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老)치원’으로 변화하는 영유아원, “굿바이 어린이집, 헬로 요양원”
- 지난해 7월 미국 CNN은 ‘굿바이 어린이집, 헬로 요양원’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위기 문제를 보도했다. 당시의 기사 제목은 실상을 그대로 담았다. 어린이집·유치원 등 영유아 시설이 문을 닫은 그 자리에 요양원·주야간보호센터 등 노인 요양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한 초등학교 옆에 있는 학원 상가 건물이 눈길을 끈다. 아이들로 붐빌 것 같은 이곳에 ‘우리함께요양원 포유 수원점’(이하 ‘우리함께요양원’)이 있다. 갑작스런 요양원의 등장이 뜬금없다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 이곳은 과거 정원 200명의 대형 유치원이었다. 과거 아이들이 오순도순 모여 놀던 놀이터는 어르신들의 휴식 공간이 됐고, 동요 대신 구수한 트로트가 흘러나온다. 아이들이 신나게 오르락내리락하던 계단은 이제 사용하는 이가 거의 없고, 대신 그 옆에 생긴 엘리베이터가 주요 이동수단이 됐다. 저출산·고령화로 타의 반 변신 매년 2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졸업식이 열린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원내의 마지막 졸업식이 진행되는 경우가 상당했다. 출산률 0.78명 시대.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원장들은 직격타를 그대로 맞았다. 급격히 줄어든 원생 수로 인해 운영이 힘들어진 그들은 눈물을 머금고 폐원을 선택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은 2018년 3만 9171개소에서 2022년 3만 923개소로 8248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치원은 9021곳에서 8562곳으로 줄었다. 반대로 노인 복지시설은 2018년 7만 7395개에서 2022년 8만 9643개로 5년 사이 1만 2248개나 늘었다. 노인 복지시설은 요양원, 재가노인복지시설,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영유아 시설이 노인 요양시설로 바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손주가 다니던 유치원이 할머니의 노치원이 됐다’는 말은 통계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제출받은 ‘장기요양기관 전환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으로 운영되던 곳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한 사례가 총 194건인 것으로 확인된다. 형태별로는 요양원 같은 입소시설 89곳, 주야간보호·방문요양센터 같은 재가시설이 105곳이다. 시도별로는 광역도 기준 경기도가 36곳으로 가장 많이 전환됐다. 이어 경상남도(25곳), 충청남도(20곳) 순이다. 광역시는 광주(17곳), 인천(15곳), 대전(9곳) 순으로 나타났다. 전환사례 비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2년(50건)으로 전체의 26%를 차지한다. 2023년은 9월 말 기준 전환사례 34건(17.7%)으로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의 건수가 이미 2020년과 2021년을 뛰어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후조리원이 장기요양기관으로 바뀐 사례도 나왔다. 2021년 11월 충북 충주시, 2023년 8월 전북 정읍시에서는 산후조리원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됐다. 우리나라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점이 실감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7년 말 735만 6000여 명에서 2022년 말 926만 7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고령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주·야간보호기관 약 3만 1000개소, 입소시설 약 1만 6000개소 등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인 인구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질 좋은 공립 요양시설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영주 의원은 “최근 저출산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고령화로 인해 노인 장기요양시설 수요가 증가하면서, 어린이집 등의 요양시설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출생 아동이 급감하고 있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정부는 장기적으로 유치원 폐업과 노인 돌봄시설 수요를 조사하여 적정 규모의 전환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영유아 시설이 노인 요양시설로 탈바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신속하게 업종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건축법상 건축물은 9개 시설군으로 나뉜다. 영유아 시설과 노인 요양시설은 모두 6군인 ‘교육 및 복지시설군’ 중 ‘노유자시설’에 속한다. 이에 따라 복잡한 허가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업종 전환을 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의 입장에서는 돌봄 대상이 영유아에서 노인으로 바뀔 뿐 업무 자체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노인 요양시설을 설립하기 위한 조건은 의료면허 소지자(의사·간호사·물리치료사 등), 요양보호사 취득 후 경력 5년, 사회복지사 2급 또는 1급 중 하나 이상 부합해야 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의 자격과 경력은 직접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다만 대부분의 영유아 시설 원장들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없더라도 그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폐원을 앞둔 원장들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는 추세다. “우리도 전환” 리모델링 문의 늘어 ‘우리함께요양원’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이곳을 운영하는 지인그룹의 김창환 대표는 20년 넘게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해왔다. 현재 노후 건물을 요양시설로 개발·운영하는 데 주목하고 있는 그는 이곳에 요양원을 세우면 성공하겠다고 판단했다. 유치원이 폐원한 지 2년 넘었는데 매도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김창환 대표는 “이곳 인근 아파트, 빌라 등을 합치면 1만 세대 이상 거주한다. 고령화 시대에 승산이 있을 것이라 봤고, 요양시설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주민들의 거부 반응도 거의 없는 편이었다. 이 요양원의 장점은 초등학생들의 소리가 들려서 정겹고 야외 텃밭과 휴식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면서 “보통은 영유아 시설 원장이 노인 요양시설로 사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80% 이상이다. 나머지는 나처럼 요양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원장들의 컨설팅 문의가 많이 오는데, 요즘은 요양원보다 주야간보호센터를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인 요양시설로의 전환이 쉽지만은 않은 이유는 노인 요양시설은 설계 기준이 있어 리모델링을 필수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인 요양시설은 입소 어르신 1인당 연면적 23.6㎡(약 7.14평), 1인당 침실 면적 6.6㎡(약 2평)로 정해져 있다. 또한 지하층에는 부대시설 외에 침실을 둘 수 없다. ‘우리함께요양원’의 경우 유치원 시절 연면적이 1420㎡(약 430평) 규모였는데, 지하층만 660㎡(약 200평)에 이른다. 이에 따라 김창환 대표는 3층 상가 전용 130㎡(약 40평)를 추가로 매입해 정원 49명 수용이 가능한 요양원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요즘은 영유아 시설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수도 많이 줄어 학원 상황이 많이 어렵다고 한다. 우리 상가 학원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들려온다”면서 이와 같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계속되면 요양원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노인 요양시설에는 모든 층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며, 휠체어를 타고도 이동이 편하도록 주 출입구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엘리베이터 설치는 리모델링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골머리를 앓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수인데 이곳은 도저히 자리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외벽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고, 이에 따라 대문부터 내부로 들어오는 동선이 유치원 때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김창환 대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선택한 원장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한편, “어쨌거나 요양 사업을 시작하는 것인데, 복지 사업에 대한 비전이 확실하고 자산이 있는 분에게 추천한다. 단지 돈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시설 전환을 원하는 이들은 영유아 시설 원장으로 쌓은 경력과 돌봄의 지혜를 기반으로 노인을 대할 때는 또 다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경영자를 할 것인지, 운영자를 할 것인지 정하고 비전을 제대로 세워야 합니다. 요양 사업을 시작하면 어르신을 섬겨야 하고 직원을 모셔야 합니다. 영유아 시설 교사들과 비교해보면 요양시설 재직자들은 연령대가 높은 편입니다. 가장 낮은 자세로 직원을 대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처음부터 돈을 벌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1~2년 지나면 순환 구도가 만들어져 행복한 삶이 가능할 것입니다.”
