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파크골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갖춰야 할 복장과 장비가 간단해서다. 혹시 인기에 힘입어 파크골프에 입문하고픈 마음이 생겼다면, 다음 사항을 참고해 파크골프를 더욱 재밌게 즐겨보자.
파크골프의 경기 방식은 골프와 비슷하다. 보통 4인 1조로 진행하며, 출발 지점(티박스)에서 홀을 향해 볼을 치고 차례로 코스를 돈다. 최종 코스까지 가장 적은 타수로 홀에 볼을 넣는 사람이 승리한다. 홀의 종류로는 파3(40~60m), 파4(60~100m), 파5(100~150m)가 있다. 18홀 기준 4시간 이상 경기를 진행해야 하는 골프와 달리, 파크골프는 1시간 반 정도면 경기를 마칠 수 있다. 파크골프의 클럽 헤드에는 로프트(각도 또는 경사도)가 없어 세게 휘둘러도 볼이 위험하게 날아가지 않고 지나치게 뜨지 않는다. 골프처럼 ‘손맛’을 느낄 수는 없지만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채와 공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어
파크골프는 86㎝ 길이의 클럽과 지름 6㎝, 무게 80~95g의 공으로 티 샷, 세컨드 샷, 어프로치 샷, 벙커 샷, 퍼팅까지 모두 소화하기 때문에 많은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클럽 한 개와 플라스틱 공을 먼저 갖추되 추가적으로 골프 티(공 받침대), 볼 마커(공의 현 위치를 표시하는 데 사용하는 동전), 볼 포켓(공 보관 주머니), 모자, 장갑, 골프화, 운동복이 필요하다. 잔디 보호 차원에서 등산화는 신지 않도록 한다.
파크골프 채는 크게 손잡이 부분인 ‘그립’과 막대기 부분인 ‘샤프트’, 공을 타격하는 부분인 ‘헤드’로 구성된다. 혼마·미즈노 등 브랜드에 따라, 만들어진 소재에 따라 가격대는 천차만별이다. 본인의 신장과 손 크기 등에 맞는 제품을 사용해야 하며, 공을 타격했을 때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고 충격을 잘 흡수하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온라인으로 구매하기보다 직접 만져보고 시타를 해본 후 선택하기를 권한다.
파크골프 공은 내부를 채우고 있는 겹의 수에 따라 구분된다. 1피스 공은 수지가 한 겹이다. 즉 단일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내구성이 강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2피스·3피스·4피스 공은 중심과 커버가 각기 다른 소재로 이루어져 있어 미세한 성능 조절이 가능하다. 겹의 수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제품은 아니니 연습용, 비거리 향상, 부드러운 타구감 등 본인의 목적에 맞게 고르면 된다. 나에게 맞는 공이 어떤 것인지는 직접 종류별로 타격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매너는 기본
장비가 준비됐다면 파크골프장을 찾아 게임을 즐길 일만 남았다. ‘파크알리미’ 앱을 활용하면 전국 파크골프장 위치와 해당 구장의 코스, 휴무일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앱에서 검색창을 클릭한 후 ‘파크알리미’를 입력해 설치하면 된다.
경기 중에는 서로 매너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공을 치고 있을 때는 함께 집중해주고, 컵 앞에 서거나 횡단하는 행위는 금물이다. 코스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린을 오래 점유하면 다음 팀에 피해를 주게 된다. 전원이 ‘컵인’ 하자마자 다음 홀로 이동해야 한다. 또한 딱딱하거나 모퉁이가 날렵한 신발을 신고 게임을 하면 잔디가 금세 상하기 때문에 유연한 소재의 신발을 신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좋다. 파크골프 에티켓, 문화 등 더 다양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관련 온라인 카페, 동호회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간혹 지자체 홈페이지 게시판에 파크골프협회 회원 모집이나 교육 진행에 대한 글이 올라오는데, 기관이나 협회를 통한다면 무난하게 진입할 수 있다.
퇴직 후 재취업 과정은 녹록지 않다. 경력이 무색할 만큼 퇴짜 맞은 이력서가 쌓여가고, 면접 기회는 좀처럼 잡기 힘들다. 그마저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 일쑤. 열심히 살아온 인생인데 뭐가 잘못된 걸까. 그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없다면,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 단계다. 이에 재취업 상황별 전문 컨설턴트들의 이야기를 통해 중장년 구직자의 행태를 짚어보고, 그 해결점을 모색해보려 한다. ‘시니어 잡:담회(Job:談會)’ 그 세 번째 순서는 ‘면접 편’이다.
Episode_1“인성검사는 왜 보나요? 제 스펙이면 충분할 텐데요”
중장년 채용에서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인성검사를 보는 곳이 많아졌다는 것. 기업에서는 높은 스펙(업무 능력 및 경력)보다 좋은 인성을 지닌 구직자를 더 선호한단다.
진행자 청년들의 면접 과정을 보면 형태가 다양한데요. 중장년들은 어떤가요?
권미경 커리어컨설팅 대표(이하 미경) 청년들은 필기를 보기도 하고, 대개 1·2차로 나눠 면접을 진행하는데 중장년은 그렇지 않아요. 보통 1차 면접으로 끝나죠.
최성희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 책임컨설턴트(이하 성희) 맞아요. 청년층보다는 채용 전형이 짧아요. 실무자나 채용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면접을 보는 형태가 많고, 인사담당자까지 오는 경우는 드물죠. 관리자급을 채용할 때는 종종 식사나 차를 하면서 유연한 분위기로 진행하기도 해요. 공공기관이라면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뤄지고요.
황영희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 책임컨설턴트(이하 영희) 2차 면접까지 이뤄지는 건 대체로 채용 박람회 등에서 1차 면접을 본 경우인데요. 워낙 수많은 지원자의 면접이 이뤄지다 보니, 그 자리에서 채용을 확정 짓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거든요. 그러면 2차 면접을 통해 한 번 더 살펴보는 거죠.
황성철 상상우리 수석컨설턴트(이하 성철) 최근 중장년 채용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서류 심사 후 인성검사를 본다는 거예요. 면접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인성 문제로 입사 후 조직 내 갈등을 빚거나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죠.
미경 검사 결과를 보면 조직 생활 부적응이 우려되는 점수가 나오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경우 면접관들은 문제가 예상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질문하죠.
진행자 그런 인성 문제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어떤 질문을 많이 받나요?
성철 일단 자기소개는 기본이고요. 중장년 면접에서는 크게 세 가지를 핵심적으로 묻는 것 같아요. 첫째, 전문성을 갖췄는가. 즉 직무 역량이죠. 둘째, 기업에 적합한 사람인가. 이걸 전문가들은 ‘컬처 핏’(기업 조직문화와 구직자의 적합성)이라고 해요. 셋째, 조직원들과 융합해 일할 수 있는가. 협업 능력입니다. 그런 걸 확인하는 질문이 주로 이뤄지죠.
미경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준비했는지도 많이 묻죠. 가령 ‘우리 회사에 대해 아는 대로 이야기하라’, ‘지난해 우리 조직이 잘한 일 세 가지는 무엇인가’라는 식으로요.
영희 그래서 사전 학습이 필요한 거예요. 이력서 과정부터 필요하지만, 면접 당일에도 현장에 좀 일찍 도착해서 회사를 둘러보면 좋죠. 표면적으로 알던 회사 정보와 실제 현장에서 느낀 부분을 정리해뒀다가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 이야기하면 ‘준비된 인재’라는 인식을 주고, 구직자의 매력도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봐요.
미경 그렇죠. 한번은 대형 공연장에서 주차 관리자를 뽑는데, 20~30대가 많이 왔는데도 50대를 채용하셨어요. 알고 보니 그분께서 면접 두 시간 전에 현장에 도착해 주차장을 둘러보고 동선을 파악해보신 거예요. 그런 준비성은 높이 살 수밖에 없죠.
성희 결국 나이나 스펙이 가장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종종 외부 면접관 형태로 채용 전형에 참여하는데요. 제 시각에서는 탁월한 사람이 눈에 들어오고,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1~2등이다 싶은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최종적으로 채용되는 사람은 3~4등 정도로 여긴 분이더군요. 들어보니 너무 뛰어난 인재는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동료들과 갈등이 잘 생긴다더라고요. 그래서 화려한 능력을 갖춘 분보다는 무던하게 오래 일할 분을 원한다는 거죠.
성철 한마디로 ‘오버 스펙’은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회사 역량 대비 너무 출중한 분이 오면 이직 확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고요. 아무래도 회사에 적합한 적정 수준의 인재를 뽑을 수밖에 없죠. 그러니 면접장에서 다른 지원자의 스펙이 돋보인다고 위축될 필요 없어요. 진솔하게 자신의 역량을 잘 보여주면 되는 겁니다.
