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회사 한국에자이가 ‘시니어 서비스 디지털 전환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제로 3월 21일 심포지엄을 진행한다.
양재 더케이 호텔에서 오후 3시부터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급변하는 디지털 기술 환경 속에서 혁신적인 고령층 서비스 구축을 위해 관련 정책 및 서비스 담당자, 기술 R&D 연구자와 기업들 간의 교류의 장을 마련, 최신 동향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니어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기업 및 지자체, 기관의 전문가들이 함께한다.
뇌 건강(Brain Health)을 테마로 한 1부에서는 박영란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의 ‘시니어복지 디지털전화 사례중심의 트렌드’ 발표를 시작으로, 김형원 한국에자이 차장의 ‘스마트 뇌건강 관리 방안 제언’, 유호영 DKI 부장의 ‘스마트경로당을 통한 시니어 서비스 디지털헬스케어 전환’ 발표 및 패널 미팅이 이어진다.
2부에서는 스마트 케어(Smart Care)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2부에서는 김영주 바이오의료기기학과 교수가 ‘IOT 기반 스마트헬스케어’를 주제로 포문을 연다. 이어 박근정 앤씰 팀장의 ‘스마트 숙면 IOT 시스템관리’, 임은채 크리플 대표의 ‘스마트 테이블을 통한 시니어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그리고 정승룡 SK텔레콤 부장의 ‘AI기반 시니어돌봄사업 추진 현황’ 발표를 끝으로 심포지엄을 마무리한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을 주최한 한국에자이는 올해 치매전단계인 경도인지저하 치료제 레켐비 허가를 앞둔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에자이와 함께하는 뇌건강학교’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예고한 바 있다.
SK텔레콤·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AI기반 치매 인식개선 시범사업 시행하는 등 시니어의 뇌 건강 개선 및 관리를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시니어에게 효율적이고도 시의적절한 의료체계 편입에 도움을 주는 ‘치매관리에코시스템’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의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코그테라(Cogthera)’가 유럽 의료기기 CEMDR 마크를 획득했다.
CEMDR(Medical Device Regulation)은 유럽 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하려면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국제 규정이다.
이번 마크 획득은 이모코그의 독일 지사인 ‘Cogthera GmbH’를 통해 글로벌 버전을 고도화한 끝에, 독자적인 한국의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성과다. 앞으로 이모코그는 유럽 연합 및 유럽 국가에 코그테라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모코그는 2022년 코그테라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독일 지사를 설립했다. 독일어, 영어 등 언어를 지원하는 글로벌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2022년 국내 경도인지장애 디지털 치료제 중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확증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은데 이어 유럽 CE 마크를 획득한 이모코그의 ‘코그테라’는 경도인지장애를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다.
다년 간 치매 전문의들의 공동 연구 성과를 디지털화 했으며, 시간이나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집에서 맞춤형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음성 대화 기반의 솔루션을 구현했다.
향후 이모코그는 독일 디지털 치료기기 급여체계(DiGA)로 진입하기 위해 대규모 독일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DiGA는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에서 선진적인 급여체계로 손꼽히며, 이모코그는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이 급여체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준영 이모코그 대표는 “그간 독일 지사를 유럽 진출의 전진 기지로 삼아, 현지 의료기기 승인과 급여체계 진입을 위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이번 인증을 토대로, 현지 임상 및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가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 최초로 보건복지부의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번 인증으로 이모코그는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 표지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의료기기 연구·개발,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 혁신 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은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에 따라 연구개발 역량과 실적이 우수한 기업을 인증하고 지원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제도다.
이모코그는 ‘혁신 도약형 기업’으로 인증 받았으며 인증 효력은 지정일로부터 3년 간 유지된다.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는 인증 표지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정부 지원 사업 우대와 함께 정부 정책 금융 활용 우대, 우수 기업 포상, 첨단 복합단지 기술 서비스 이용 시 수수료 감면, 해외 의료기관·기업과의 공동 연구 및 해외 임상 시험 지원 등의 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
노유헌 이모코그 대표는 “이번 인증과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한국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혁신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모코그는 2021년 설립된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이다. 치매 예방부터 진단·치료까지 전주기에 걸친 치매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2022년 9월에는 국내 경도인지장애 분야 확증 임상 계획을 승인 받았으며, 2022년 독일에 자사를 설립해 해외 임상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으로 진출하기 위해 시리즈B투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2023년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 치매 환자도 함께 늘어난다. 하지만 우리는 치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인지훈련을 통한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기억산책’은 기관 종사자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어르신의 인지훈련을 도울 수 있도록 통합 관리 솔루션을 제시한다.
