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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세 이상 인구, 전국 7000명 돌파… 장수마을 1위는 전남 고흥
-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가운데, 국내의 100세 이상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섰다. 전국 229개 시군구 중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많은 장수마을은 전남 고흥군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송파구병, 보건복지위)이 통계청에서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100세 이상 인구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00세 이상 인구는 2019년 4874명에서 2023년 7634명으로 56.63% 증가했다. 2022년까지는 100세 이상 인구가 6971명이었으므로 2023년에 처음으로 7000명을 돌파한 셈이다. 또한 2023년 기준 남성은 1298명(17%), 여성은 6336명(83%)으로 100세 이상 여성 인구가 4.8배 이상 많았다. 상위 10개 시군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2023년 기준 인구 10만 명 당 100세 이상 인구는 전국 시군구 중 전남 고흥군이 7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경남 합천군 71명, 전북 고창군 63명, 전북 담양군 62명, 경북 영양군 59명 등의 순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00세 이상 인구 상위 10곳 중 5곳이 전라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인구 10만 명 당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은 경북 울릉군으로 0명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울산 남구 3명, 부산 강서구 4명, 경기 오산시 5명, 울산 중구·경남 창원시·경남 김해시 6명, 울산 북구·부산 사상구 7명 등의 순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인순 의원은 “100세 이상 노인 인구가 7000명을 넘어섰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에 돌입했다”며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노인복지 예산과 지원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2024-10-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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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워진 지구, 노년층 생명 위협하는 기후위기
- 2020년 환경부가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보면, 폭염・기온 증가로 인한 사망 및 질병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에서 많이 나타난다. 질병관리청의 ‘기후보건영향평가 보고서’에서도 지난 10년 새 폭염 일수가 가장 길었던 2018년에는 65세 이상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연평균 두 배 이상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후위기가 왜 노년에 더 위험한지, 노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2021년 8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가장 최신의 과학적 근거를 발표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10ppm으로 높아졌으며, 산업화 이전에 비해 전체 지구의 평균 온도가 1.09℃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전체 지구 평균 온도가 1.5℃ 상승하는 ‘1.5℃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of 1.5℃)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예측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종 재난 상황에 취약한 노인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의 68.5%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가 무엇이길래 기후위기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오르며,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것일까? ‘기후위기’라는 말은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1980년부터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4년 ‘기후위기연합’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했다. 우리나라는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 제2조제2호에 따라 기후위기를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날씨뿐만 아니라 물 부족, 식량 부족,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에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여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수십 년 넘는 기간 동안 지속되는 기후의 평균 상태나 그 변동 속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동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인간 행위로 인한 것이든 자연적인 변동(Variability)이든 시간의 경과에 따른 기후의 변화를 포괄하는 것이다. 또한 유엔기후협약(UNFC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은 ‘전 지구 대기의 조성을 변화시키는 인간의 활동이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원인이 되어 충분한 기간 동안 관측된 자연적인 기후변동성에 추가하여 일어나는 기후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왜 노인이 더 위험할까? 기후위기로 인해 피해를 보는 계층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즉 사회경제적 상태에 따라 환경 피해를 더 많이 입을 수 있다는 것으로 노년층이 대표적이다. 