- 2024-03-14 08:39
-
- 발병률 증가 대장암, 대장내시경 검사 왜 필수일까?
-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 위주의 식사와 과음. 현대인의 서구화 된 식습관 확산은 우리 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환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20~40대 대장암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4.2%에 달한다. 대장암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와 예방법에 대해 권계숙 인하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 대장내시경 검사, 왜 중요할까? 대장은 소장의 끝부터 항문까지 연결된 소화기관으로, 길이가 약 150cm 정도에 이른다.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으로 구분한다. 통칭하여 결장직장암이라고도 부른다. 대장암이 발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체 가운데 10~15%는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다. 특히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유전성 비용종증은 유전 질환으로 대부분 45세 이전에 발병하므로 더욱 주의를 요구한다. 대장암 발병에는 무엇보다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육류 소비 증가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율 증가, 그리고 높은 흡연율과 음주율이 대장암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에서도 연령은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장암 진료 인원은 2017년 13만 9184명에서 2021년 14만 8410명으로 6.6%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가 30.6%(4만 5484명)로 가장 많았고 70대 26.0%(3만 8534명), 50대가 18.4%(2만 7362명)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국가건강검진에서는 50세 이상부터 1차로 분변잠혈검사(대변검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이상이 확인되면 2차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이와 같은 발병률로 인해 대장암은 중장년층의 대표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젊은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콜로라도대 안슈츠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최근 국제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식습관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장암은 다른 암과 같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의 염증, 용종(폴립), 암 등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면 걱정이 되기 마련이지만, 모든 용종이 대장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용종 가운데 선종성 용종(이하 선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대장암의 80%가 선종에서 기원하는데, 선종이 암으로 진행하는데 약 10년 정도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권계숙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검사에서 용종 또는 암이 발견됐을 때, 조직검사나 치료적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장암 외에도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장결핵 등의 염증성 장 질환, 대장 게실, 협착, 허혈성 장염 등 또한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일반적인 대장내시경 검사 주기는 5년에 한 번이다. 다만, 50세 이후에는 3년마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40세 이후부터 3년마다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더불어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된 선종의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5개 이상인 다발성인 경우에는 1년 후 검사를 권고한다. 만약 선종을 제거한 후 크기가 1cm 미만이면 3년 후에 검사해도 무방하다.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도 최소 2년을 주기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증상 없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대장내시경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대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대장암의 증상은 발생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항문하고 가장 가까운 직장암은 혈변, 설사나 변비, 잔변감 등의 증상이 비교적 일찍 나타난다. 좌측 대장암은 배변 습관의 변화나 혈변, 변비 등의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한 이후에 보여진다. 우측 대장암은 증상이 전혀 없거나 소화불량이나 복통, 체중 감소, 빈혈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장암의 증상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비슷하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권 교수는 “설사, 변비, 복통 등의 증상이 6개월이상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나,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정상 소견일 때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는 대장암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명확히 감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장암에 의한 합병증도 주의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이라고 할 수 있는 장폐색은 대장암 환자의 30%가량이 겪는다. 소장이나 대장이 막혀서 장의 내용물(음식물, 소화액, 가스)이 빠져나가지 못하여, 배변과 가스가 장 내에 축적되어 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권 교수는 “변비와 함께 복부 팽만이 심해지고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갑압을 위한 응급수술 또는 대장 스탠트 삽입 등의 시술이 필요하고,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장폐색이 일어나기 전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권계숙 교수는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을 가능케 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장암 의심 증상으로는 △최근에 갑자기 생긴 변비 또는 가늘어진 대변 △혈변 △체중 감소 △빈혈 △복통과 동반된 복부 팽만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2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균형 있는 식사를 하고, 충분한 물과 야채 섭취로 변비를 예방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며, 술·담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권계숙 인하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
- 2024-03-13 08:36
-
- 허리 통증부터 배탈까지…추석 연휴 알아두면 좋을 ‘지압법’