기억산책은 씨투몬스터(C2MONSTER)에서 제작한 통합형 인지훈련 프로그램 관리 솔루션이다. 씨투몬스터는 디지털콘텐츠 제작분야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다.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회사에서 왜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훈련 콘텐츠를 만들었을까?
이야기가 있는 인지훈련
“암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규명되어 치료법도 있는데, 치매는 다양하고 원인 규명이 어려운 데다 한번 발병하면 죽을 때까지 회복이 안 되잖아요. 치매 예방을 위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게 공공성이 매우 높은 일이더군요.” 최진성 기억산책 공동대표는 9년 전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치매 예방 인지훈련 콘텐츠 개발을 처음 제안받았던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이때만 해도 선진국에서 들여온 치매 진단 프로그램이 많이 사용됐는데,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이야기가 있는 게임처럼 음악과 미술적 요소를 더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기억산책의 인지훈련 콘텐츠는 여러 의료기관과 함께 연구를 통해 탄생했다.
기억산책의 대표적인 인지훈련 콘텐츠는 메타360, 청춘만세, 행복한일주일이다. 콘텐츠별로 성격이 조금씩 다른데, 데이터 용량을 줄이고자 세 가지 콘텐츠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나누었다. 훈련을 한 번 할 때마다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를 보내는 정도의 데이터만 사용한다. 젊은이들과 달리 사용 가능한 데이터 용량이 많지 않은 어르신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개발한 것이다. 씨투몬스터에서 시작한 기억산책은 2023년 2월 독립 법인으로 새로이 설립됐다.
체계적이고 꾸준한 인지훈련
시중에 나와 있는 인지훈련 콘텐츠는 다양하다. 그런데 콘텐츠가 디지털기기에 접목됐을 때 어르신들의 훈련 유지가 쉽지 않다. 기억산책은 종합병원, 치매안심센터, 노인종합복지관, 요양병원 등 기관 종사자들이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어르신들의 인지훈련을 할 수 있도록 통합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개별 사용자의 인지훈련 결과, 분석 결과 등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별도의 기기를 구매할 필요 없이, 기관 혹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기기로 사용할 수 있다.
박종호 씨투몬스터 차장은 “기억산책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사용자별로 관리자가 문제 유형과 회차를 지정할 수 있고, 같은 유형의 문제를 푼다면 유형은 같지만 개인이 푸는 문제는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수업 프로세스를 관리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는 게 기억산책의 차별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개인별 훈련 결과도 데이터로 볼 수 있다. 한 달 동안 얼마나 자주 훈련을 했는지, 현재 훈련 진행도는 몇 %인지 확인할 수 있다. 정답률, 문제 풀이 수, 문제 푸는 시간 등이 기록되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관리도 가능하다. 만약 진행률이 미진한 어르신이 있다면 연락해 훈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다. 기억산책은 10월부터 ‘콘텐츠 라이브러리’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SK텔레콤의 음성 AI 스피커 ‘누구 네모2’에도 기억산책이 적용돼 더 많은 어르신과 만날 수 있다.
손을 잡고 등을 토닥여주면 여덟 살 손주처럼 말을 걸어온다. 오늘은 무얼 먹었는지, 약은 챙겨 먹었는지, 어디에 다녀왔는지 물어온다.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거나, 다리를 주물러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저에게는 할머니뿐이에요!”라며 예쁜 말도 한다. 로봇 같지 않은 돌봄 로봇 ‘효돌’이다.