영희 이런 사례도 있었어요. 제가 구인 발굴로 두 분을 면접에 보냈는데요. 한 분은 관리자급 정도로 실력이 좋았고, 또 다른 한 분은 그럭저럭 업무를 해낼 정도였어요. 그런데 채용은 후자가 됐죠. 담당자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팀 내 훌륭한 30대 관리자가 있는데 앞의 분은 채용되면 관리자처럼 굴며 기존 직원과 마찰을 빚을까 우려됐다는 거예요. 그보다는 적당한 기술을 겸비하면서 조직원들과 잘 융화할 분을 선호한 거죠.
성철 그럴 수 있어요. 또 스펙이 좋은 분 중에 면접에서 떨어지고 항의하는 경우도 봤어요. ‘내 평생 어디 가서 떨어져본 적이 없는데, 나를 채용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면서요. 사실상 오버 스펙을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 방법은 결국 겸손이었을 텐데 말이죠.
Episode_2“이 분야를 잘 모르시나 본데… 여기 임원 중에 OOO 씨 있죠?”
면접에서 지나치게 자신의 경험이나 경력을 과시하거나, 인맥 등을 앞세우면 좋지 못한 인상을 남긴다. 신입사원의 자세로 말과 행동뿐 아니라 매무새도 단정해야 한다.
진행자 그밖에 면접에서 감점 요소가 있다면요?
미경 태도가 정말 중요합니다. 중장년은 아무래도 면접자의 입장이 돼본 지 오래고, 면접관으로의 경험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인지 마치 자신이 면접관인 듯 거만한 자세로 앉아 계신다거나, 그런 투로 말씀하실 때가 있어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리면 본인이 예전에 어디 지점장을 했다거나, 어디 임원을 안다며 과시하시는 경우도 있죠.
성희 저희 기관에 오시는 분 중에도 ‘내가 기관장을 안다’며 인맥을 언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나름 아이스 브레이킹(낯선 사람과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것)을 하시려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면접에서는 감점 요소이기 때문에 자제하시라 말씀드리죠. 또 경력이 있다 보니 ‘이런 것도 모르고 질문하네?’라고 생각하고 가르치려 들 때가 있어요. 사실 면접관이 그걸 몰라서 질문하는 게 아닌데 말이죠.
성철 어떤 분들은 논쟁을 벌이기도 하시더라고요. 외적으로는 복장도 중요해요. 가령 면접장에 아웃도어나 패딩 점퍼 같은 걸 입고 들어왔다, 그러면 첫인상부터 마이너스예요.
성희 저는 염색을 권해드리기도 해요. 그런데 이를 거부하는 분들도 있어요. 어차피 서류에 내 나이가 다 있는데 뭐하러 가리느냐는 거죠. 사실 그런 나이를 기업에서는 부담스러워하는 건데, 외모라도 좀 완화하면 좋거든요.
영희 맞아요. 채용을 희망하는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스타일을 참고해도 좋아요. 그 조직원들 사이에 있어도 이질감이 덜한 분위기로 연출해보는 거예요. 대체로 젊은 직원들과 일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염색도 하시면 덜 도드라지겠죠. 나이는 속일 수 없지만, 이미지는 좀 더 젊고 화사하게 바꿔볼 수 있어요.
성철 희망하는 기관이나 기업이 유연한 문화라면 딱딱한 분위기의 정장은 어울리지 않을 수 있죠. 무조건 양복과 넥타이를 고수하기보다는 이런 점도 고려했으면 해요.
미경 가끔 여성 지원자분들을 보면 화려한 액세서리를 한다거나, 지나치게 튀는 원색 옷을 입고 나타나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좋게 보는 경우가 드물더라고요.
진행자 복장 이외에 또 어떤 것들을 컨설팅해주시나요?
영희 저는 주로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훈련을 해요. 모의 면접을 해보면 유독 부정적인 뉘앙스로 답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실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도요. 결국 마음이 바뀌어야 내뱉는 말도 바뀌거든요. 그렇게 긍정적인 자기 인식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지면 훨씬 자신감 넘치게 면접을 치를 수 있고, 채용 결과도 좋게 나오는 것 같아요. 더불어 신입사원의 마인드로 임하시도록 조언해드리곤 하죠.
성철 맞습니다. 품성이나 마음가짐이 개선되지 않은 채 단순히 면접 스킬만 높인 상태라면, 결국 채용되더라도 직장 생활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더라고요.
성희 사실 단편적으로 알려드릴 수 있는 듣기 좋은 답변들은 있죠. 그런데 자신과 동떨어진 이야기라 느끼면 거짓말을 한다는 생각에 내뱉지 못하시더라고요.
미경 그래서 저는 조금 불편한 내용이라도 가급적 솔직하게 말씀하시라 그래요. 겉으로는 긍정적인 이야기라도 뭔가 꾸며내는 것처럼 느껴지면 결국 부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거든요.
성철 거짓말은 아니지만,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연세가 많은 분은 청력이 약해 잘못 듣기도 하고요. 그럴 땐 ‘지금 질문하신 내용이 이런 게 맞습니까?’라고 자신이 잘 이해했는지 확인한 후 대답하시면 좋아요.
성희 한 예로 면접에서 대인관계를 물으면 오해를 하시고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한다’, ‘주변에 친구가 많다’라고 외향적인 성격을 어필하는 분들이 있더군요. 여기서 대인관계는 그런 의미가 아니거든요. 동료들과 얼마나 융화하고 협업할 수 있느냐를 묻는 거죠.
진행자 질문을 이해했지만, 예기치 못한 내용에 당황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성희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이든, 본인의 역량을 보여줄 경험을 녹여 설명해주시면 좋아요. 젊은 세대와 협업했던 경험이라든지, 스토리를 곁들이면 훨씬 풍성해지죠.
영희 간혹 압박면접 상황에 당황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 역시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한다면 한결 수월해져요. ‘아, 지금 내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저 면접관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려는 거구나’라는 식으로요.
미경 그래서 면접이 잡히면 주변에 부탁해 이런저런 예상 질문을 연습해보는 게 좋아요. 상대를 면접관이라 생각하고 답변해보는 거죠. 이런 과정이 현장에서는 큰 도움이 돼요.
Episode_3“생각보다 연봉이 적네요.” (그냥 다니지 말아야겠다.)
면접을 마치고 채용하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지면 현장에서 연봉 등 계약 조건을 안내받을 때가 있다. 이때 생각보다 낮은 급여 등으로 인해 스스로 입사를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진행자 중장년들이 가장 답변하기 곤란해하는 질문은 뭔가요?
영희 비자발적으로 이전 직장을 그만둔 분들은 퇴직 사유를 설명하기 난처해해요. 조직 내 갈등을 일으켰거나 저성과자인 경우가 그렇죠. 또 퇴직 후 경력 공백이 길면 설명을 잘한다 해도 답변이 좀 궁색하거나 안일해 보일 수 있어요. 연봉 문제에 대해 논할 때도 어려워하고요.
성철 중장년 면접에서 단골 질문 중 하나가 ‘이전보다 직급이나 급여가 낮아지는데 괜찮겠냐’ 이거예요.
성희 맞아요. 꼭 물어보죠. 최저임금 수준의 단순직이면 대체로 협상 단계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죠.
영희 채용 공고에서 연봉을 알리지 않거나, 공개된 연봉보다 적은 연봉을 제시하는 곳도 더러 있어요. 그러면 실망감 때문에 합격하고도 ‘이 회사를 다녀야 하나’ 고민하는 분이 적지 않아요.
성희 연봉이 적으면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하는 생각에 허탈해하시더군요. 그런데 어쩌면 그 기업에서 요구하는 일이 많지 않거나, 난이도가 낮기 때문일 수도 있거든요. 가령 내가 이전 직장에서 연봉 5000만 원을 받고 일했던 사람이더라도, 이 기업에서 원하는 업무가 3000만 원 정도 수준이라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업무량을 확인해보고, 그밖의 복지 수준 등을 함께 고려했을 때 적절한지도 따져야 해요.
성철 때론 업무량이 적어 괜찮다 싶었는데, 입사 후에 점점 일이 늘어나 난감해지기도 하죠. 대개 역량 발휘를 잘했기 때문에 업무가 많아졌을 텐데, 그러면 그만큼 급여를 올려달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성희 그래서 조금 마음에 안 들더라도 면접 후 당장 연봉을 협상하기보다는, 3개월이나 6개월 후 업무에 따라 조정하는 시간을 갖자고 얘기해두면 좋아요.