- 6일간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많은 이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 동시에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바로 명절 도중 뜻하지 않게 발생하는 요통, 복통 등 각종 증상에 대한 우려다. 실제 장거리를 이동 중이거나 주변 의료기관 혹은 약국 등이 운영하지 않을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 조치방법이 마땅치 않아 고생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응급 상황에 대비해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지압법 숙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추석 연휴 동안 각종 건강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한 아주 간단한 맨손 지압법 4가지를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갑자기 허리가 아플 때는 ‘후계혈’ 지압 추석 연휴에는 귀경∙귀성길, 여행 등 장거리를 이동하는 때가 많다. 하지만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좌석에 앉아있다 보면 척추와 주변 근육, 인대가 받는 부담이 커지면서 급성 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는 후계혈(後谿穴)을 지압하면 도움이 된다. 주먹을 쥐었을 때 손금이 끝나는 손날 자리에 위치한 후계혈은 허리, 목, 어깨 전체를 부드럽게 이완하는 효과가 있어 요통을 다스리는데 효과적이다. 손가락으로 지압하기보다 딱딱한 손톱이나 볼펜을 사용해 30~40초간 눌러주면 더욱 효과가 좋다. ◇멀미가 심해질 때는 ’내관혈’ 지압 특히 평소 멀미가 있는 사람들은 명절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앞선다. 혼잡한 교통체증 속에서 자동차의 출발과 정지가 반복될수록 멀미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멀미는 눈이 받아들이는 환경정보와 평형감각 사이의 괴리로 인해 발생하며 어지러움, 현기증, 구토 등을 유발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내관혈(內關穴) 지압을 추천한다. 손목 안쪽 주름의 정가운데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4~6c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양쪽 내관혈을 각각 20번씩 지그시 눌러주면 된다. 더욱 빠르게 효능을 얻고자 할 때에는 횟수와 시간과 관계없이 수시로 자극해주는 것이 좋다. ◇배탈·설사로 인한 복통에는 ‘장문혈’ 지압 명절에 마주하는 난감한 상황 중 하나가 갑작스레 복통이 찾아오는 경우다. 갈비, 튀김, 전 등 기름진 음식을 평소에 비해 많이 섭취하게 되는 탓이다. 그러나 문제는 야외에서 복통이 시작되면 화장실을 찾을 때까지 뾰족한 해결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응급상황에서 장문혈(腸門穴) 지압으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문혈은 새끼손가락을 타고 내려오는 방향으로 손목에서 약 10cm 떨어져 있으며, 이름대로 ‘장의 문’의 역할을 하는 만큼 복통과 변의를 상당히 줄여준다. 일반적인 혈자리들과 다르게 장문혈은 ‘5초 지압, 3초 휴식’이 기본이다. 이를 15회 실시하고 손 방향을 바꿔 반복한다. ◇급체했을 때는 ‘합곡혈’ 지압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풍성한 한가위 음식을 즐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과식 또는 과음하게 되는 경우도 잦다. 이는 급체로 이어져 복부 팽만, 메스꺼움, 두통, 식은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체증이 나타났을 때 바늘로 손끝을 따는 이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는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되도록 지압법을 활용해보자. 한의학적으로 합곡혈(合谷穴)은 소화 장애를 완화하는 대표적인 혈자리다. 소화가 잘 안되거나 체한 경우 가볍게 주변을 산책하면서 엄지와 검지 사이 손등에 있는 합곡혈을 지압해주면 증상 해소에 탁월하다. 지압하려는 합곡혈의 반대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꼬집듯이 양손 모두 1분씩 눌러주면 된다.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지압법을 통해 통증이 완화되더라도 비슷한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명절 이후 정확하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추석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지만 혹시 모를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자”고 조언했다.
- 2023-09-25 09:39
-
- 30도 넘는 무더위, 기력 떨어진다면? ‘1분 지압법’
- 전국 기온이 평균 30도를 넘나드는 가운데 불면증, 냉방병, 소화 장애, 식욕 부진 등 여름철 증상을 겪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 여름철 증상들은 관리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 장시간 지속될 경우 더 큰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도현 자생한방병원장의 ‘증상별 건강 지압법’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보자. 불면증 완화에 대표적인 혈자리 ‘완골혈’, 전신 긴장 풀어 수면유도 효과 열대야가 지속되면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 잠이 들어도 더위로 인해 숙면을 하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면 불면 증세와 함께 두통, 피로감, 무기력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숙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할 때는 ‘완골혈(完骨穴)’ 지압을 추천한다. 완골혈은 귀 뒤쪽 튀어나온 뼈 뒤에 움푹 들어간 지점으로 전신 긴장을 풀어 수면을 유도하는 효능이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완골혈을 10초 이상 지그시 눌러 지압해 주고 이를 5회 이상 반복한다. 완골혈을 중심으로 목덜미를 전체적으로 마사지를 해주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냉방병 완화에는 ‘대추혈’, 신진대사 촉진하고 면역력 높여 바깥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뜨거운 햇볕 때문에 사무실이나 공공장소, 대중교통에서는 오히려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냉방병에 걸리면 오한, 발열 등을 포함한 감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땐 고개를 숙였을 때 가장 튀어나온 뼈 바로 아래에 위치한 혈자리인 ‘대추혈(大椎穴)’을 지압해주면 신진대사를 촉진해서 면역력을 높여 기침이나 발열 등 감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대추혈 주변을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 부드럽게 누르거나 문지르면서 15초간 지압하면 피로 회복에도 좋다. 소화 장애 회복시키는 ‘대장수혈’, 주변 사람의 도움 받으면 효과↑ 겨울에 비해 음식물이 쉽게 상하는 여름철에는 배탈과 설사와 같은 소화기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찬 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도 배탈의 원인이 된다. 여름철 소화 장애가 지속된다면 적절한 치료와 더불어 ‘대장수혈(大腸兪穴)’을 자주 지압해주는 것이 좋다. 대장수혈은 허리 뒤쪽에 위치한 혈자리로 배꼽 정반대 위치에서 양옆으로 3~4cm 떨어져 있다. 이곳을 누르면 배탈, 설사와 같은 소화 장애, 복부 팽만 등을 줄여주는 효능이 있다. 혈자리가 허리 뒤에 있어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더욱 좋다. 무더위에 사라진 입맛을 돋워주는 ‘내관혈’, 소화 기능 회복에 도움 습하고 무더운 날씨로 인해 쉽게 지치고, 피로감이 쌓이다 입맛도 사라졌다면 ‘내관혈(內關穴)’을 지압해보자. 내관혈은 손목 주름의 중앙에서 몸 안쪽으로 3~4cm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을 20회가량 지압해주면 약해진 위장 기능을 강화하고 소화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돼 피로나 스트레스로 입맛이 떨어졌을 때 식욕을 돋워준다. 무더위 스트레스 날려주는 ‘신맥혈’, 우울 증상 타파 여름은 불쾌지수가 높은 시기다. 쉽게 짜증이 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듯 누적되면 충동적인 행동과 두통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우울 증세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는 생각을 비우고 발 바깥쪽 복숭아뼈 아래에 위치한 ‘신맥혈(申脈穴)’을 천천히 지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곳을 10회 이상 반복해서 누르면 마음 상태를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다스리는 데도 안정감을 준다. 강도현 자생한방병원장은 “더위에 장시간 노출돼 있으면 신체 능력뿐만 아니라 면역력까지 저하돼 각종 질환을 앓기 쉽다”며 “이 시기에는 더욱 건강에 관심을 갖고 일상 속 틈틈이 혈자리를 지압하는 습관을 길러보자”고 조언했다.