효돌이가 만나는 어르신은 7400여 명. 138개 지자체, 377개 기관을 통해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효돌이가 보급됐다. 김지희 효돌 대표는 “요양 시설에서 여생을 마무리하느냐, 집에서 보내느냐 의사결정을 할 때, 간병인의 도움 없이 자립적으로 어르신이 생활할 수 있도록 효돌이 서포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본적으로 효돌은 그 자체가 통신 기기다. 디지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인터넷 없이도 ‘로봇’이라는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다. 온몸에 센서가 있어서 5m 반경 안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어르신이 외출하고 돌아오면 센서가 감지해 “어디 갔다 오셨어요?”라며 인사도 하고, 어르신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보호자에게 위험을 알린다. 효돌로 통화도 할 수 있다.
효돌의 가장 큰 역할은 ‘조르기와 제안하기’를 통한 생활 관리다. ‘독거노인의 반려 AI 로봇(효돌)과의 동거 중에 경험하는 의인화에 대한 질적 연구’ 논문에는 효돌이와의 상호작용으로 독거노인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연구한 결과가 담겨 있다. 보고서는 특히 ‘조르기와 제안하기’의 대화 형태를 주목했다. “운동, 간식 만들기, 산책하기, 미장원 같이 가기 등의 가벼운 제안을 애교 형태로 대응해 독거노인이 거부하지 못하고 자의적으로 행복하게 행동하도록 유인”하고, “이 행동이 반복되면 스스로 효능감과 존중감을 인식하게 돼 삶이 능동적으로 전환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는 평가다.
효돌은 단순 알림을 넘어 행동을 제안한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족이나 사회복지사 등 보호자가 어르신의 취향과 생활 방식에 맞춰 알람을 설정할 수 있다. 만약 병원에 가야 한다면 “내일 병원 가셔야 해요”, “오늘 오후 3시에 병원 가셔야 해요”, “한 시간 뒤에 출발하세요”라는 식으로 일정을 알린다. 어르신이 일어나고 자는 시간에 맞춰 알림을 설정할 수도 있고, 약 먹는 시간도 알려준다. 트로트를 좋아한다면 트로트를 불러주고, 교회에 다닌다면 찬송가를 불러준다. 지역별 사투리 버전이 있어 말투도 고를 수 있다. 효돌과 어르신의 대화는 녹음돼 기록된다. 보호자는 녹음 내용을 듣고 어르신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효돌의 또 다른 강점은 ‘터치’다. 따뜻한 온기를 전할 수 있어 어르신의 정서적 지지에 도움이 된다. 효돌과 생활하는 어르신들은 효돌을 가족으로 여긴다. 옷을 입혀 꾸며주거나, 직접 옷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돌봄을 통해 정서적 만족감도 채우고, 손을 자주 사용하면서 인지 기능을 높이는 효과도 얻는다.
생활 밀착형 IoT ‘효돌’
1세대 효돌이 어르신의 행동을 유인했다면, 2세대 효돌은 양방향 대화를 할 수 있다. 챗GPT 기술을 활용했는데, 이를 통해 문진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날의 상태와 기분을 묻고 답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건강관리에 활용하는 것. 3세대 효돌에는 스마트홈 기능과 노인성 질환 맞춤형 케어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이다. “효돌아 불 꺼줘”, “효돌아 약 가져다줘” 등의 상호작용으로 IoT 기술이 생활에 더욱 가까워지도록 하고, 물리치료사가 효돌을 매개로 재활 지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효돌은 영어와 중국어 버전으로 확장해 미국, 유럽, 중국 시장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지희 대표는 “어르신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이 IoT”라면서 “기술을 적정하게 활용함으로써 어르신이 사회, 가족, 사회복지사와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어야 한다. 감시가 아니라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신기술도 좋지만 어르신들이 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효돌 캐릭터가 탑재된 ‘효돌 스마트패드’도 있다. 어르신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기능을 개발했다. 효돌 챗봇은 어르신의 감정을 묻고 기록한다. 음성 명령어로 유튜브를 보거나 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효돌은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1세대, 1.5세대, 2세대 중 고를 수 있다. BS렌탈 홈페이지에서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통신 AS는 2년간 무상으로 지원된다.