이는 폭염・한파 등 환경 노출 요인으로 인한 온열질환은 물론이고 가뭄・홍수・폭풍 등에 따른 감염병이 노년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기후솔루션과 60+기후행동의 50세 이상 진정인 123명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국가가 미흡한 기후위기 대응으로 노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기후 진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들의 진정은 기각되었지만, 정책 공고를 위해 인권위를 주측으로 실태조사를 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인권위에 직접 진정을 낸 것에 대해 나지현 60+기후행동 대표는 “스위스 여성 노인들이 유럽인권재판소에 ‘기후소송’을 내고 승소한 것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질병관리청이 펴낸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온열질환 사망자의 68.5%가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이는 기후위기로 인해 노인의 생명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온열질환은 노년층에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 및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사망자 수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이 나타난다고 예측했다. 질병관리청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 2023년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 1일 사망자 수가 7명이며, 연도별 사망자 수도 32명으로 2018년 48명에 이은 두 번째라고 밝혔다. 국가 응급진료 정보망 자료(DB) 및 국민 건강정보 자료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29.5%를 차지했고, 인구 10만 명당 온열질환자 수는 80세 이상이 11.5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중 2018년에 전국 평균 폭염 일수가 31일으로 가장 많았으며,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을까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1.5℃로 제한하기 위해 넷 제로(Net Zero) 등 탄소중립 정책을 실천한다고 해도 기후위기를 막는 건 쉽지 않다. 특히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진 못해도 나빠지는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IPCC는 앞으로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없다면, 2030년에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이 1.5℃에 도달하고, 2100년에는 3.2℃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폭염과 홍수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는 빈도와 강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해수면이 상승한다. 2023년 11월 22일에는 지구 평균 기온이 2.7℃ 상승하면 전 세계 인구 20억 명이 인간이 버티기 힘든 폭염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처럼 온열질환으로 인한 위협이 명확한 상황에서 노년층에 적합한 기후대응 정책 마련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7월 국회의원회관에서 ‘기후위기와 노년층의 생명권 보호’를 주제로 노년층의 특성으로 인한 기후 피해에 대해 토론하고, 필요한 제도적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개최된 바 있다. 이 세미나에 참석한 나지현 대표는 “기후위기 취약계층의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와 역학조사가 실시되어야 한다”며 “기후위기로 인한 생명권과 생존권은 현재와 미래에 인권의 가장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기후 피해를 방지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세우기 위해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기후 약자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에 남인순 의원과 이소영 의원은 “기후변화가 인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하고, 정부 각 부처의 정책 내용에 기후위기를 막고 보건의료 정책·교육·주거 환경 개선,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해 옥외노동자 휴식 의무화,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 대응 등 기후 피해에 대응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노년의 생명과 기본권을 위한 정책 필요 현시점에서 지구는 기후변화를 포함한 여러 평가지표가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어 돌이킬 수 없는 환경 변화가 도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이기에, 극심한 기후변화에 따른 노년층 피해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UN 노인 인권 독립 전문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보호 대책은 사회보장 체계를 비롯해 주거 환경, 재난 관련 정보 전달 시스템, 의료 인프라 등의 요소가 통합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적응 대책은 폭염에 따른 쪽방촌 주민 피해 완화, 폭염에 따른 야외노동자 건강 보호 같은 단편적인 조치는 있지만, 통합적인 취약계층 보호 대책이라 할 만한 것이 없는 상황이다. 어쩌면 폭염・가뭄・홍수 등 기상이변은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마지막 위험신호일 수 있다. 현재의 심각한 기후위기 속에서 대한민국 국민, 특히 노년층의 생명과 기본권을 위한 정책 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 2024-08-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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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린, 악(惡)을 연기해 배우로 거듭나다