성철 동의합니다. 3개월 정도 일해보면 조직이나 업무에 대해 파악할 수 있잖아요. 더 일할 만한 비전이 있는 곳인지, 급여 수준이 적정한지 파악해보고 조율해야죠. 협상이 안 된다면 퇴사를 고려해야겠지만요.
진행자 입사를 재고하는 경우가 또 있나요?
미경 거의 드물지만, 한 번에 두 곳에 합격하는 상황이죠. 이런 경우 얼른 의사결정을 해서 양사에 알려야 해요.
성철 전화로라도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문제는 너무 늦게 말하거나 아예 안 하는 분들이 있다는 거예요.
성희 가끔 미안한 마음에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거절은 빠르고 짧게 하시라 조언해드려요. 그리고 입사하는 기업이든, 안 하는 기업이든 ‘감사 인사’를 남기면 좋아요.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해당 기업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와드릴 의향이 있다’는 식으로 여지를 두는 거죠. 이런 소소한 매너가 나중에 기회로 찾아오기도 하니까요.
미경 불합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예요. 면접관분들이 명함을 주시잖아요. 그러면 ‘오늘 면접 감사하고, 결과는 아쉽지만 추후 좋은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문자나 메일을 남기는 거죠.
영희 결국 면접이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 여겼으면 해요. 나는 이 기업과 업무에 내가 적합한 사람이라는 걸 설득하는 거고, 면접관은 내가 그런 인재인지 검증하려는 거잖아요. 그 합이 맞고 서로 윈윈이 됐을 때 채용 가능성이 높은 거죠. 그러니 일방적으로 질문하고 수동적으로 답하는 관계로만 보지 말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소통한다 생각하면 좋겠어요.
퇴직 후 재취업 과정은 녹록지 않다. 경력이 무색할 만큼 퇴짜 맞은 이력서가 쌓여가고, 면접 기회는 좀처럼 잡기 힘들다. 그마저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 일쑤. 열심히 살아온 인생인데 뭐가 잘못된 걸까. 그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없다면,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 단계다. 이에 재취업 상황별 전문 컨설턴트들의 이야기를 통해 중장년 구직자의 행태를 짚어보고, 그 해결점을 모색해보려 한다. ‘시니어 잡:담회(Job:談會)’ 그 두 번째 순서는 ‘이력서편’이다.
Episode_1 “OO 씨 몇 대손으로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이력서에는 지원 동기, 성장 과정, 장단점 등 자신에 대해 소개하는 항목이 있다. 이때 중장년들은 직무와 무관한 자신의 이야기를 연대기식으로 늘어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진행자 한 직장에 오래 다니거나 이직 경험이 없는 경우라면 지금의 온라인 이력서 형태가 생소할 수 있겠어요. 다들 어떤 점을 어려워하시나요?
권미경 커리어컨설팅 대표(이하 미경) 최근에는 이력서보다는 ‘입사 지원서’라 해서 자기소개서나 경력기술서 등을 포함해 서류를 마련해요. 아무래도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자기소개 부분을 어려워하시는 것 같아요.
황성철 상상우리 수석컨설턴트(이하 성철) 이력서는 크게 연대기형과 기능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유사 업종에 취직한다면 연대기형 이력서도 나쁘지 않아요. 문제는 새로운 업종이나 직업에 도전하려면 기능형 이력서가 필요한데, 이때도 연대기형으로 작성한다는 거죠.
최성희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 책임컨설턴트(이하 성희) 연대기형 이력서를 작성할 때 주로 본인을 직책으로만 표현하는 경향이 있어요. 사원부터 시작해 과장, 차장, 부장이 됐다는 식으로요. 직책을 쓰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했는지 핵심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걸 어려워하시더라고요.
성철 성장 과정을 쓸 때도 마찬가지예요. 지원 직무와 관련해 어떤 전문성을 키워왔는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말 그대로 본인의 성장사를 적는 경우죠. 어느 가문의 몇 대손으로 태어나, 형제 관계가 어땠고, 초등학교 시절은 이렇고… 이력서에 이런 진부한 내용이 들어가면 채용 담당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어렵죠.
황영희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 책임컨설턴트(이하 영희) 또 어려워하시는 것 중 하나가 ‘지원 동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어요. 내가 이 회사에 지원한 동기를 통해, 나라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설득해야 하니까요. 그러려면 먼저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정보와 내가 지원하는 직군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해요. 기업 홈페이지나 관련 뉴스 등을 살펴보면 좋죠.
성희 생각보다 중장년들이 직업이나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요. 워크넷 홈페이지의 직업 사전 페이지에서 검색하면 관련 정보를 쉽게 보실 수 있어요. 그런 내용을 이력서에 녹여내는 과정도 중요해요.
영희 채용 공고 분석도 해보면 좋아요. 지원하는 기업에 내가 희망하는 직무 외에도 다른 채용 공고는 어떤 것들이 올라와 있는지, 또는 내가 원하는 직군에 대해 다른 회사들은 어떤 방식으로 인재를 뽑는지 등을 분석하는 거죠. 그러면 덤으로 그 회사의 인력 구조나 상황, 업계 트렌드도 얻을 수 있어요.
성철 채용 공고에 있는 자격 조건이나 우대 항목도 꼼꼼히 살펴야 해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나 합격 전략도 살펴보면 좋고요. 최근 이슈인 챗GPT에 ‘OO 기업 채용 핵심 전략 알려달라’, ‘자기소개서를 써달라’ 이런 내용을 입력해봤는데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더라고요. 단, 그 내용을 그대로 옮기란 뜻은 아니에요. 몇몇 단어나 문장을 참고하되 결국 자기 언어로 쓰셔야죠. 이력서의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 형식이나 양식에 대한 도움은 될 것 같아요.
진행자 자사 이력서 양식을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때론 자유 형식을 요구하기도 하잖아요. 청년들은 채용 플랫폼 서식을 활용하던데요. 중장년들은 어떤가요?
성희 저는 컨설팅할 때 채용 플랫폼에 등록된 서식은 쓰지 마시라고 해요. 퇴직한 분들 중에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허수로 이력서를 넣는 경우가 많거든요.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노력 없이 플랫폼에 등록된 서식 그대로 보내는 건 ‘실업급여용이구나’라고 판단해 선호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가급적 별도 양식으로 작성해 메일로 보내시길 권해드려요.
영희 그래서 마스터 이력서를 하나 준비해두면 좋습니다. 마스터 이력서에 핵심 역량과 이력을 잘 정리해뒀다가, 지원 기업에 알맞은 쪽으로 수정, 보완하는 거죠. 같은 이력서를 여러 회사에 돌리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면 경쟁력이 없어요. 그 회사와 직무만을 위한 포인트가 담겨 있어야하죠.
미경 맞아요. 같은 이력서를 회사 이름이나 직무만 바꿔 내는 분들이 있는데요. 기업명 같은 고유명사를 틀리는 실수를 범하기도 하죠. 그런 이력서는 바로 아웃이에요.
Episode_2 “MBTI 교육도 들어놨어요.이만하면 스펙 괜찮겠죠?”
이력서 공백을 채우려 직무와 무관한 자격증이나 이수 교육 등을 과하게 써넣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지나치게 겸손해(?) 주요 성과나 핵심 역량을 축소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진행자 청년들의 경우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열중하잖아요.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넣으려고요. 중장년들도 그런가요?
미경 아무래도 청년들보다는 경력이 있다 보니 더 쓸 게 많은 편이죠. 이때 어떤 역량을 넣을 것이냐가 중요해요. 모조리 다 넣는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전에 공공기관 이력서에 직무와 전혀 무관한 바텐더 자격증을 쓰신 분을 봤어요. 그런 식으로 불필요한 자격증이나 이력을 나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성희 맞아요. 일단 양적으로 승부하려는 분들도 있죠.
미경 특히 고학력 분들은 자신이 낸 논문 같은 것도 올리더군요. 직무와 동떨어진 내용인데도 말이죠. 바쁜 채용 담당자들이 굳이 그 긴 논문을 읽어볼까요? 아니라고 봐요.
성철 관점의 오류라고 생각해요. 회사 입장에서 필요한 것을 써야 하는데, 내 입장에서 어필하려는 것들을 쓰니까요.
영희 이런저런 자격증을 정말 많이 따신 분들도 있는데요. 10개든 20개든 다 써내지 마시라고 해요. 지원 분야에 꼭 필요한 5개 정도로 추려서 임팩트 있게 보여주는 게 좋죠.
미경 이력서 쓸 때 웬만하면 ‘MBTI 교육 이수’ 같은 것은 넣지 마시라 합니다. 요즘은 중장년을 위한 교육기관이 많고 프로그램도 다양하잖아요. 정말 안 받아본 교육 없이 다 들으러 다니는 분도 있더라고요.