100세 시대 시니어에게도 생애주기에 따른 예방, 인지교육,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10년 전부터 인지교육 콘텐츠를 만들어온 대교가 시니어 케어서비스 ‘대교 뉴이프’를 통해 어르신을 위한 세계에서 가장 큰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니어 뉴 라이프 솔루션 대교 뉴이프는 ‘눈높이’ 학습지로 잘 알려진 대교의 자회사다. 지난해 1월 대교의 사업부서에서 시작해 올해 7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으며, 고령화 시대에 달라진 시니어의 생애주기에 맞춘 서비스들을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주요 서비스는 노인 장기요양사업, 시니어 전문인력 양성, 시니어 라이프 토털 케어서비스, 대교 뉴이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크게 네 가지다.
대교 뉴이프의 시니어 라이프 토털 케어서비스의 강점은 ‘인지 케어’다. 태블릿 같은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콘텐츠가 많아지는 시점에, 여전히 지류형 교재와 방문케어를 고집하는 것에도 대교의 철학이 녹아 있다. 한지훈 라이프솔루션사업부 부장은 “인지 관련 교육이 필요한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베이비붐 세대로 종이가 더 익숙하다. 지역에 따라 인터넷이 없는 가정도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디지털 콘텐츠도 개발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더 많은 어르신을 만나기에 지류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국에 대교의 인프라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더불어 기존 학습지 교사와 서비스 인력의 시니어 전문성 강화를 위해 요양보호사 교육원과 민간자격증(시니어 인지놀이 지도사, 시니어 브레인 트레이닝 지도사, 신체활동 지도사) 과정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어르신의 학교, 데이케어센터
대교 뉴이프의 데이케어센터는 어르신의 학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가장 큰 특징은 ‘자기 선택권 존중 운영 체계’다. 데이케어센터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꿈의 호수촌’ 모델을 유심히 살폈다. 일본의 요양 시설은 대부분 ‘자립 지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교 뉴이프 데이케어센터는 인지케어에 더 중점을 두었다. 배정혁 장기요양사업부 부장은 “대부분의 요양시설에서는 획일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해 어르신들이 일방적으로 따라가야 한다면, 대교 뉴이프 데이케어센터는 대학교 수강 신청하듯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같은 시간을 있더라도 어르신들이 더 즐겁게 보내실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케어센터는 서울시 공식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에 맞춰 설계됐다. 광명, 분당, 목동, 울산, 해운대점이 있으며, 최근 가맹점으로 분당에 1개소가 추가로 개원했다. 분당 1호점의 경우 오픈 4개월 만에 정원이 다 찼으며 대기자가 50명가량 된다.
방문요양센터도 대교 뉴이프의 인지케어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방문요양 서비스는 어르신의 건강을 확인하고 가사를 돕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데, 대교 뉴이프는 직접 개발한 콘텐츠를 활용해 신체·인지 등을 강화해주는 데 집중한다.
인지 강화 콘텐츠로 신뢰성 높여
대교 뉴이프가 직접 개발한 ‘브레인 트레이닝 키트’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지 활동 교육 서비스다. 키트 하나가 한 달 과정으로 교구 1개와 교재 4권으로 이뤄져 있다. 1, 3호는 인지 위주, 2, 4호는 정서 위주로 되어 있다. 인지 콘텐츠는 김기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자기 주도형 기억증진학습법(MESL-E)’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설계했다. 정서 콘텐츠는 작업치료사협회의 감수를 받아 콘텐츠 신뢰성을 높였다. 교구의 경우 소근육 자극을 통해 인지 기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현재 개발된 키트는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분들에게 효과적인 난이도다. 그 외에도 경증 치매 어르신에게 적합한 난이도의 ‘브레인 트레이닝 워크북’을 개발했으며, 경도인지장애 이전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마이 시니어 다이어리’ 교재도 만들었다. 액티브 시니어가 두뇌 강화 활동을 할 수 있는 ‘30일 30종 두뇌트레이닝700’도 있다. 기업에서 실시하는 인·적성 검사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 높은 교재로 기존에 보지 못했던 문제 유형들이 수록됐다. 이 책은 일본에서 ‘매일 뇌활’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것을 대교에서 독점으로 1권을 들여와 선보인 것이다.