- 2023-08-04 08:11
-
- [카드뉴스] 더울수록 조심! 4대 식중독균 예방법
- 올해 늘어나고 있는 식중독 의심 신고. 식중독균도 다양하다. 각 식중독균에 따른 예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식중독 예방수칙에 대해 알아본다. 병원성대장균 오염된 식수, 음식물을 통해 감염이 이뤄지며 복통과 설사 증상이 나타남. 날 것으로 섭취하는 채소류는 세척 후 냉장보관하거나 바로 섭취한다. 대량 조리 시, 염소계 소독제 (100ppm)에 5분가량 담근 후 두세 번 이상 흐르는 물에 헹군다. 살모넬라균 제대로 익히지 않은 날고기 및 식재료에 의해 주로 발생하며 감염 시 위장염, 패혈증 유발. 달걀, 닭 등 가금류를 취급한 뒤에는 반드시 비누 등 세정제로 손을 씻은 후 조리해야한다. 조리 시에는 중심 온도 75℃에서 1분 이상 가열 후 섭취한다. 황색포도상구균 오염된 음식을 먹은 뒤 2~3시간 이후 발병하며 주로 구토나 복통을 동반. 씻지 않은 맨손으로 조리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조리 시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는 등 청결한 환경에서 조리하고 조리 후에는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퍼프린젠스균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하며 갑작스런 복통, 설사, 메스꺼움 유발. 음식을 대량으로 조리하고 그대로 실온에 방치하는 경우 발생한다. 가열조리 후 제공 전까지 빠르게 식힌 후 소분해 냉장 보관하는 등 실온에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
- 2023-06-23 08:00
-
- 백세시대 백년해로는 헛된 꿈, “금실 좋은 부부만 살아 남아”
-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부부로 함께하는 세월 또한 늘어났다. 예언대로 120세 시대가 온다면, 길면 100년 가까이 배우자와 살게 될지도 모른다. 때문에 부부 관계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따져보면 우리는 부모도 선택할 수 없고, 자식도 선택할 수 없다. 오롯이 선택 가능한 가족은 ‘배우자’뿐이다. 평생의 동반자로 택한 사람과 오랜 여생을 행복하게 사는 일, 노력 없이는 쉽지 않다. 이에 가정의 달을 맞아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을 만나 중장년기 부부 관계 해법에 대해 물어봤다. 김숙기 원장이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을 설립한 건 2000년. 그 시절만 해도 공공연하게 가족 갈등이나 부부 문제를 드러내는 문화는 아니었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일쑤였고, 가족의 치부라도 드러내는 양 숨기고 회피하기 바빴다. 한창 결혼 생활에 대한 회의와 고민이 깊어갔던 김 원장은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듯, 그는 직접 부부 갈등의 해결책을 모색해보기로 했다. “당시 우리 가정뿐 아니라 한국 사회에 가족 해체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꼈어요. IMF 직후였는데, 매스컴에서는 경제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지만 그 내면에 가족 구성원들이 병들어가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저는 결혼을 스물두 살에 일찍 한 편인데 ‘결혼 생활이 이런 건가?’라는 의구심이 많이 들었어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놔도 ‘다들 그러고 살아’, ‘애 보면서 참고 지내면 좋은 날 올 거야’라는 식으로 조언하더라고요. 제가 유난스럽다고들 했죠. 그런데 도저히 참고만 지낼 수가 없었어요. 나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이 터놓고 이야기할 장이 필요하다 느꼈죠. 그렇게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을 열게 됐습니다.” 부부 갈등, 자녀의 상처로 번지지 않도록 김 원장은 그렇게 20여 년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을 이끌며 가족 갈등, 그중에서도 특히 부부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당초 본인의 문제에서 시작했기에,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자신이 겪은 아픔도 치유하고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일을 하며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제가 원가족(김 원장의 부모와 형제) 관계에서 상처가 있었더라고요. 오롯이 부모에게 사랑받고 싶었는데, 그 사랑은 주로 오빠를 향해 있었고 저는 ‘착한 딸’, ‘말 잘 듣는 아이’가 돼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거예요. 조건부 사랑인 거죠. 그런 결핍이 있었던지라, 남편을 만났을 때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 결혼하면 행복해지겠지’라고 믿었던 것 같아요. 신혼살림 장만하고 물질적인 준비는 열심히 했는데, 정작 결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마음가짐은 결여돼 있었죠.” 막연히 시작한 결혼 생활은 막막함으로 다가왔다. 지금 생각하면 결혼 생활이 험난하게 느껴졌던 건 남편 개인의 잘못은 아니었다고. 그런데도 당시엔 이런저런 갈등으로 부부 싸움이 일어나기 일쑤였다. 그 상황에서 피해를 본 건 다름 아닌 자녀들이었다. “가족 관계에서 핵심은 부부예요. 부부 관계가 안정적이라야 자녀들도 편안함을 느끼죠.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눈치를 보고, 불안감을 안고 살 수밖에 없어요. 자존감도 결여되고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로 가족 상담 시간을 마련했어요. 아빠, 엄마, 아들, 딸 넷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서로의 상담사가 되어주었죠. 그렇게 회복하는 모습이 보이면 2주에 한 번, 그러다 한 달에 한 번, 이제는 분기별로 한 번 정도 진행해요. 치유가 되고 회복이 되는구나 느꼈던 건 10년 정도 됐을 때예요. 우리 가족은 상처가 참 많았거든요. 그만큼 오래 걸리지만 가족이라면 꼭 해야 할 일이죠.” 두 자녀가 30대 성인이 됐지만, 여전히 청소년기에 있었던 일화나 감정을 살피며 치유에 힘쓴다는 김 원장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부모의 태도. 자식일지라도, 오래된 일이더라도 사과할 일이 있다면 꼭 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마음속 응어리가 풀리고 가족 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단다. “모르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 어릴 때 부부 싸움하고 집을 나간 일 같은 걸 생생히 기억하더라고요. 그것도 어른이 된 이후에나 들었죠. 