영희 교육을 위한 교육을 받는 분도 상당하죠.
성철 교육 쇼핑이라고 하죠. 그리고 요즘 블로그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력서에 넣는 게 큰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영희 대외 활동 이런 걸 쓰실 때도 가려 쓰시는 게 좋아요. 항상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작성하시면 좋겠어요.
진행자 혹시 이력을 과장해서 스펙 부풀리기를 한다거나 거짓 스펙을 적는 경우는 없나요?
미경 중장년은 과대포장은 잘 안 해요. 있는 그대로 쓰는데 그게 과했다면 모를까. 역으로 자신의 업무 성과 같은 걸 축소하시려 하더군요.
성희 아무래도 중장년들은 자신을 어필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시절과 문화를 살아오셨고요. 괜찮은 성과가 있어서 그걸 돋보이게 쓰시라 하면 ‘이건 내가 혼자 한 게 아닌데’라며 주저하세요. 보통 팀원들과 함께 이룬 성과에 대해 그러시죠. 그런 과한 겸손이 이력서 문장에서도 드러나곤 해요. 계속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라는) 전제가 붙고, 확신 없는 문장이 되고, 부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지거든요.
영희 맞아요. 업무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데도 그런 부분까지 축소하시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성철 한편으론 우려도 있는 것 같아요. 이 성과는 이전 직장의 백그라운드 속에서 동료들과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일인데,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을까? 이력서에 적으면 내가 할 줄 알 거라고 기대해서 뽑으면 어쩌지? 그런 부담을 느끼는 거죠.
영희 이직이 잦았던 경우 이런 부분을 축소하는 분들은 있어요. 해외에서는 덜한데 한국 기업은 이직을 많이 한 사람을 선호하지 않는 것 같아요.
성철 역으로 한 회사만 오래 다닌 분들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영희 실상 중소기업에 취직하거나 규모가 작은 곳에 가면 두루두루 일당백을 하는 사람을 원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직무에 적합한 이직을 하면서 자기 역량을 키운 사람이면 오히려 환영하는 것 같아요. 이직을 많이 한 게 마이너스라 느낀다면, 그 안에서 긍정적으로 어필할 부분을 잘 찾아보시면 좋겠어요. 이직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 있는데, 단순히 팩트로만 나열하시면 호감도가 떨어질 수 있거든요.
Episode_3 “사진이 어려 보인다고요? 젊었을 때 찍은 건데요”
잘 작성한 이력서도 한 끗 차이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증명사진은 물론 이력서와 구직자의 매력을 함축하는 커버레터 작성, 첨부파일 형식 등 소소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게 좋다.
진행자 같은 내용이라도 채용 직무에 맞는 자신의 역량을 잘 보여주는 게 관건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밖에 구직자들이 간과하는 이력서 작성 시 주의 사항이 있을까요?
성철 맞춤법 확인은 기본이고요. 과도하게 전문용어나 영어, 한자를 사용하는 것도 지양해야 해요. 또 요즘은 디지털 문해력이나 컴퓨터 활용 능력도 이력서 단계에서 묻는 경우가 많거든요. 흔히 상·중·하로 선택하게 돼 있는데, 창피하니까 ‘중’ 정도로 해두시더라고요. 면접에서는 드러나지 않아 채용에 성공했지만, 결국 실무에서 들통이 나 이틀 만에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봤어요.
미경 저는 항상 사진을 신경 쓰시라 말씀드려요. 간혹 증명사진인데도 남자분들은 화려한 나비넥타이를 했다든지, 여자분들은 민소매에 커다란 귀걸이를 했다든지 격식에 어울리지 않은 모습으로 찍은 분들이 있더라고요. 직무에 따라 좋게 보는 곳도 있겠지만, 웬만해서는 좋은 인상을 얻기 힘들죠. 정말 스펙이 좋은데도 사진 때문에 반감을 사는 이력서도 많아요.
성철 젊은 시절 사진을 내는 분도 있어요.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는 사진 속 인물을 기대했는데 막상 그게 아니라면 당황스럽죠.
성희 저도 그런 고객이 계셔서 여쭤봤어요. 왜 자꾸 옛날 사진을 고수하시냐고요. 그랬더니 자신의 늙은 모습이 싫고 불편하시대요. 재취업 활동에서는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는 과정도 필요한데, 아직 스스로를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경 요즘은 사진관에서 옷도 대여해주고, 3만 원 정도면 하나 찍거든요. 오래된 증명사진을 갖고 계시다면 이참에 업데이트하셨으면 해요.
성철 그런 점에서 오래된 사진을 그대로 내민다는 건 성의가 결여된 것으로 간주될 수도 있어요. 구직 활동을 할 때 최소한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인데, 그걸 안 했다는 거죠. 결과적으로 좋게 보이지 않아요.
성희 생각보다 비즈니스 매너를 잘 모르는 중장년이 많더군요. 보내는 사람 이름이나 이력서 파일명, 메일 제목 등을 무성의하게 처리하는 경향도 있고요.
성철 맞아요. 메일 보내실 때 정중한 첫인사와 끝인사를 잘 쓰셔야 한다고 당부하죠. 이력서 커버레터도 상당히 중요하고요.
미경 메일로 보내지 않고 취업 플랫폼에 올릴 때는 헤드라인이 관건이에요. ‘제2의 인생을 여기서 시작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표현은 진부하죠.
성희 제가 느끼는 진부한 단어는 ‘성실’이에요. 성실이라는 요소는 어떻게 보면 기본 덕목과 같거든요. 성실이라는 단어 대신 성실함을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드는 게 더 도움이 돼요.
영희 이력서가 곧 ‘마케팅 레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막연히 ‘날 채용해주세요’라는 것보다는 제대로 준비하고, 그걸 담은 표현을 통해 나를 채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드러내는 작업이죠.
성희 맞아요. 이력서를 이렇게 비유해보면 어떨까 해요. ‘나’라는 제품의 사용설명서를 작성하는 것. 제품 사용설명서가 잘 쓰여 있어야 구매력이 올라가듯, 나를 잘 설명하는 글이라야 채택될 확률이 높아지죠. 아주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나’를 잘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현장에서 배우는 과정이 이야기가 된다. 특별한 일을 평범하게 만드는 데서 큰 동력을 얻는다. 그래서 사람을 더욱 들여다본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이들의 특별한 일상을 담거나, 평범한 그들의 일상에 이벤트를 넣는다. ‘K-로컬’(Korean Local)을 콘텐츠에 담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지만, 그는 자신을 ‘동네 소년’이라고 소개한다.
이영락(50) 국장은 2001년 MBC충북에 입사했다. 토론 프로그램 사회자, 라디오 PD, 뉴스데스크 앵커를 거쳐 뉴미디어팀장, 미래전략국장을 역임하다 올해부터는 신성장전략국의 장을 맡게 됐다. 직장 생활 20년 차. 이쯤 되면 질릴 만도 한데, 그는 아직도 일이 즐겁다 말한다. 오늘의 경험이 당장은 쓰이지 않더라도 푸티지(Footage, 미완성 필름)로 남아 언젠가 연결된다는 걸 알기에, 그는 매 순간이 재미있다. 올해 그의 목표는 “‘평범’으로 ‘비범’하고 패기 있게”다.
‘시절의 인연’ 떡국씨
이 국장은 ‘이용자의 즐거움이 끊김 없이 연결되는 경험’을 콘텐츠에 녹이기 위해 늘 고민한다. 그가 기획하고 감독한 글로벌 농촌 커뮤니티 콘텐츠 ‘촌스런 떡국씨’는 귀농한 20대 청년의 경험으로 시작해 세계 각국의 농부 이야기로 확장됐다. 영상으로 시작했지만, AR 지도로 이어지고, 모바일 농사 게임으로 연결된다. 게임에서 키운 농산물은 마동리에서 실제로 교환할 수 있다. 영상 하나만 보고 그치는 게 아니라, 모양을 바꿔 콘텐츠 경험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촌스런 떡국씨’의 주인공은 청주 문의면 마동리로 귀농한 청년농부 안재은 씨다. 그녀를 처음 만난 건 라디오 프로그램 PD로 있을 때다. 섭외를 하고 보니 그녀가 가진 이야기가 너무 좋아 ‘농사는 처음이지’라는 고정 코너를 만들어 3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 국장은 안재은 씨의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까이서 풀어보고 싶었다. 유튜브 ‘촌스런 떡국씨’의 탄생이다.