- 작품 속 캐릭터를 보고 실제 배우의 성격을 오해할 때가 있다. 배우 최수린(49)은 악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터라 실제로도 까칠하거나 차가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실제의 그는 작품 속 모습과, 머릿속 막연한 생각과는 180도 달랐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천성이 선한 사람이었다. 5월 봄날의 햇살을 꼭 닮은 그의 해맑음은 연기로는 나올 수 없는 본연의 것이다. 최수린은 과거 MBC ‘밥줘’, KBS 2TV ‘내사랑 금지옥엽’ 등에서 얄미운 캐릭터를 맡아 연기했고, 근래 작품에서는 주로 못된 시어머니 역할을 소화했다. 최근 작품인 KBS 2TV 일일드라마 ‘태풍의 신부’에서도 그는 비슷한 역할로 등장했다. 최수린은 사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MBC 사극 ‘김수로’와 ‘마의’에서는 선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다. “악녀 연기, 시어머니 연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그냥 제게 들어온 캐릭터를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을 뿐이고, 그 역할들이 연이어 나오거나 대중의 눈에 띄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까지 맡은 역할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은 없어요. 다만, 늘 제 연기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편견 탈피한 여배우 행보 1995년 SBS 드라마 ‘까치네’로 데뷔한 최수린은 베테랑 배우다. 활동한 지 거의 30년 차가 되어가는 그는 지난해부터 부쩍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제2의 전성기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다. KBS 2TV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서 밉상 시누이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강렬하게 찍은 후, ‘태풍의 신부’로 기세를 이어갔다. ‘태풍의 신부’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전성시대에 1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최수린이 연기한 ‘태풍이 엄마’ 남인순은 미워할 수 없는 악녀였다. 자기 자식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엄마지만, 사랑스럽고 허당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다. 최수린은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남인순을 표현했고, 시청자들에게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남인순을 연기하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배우가 여러 감정선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만나기란 쉽지 않거든요. 여자로서 질투, 돈과 자식에 대한 집착과 사랑,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심리를 골고루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연기를 하면서 몰입도 많이 했고, 즐거웠습니다.” 최수린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연기 호평과 함께 ‘젊은 엄마’라는 평도 많이 들었다. 그는 어린 나이부터 ‘어머니’나 ‘시어머니’ 역할을 맡아왔다. 최수린은 “20대와 30대 때 나이에 맞는 젊은 역할을 연기하지 못했다. 30대 때는 이미 40대, 40대 때는 50대 역할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배우 중에서는 나이대가 높은 캐릭터 또는 누군가의 엄마 역할을 기피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수린은 이런 편견을 깨는 반전의 행보를 펼치는 셈이다. 여기에는 그만의 스토리가 있다. 최수린은 1994년 SBS 1기 공채 MC 출신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그러다 배우로 전향했는데,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그는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았고 연기 제안도 거의 없었다. 그게 많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30대가 되면서 최수린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서른 살에 아들을 낳고 배우로 복귀한 그는 본격적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최수린은 “항상 일이 간절했다. 나이대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연기를 못 한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역할을 선택할 처지도 아니었고,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를 낳은 후 30대가 됐고, 젊은 역할을 맡기에는 애매한 상황이 됐어요. 그때 제가 살을 원 상태로 다 빼지 못해서 좀 통통했거든요. 아예 머리도 볶아버렸고, 실제보다 나이가 많은 역할을 맡게 됐죠.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009년에 ‘내사랑 금지옥엽’을 만났어요. 다른 제작진분들은 다 반대했는데, 작가님이 저를 추천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좋은 결과가 나왔고, 저한테도 터닝포인트가 됐죠.” 그렇게 최수린은 실제보다 나이 많은 역할도, 악한 캐릭터도 마다하지 않았다. 항상 최선을 다했고, 죽기 살기로 연기했다. 일을 하면서, 작품이 쌓여가면서 점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과 애정도 생겼다.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요즘 생각해보면 연기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그래서 계속 하는 거예요. 저는 연기를 하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무슨 역을 맡든지 그저 잘 해내고 싶었고, 잘한다는 칭찬의 말을 듣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드라마로 인해 다음 드라마가 이어서 들어오기를 바랐죠. 