물론 우리 부부도 나름 사정이 있었지만, 그런 건 차치하고 아이들이 겪었던 감정에 대해 충분히 들어주고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 아직 그런 경험이 없으시다면 ‘가족 대화의 날’ 같은 걸 만들어보셨으면 해요. 특별한 안건이 없어도 됩니다. 처음엔 어색해서 겉도는 말만 하게 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하나씩 자연스럽게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죠. 어떤 분들은 자녀가 옛날 얘기를 꺼내면 ‘엄마가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는 식으로 반응하는데, 그러면 소통이 단절되고 말아요. 끝까지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함께 울기도 하며 보듬어줘야 치유됩니다.” 비난하지 않는 입, 경청하는 귀 자녀뿐 아니라 부부끼리도 서로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제 부부 갈등으로 상담을 청하는 이들을 보면, 대체로 일방적 소통이나 방어적인 태도 등이 문제가 된다고. 중장년 부부의 경우 ‘수십 년 이렇게 살았는데 고칠 수 있나’ 싶을 수도 있지만, 이 또한 훈련을 통해 개선 가능하단다. “두 가지가 중요해요. 먼저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대를 비난하지 않아야 합니다. 만약 배우자 때문에 속이 상한다면, 결국 그 감정의 주체는 나예요. ‘내가’ 속상한 거잖아요.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고 ‘당신은 사람이 왜 그따위야’라는 식으로 말하면, 벌써 비난이 들어간 거예요. 그럼 상대는 ‘내가 뭘 어쨌다고?’라며 맞받아치고, 결국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되죠. 그러니 주어를 ‘나’로 두고 내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렵다면 말 앞에 늘 ‘내가 생각할 때는’, ‘내가 느끼기에는’이라는 토시를 달아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그렇다면 듣는 입장에서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김 원장은 가급적 말하는 배우자의 감정을 헤아리려 노력하되, 선뜻 이해가 안 되더라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방어적인 태도가 문제예요. 그저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80%는 해결된다고 봅니다. 내 의견은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 입장에서 경청하는 거죠. 내 관점만 인식하면 상대가 하는 말이 잘 안 들리고 따지려 들 수 있어요. 그렇게 한번 브레이크가 걸리면, 상대는 대화가 안 된다고 여기고 ‘아, 백날 얘기해봐야 소용없구나’라며 포기하죠. 그렇게 입을 닫게 되고 마음도 닫는 거예요. 다 들은 후에는 ‘이런 얘기를 해줘서 고마워’, ‘그동안 당신 심정이 어땠을까’라며 상대를 배려하는 한마디를 해주면 좋습니다.”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부부 생활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바탕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설사 갈등이 오래된 부부라도 해결의 실마리를 얻어 차차 좋은 관계로 거듭나게 된다. 김 원장은 “백세시대에는 결국 관계가 좋은 부부만이 살아남는다”고 언급했다. 그렇지 않은 경우 황혼이혼, 졸혼, 별거 등 부부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고. 과거에 비해 수명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한다. “부부 갈등이 있더라도 자녀가 있을 땐 그럭저럭 관계를 유지하려 해요. 그러다 자녀들이 출가하면 상황이 달라지죠. 60대 전후로 그런 시기를 맞게 되는데, 예전보다 수명이 훨씬 늘어났잖아요. 웬만큼 참고 살기엔 여생이 너무나 긴 거죠. 그러니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며 이혼을 택하는 거예요. 문제는 보통 이 시기쯤 남성들은 퇴직을 겪으며 사회적으로 소외를 느껴요. 여성들은 나이가 들어도 주변인들과 소통하고 융화하는 게 자연스러운데, 남성들은 그렇지 않은 편이죠. 고독하고 고립된 존재로 노년기를 보내게 됩니다. 요즘은 이런 위기감을 느끼는 남편분들이 자문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너무 늦게 찾아오셔서 이미 아내의 마음이 떠난 상태가 적지 않아 안타깝죠.” 늘어난 황혼기, 제2의 신혼 맞이하길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김 원장이 우려하는 사안 중 하나는 비혼 인구 증가 문제다. 자신이 그랬듯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채 섣불리 결정하는 것은 반대한다. 그러나 가정에서의 문제로 인해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쌓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그에 대한 해결책은 결국 부모 세대에게 달렸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저출산, 비혼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죠. 단순히 자가 마련이나 양육비 같은 경제적인 차원에서만 볼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령 부모의 불화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결혼 후 삶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기 힘들죠. 행복한 부부, 단란한 가정에 대한 롤모델은 바로 자신의 가족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이 부재하니 결혼 생활이나 양육이 두려운 거예요. 만약 자녀가 결혼할 마음이 없다고 한다면 ‘너는 왜 결혼을 안 하느냐’며 독촉하고 윽박지르기보다는 우리 부부가 좋은 본보기가 됐는지, 가족 안에서 아이가 상처 입은 부분은 없는지 돌이켜보셔야 합니다.” 그는 가족이나 부부 관계를 점검해볼 수 있도록 건강검진 같은 형태의 사회적 차원에서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동시에 가정에서는 중장년 부부들이 관계를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녀들이 출가하면 가정 안에서 의무를 다했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부부도 오랜 세월 함께하며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을 테죠. 상대의 비인간적인 모습이나 되돌릴 수 없는 실수에도 마지못해 살아온 지경이 아니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어요. 돌이켜보면 부부가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하며 살았던 순간은 거의 없어요. 신혼 때는 양가 어른들 눈치도 보고, 효도한다고 신경 쓰고, 아이를 낳으면 키우느라 정신없고. 비로소 이제야 다른 것에서 놓여나 서로를 바라보는 위치가 된 거죠. 그런 면에서 제2의 신혼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가족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존재예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가정의 달엔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시간을 꼭 한 번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 2023-05-31 08:34