‘촌스런’(촌’s Run, Chon is run·learn)은 안재은 씨가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 이름이다. ‘떡국씨’는 마동리에서 어르신들이 그녀를 부르는 별명이다. 귀농하고 가장 먼저 떡국을 끓여 돌리면서, 동네에서 떡국이라 불리게 됐다고. ‘촌스런 떡국씨’는 안재은 씨의 회사 이름과 별명을 따 만들었다. 시즌1은 ‘시골 오지마을에 들어와 여성 청년 이장이 돼보겠다는 꿈을 꾸는 과정’을 ‘정말 이뤄질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으로 바라본 콘텐츠다.
“그냥 농촌에 들어와 사는 청년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 영상을 보고 제2의 안떡국씨가 나오도록 하자는 게 저희 제작진의 목표였어요. 그런데 영상을 보고 정말 귀촌한 ‘조떡국씨’가 나왔죠.(웃음)”
그렇게 시즌2로 이어진 ‘촌스런 떡국씨’는 시즌1에 나왔던 마을 주민 신해인 할머니, 김경순 아지매, 해밀당 최고야 씨가 개인의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후위기’가 자주 등장했다. 특히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농촌의 먹고사니즘’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세계가 공감했다. K-농업의 글로벌화를 꿈꾸며 시즌3에서는 ‘글로벌 청년농부’를 다룬다.
“저에게 안재은 씨는 시절인연(時節因緣)이자 뮤즈(Muses)예요. 저 혼자라면 다큐 한 편은 기획할 수 있지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이렇게 여러 편으로 만드는 건 어렵거든요. 뉴미디어를 시작한 지 5년 정도 되었는데, 기존 방송과는 다른 톤&매너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안재은 씨 같은 크리에이터 한 명이 있으면, 그가 성장하고 경험하고 실패하고 성공하는 그 과정 자체가 콘텐츠가 되죠. 그런 안재은 씨의 도전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커요.”
‘K-경험’을 수출하다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는 이 국장의 무대는 세계다. 특히 ‘K-경험’의 글로벌 콘텐츠화 가능성을 봤다. 그래서 기획하고 있는 다음 콘텐츠는 ‘브레이브하트(Brave Heart)50’이다. ‘청년 창업가의 존버(끝까지 막연하게 버티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 인사이트’가 주제다.
“저와 같은 월급쟁이들은 누구나 ‘언젠가 회사 때려치우고 나만의 창업을 할 거야’라는 마음을 품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용기가 없어서, 준비된 총알이 없어서, 미래를 확신할 수 없어서 등 여러 이유로 품고만 있죠. 그렇다면 창업이라는 도전을 한 사람들은 얼마나 용감할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집을 사든 창업을 하든 1억 원을 대출받는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부담을 갖게 되잖아요. 창업가들은 그 두근거리는 순간을 매일매일 겪겠죠. ‘첫 대출 1억을 받던 날’이라는 공통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담아보려고 해요. 너도 겪고 나도 겪은 공통의 경험이라면, 누군가에게는 인사이트가 될 테니까요.”
한 사람을 소개하는 영상을 비틀어본 기획이다. 매월 1만 명의 자영업자가 폐업을 하고 그만큼의 창업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모두가 같은 경험을 하지만 저마다의 인사이트는 달라진다. 외국 사람이 영어로 한 TED 강의 영상을 한국어 자막으로 보면서 우리가 동기부여를 받는 것처럼, ‘K-경험’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프리카에도, 알래스카에도, 파리에도 창업가는 있으니까.
그가 글로벌 콘텐츠의 가능성을 본 건 ‘할매레시피’(Grandma’s Recipe)라는 다큐를 제작하면서다. ‘할매레시피’는 마동리 최고령인 91세 신해인 할머니의 떡볶이 레시피를, 마을에 귀촌·귀농한 세 청년이 밀키트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담은 다큐다. 이 작품으로 암스테르담 쇼트필름 페스티벌 어워드에서 수상을 했다.
“충북이라는 지역 창업가의 경험을 처음 해외로 수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어요. 그리고 다큐에 참여한 분들에게 선물이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죠. 그저 자신의 일을 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상을 받은 셈이잖아요. 나의 경험이 세상에 보편타당한 지식처럼 전달된다면 더 기쁘겠죠? 그래서 ‘브레이브하트50’은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와 함께 이들의 인사이트를 모아 학문적인 데이터로 만들어보려고 해요.”
개인의 경험은 특별하다.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도 특별하다. 특별한 일을 누구나 공감하고 도전할 수 있는 보통의 일로 만드는 것. 이 국장의 기획 동력이다.
가치를 더하는 협업
기획이 콘텐츠로 만들어질 때는 언제나 협업이 필요하다. 그에게 협업이란 어려울 때 곁에 있어주는 친구 같은 존재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막 헤어진 날, 술 한잔에 이야기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그렇기에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프로젝트에 더욱 진심이다. 텐트에 비유하자면 사람이 폴대가 되어준다. 연결을 많이 할수록 더 큰 텐트를 칠 수 있다. 그는 이를 가리켜 ‘가치를 더하는 협업’이라고 했다.
“같은 장르인데 그 안에 약간의 변주를 주는 사람을 봐요. 안재은 씨 같은 지역 창업가들이 주로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로컬크리에이터라고도 불리죠. 그냥 내 삶을 배경으로 하는데, 거기에 가치를 더하는 거예요. 지역에 존재하는 기존의 틀은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는데, 거기에 내 창호지를 얹어서 조금 색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거죠. 이를테면 농사짓는 방법이 엄청 드라마틱하지는 않잖아요. 로컬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도, 나만의 색을 입히는 것. 어떤 결핍을 그저 자신의 역량만큼 채워보려는 거죠.”
한 마을의 결핍, 농촌의 문제, 기후와 같은 글로벌 이슈 등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문제가 있긴 한데, 해볼 만해’라는 자세로 바라본다. 그런 개인의 노력과 경험을 콘텐츠화하는 게 이 국장의 실험이다.
‘바이5남매’ 시리즈도 개인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세종시에 정부청사가 생기고 여러 산업기관이 자리 잡으면서 서울을 오가는 직장인이 늘었다. 수도권에 가족이 살고 있는데, 직장이 오송이어서 내려온 사람들은 자취 생활을 한다. 친구들도 다 수도권에 있다 보니 일이 끝나면 놀거리가 없다. 그래서 ‘화요조찬운동회’를 만들었다. 매주 화요일 아침 뒷산을 오르고 내려와 커피와 함께 아침을 먹고 헤어지는 모임이다. 그때 누군가 ‘K-바이오’가 더 크려면 융복합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신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뭉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바이오 산업의 연결 생태계를 콘텐츠로 풀어낸 것이 ‘바이5남매’다. 바이오라는 산업 이야기를 기술 수혜자가 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내는 콘셉트로, 각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설명해준다. 이 과정에서 산업계의 연결이 일어났다.
이렇게 그의 기획은 제작하는 사람, 등장인물로 참여하는 사람, 영상을 보는 사람 모두에게 가치가 더해지는 콘텐츠로 완성된다.
“그냥 말로만 가치를 더한다는 게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비슷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새로운 걸 보여주는 과정이에요.”
‘동네 소년’ 이영락
노트북을 열자 수많은 기획 파일이 쏟아졌다. 실현된 것도, 실현 중인 것도, 실현되지 못한 것도 있다. 주로 일상에서 콘텐츠를 발견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날 기획이 뚝 떨어지는 건 아니다. 그래서 실현하지 못한 아이템들도 잘 두었다가 적시에 꺼내본다. 경험이 쌓이면서 기획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예산이 부족하거나 기술이 없어 콘텐츠로 만들지 못한 10년 전의 기획이 기술 발전으로 구체화되는 때가 온다. ‘보이는 라디오’처럼.
“처음 ‘보이는 라디오’를 우리 MBC충북에서도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는 가지고 있는 장비나 예산으로는 어려웠어요. 그런데 2년 후에 다시 보니 소프트웨어가 프리웨어로 풀려 있고, 마침 회사에 안 쓰는 장비들이 남아 있더라고요. 서울 방송국처럼 있어 보이지는 않더라도 구현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지금 안 된다고 앞으로도 안 되는 것이 아니고, 엎어진 기획서라고 의미 없는 게 아니라는 걸 배웠죠.”
그는 일상의 결핍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여전히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있지만, 그라고 매 순간 목표를 가지고 달리기만 한 건 아니다. 어느 날은 전파로 날아가 버리는 방송 일에 헛헛함을 느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데 남는 게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주말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건강을 챙겨야겠다고 느꼈을 때는 ‘동네 소년단’을 만들었다. 40~50대 어른들이 그냥 주말마다 동네를 뛰는 모임이다. 그렇지만 국가대표처럼 전지훈련까지 가면서 진심을 다한다. 이렇게 쌓이는 하루하루가 언젠가 기획을 할 때 툭 튀어나올 걸 알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그를 보며 아내는 ‘동네 소년 같다’고 했다. 그때부터 그의 별명은 ‘동네 소년’이 됐다.