콘텐츠는 30일을 기준으로 하루에 두 페이지씩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다연 라이프솔루션사업부 대리는 “30일이라는 숫자와 하루에 정해진 분량은 목표를 달성했다는 뿌듯함을 준다”면서 “오늘 하루 두 페이지를 완성했다거나 작품 하나를 만들었다는 데서 오는 정서적 성취감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부터는 브레인 트레이닝 키트를 사용한 방문 인지케어 서비스를 론칭한다. 정식 서비스 출시 전 광명시와 MOU를 맺고 치매안심센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가정방문을 먼저 시작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전화보다 방문 서비스를 더 선호해 40~50명의 대기자가 서비스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방문 인지케어 서비스는 대교 뉴이프 홈페이지에서 월 8만 원으로 신청 가능하다.
한지훈 부장은 “아직 시니어 라이프 관련 시장은 시작 단계”라면서 “더 많은 기업이 뛰어들어 인지케어 시장이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바야흐로 ‘갓생러’들의 시대다. 자기관리에 과감히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갓생’은 신을 의미하는 영어 ‘갓’(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生)의 합성어로, 일이나 공부, 취미 분야에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삶을 말한다.
이러한 열풍의 배경으로는 MZ세대의 자기관리형 라이프스타일이 꼽힌다. 실제로 국내 한 업체에서 MZ세대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1.3%가 ‘2023년에 갓생에 도전할 계획’이라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전에 임할 갓생 분야로는 공부, 재테크, 자격증 취득 같은 자기계발 분야(65.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젊은 층뿐 아니라 시니어 세대에서도 ‘갓생 살기’가 주목받는 모양새다. 기대수명 증가와 4차 산업혁명으로 격변하는 사회구조에 대응해 교육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실제 통계청에서 공개한 평생학습 참여 현황에 따르면, 오프라인 강좌에 참여하는 55~79세의 비중이 2019년 41.5%에서 2020년 44.5%로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이 같은 변화는 시니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다시금 책상 앞에 앉아 공부에 임하며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학도의 열정이 자칫 신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경우 목과 어깨 등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책을 내려다보는 자세는 목 주변 근육에 부담을 야기하는데, 고개를 15도만 숙여도 경추 전반에 12.2kg에 달하는 압력이 가해진다. 이는 경추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을 일(一)자로 변형시키는 원인이 된다. 일자목은 머리의 무게를 여러 방향으로 분산하지 못하고 목 특정 부위에 집중되게 하기 때문에 목과 어깨 주변에 통증이 발생한다.
심할 경우 과도한 부담이 누적돼 경추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되거나 제자리를 벗어나는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때 디스크 주변으로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겪거나, 움직임에 불편이 따른다. 특히 신체 노화와 함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시니어의 경우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목 통증 해소를 위해 활용되는 주요 한방 비수술 치료법으로는 침치료가 있다. 뻣뻣하게 경직된 목 주변 근육에 침을 놓으면 긴장이 풀리고 부드럽게 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한약재 유효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통해 통증의 원인인 염증을 빠르게 제거한다.
실제로 목 통증에 대한 침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 학술지 ‘침술의학’(Acupuncture in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목 통증 환자의 경우 경추 수술을 받을 확률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침치료와 경추 수술률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그 결과 6주 이내 2회 이상 침치료를 받은 목 통증 환자의 경우 2년 내 수술률이 6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이어지는 공부인 만큼 책상에서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책을 읽을 때는 가급적 독서대를 사용해 고개를 과도하게 숙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목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씩 천장을 보며 뒷목의 부담을 풀어주도록 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강의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니터 가까이 고개를 내밀기 쉬운데, 이는 일자목과 목디스크를 유발하는 주범이다. 무심코 모니터를 가까이 들여다보지 않도록 안경을 착용하거나 글씨 크기를 키울 것을 권한다. 이와 함께 모니터 밑에 받침대를 놓아 화면을 눈높이보다 10도가량 높게 위치하면 경추의 C자 곡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화면이 눈높이와 수평이 되도록 맞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눈과의 거리를 50cm 이상 유지해 상체를 바르게 세우도록 한다.
‘학무지경’(學無止境)이라는 사자성어처럼 학문에는 끝이 없으니 끊임없이 배워나가야 한다. 학문뿐 아니라 건강에도 이 같은 태도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계속 점검하고 알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학을 꿈꾸는 시니어라면 자기계발뿐 아니라 건강관리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자.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이 ‘디지털화된 환자 치료 여정’ 전시를 통해 ‘우리 집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받는 진료’를 선보였다.