-
- 한의사가 말하는 ‘장어 꼬리 보약론’의 진실
- 기력 회복과 함께 입맛을 돋우는 음식으로 장어를 빼놓을 수 없다. 물 없이도 만 리를 간다는 힘 좋은 물고기인 장어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대표적인 보양식 중 하나이자 스테미너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5월에서 6월까지 제철 장어의 경우 부드럽고 기름진 맛이 일품이기도 하다. 구이를 포함해 튀김, 탕 등으로 즐기며 최근에는 일본식 장어 덮밥인 하츠마 부시도 외식 업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겨우내 소홀했던 건강 관리에 나서기 위해 최근 장어와 같은 제철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제철 장어의 효능과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보양식의 황제라 불리는 장어는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A·B 등이 풍부한데 이 외에 아연, 셀레늄과 같은 면역 증강 성분도 함유하고 있어 상처 회복에 도움을 준다. 한의학에서도 ‘면역기능 강화를 통해 결핵과 같은 만성적인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동의보감 탕액편에 언급될 정도다. 또한 장어는 예로부터 스테미너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꼬리의 인기가 대단하다. 꼬리의 힘찬 기운이 정력과 건강의 대명사로 통하는 데다가 마리 당 부위가 크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장어의 꼬리와 몸통은 영양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장어 꼬리가 더욱 몸에 좋다는 것은 속설에 불과하다. 한의학적으로도 비슷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는 부위에 상관없이 장어 자체로 스테미너 향상에 도움이 된다. 그 이유는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지방이 DHA, EPA 등 불포화 지방산으로 이뤄져 있어 기력회복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통 약재 서적 중 하나인 향약집성방에 따르면 ‘장어는 피로를 풀고 부족함을 보한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은 “장어 요리를 즐길 때 일행이 장어 꼬리를 먹고자 한다면 시원하게 양보하고 큰 살코기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며 “장어는 말 그대로 버릴 것이 없는 생선으로 구이와 곁들여 나오는 장어 뼈 튀김도 칼슘과 철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장어는 면역력을 높이고 기력 회복을 촉진해 봄철 건강 식품으로 손색없는 식재료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유불급인 것처럼 과도하게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 장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복통을 비롯해 설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증상이 우려된다면 장어를 굽는 대신 쪄서 섭취하는 것을 권하며 이는 구울 때 껍질이 타면서 발생하는 발암물질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부추나 생강 등 채소를 함께 섭취해 소화 작용을 촉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부추에 풍부하게 함유된 알리신 성분은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 능력을 높인다. 장어와 곁들여 먹기 좋은 생강도 매운맛을 내는 진저롤 성분이 위장 내벽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 2023-04-27 09:27
-
- 음식과 역사 한번에 즐기는 안성 ‘시간여행’
- 여럿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일이 즐거운 사람들이 있다. 그런 편이 못 되다 보니 가능하면 이럴 땐 피하고 싶기도 하다. 혼자 혹은 동행 한 명쯤과 다니기 좋은 미술관이나 박물관 관람은 어수선함이나 소음으로 피곤한 상황을 피하기 좋다. 혼자서 자기 속도대로 구경하고 한참씩 멈춰 있어도 뭐라 할 이 없으니 말이다. 동행이 있어도 각자 생각의 방향으로 돌아보고 나서 만나면 된다. 이번에 가본 안성의 한국조리박물관도 그렇게 돌아보기 좋은 곳이다. 조리박물관의 메인 전시관과 요리아트스쿨 교육장을 중심으로 주변의 너른 공원과 잘 정돈된 조경, 예쁜 카페와 식당까지 고루 잘 조성된 테마파크형 박물관이다. 서양요리 100년의 역사를 갖춘 한국조리박물관은 국내 최초이면서 세계에서는 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세 번째라고 한다. 전시관은 국내 서양요리 역사, 조리인, 메뉴 레시피, 식문화 조리단체, 조리기구와 도구, 소스와 향신료, 커피·바리스타·와인·베이커리 등 8개 테마로 구성되었다. 공간 구획에 따라 준비된 각종 자료들이 생생한 역사를 전달한다. 찬찬히 돌아보며 만난 도구 하나하나, 맛과 연관된 역사적 사실이나 작은 소스 하나까지 신기하고 흥미로워서 한참씩 들여다보게 된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뜻깊은 관람이다. 이를 이루고자 한 걸음씩 심혈을 기울이며 나아간 이들의 진심이 느껴진다. 총 부지 1만 평 정도의 테마파크형 박물관으로, 자연 속에서 관람과 휴식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이번엔 조용히 혼자 전시장을 돌아보려던 생각을 바꿨다. 키오스크로 입장권을 사서 입장하려는데 안내석에 계시던 분이 말을 건넨다. “해설이 필요하면 말씀하십시오.” 사실 해설을 들으며 볼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며 그냥 들어섰다. 그러다가 문득 이곳은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면서 제대로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해설사로 교육받으신 분답게 자신의 소개를 시작으로 친절한 안내와 꼼꼼한 설명으로 전시관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어찌나 성심성의껏 안내를 하시는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연륜이 돋보이는 분이었다. 