그래서 욕심을 과하게 부릴 때도 있었는데, 그러면 연기가 미워 보이더라고요. 배우는 연기할 때 완급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명상 통해 온화함 찾아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그는 어떤 일을 했을까. 최수린은 “미술 쪽 일, 뭔가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예상치 못한 답변을 했다. 그리고 “워낙 그림 그리고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미대 진학을 생각했다. 특히 자개장을 좋아해서 나전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 전통문화예술을 잇는 전수자들이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설명을 이었다. 최수린의 이야기를 들으며 언제 진로를 바꾸게 됐는지 궁금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배우를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열 살 많은 친언니이자 배우인 유혜리의 영향도 조금은 있었다. 그러나 정작 유혜리는 동생의 내성적인 성격을 걱정하며 배우 활동을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고등학생 때 마음먹은 대로 배우를 하게 됐죠. 저도 처음에는 제 성격이 연예계 활동을 하기에는 맞지 않다고 느꼈어요. 연기를 하면서 내성적인 성격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저의 모든 것을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내성적인 사람은 평소에 표현을 많이 하지 않지만 연기라는 기회를 통해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내성적인 편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연기를 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성격이 중화됐고, 나를 표현하는 방법도 좀 능숙해진 것 같아요.” 얘기를 나누어 보니 최수린의 성격은 내성적이라기보다는 온화하다는 표현이 맞아 보인다. 그의 일상 또한 단조로우면서도 건강하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체감한다”는 최수린은 건강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꾸준한 운동과 식단을 통해 몸 관리를 하고 있다. 요리를 좋아하는 터라 한식 위주로 건강하게 식사하는 편이다. 마음은 명상을 통해 다스리고 있다. “만약 누가 저를 기분 나쁘게 하면, 저는 그 사람한테 뭐가 기분 나빴는지 다 말했어요. 그러면 상대방한테 상처를 주게 되니까 결국 제가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한마디 더 할 걸 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말을 줄인 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죠. 그리고 스트레스는 명상을 통해 풀어요. 명상을 한 지는 5년 정도 됐어요. 눈을 감고 내 마음에 있는 더 큰 세상을 보는 게 명상이에요. 저는 매일 하고 있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얼한 연기하는 배우 되고파 이처럼 평온한 일상과 달리 연기할 때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소리도 지르고, 울고, 누군가의 뺨을 때려야 할 때도 있다. 최수린은 역할에 워낙 몰입하는지라 감정 소모도 심한 편이라고. 그래서 그는 작품을 마칠 때마다 훌쩍 여행을 다녀온다.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보내주고 온전한 나로 돌아오는 시간이다. “이번에 ‘태풍의 신부’를 마치고는 헝가리, 체코,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는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면 오랜 시간 머무는 편이에요. 관광지도 너무 열심히 돌아다니지 않고 일상을 지켜요.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하고 운동하고, 식사도 천천히 하고요. 여행을 통해 내 마음의 중심을 찾는다는 생각이 커요. 여행을 다녀오면 차분하게 마음 정리가 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최수린은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려고 한다. 친구나 가족과 대화할 때, 지나가는 행인의 모습 등에서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표정이나 감정이 있다. 그는 그것들을 연기에 투영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최수린의 배우로서 목표는 ‘리얼(Real)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슬플 때, 또 어떤 사람은 즐거운 순간에 기가 막힌 톤이 나오더라고요. 그 예상치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또 저는 고향이 안성이거든요. 어렸을 때 들었던 사람들의 말투, 느꼈던 정서, 그런 것들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실생활에서 연기를 배우는 거죠. 배우는 사람에게 공감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감정에 공감해야 자연스럽게 연기로 나오는 거죠.” 최수린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항상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는 겸손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높이 평가하지 않으며 세상만사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120세 시대이니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만큼, 최수린도 찬란한 미래를 설계해본다. 늘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고, 인간적으로는 버킷리스트를 이루며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단다. “저는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스카이다이빙도 해보고 싶고, 어학 공부를 해서 새로운 언어를 마스터하고 싶기도 해요. 50대는 친구들끼리 여행을 많이 다닐 때라고 하던데, 이제 성인이 된 아들하고도 같이 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함께 같은 걸 보고 느끼면서 배우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하고 싶은 것을 하시면서 인생을 즐기면서 사세요.”