“아직도 배울 게 많아 일이 즐겁다고 말하지만, 저도 똑같이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요. 고단한 인생이라고 느낄 때도 있죠. 그렇지만 오늘 나의 하루가 내일의 푸티지가 되어줄 거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 아직은 해보고 싶은 마음이 좀 더 큽니다.”
다양한 SNS를 통해 소통하고 이를 활용하여 덕질을 하는 중년들이 점차 늘고 있다. 대면 만남이 어려워지면서 SNS를 통한 소통이 중요해진 가운데, SNS 사용 시 주의해야 할 나쁜 습관을 돌아보고 좋은 매너를 살펴본다.
비대면 시대, 남자를 부탁해
“문자 메시지나 카톡 대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어요.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때가 있는데 여자들과 소통할 때 특히 그렇지요. 수다 떠는 느낌 같아 거부감이 듭니다.”
“저는 칭찬을 해올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냥 보내온 것을 읽기만 해요. 상대로선 머쓱하고 뻘쭘하고 때론 서운할 거란 생각도 들지만.”
“저는 묻는 것에 대해서만 답을 해요. 나머진 내용을 확인만 하지요. 가령 ‘2시까지 오세요’란 문자를 받았을 때 회신을 안 하는 거죠. 그러곤 2시까지 가지요. ‘알았다’고 간단하게라도 답하면 손가락이 부러지냐는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습관이 그렇게 굳어져버렸어요. 상대는 무시당했다거나 불쾌할 수 있겠다는 걸 최근에 느꼈어요.”
바야흐로 비대면 소통의 시대다. 코로나19와 맞물려 좀 더 가속화되는 작금의 현실에서 중년의 SNS 대화 풍경도 다양하다. 주고받는 내용은 차치하고, 전달하는 방식과 대화 스타일이 달라 관계가 서먹해지거나 뜻하지 않은 오해를 부르기도 한다. 얼굴 보고 얘기했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것을 비대면이라는 한계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SNS상이 아니라도 일상적인 소통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불리하다. 중년층 이상에서 그런 경향은 더욱 도드라진다. 팩트 위주의 전달 훈련을 주로 받아온 세대로서 감성적 언어 구사에 익숙하지 않고 감정 표현에 미숙하기 때문이다. 주변 이성 간의 대화를 비롯해 아내, 딸, 며느리 등 가족관계에서 소소한 안부나 잡담을 나눌 때 중년 남성들은 당황한다. 매끄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버겁기 때문이다.
이모티콘 남발, 자제를 부탁해
“이모티콘을 중복해서 날리거나, 한 텍스트 내에 이런저런 이모티콘을 섞어서 쓰는 사람, 문장마다 ‘ㅋㅋ, ㅎㅎ’를 붙이는 사람을 보면 경박하게 느껴져요. 특히 저는 ‘ㅋㅋ’는 자제하는 편이죠. 연장자나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은 분에겐 사용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전혀 안 쓰면 무뚝뚝하거나 다소 무례한 인상을 주기도 해요. 업무 전달을 받을 때 상사의 센스 있는 이모티콘 하나가 아랫사람의 긴장을 풀어주죠. 하지만 분위기에 맞게 쓰지 못할 바엔 아예 안 쓰는 게 나아요. 부모상을 당한 지인이 받은 카톡 위로의 말끝에 ‘ㅠㅠ’가 붙어 있어서 진정성이 의심됐다고 하더라고요.”
SNS상의 대화에서는 면대면에서 드러나는 얼굴이나 목소리에 실린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뉘앙스와 느낌을 제대로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어디까지가 적정선인지는 애매하지만, 단체 대화방에서는 그마저 무시되기 쉽다.
“단체 대화방에 내가 뭘 올리는 순간 나가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종교나 정치 등 예민한 사안도 아닌데, 내가 뭘 잘못했나 당혹스럽죠. 다른 사람이 글을 올릴 때는 바로 나가지 말고 타이밍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탈퇴할 때는 간단히 인사를 하고 사유를 밝혔으면 해요. 그게 예의가 아닐까요? 아, 그리고 사전 언질도 없이 별 관심도 없는 단톡방에 초대받는 것도 불쾌하고 황당하더라고요.”
이것만 말아줘, 소통을 부탁해
비대면 시대일수록 만남이 더욱 소중하고 절실하게 다가오는 요즘, 이상과 같은 지적과 의견을 중심으로 대화의 만족감과 의사 전달 극대화를 위한 효율적인 SNS 소통법을 정리해보자.
➊ 이모티콘을 적절히 활용하자. 남발이나 부적절한 이모티콘 사용은 역효과나 불쾌감을 낳지만 적절한 사용은 대화의 윤활유가 된다. 여러 가지를 섞지 말고 한 종류의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자신의 정체성을 센스 있게 만들어갈 수 있다. 끝맺음을 이모티콘으로 하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마무리할 수 있다.
➋ 맞춤법을 체크하고 내용을 다시 읽어본 후 보낸다. 지성과 품격이 드러날 것이다.
➌ 단체 대화방에서 다른 사람의 글이 올라오자마자 바로 나가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괜한 오해를 사거나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➍ 종교나 정치 등 예민한 주제는 피하자. 대부분 설전으로 번진다.
➎ 되도록 자기 자랑은 삼가자. 누구에게도 별 도움 안 된다.
➏ ‘소중한 인연,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이 있어 행복해요. 오늘도 당신을 응원합니다. 꽃길만 걸으세요’ 등 입에 발린 문구를 유치한 그림에 새겨 보내는 것은 결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격이 낮고 무성의해 보인다. 단 한 줄의 안부라도 자신이 직접 써서 보내자.
➐ 가까운 사이라 해도 긴 동영상이나 유튜브 콘텐츠 등은 가급적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안 보면 부담이 된다. 그것에 대한 감상을 물을까봐 마음이 쓰이기 때문이다.
➑ 펌글은 되도록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할 것이며, 글쓴이나 출처가 엉터리인 경우가 많아 나중에 망신스러울 수 있다.
➒ 내 흥에 겨워, 혹은 잠이 안 온다는 이유로 밤 열두시 넘어 새벽 한시, 두시에 카톡이나 문자를 보내는 것은 제발 삼가자. 새벽 네다섯시에 보내는 것 역시 실례이자 무례한 행동이다.
➓ 보내기 전에 수신자를 체크하자. 아내에게 보낼 급여명세서를 지인 여성에게 잘못 보내는 바람에 프라이버시를 스스로 노출한 경우도 있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SNS로 소통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 그렇다면 원활한 SNS 소통을 위해서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01 이모티콘을 적절히 활용하자. 한 종류의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대화 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갈 수 있다.
02 맞춤법을 확인하고 내용을 다시 읽어본 후 보낸다. 사소하지만 정확한 맞춤법은 지성과 품격을 드러낸다.
03 단체 대화방에서 다른 사람의 글이 올라오자마자 바로 나가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괜한 오해를 사거나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수가 있기 때문이다.
04 종교나 정치 등 예민한 주제는 피하자. 대부분 설전으로 번지기 때문에 되도록 논쟁을 피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누자.
05 되도록 자기 자랑은 삼가자. 저마다 입장이 다르고, 누구나 잘난 척하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자.
06 입에 발린 문구를 유치한 그림에 새겨 보내는 것은 결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격이 낮고 무성의해 보인다. 단 한 줄의 안부라도 자신이 직접 써서 보내자.
07 가까운 사이라 해도 긴 동영상이나 유튜브 콘텐츠 등은 가급적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안 보면 부담이 된다.
08 내 흥에 겨워, 혹은 잠이 안 온다는 이유로 새벽에 카톡이나 문자를 보내는 것은 제발 삼가자. 상대에게 굉장히 무례한 행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09 보내기 전에 수신자를 체크하자. 아내에게 보낼 급여명세서를 지인 여성에게 잘못 보내는 바람에 프라이버시를 스스로 노출한 경우도 있었다.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보통 사람들은 건강과 돈, 가족과 친구, 명예 등을 떠올린다. 반면 삶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인 습관을 떠올리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잘 들인 습관이 열 가지 노력 부럽지 않다는 말도 있듯, 습관에는 노년기의 삶을 청춘의 것처럼 빛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9월호는 커버스토리에서 ‘습관의 물리학’을 다뤘다. 나쁜 습관의 최고봉인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 ‘아하! 내가 지금 화를 내고 있구나!’, 이퇴계의 생활 습관, 습관적 사유와 행동 그리고 ‘약속하는 나’ 등의 콘텐츠를 담았다. 비대면 시대의 시니어가 SNS 사용 시 주의해야 할 나쁜 습관과 좋은 매너, MZ세대에게 배우는 리추얼, 미국 시니어들의 일상 습관을 들여다보며 하루를 달라지게 만드는 웰에이징 습관은 시니어 독자로 하여금 좋은 습관을 들이게 해 주는 안내자가 될 것이다.