안내를 마치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안성시청 소속 문화관광해설사로서 현재 이곳 한국조리박물관에서 파견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일하는 문화해설사는 20명 정도인데 우리가 사는 지역을 위한 일이어서 다들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일합니다. 이곳의 문화해설은 팀마다 다르지만 한 번에 한 시간 정도, 경우에 따라 세 시간 한 적도 있어요. 내가 즐거우면 관람객들도 즐겁고, 잘 따르도록 리드하는 능력도 생깁니다. 그런 즐거움이 날마다 여기로 나오게 합니다.” 맡은 일에 자부심이 넘치신다. 청산유수로 설명하는 내용도 귀에 잘 들어오고 구수하기까지 하다. 주어진 일이 즐겁다고 연신 말한다. 유용한 시간으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전해진다. “내가 7학년입니다, 하하하. 건강관리만 잘하면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죠. 지금 하는 일이 대가 여부를 떠나서 보람이 큽니다. 문화 관련 일을 접하는 것도, 또 전시관 주변의 자연도 아름다워서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에 오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내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들어나가는 것 또한 행복한 일 아니겠어요?” 은퇴 후의 시간을 이렇게 보람찬 나날 속에 보내는 심혁주 문화관광해설사님의 진심 어린 말이다. 시니어들의 일자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초고령화 시대를 사는 시니어에겐 안정된 노후나 취미 생활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노후의 경제활동이나 적극적인 사회활동이 필요하다. 심혁주 문화관광해설사님의 말처럼 일이란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진취적인 삶이 행복을 유지해준다. 마침 한국조리박물관 초대 관장을 맡은 최수근 관장을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근 경희대 교수를 은퇴한 최 관장은 여러 호텔 근무 경력도 지닌 식품학 박사로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분이다. 특히 ‘소스의 대가’로 불리기도 한다. “대학 졸업 후 요리 일을 열심히 하다가 더 공부하기 위해 파리 르코르동블루로 유학을 갔지요. 그때 처음으로 이런 박물관을 세우고 싶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남프랑스 니스에 있는 개인박물관이었어요. 프랑스 요리의 거장 에스코피에 셰프의 기념박물관에서 받은 감동을 오랜 꿈으로 간직해왔는데 이렇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주방 관련 사업을 하는 이향천 대표를 만난 겁니다. 문화와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인데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셔서 한국 최초의 조리박물관 건립이 이루어졌습니다. 요리 분야 원로들이 귀한 자료들을 많이 주셨고 저 또한 모든 것을 쏟아부었죠. 지금도 콘텐츠 발굴이나 행사 진행을 하고, 자문을 얻으며 공부합니다. 요리에 관해서라면 누구든 언제든 이곳에 찾아오시면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습니다.” 넓은 공원의 자연과 전시관을 돌아보는 그의 시선에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바쁜 와중에도 조리박물관을 향한 뜨거운 마음으로 성의껏 이야기해주셨다. 일정 때문에 급히 이동하면서도 끝까지 예의를 다해 조리박물관의 의미를 전해주시는 마음이 와 닿았다. 한국조리박물관에 가면 근현대 요리와 조리의 방대한 자료를 통한 스토리텔링을 마주하게 된다. 조리계 원로들과 한국 조리명장들이 분야별 자문위원단으로 동참한 귀하고 소중한 것들을 가득 만날 수 있다. 그동안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의 유명한 박물관이나 요리학교, 셰프들을 방문하고 벤치마킹하며 진행해온 일이다. 이 모든 것이 주방 제조업계의 이향천 대표와 한국 조리업계의 역사를 보존하고 재조명하려는 최수근 관장의 열정이 힘을 합친 결과로 지금에 이른 것이다. 현재 한국조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대통령의 밥상’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다. 청와대 요리사가 들려주는 대통령의 밥상 이야기와 청와대 요리사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대통령의 식기가 역사 순으로 전시되었는데 이 또한 전해지는 일화가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빈 만찬에 일본 도자회사의 그릇을 사용해왔다. 이를 본 육영수 여사가 한국 도자기를 주문 생산했고, 그 뒤로 국빈들에게 당당히 우리 그릇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요즘은 가히 요리와 먹방의 시대다. 맛있는 요리를 나누고 누군가에게 알리는 것이 근래의 일만은 아니다.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의 전시장을 둘러보고 맛의 역사에 다가가 보는 시간이 알차다. 조리인들의 철학과 발자취를 돌아보며 흥미로운 요리 세계로 빠져볼 만하다. 안성 일죽면에 가면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맛의 원천을 되새기는 시간을 만날 것이다. 주변에 가볼 만한 곳 서일농원 한국조리박물관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서일농원이 있다. 볕 잘 드는 곳에 자리 잡은 2000여 개의 장독대에서 우리의 장맛이 익어가는 옛 정서를 만끽해볼 만하다. 연못가를 지나 산책로를 걸으며 차분히 사색에 빠져보아도 좋을 듯하다. 코로나19 이후 닫혔던 문이 비로소 올해는 열린다고 한다. 죽주산성 죽산면 쪽으로 조금만 더 달려보자. 시원하게 죽주산성에 올라 봄바람을 맞아볼 일이다. 삼국시대 신라의 북진 과정에서 축조한 성곽이다. 성벽을 따라 걸으며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확실한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
- 2023-04-21 08:25
-
- [카드뉴스] '건강기능식품, ‘진짜 효능’ 알고 먹자'