- 2023-05-0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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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악(惡)을 연기해 배우로 거듭나다
- 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의 현진주, '태풍의 신부' 남인순 역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29년차 배우 최수린. 질투, 돈과 자식에 대한 집착과 사랑,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폭넓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수린은 제 나이보다 높은 나이대의 인물, 악한 인물도 마다하지 않았다. 모든 배역에 최선을 다하면서 직업에 대한 애정이 생겼단다. "항상 일이 간절했죠. 나이대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배역을 거절하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무엇보다 기회를 날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어요." 그는 작품 하나를 마칠 때마다 훌쩍 여행을 떠난다. 연기했던 인물을 떠나 보내고 온전한 그, 최수린 본인으로 돌아오기 위함이다. "여행을 통해 내 마음의 중심을 찾는다는 생각이 커요.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거든요." 최수린은 여행지에서, 혹은 일상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려 한다. '리얼한 연기를 하는 배우'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TO. 브라보 독자 "늘 발전하는 배우이자,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인간 최수린으로 살고 싶어요. 독자 여러분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인생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 2023-05-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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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라이프] 연예인과 정치
- 1978년 1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낯익은 얼굴이 당선됐다. 바로 인기 드라마 등으로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홍성우였다. 당시 37세의 나이에 연예인 최초로 서울 도봉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된 홍성우는 11, 12대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같은 지역에서 3선 기록을 세웠다. 이후 배우 최무룡, 신영균, 탤런트 코미디언 이주일, 가수 최희준, 연기자 이대엽 이낙훈 이순재 최불암 강부자 신성일 정한용 최종원 등이 지역구 혹은 비례대표(전국구)로 국회의원이 돼 활동했다. 연기자 이덕화 문성근, 코미디언 김형곤 등은 총선에 나섰으나 낙선했다. 1978년 첫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한 이후 38년이 흐른 2016년 4월 13일. 3선에 도전한 연기자 출신 정치인 김을동은 스타 아들 송일국 등의 열렬한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서울 송파구병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 낙선함으로써 20대 국회에선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을 볼 수 없게 됐다. 이번 총선에선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 유권자의 관심을 쉽게 유발할 수 있는 연예인 중 가족, 후보와의 개인적인 인연, 지향하는 정치색 등으로 선거 운동원 행태로 선거에 참여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중구성동을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남편 지상욱의 당선을 위해 분주하게 선거운동을 한 심은하를 비롯해 남진 이영애 김수미 이은미 윤형주 안내상 우현 전원주 태진아 설운도 엄용수 윤용현 선우용녀 정찬우 박상원 길용우 독고영재 양원경 등이 총선에 나선 후보들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우리 사회에선 한동안 연예인과 정치는 양립할 수 없거나 연예인은 권력층의 정치 선전이나 집권 여당의 선거운동에 단순히 동원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유명성과 인기, 영향력을 바탕으로 대중의 가치관과 세계관, 라이프스타일, 소비생활 등 다양한 측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과 스타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사회에선 여러 가지 이유로 연예인의 정치 참여는 제한적이었다. 물론 최근 들어 연예인들이 정치 활동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국회와 장관 등 정부 고위직 진출, 선거운동, 정당 활동에 나서는 연예인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연예인의 정치 활동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이 엄존하고 정치 활동에 대한 유·무형의 제약이 뒤따른다는 생각을 하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아 미국처럼 연예인의 활발한 정치 활동은 전개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처럼 영화배우 출신 대통령도 나오고 이라크 공격 명령을 내린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악마 같은 존재”라고 맹비난을 한 숀 펜처럼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연예인들은 대통령 선거 때면 가치관과 지향하는 정치색에 따라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과 선거운동, 선거모금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오는 11월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설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조지 클루니, 메릴 스트립, 맷 데이먼, 리오나도 디카프리오 등 할리우드 스타와 스티비 원더. 레이디 가가 등 스타 가수들이 선거 운동에 나섰다. 