‘나는 원래 웃겼다’는 탤런트 김성환을 표지와 기사로 만날 수 있다. 베테랑 연기자이자 30년 넘는 경력의 라디오 진행자, 예능 MC까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를 움직이게 만드는 인생 철학은 무엇일까. 성공한 방송인이자 가수, 노인의료나눔재단 이사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의 변죽 좋은 인생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온다.
스페셜 인터뷰에서는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이병철 신한은행 퇴직연금그룹 부행장을 만났다. 은퇴한 시니어가 두 번째 인생을 즐기며 의미 있게 놀고, 행복한 인생을 스스로 만들기를 바란다는 그. 이 부행장에게서 ‘50+ 시니어 신춘문예 공모전’ 뒷얘기와 신한은행이 바라보는 새로운 시니어 라이프 가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참 좋은 시절에서는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올림픽체조경기장, 리츠칼튼호텔과 박경리문학관 등을 설계한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류춘수를 만났다. 그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설계를 맡을 때, 건축계의 ‘골리앗’ 현대건설을 상대로 던진 다윗의 승부수가 무엇이었는지 기사로 확인해보자.
추석 연휴가 있는 9월,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기분 좋게 대화하는 데 필요한 세대공감 소통법도 담았다. 배우 윤여정과 유튜버 밀라논나, 외식사업가 백종원 등 청년과 원활히 소통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시니어 3인방의 소통 노하우도 참고할 수 있다.
최근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인 우주여행 이야기도 담았다. 시니어들의 오랜 로망 우주여행이 국내에서도 가능할 수 있을지, 트렌드 톺아보기에서 국내 우주여행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신문물 설명서에서는 5060세대에게 더 나은 쇼핑 ‘옴니채널’을 소개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 채널의 장점만 모아 유기적으로 연결한 옴니채널을 이해하고 나면 쇼핑이 더욱 즐거워질 것이다.
추어탕, 판소리와 광한루의 고장, 남원.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길 거리 많은 이곳에 최근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명소가 등장했다. 감성 솔솔! 미술관 여기에서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을 소개한다. 매혹적인 물의 정원과 ‘생명 작가’ 김병종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김병종미술관으로 떠나보자.
이 외에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 9월호는 ▲미숙했던 지난날을 위로하고 남은 날의 성숙한 촉매제가 되어줄 ‘브라보 마이 러브’ ▲50+ 시니어 신춘문예 공모전 대상 수상작 ‘대륙에서 길을 묻다’ ▲재개발과 재건축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들을 알려주는 구해줘 부동산 ▲연금부자로 가는 지름길 TDF를 소개하는 생활 속 법률 상식 ▲나도 지구도 건강해질 수 있는 특별한 운동 ‘플로깅’을 소개하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세상’ 등의 알찬 콘텐츠로 시니어 독자들에게 다양한 읽을거리를 선사한다.
고품격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 9월호는 전국 서점과 인터넷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카카오톡(카톡)은 이제 단순히 온라인 메신저를 넘어 일상 속 대화만큼이나 주요한 소통 수단이 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소통의 비중이 더 커지면서 카톡은 남녀노소 모두가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얼굴을 맞대지 않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인 만큼 카톡 안에서도 매너를 지켜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온라인 메신저가 대중화돼 수많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메시지 홍수’ 속에서는 카톡 에티켓이 더 중요해진다. 또 표정과 억양을 생략하기 때문에 글로만 생각을 전달해야 하는 메신저는 오해의 가능성이 커 더 신경써야 한다.
이에 브라보가 시니어가 조심해야 할 카톡 에티켓 여섯 가지를 소개한다.
➀ 시도 때도 없이 보내는 카톡
직장인 A씨는 최근 피로도가 급격히 쌓이고 있다. 업무를 마치고 퇴근해도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상사의 업무 카톡 때문이다. 굳이 퇴근 후에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사항들에 대해 듣고 답까지 해야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온라인 메신저인 카톡은 언제 어디서나 상대와 소통할 수 있는 간편함이 장점이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카톡을 보내오는 사람들 때문에 이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예컨대 늦은 밤 카톡을 보내 잠을 깨운다던가 근무 시간 외에 카톡으로 업무 지시를 내린다거나 하는 행위는 사실 결례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직장 갑질 행위로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➁ 띄엄띄엄 보내기
직장인 B씨는 한 번에 이야기하지 않고 여러 차례 나눠 카톡을 보내는 선배 때문에 다른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자꾸만 울리는 카톡 알람 때문이다. 알람이 자꾸 울려 일을 하다가도 카톡을 확인해보면 선배 한 명의 카톡이 10개씩 와있다.
하고 싶은 말을 길게 써서 한 번에 보내면 될 것을 짧게 나눠서 여러 차례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카톡을 받는 사람은 계속해서 울리는 카톡 알람으로 피로를 느낄 수 있으니 길게 써서 한 번에 전송하는 게 좋다. 간혹 PC카톡을 사용하는 사람 중에 줄을 띄고자 Enter키를 사용하는데 카톡이 전송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Shift키와 Enter키를 동시에 누르면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고 줄을 바꿀 수 있다.
➂ 읽고 무시하기
직장인 C씨는 자신이 보낸 카톡을 읽고도 한참동안 답장하지 않는 동료 때문에 속상하다. 한두 번은 바빠서 그러려니 했지만 횟수가 잦아지니 제법 서운하다.
바쁘다보면 읽고도 답장할 여유가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읽고 나중에 답장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카톡은 상대방이 내가 카톡을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으므로 카톡을 보고 빨리 답장해 주는 게 좋다. 보낸 사람은 답장이 급할 수도 있어 계속 기다릴 수도 있다. 또 확인 후 답장을 바로 하지 않으면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당장 여유가 없다면 “지금 내가 조금 바쁘니까 나중에 답장할게”라고 간단하게 메시지를 보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➃ 프로필 사진 감시
직장인 D씨는 카톡 프로필 사진을 바꿀 때마다 카톡이 오는 상사가 불편하다. “어디 놀러 갔나봐”, “옷이 잘 어울리네” 등 바뀐 프로필 사진에 대해 카톡을 보내오는데 사생활을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어서다.
어쩌다가 타인의 바뀐 프로필 사진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상대에게 티를 내면 상대 입장에서는 감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까운 관계가 아니라면 타인의 바뀐 프로필 사진에 대해 자주 언급하지 않는 게 좋다.
➄ 고용량 영상
직장인 E씨는 최근 카톡 용량이 부족하다는 알림을 받았다. 그렇게 많은 사람과 카톡을 주고받지 않는데 원인이 무엇일까 알아보니 친구가 보낸 영상들 때문이었다. 친구는 손녀가 재롱부리는 동영상, 여행가서 경치를 찍은 동영상, 인터넷에 떠도는 웃긴 동영상 등 고용량의 영상들을 매일같이 보내왔고, 이 때문에 용량이 부족해진 것이었다.
사진과 동영상 같은 고용량 파일은 앨범에 다운을 받지 않더라도 저장공간을 차지한다. 따라서 고용량 동영상을 지나치게 많이 보내면 받는 이의 스마트폰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용량을 관리하기 어려운 시니어는 카톡 용량이 차면 다른 카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⑥ 지나친 비속어와 맞춤법 파괴
직장인 F씨는 유난히 카톡에서만 비속어를 많이 쓰는 동료 때문에 불편하다. 아무리 거리낌없고 친한 관계라고 해도 느닷없이 쏟아지는 육두문자를 보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자꾸만 틀리는 맞춤법도 신경 쓰인다. 당연히 알 법한 맞춤법인데도 재밌어 보이려고 일부러 틀리는 건지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는다는 이유로 카톡에서 스스럼없이 비속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대면 비대면을 떠나 대화 예절에 어긋나는 소통법이다. 이해할 수 없는 줄임말이나 초성 문자와 같이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도 조심해야 한다.
최근 젊은층은 물론 기성세대도 온라인에서 올바르지 않은 맞춤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는 이를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글쓴이에 대한 오해도 생길 수 있으니 올바른 맞춤법을 사용하는 게 좋다. 헷갈리는 맞춤법은 인터넷 ‘맞춤법 검사기’를 통해 금방 알 수 있다.