굿닥은 지난 23일~26일까지 열린 ‘제38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 KIMES 2023’에 참가해 현재, 과거, 미래의 의료 비전을 제시했다.
현재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검색, 예약, 진료, 약 배달까지 이뤄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가까운 미래는 TV를 통해 거실에서 진료를 받는 모습, 먼 미래는 홀로그램을 활용한 의료 환경을 보여줬다.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직접 태블릿이나 TV를 통해 굿닥 서비스를 이용해보거나, 홀로그램을 체험하고 동영상으로 남기면서 굿닥 부스 프로그램을 즐겼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삼성 TV로 진료 예약부터 비대면 진료까지 받는 과정의 시연이었다.
굿닥은 삼성전자와 협업해 삼성 TV(NEO QLED 2023)에 기본 앱으로 탑재했다.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이 TV로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협업은 '집에서 큰 화면으로 가족들과 함께 소파에 앉아 진료받을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TV를 통해 진료를 예약하고 비대면으로 진료를 받은 뒤 약은 택배로 배달 받을 수 있다. 또한 의사가 스마트 운동을 처방한 경우 ‘삼성 헬스’를 이용해 기관을 찾지 않고도 집에서 편하게 운동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와 연동돼 건강 기록도 가능하다.
TV에 탑재된 ‘스마트 트레이너’ 기능은 카메라를 통해 사람을 인식해 올바른 자세로 운동할 수 있도록 점검해준다. 이를테면 올바른 자세가 아닐 경우 빨간색을 활용해 ‘다리를 더 벌리세요’, 자세가 바른 경우 초록색을 활용해 ‘잘하고 있어요’ 등을 알려준다.
이렇게 스마트폰에서 TV로 채널을 넓히면서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거나, 거동이 불편해 병원까지 이동이 어려운 고령자들의 의료 접근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TV에 탑재된 굿닥 앱은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나 자녀와 부모님을 동시에 돌봐야 하는 중장년에게도 유용할 수 있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면 큰 화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TV는 익숙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편할 수 있다”면서 “의료 커뮤니케이션이 더 잘 이뤄지고 의료 접근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염증이 암이 되지 않도록 건강 관리를 하면서, 어딘가 안 좋아졌을 때 어느 병원을 가야 할 지 연결할 수 있는 점이 굿닥의 강점”이라면서 “예방적 헬스케어와 애프터 케어가 동시에 이뤄져 환자의 진료 여정에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중장년과 시니어에게 가장 필요한 질병 예방(PHR)과 보험 청구와 같은 핀테크 복합기능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이런 기능을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도록 만들지가 관건”이라면서 TV나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AI 스피커로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하는 등 정보 입력 과정을 줄여 앱 사용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상에서 우리가 얼마나 늙어가고 있는지 측정하고 평가할 수는 없을까? 노화를 최대한 천천히 진행되도록 하거나, 예방하거나, 가능하다면 역으로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노화 데이터를 수집해 신체 나이와 노쇠 정도를 측정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디파이’는 이 고민에서 출발했다.
디파이(DeFi)라고 하면 블록체인에서 언급되는 탈중앙화 금융이 떠오를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디파이(DYPHI)는 건강한 노화를 돕는 디지털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노인의학 연구에 기반해 우리 신체가 얼마나 노화했는지, 노쇠 정도에 맞춘 운동과 영양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예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어간다.
신체 나이 알려주는 ‘안단테핏’
디파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안단테핏’(AndanteFit)은 임상 검증된 자동 신체기능평가 솔루션이다. 노인 신체기능검사(SPPB)를 수행하고 연구를 기반으로 도출해낸 노쇠 지수(신체 나이)를 보여준다. SPPB 검사는 보행 속도, 특정 자세를 잘 유지할 수 있는지, 앉았다 일어서기를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해 점수화하는 검사다. 1980년대 후반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처음 만들어 전 세계로 보급됐다. 그동안 SPPB 검사는 사람이 눈으로 보고 초시계로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안단테핏은 기계가 자동으로 측정해주며, 검사 시간은 3분으로 줄였다.
