을 즐겁게 하는 시청각 축제가 펼쳐진다. 두 무대를 오가며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겨울 왕국을 뜨거운 축제의 열기로 감싼다.

자오린 공원에서는 얼음에 조명을 입힌 ‘빙등(얼음등)’ 전시가 열린다. ‘빙설대세계’보다 작품의 규모는 작지만 더욱 정교해 보는 맛이 있다. 전통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강해 시니어 관람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공원 안쪽을 따라 걷다 보면 얼음 조각들이 은은한 빛을 품고 있어 고즈넉한 겨울 정취가 살아난다.

‘태양도(Sun Island) 공원’에서는 대형 눈 조각 전시가 열린다. 눈을 압축해 만든 거대한 조형물들은 얼음에 비해 질감이 부드러워 포근해 보이는 인상을 준다. 순백색의 동물, 전통문화, 자연을 테마로 한 조각 작품들을 전시해 거대한 야외 전시장을 관람하듯 감상할 수 있다.


(어도비 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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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의 하얼빈을 즐기는 사람들

하얼빈의 1월은 체감 기온이 영하 25℃ 아래로 내려간다. 이 혹한이야말로 빙설제를 완성하는 필수 조건이다. 여러 겹의 옷과 두꺼운 패딩, 방한 마스크, 방수 부츠, 핫팩은 필수이며, 체온을 빼앗기 쉬운 손과 머리를 감싸는 장갑과 모자도 반드시 준비한다. 휴대전화와 카메라 배터리가 금방 방전되기 때문에 예비 배터리를 챙기는 것이 좋다.

축제 기간에는 200여 개의 공연과 퍼레이드, 겨울 스포츠 체험이 이어진다. 얼음 미끄럼틀을 타는 아이들, 야외에서 스케이트를 즐기는 관광객, 조각을 마무리하는 예술가들까지 도시 전체가 겨울을 사랑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하얼빈 곳곳에서 얼음 수확, 눈 온천 캠프, 크로스컨트리 스키 같은 활동도 체험해볼 수 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기리기 위해 ‘안중근 역사기념관’을 많이 찾는다. 이외에도 1907년 비잔틴 양식으로 지은 하얼빈 성 소피아 성당, 시베리아 호랑이를 볼 수 있는 ‘동북호림원’ 등도 하얼빈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하얼빈 국제빙설제의 가장 큰 힘은 ‘겨울을 겨울답게 만드는 능력’이다. 얼음과 눈을 재료로 한 예술, 광활한 설경, 혹독하지만 투명한 공기. 이 모든 요소가 도시를 하나의 겨울 무대로 만든다. 이 무대 위에서 빛나는 것은 결국 추위에 맞서 빛을 밝히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에너지다. 새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은 중장년 여행자에게도 하얼빈은 야경·조각·전통문화까지 고루 갖춘 완성도 높은 겨울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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