- 건강기능식품으로 각종 영양소를 맞춤 보충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지식, 건강에 보탬이 될 ‘약 이야기’를 소개한다. Q 영양‧기능 정보 속 ‘도움을 줄 수 있음’과 ‘도움을 줌’은 차이가 있나? A 과학적 근거의 차이가 있다 두 표시 모두 ‘특정 생리 기능 활성화’를 의미한다. ‘도움을 줌’의 경우 식약처가 1등급 생리활성 기능성 원료로 인정한 식품으로, 해당 기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비교적 확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도움을 줄 수 있음’은 비교적 과학적 뒷받침이 약해 2등급으로 분류된 기능성 원료에 표기된다. *등급은 원료나 성분의 종류에 매겨진 것으로 제품이 1등급이나 2등급을 받은 것은 아니다. Q 다이어트에 도움 되는 보조제, 부작용이 있을까? A 생길 수도 있다 식약처가 다이어트 보조제 성분으로 인정한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HCA). 탄수화물 흡수를 막아 지방 전환 효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르시니아를 섭취한다 해서 먹은 탄수화물이 사라지지 않는 데다,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 황달, 위장관 통증, 설사, 수면장애 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심장, 간이 약할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급성간염이나 간부전, 급성심근염, 심장빈맥이 나타난 사례가 확인됐다. Q 기한 지난 약, 어떻게 처분할까? A 근처 약국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알약은 알약끼리 한 통에 모아서, 액상은 큰 병에 모아서 갖다주는 것이 좋다.
- 2023-03-24 08:00
-
- 요즘 유행하는 건강기능식품, ‘진짜 효능’ 알고 먹자
-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건강기능식품으로 각종 영양소를 보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과대광고, 잘못된 정보에 속거나 몸 상태에 맞지 않는 제품을 무턱대고 구매하기도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건강기능식품, 현명하게 소비하기 위해 알아야 할 ‘약 이야기’를 담았다. Q 건강기능식품으로 오해하는 일반식품은 무엇일까? A 크릴오일은 식용 유지를 캡슐 형태로 제조해 어유나 기타가공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방을 녹이는 오일’, ‘혈관 청소부’ 같은 표현으로 마치 혈행 관리, 면역 기능, 항산화 등에 지대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기능성이 입증되지 않은 일반식품이다. 최근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타트체리 제품도 마찬가지. 수면 유도, 통증 완화, 염증 제거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광고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허위·과대 광고다. 유사한 형태인 클렌즈주스도 영양학적으로 과채주스와 차별성이 없고 과학적으로 다이어트와 디톡스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건강기능식품은 제품 앞면에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표기돼 있으므로 제품 정보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 Q 영양·기능 정보 속 ‘도움을 줄 수 있음’과 ‘도움을 줌’은 어떤 차이가 있나? A 건강기능식품의 영양·기능 정보를 보면 ‘에 필요’, ‘에 도움을 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에 필요’는 영양소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함이고, ‘에 도움을 줌’과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특정 생리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둘에는 차이가 있다. ‘에 도움을 줌’은 식약처가 1등급 생리활성 기능성 원료로 인정한 것이다. 해당 기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비교적 확실하다는 증거다.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1등급보다는 과학적 근거가 약해 2등급으로 분류된 기능성 원료에 표기된다. 등급은 원료나 성분의 종류에 매겨지기 때문에 제품이 1등급, 2등급이라는 뜻은 아니다. 같은 원료, 성분이라면 같은 등급으로 표시된다. Q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보조제, 부작용은 없나? A 현재 식약처가 다이어트 보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정한 성분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HCA), 공액리놀레산(CLA, 녹차 추출물·키토산)이다.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는 L-카르니틴 타르트레이트, 보이차 추출물, 레몬밤 추출물 혼합분말, 와일드망고 종자 추출물, 그린커피빈 추출물, 풋사과 추출물 애플페논, 히비스커스 등 복합추출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성분은 가르시니아다. 탄수화물 흡수를 막아 지방으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지방 전환 효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가르시니아를 섭취한다고 해서 먹은 탄수화물이 사라지는 건 아닌 데다,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 황달, 위장관 통증, 설사, 수면장애 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심장과 간이 약한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같은 연구 결과 가르시니아 복용 후 급성간염, 간부전 등의 간 손상을 겪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 급성심근염·심장빈맥이 나타난 경우도 있다. Q 탈모에 효과 있다는 영양제, 먹을지 말지 고민이라면? A 탈모의 경우 사람마다 원인이 다르고 남성형, 여성형, 휴지기, 원형 등 종류가 많기 때문에 영양제를 먹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유튜브 채널 ‘근알의’를 운영하는 김연휘 닥터에비던스 대표는 “최근 비오틴, 맥주 효모 등이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 떠돌고 있지만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호르몬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영양제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잘못된 정보로 치료를 지체하기보다 병원을 방문해 본인의 상태를 진단하는 편이 좋다. Q 기한 지난 약, 어떻게 처분해야 하나? A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표기된 기한이 지나면 효능·효과를 믿을 수 없다. 눈으로 보기에 모양이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성분이 변질됐을 가능성이 있다. 기한이 지났다면 폐기하는 것이 좋지만, 무턱대고 하수구나 변기에 흘려버리거나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면 환경을 오염시킨다. 오래된 약은 근처 약국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다만 제품 그대로가 아니라 알약은 알약끼리 한 통에 모아서, 액상은 큰 병에 모아서 갖다주는 것을 권장한다.
- 2023-03-10 0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