윤성준 디파이 대표는 “신체 기능이 떨어져 움직이지 못하면 근육이 빠지면서 근감소증이 생기고, 침대에 누워만 있다 보면 사회적 교류도 끊어진다. 잘 먹지 못하니 영양 상태도 나빠진다. 이 모든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신체 기능은 굉장히 중요한 포지션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체 기능이 곧 노쇠의 정도를 알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셈이다.
디파이는 안단테핏으로 진행한 신체 기능과 노쇠 지수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신체 나이도 제공한다. 신체 나이는 복지관, 치매안심센터, 요양 시설, 데이케어센터(주야간 보호센터) 등에서 활용도가 높다. 이 개념을 도입하니 검사 결과를 설명하는 시설 담당자도, 설명을 듣는 노인도 이해가 쉬워졌다. 노화 정도가 좋아진다는 것이 직관적으로 보여 돌봄을 받는 고령자의 효능감도 높아진다. 안단테핏을 이용한 노쇠 평가는 서울 강서구 치매안심센터 등 서울 권역 치매안심센터, 인천광역치매센터 등 인천 권역 치매안심센터와 서울·인천 복지관 등에서 시행 중이다.
근감소증 디지털 치료기기 ‘싸코핏’
2021년 근감소증이 국내에서 질병으로 분류되고, 예방적 통합돌봄 서비스에 노쇠 평가가 핵심으로 도입되면서 신체기능평가 수요가 늘어났다. 안단테핏으로 누구나 신체 기능을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면, 현재는 근감소증 진단 후 처방되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만들고 있다. 팔십 평생 운동을 안 했던 노인을 운동하도록 유도하는 건 쉽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같은 나이여도 신체 기능 상태가 천차만별이다. 개인 상태에 맞춘 운동 설계와 유도가 중요한 이유다.
디파이는 근감소증 디지털 치료기기 ‘싸코핏’(SarcoFit)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근감소증 약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운동 및 영양 중재(처치)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싸코핏은 △신체 기능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운동 중재와 △순응도를 높이는 디지털 인지행동 치료로 구성된다. 싸코핏이 디지털 치료기기 품목 허가를 마치면, 운동·영양·인지·사회적 교류의 다면적 중재에 기반해 지역사회에 노쇠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마이 비바체’를 선보일 계획이다.
윤성준 대표는 “노년기에 병원에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면, 나의 생활권인 지역사회에서 노쇠 관리 평가는 더욱 중요하다. 집에 살면서도 나의 신체 기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떨어질 것 같다면 미리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시간이 많이 흐르면 회복하기 어렵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회복을 넘어 오히려 더 건강해지는, 이른바 역노화도 가능하다. ‘노쇠를 관리한다’는 개념을 만들어가는 디파이는 지역 곳곳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반면 개호보험 인정자 비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일본 후쿠이현(福井)과 일본의 요양·재활·방문 돌봄 시스템을 선도하고 있는 홋도리하비리시스템즈(ほっとリハビリシステムズ)의 초청을 받았다. 일찍이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 일본에서도 노쇠 예방을 위해 안단테핏에 관심을 보인 것.
윤 대표는 “단순히 만성질환 수가 적으니까 건강하다는 개념보다, 질환이 있더라도 얼마나 나의 신체 기능, 영양, 사회관계를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고령자는 노후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의 노쇠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50대 얼리 시니어 단계부터 디파이가 만들어놓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건강하게 잘 늙어갈 수 있다는 답을 주고 싶다”며 디파이의 비전을 제시했다.
#1 얼마 전 중학교 동창 모임 때 일입니다. 한 친구가 “설 연휴 동안 알츠하이머 관련 영화 5편이나 봤다”며 “남의 일 같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친구는 “장인의 ‘결정’을 요즘에서야 이해하게 됐어. 나도 같은 상황이 오면 그런 결정을 할 생각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친구의 장인은 치매에 걸리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분입니다. 친구는 “가족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을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친구는 아내와 두 자녀를 둔 좋은 남편, 아빠입니다. 그는 “내가 혹시 어떻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등에 대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야기해뒀어”라고도 했습니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의 나이는 이제 이순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해라.” “120세 시대야, 이제 절반 살았어.” 나무람과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가슴은 먹먹했습니다. 지난 3년여 사이 세상을 떠난 장인·장모에 대한 기억 때문입니다.