또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레슬링 선수 출신 연기자 헐크 호건, 배우 게리 부시 등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국에서 연예인의 정치 활동이 긍정적으로 활성화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동안 연예인의 선거운동과 정치 참여, 정계 진출 등이 연예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권력층의 강권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최근 들어서는 연예인을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의 일회용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승만 정권하에서 정치깡패로 악명을 날린 임화수는 정권의 비호 아래 반공 예술인단을 이끌며 김희갑을 비롯한 최고 인기 연예인들을 선거 및 정치 행사에 강제적으로 동원해 정권과 집권여당을 선전하고 표심을 얻는 도구로 철저히 활용했다. 이러한 행태는 권위주의 정권에서도 이어지다 최근에 들어서야 사라졌다. 이 때문에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은 “내가 한동안 음악 활동을 못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 찬가 만드는 것을 거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중견 연기자도 “1970~1980년대만 해도 집권세력 정치행사에 참여 제안을 받고 불참을 하면 연기 활동에 큰 불이익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정치 행사나 선거운동에 나서는 연예인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중현의 주장과 중견 연기자의 증언은 일부 연예인들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순탄한 연예 활동을 위해 권력층과 집권여당의 정치 행사에 동원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한동안 정치 참여를 하는 연예인에 대해 ‘정치적 무뇌아’ 혹은 ‘집권세력의 추종세력’이라는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이 생겼다. 또한,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이나 지자체 단체장, 장관 등의 성과와 활동이 기대 이하 평가를 받은 것도 연예인의 정치 참여 활성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성일은 국회의원 재직 때 광고업자 2명으로부터 1억8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 유죄를 선고받고 복역했고 3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성남시장을 역임했던 이대엽도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는 등 연예인 출신 정치인의 비리는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하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회의원은 정책 발굴과 입법 활동에 성과를 내야 함에도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들은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정당의 홍보 행사에만 얼굴을 드러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처럼 연예인 출신 정치인들이 기대 이하의 활동을 한 데에는 연예인 자신의 능력과 실력, 자질 부족도 한 원인이었지만 정치권에서의 부당한 편견도 한몫했다. 고 이주일 씨는 생전 인터뷰에서 “국민의 투표를 통해 당당하게 국회의원이 돼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는데도 동료 의원들이 코미디나 연예 활동의 연장 선상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고 비판했다. 이순재 역시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들을 입법 활동보다는 정당의 홍보 행사에 활용하려는 경우가 많아 의정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선거 등 정치적인 이벤트에만 얼굴마담으로 활용하기 위해 유명한 연예인과 스타를 영입했다가 용도폐기하는 정치계의 병폐와 대중적 인기만을 생각하고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노력과 실력이 부족했던 연예인의 정계 진출이 맞물려 연예인의 정치 활동에 대한 불신을 조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크게 개선되고 정치 참여를 하는 연예인의 자세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또한, 연예인의 정치 참여로 인한 연예 활동 제약 행태 등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정당 당원 활동에서부터 지지연설, 정치광고 출연, 포럼 참가, 시위 참여 등 연예인의 정치적 참여가 활발해지고 정치 활동 폭도 확대됐다. 젊은 연예인 중 상당수가 당당하게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소신에 따라 특정 정당 당원으로 활동하는가 하면 끊임없이 정책이나 이슈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득표나 이미지 개선용으로 정치 입문을 강권하는 정치권에 대해 소신 있게 거부하는 연예인도 늘어나고 있다. 사랑 나눔 등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고 인기가 많은 차인표는 “대선 때는 특정 정당으로부터 선거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총선 때는 후보로 나서줄 것을 제안받는다. 정치 참여에 대한 뜻이 없고 연기자로서 활동에 전념하고 싶어 정치 입문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앞으로도 정치적 제안을 거절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연예인이 성공적인 정치 참여를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정치 참여로 인한 연예 활동 제한 등 문제 있는 행태는 근절되고 연예인의 정치 활동에 대한 편견이나 묻지마식 비난은 지양돼야 한다. 연예인들은 실력과 자질, 소신 없이 정계에 입문하는 것은 기대 이하의 정치 활동으로 연결돼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악화만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권은 유명 스타를 영입해 선거에 투입해도 국민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견해까지 무시해가며 연예인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 2016-06-07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