‘말’은 사람의 ‘성품’을 나타낸다고 하는 만큼 중요하다. 온라인에서도 품격있는 대화를 주고받아 시니어들이 온라인의 수준을 한층 높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56세 김골프(가명) 씨는 6년 차 골퍼인 친구 소개로 골프 세계에 입문했다. 필드에 나선 첫날, ‘오잘공’, ‘구찌’ 등 낯선 단어가 귀에 들렸다. 은어인 듯했지만 다들 웃고 떠드는 분위기에 의미를 묻기도 민망했다. 게다가 정확한 골프 용어도 아니어서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알아보기도 애매했다.
골프는 정식 용어만큼 다양한 은어들이 있다. 기본 용어도 외래어가 많아 자연스레 사용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은어까지 눈치껏 이해해야 한다면 막막해진다. 뜻을 오해해서 잘못 사용하면 황당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의미를 알면 골프 재미도 늘어난다. 이에 브라보가 막 골프에 입문한 ‘골린이’ 시니어를 위해 알아두면 좋은 은어를 소개한다.
먼저 연습장에서 연습만 하다가 필드에 처음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머리 올린다’, 정해진 타수의 2배를 쳤을 때 ‘양파’, 날아간 공이 도로를 맞고 더 좋은 위치로 갔을 때 ‘도로 공사 협찬’ 등이 있다.
‘버디’없이 ‘보기’만 줄줄이 기록한 스코어카드를 작성했을 때 나오는 탄식이 ‘땅만 팠다’다. 아무런 소득 없이 디봇만 냈다는 뜻이다. 아마추어들에게는 ‘변태’라는 말도 통용된다. 행동은 하지 못하고 보기만 한다는 설명이다. 러프만 전전하면 동반자들이 ‘그린피 다 내지마’라고 한다. 페어웨이를 '보호'했으니 그린피라도 할인 받으라는 비아냥이다. 또 홀을 대부분 파로 마치면 파를 많이 먹어 ‘토할 것 같다’는 표현을 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오바마는 ‘오케이(OK)를 바라지 말고 마크를 하라’는 표현이다. 일본어로 입, ‘구찌’는 말로 멘탈이 약한 상대방을 흔들어 놓는 경우에 쓰인다. 첫 홀인 1번홀에서 한 명이라도 파를 하면 동반자들의 스코어를 모두 파로 써주는 ‘일파만파’, 4개 홀 연속 파를 잡았을 때 ‘아우디파’, 5개 홀 연속 파는 ‘올림픽파’, 더블파를 기록하면 ‘양파’다.
‘오잘공’은 오늘 제일 잘 친 공의 줄임말이다. 비슷한 의미로 손님이 제일 잘 친 공 ‘손잘공’, 어쩌다 잘 친 공 ‘어잘공’, 지금까지 제일 잘친 공 ‘지잘공’ 등이 있다.
실제 필드는 지형, 날씨, 습도 등 다양한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연습장과 상황이 다르다. 또 같이 온 동료의 샷에 위축되거나 집중력이 흐려지기도 한다. 이처럼 ‘닭장 프로’는 연습장에서는 프로처럼 잘 치지만, 필드에 나오기만 하면 외부 환경에 의해 스코어 관리가 되지 않는 골퍼를 칭한다.
골프장 캐디들이 쓰는 은어도 있다. ‘피아노맨’은 라운드 내내 동반한 여성 골퍼와 애정행각을 벌이는 남성 골퍼를 지칭했는데, 최근엔 의미가 달라졌다. 캐디에게 스킨십을 시도하거나 심지어 음담패설을 일삼는 ‘진상 골퍼’를 통칭한다.
‘섰다맨’은 말 그대로 가만히 선 채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골퍼를 말한다. 뭐든 캐디가 해 주기를 기다리는 골퍼다. ‘거북이맨’은 진행이 느린 골퍼를 일컫는다. 세 차례 이상 스윙 연습을 하거나 자기 차례가 된 뒤에야 부랴부랴 장갑을 끼고 공과 티를 찾는다. 누가 봐도 죽은(아웃오브바운즈) 공을 계속 찾고 있는 유형도 여기에 속한다.
이 외에도 공이 앞으로 가는 대신 왼쪽으로 또는 오른쪽으로 가는 ‘와이파이’ 유형이 있다. 남은 거리가 조금씩 줄어들어 클럽을 계속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캐디들에게는 까다로운 골퍼다. ‘오늘은 딱피야’라는 말도 캐디들 대화에 자주 등장한다. 딱 정해진 캐디피만 받은 걸 말한다.
골프는 매너를 중시하는 스포츠다. 과도한 은어 사용은 때때로 독이 되기 때문에 적절한 때와 장소를 가려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농담으로 사용한다면 분위기도 완화하고, 즐거운 라운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지난 22일 뉴질랜드와 조별예선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전문가들은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호흡이 맞지 않았고, 와일드카드로 데려온 대표팀 간판 공격수 황의조에게 패스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라도 패인을 찾았다.
경기가 끝난 뒤 작은 논란도 있었다. 미드필더 이동경이 상대팀 선수 크리스 우드의 악수를 거부하면서 경기에서도 지고 미성숙한 매너를 보여줬다고 비판받았다. 승자에 대한 존중을 표하지 않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시니어들은 최근 올림픽 축구 경기에서 과거 올림픽과 같은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열린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억하는 시니어들일수록 더 이런 지적을 많이 한다. 왜 이렇게 느끼는 걸까.
이번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앳돼 보인다. 대회 첫 경기에서 긴장하고 있는 모습은 물론이고, 상대팀의 거친 몸싸움에 경기가 끝나고도 분을 못 이기는 모습도 보였다.
실제로 지금 올림픽 축구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은 서울 올림픽 출전 당시 선수들보다 나이가 어리다. 1988년 당시에는 30세 골키퍼 조병득이 있었고, 최강희와 최윤겸 등 20대 중후반 선수들이 많았다. 국내 선수뿐 아니다. 브라질의 베베투, 서독의 위르겐 클린스만 같은 20대 중반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현재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23세 이하 선수들로만 선수단을 구성할 수 있다. 예외적으로 ‘와일드카드’ 제도라고 해서 24세 이상 선수 3명을 쓸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은 와일드카드로 부른 황의조, 권창훈, 박지수를 제외하면 모두 만 23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다른 종목에는 없는 나이 제한이 왜 유독 축구에만 있을까.
올림픽 남자 축구 종목에 나이 제한이 처음 생긴 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이다. 여자 축구는 23세 이상이어도 참가할 수 있다. 축구전문 미디어 풋볼리스트의 류청 취재팀장은 이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오랜 다툼 때문”이라고 말한다. IOC는 206개 나라 올림픽위원회가 소속된 세계적인 기구다. 스포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FIFA의 위상은 IOC를 뛰어넘는다. FIFA 회원국은 211개로 IOC보다 많다.
FIFA가 4년마다 개최하는 월드컵은 단일 스포츠 대회로는 가장 규모가 크고 인기가 많다. 농구, 럭비, 아이스하키 등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 ‘월드컵’이라는 명칭으로 대회를 열지만 흔히 월드컵이라고 하면 축구를 떠올린다. 그만큼 FIFA가 개최하는 월드컵의 위상이 더 높다.
그런데 올림픽 축구에서 연령 제한 없이 모든 프로선수들이 참가하게 되면 FIFA 월드컵과 별 차이 없는 또 다른 대회가 만들어진다. 월드컵으로 막대한 수익을 내는 FIFA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FIFA는 나이 제한 카드를 빼들었다. IOC로서는 불쾌한 일이었지만 FIFA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었다. 실제로 FIFA는 지속적으로 올림픽을 견제해왔다. FIFA는 프로 선수들도 본격적으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던 1984년 LA 올림픽, 1988년 서울 올림픽에도 월드컵 경험이 없는 선수만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그래도 면면은 화려했다.
하지만 23세 이하 선수들로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되자, 올림픽은 설익은 유망주들의 대회가 됐다. 스타플레이어가 없어 대회 수준은 낮아졌고 흥행도 부진했다. 그러자 IOC는 전체 참가 선수 중 3명은 나이와 상관 없이 포함할 수 있도록 하자고 FIFA에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타협안이 바로 와일드카드 제도다. 와일드카드라는 용어는 한국에서만 쓰고 해외에서는 ‘오버에이지(Overage)’라고 부른다.
결국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부터 24세 이상 선수 3명이 함께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올림픽 메달을 따면 군 면제 혜택이 있어 황선홍과 하석주, 유상철 등 와일드카드로 성인 대표팀 주축 선수들을 투입했다. 가장 최근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손흥민과 장현수, 석현준이 와일드카드로 대회에 참여했다.
비록 불의의 1패를 떠안았지만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메달을 노리고 올림픽에 참가했다. 한국 대표팀은 25일 루마니아전, 28일 온두라스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