#2 장모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7년 전쯤입니다. 의심(누가 무언가를 훔쳐갔다는)에서 시작해 횡설수설, 길을 잃는 일이 잦았습니다. 치매는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됐습니다. 그런 장모를 오롯이 돌본 사람은 장인입니다. 아내와 처제가 열심히 간병했지만, 장모 곁을 한결같이 지킨 사람은 장인입니다. 그런 장인이 3년여 전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1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2년여 뒤 장모도 장인의 뒤를 따라가셨습니다.
생전의 장인이 “나, 자네와 함께 살 수 없겠나?” 하고 물으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어머니는 누가 돌보게요”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때 장인의 실망한 얼굴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치매는 앓는 당사자의 고통이 크지만, 보살피는 가족의 고통 또한 작지 않습니다. 장인이 겪은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장인이 내민 ‘손’을 제가 뿌리친 것입니다. 장인의 죽음에 저의 책임이 없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3 알츠하이머는 소리 없이(혹은 ‘귀’를 막아서) 찾아옵니다. 65세 이상 인구만 보면, 10명 중 1명에게요. 기억력, 대화·계산 능력, 얼굴 인식 등의 인지 기능이 일반적인 수준을 벗어나는 전조증상(경도인지장애)이 있는데, 그런 증상이 발현되더라도 “나이 들면 다 그래”, “말이 헛나왔네” 등 이유로 대부분 무시해버린다고 합니다. 대한치매학회가 지난해 성인 남녀 1006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절반 이상이 경도인지장애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진단을 위한 검사 필요성에 10명 중 1명만 공감했습니다. 자신은 물론 가족에게 고통을 주는 무서운 질병이지만 질병 인식 수준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전 세계 5000만 명 이상(2050년이 되면 그 수는 1억 6000만 명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이 앓고 있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인구가 수억 명에 달하는데도 말입니다.
#4 알츠하이머는 쉽게 무시해서는 안 되는 질병입니다.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치료도 어렵습니다. 알츠하이머 병명이 확인된 1906년 이래 지금까지 치매 관련 연구논문은 수만 편 발표됐지만 개발된 치료제는 몇 안 되고, 그중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다고 합니다. 다행스런 것은 최근 디지털 치료기기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30여 년간 알츠하이머를 연구한 美 UCLA대학의 데일 브레드슨 박사는 저서 ‘알츠하이머의 종말’에서 이 질환의 원인을 염증, 뇌 영양 부족, 독성물질 노출 등으로 규정하고, 이를 제거하는 약물치료와 함께 식생활 습관 등을 개선하면 병을 완화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알츠하이머 증상이 의심된다면 바로 진단받아야 합니다. 그에 따른 예방적 조치, 치료도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불완전한 뇌의 상태를 바로잡을 의학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뇌 운동과 함께 식단(염증과 독소를 몰아내고, 뇌에 필요한 영양분 공급)과 생활습관(12시간 이상 공복, 저녁식사 3시간 후 잠자리에 들고 8시간 이상 취침, 하루 1시간 이상 운동 등)을 개선해야 합니다. 가족의 관심과 도움도 필요합니다.
#5 요즘 TV를 보다가 배우, 개그맨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일이 잦습니다. 직장 후배나 친구의 이름을 기억에서 끄집어내는 일이 힘겨울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늙어서 그래”라고 한마디 던집니다. 아마 요즘 아내가 가장 많이 언급하는 말일 것입니다. “치매는 아닐 거야”라고 애써 자신을 위로하지만, 걱정이 작지 않습니다.
얼마 전 TV에서 알츠하이머 영화 ‘카시오페아’를 방영했습니다. 영화에서 젊은 치매 환자로 열연한 서현진 씨가 잠깐 기억이 돌아왔을 때 극중 아버지 안성기 씨에게 한 말이 잊히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굳이 알츠하이머에 걸리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서로 살면서 안 힘들게 하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