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총무성의 소비자물가지수 (신선식품 제외)가 전년 대비 3.6% 올랐다. 40년 만에 나타난 큰 물가 상승이다. 2023년에도 물가 상승 릴레이는 이어졌다. 가스·전기 등 공공요금부터 휘발유·식품 등 생활 영역의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더욱 조이고 있다.
버블경제 붕괴 이후 첫 물가 상승을 경험하고 있는 일본이다. 정부는 임금을 올려 물가 상승률을 상쇄하겠다고 했지만, 앞으로 일본 경제성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유례없는 디플레이션을 경험한 일본의 현 상황에 다른 나라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80년대 ‘버블경제’라고 불렸던 시기에 일본의 연평균 물가 상승률은 1%대 후반이었다. 1990년대 후반에는 0~1%대를 오르락내리락하더니 2000년대 이후에는 0%대 물가 상승률을 유지했다. 그러다 2022년 물가 상승률 2%대를 상회했고 2023년 7월 총무성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 상승률은 3.1%로 11개월 연속 3%대를 유지했다. 40년 만에 물가가 폭등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졸라맨 허리띠 ‘더 조인다’
부동산 매체 미타이나(Mitaina)가 20~60대 회사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물가 상승을 ‘실감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유류비가 계속 오르고, 채소나 쇠고기 등의 식품 가격이 높아진 점이 피부에 와닿는다고 했다. 점심 지출도 늘고 있고, 자주 가던 슈퍼에 ‘2월부터 가격 인상’이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거나, 팩 음료가 같은 가격이지만 용량이 줄어들어 물가가 올랐다는 걸 실감한다고. 응답자의 63%는 앞으로도 물가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세키스이 하우스의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 조사’에 따르면 물가 상승으로 약 80%가 생활비를 절약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1.5%는 ‘공공요금’(전기·가스·수도)이, 54.6%는 ‘식료품’이 20% 이상 오른 것으로 체감된다고 했다.
절약 1순위는 식비다. 외식을 가장 많이 줄였고, 식료품 구매를 줄였다. 집에서 식사하는 것이 외식에 비해 절약된다는 응답은 73.1%에 달했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집에서 식사할 때 직접 해 먹는다는 응답은 42.4%, 테이크아웃은 24.1%, 배달은 12.1% 증가했다.
다만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이들도 절약 또 절약을 이어가고 있다. 응답자의 49.8%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저렴한 식품 구입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어 ‘냉동식품 구입이 늘었다’(34.9%), ‘쇼핑 횟수가 줄었다’(29.3%), ‘대용량품 구매가 늘었다’(26.6%)는 응답도 있었다. 즉 절약을 위해 단위당 금액이 저렴해지는 상품을 고른다는 것이다.
엔저 고물가 지속, 올해 전망은?
닛세이 기초연구소의 사이토 타로(斎藤太郎) 경제조사 부장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가격 상승 현상이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이 식료품이다. 30년 만에 임금 인상을 실현하면서 기업들이 서비스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코로나19로 과잉 저축했던 것들이 소비로 풀렸지만, 고물가로 부담이 커지면서 오히려 실질수입이 줄어 저축 수준을 유지하려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코다 아키히로(神子田章博) NHK 해설위원은 “일본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지만 엔저와 원재료·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소비가 줄었다”면서 “임금 인상으로 이를 잡아보려 하지만 2023년 임금 인상분에 비해 실질임금은 –3%로 20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어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을 커버하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2024년 대기업들이 높은 임금 인상률을 예고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물가 상승을 극복하고 경제가 선순환 구조에 들어설지가 올해 최대의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결국 소비가 살아나야 하는데,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절약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일본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연매출 3000만 원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업장용 전기요금 지원에 나섰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서다. 이에 약 126만 명의 소상공인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1차 접수가 시작된 21일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신청 건수는 약 15만 건에 달했다. 사업 지원 대상자는 세 가지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공고일 현재 사업 활동 중이면서, 연 매출액이 3000만 원 이하인, 사업장용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개인·법인 사업자다.
중복수급 방지를 위해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면 한 곳만 신청 가능하다.
1차 접수는 한국전력과 직접 전기 사용 계약을 맺은 계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지원 대상자 해당 여부 검증 뒤 한국전력이 고지서상 전기요금을 최대 20만 원까지 차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다음 최초 발행되는 고지서부터 자동으로 차감 혜택이 적용된다. 만약 10만 원의 전기요금이 발생했다면, 신청 후 첫째 달과 둘째 달에 자동으로 0원이 적용된다.
한국전력과 직접 계약한 소상공인이라면 오는 4월 20일까지 1차 접수를 할 수 있다.
3월 4일부터 5월 3일까지는 한국전력과 전기 사용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소상공인의 2차 신청 접수를 받는다.
비계약자는 지난해부터 신청 이전까지 사용한 전기요금을 환급 방식으로 최대 20만 원까지 지원받는다.
한국전력 고지서 사본, 관리비 고지서 사본, 전기요금 납부 확인서 등 사업장용 전기사용 여부나 요금 납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위 요건을 충족하는 사업자는 ‘소상공인전기요금특별지원.kr’을 통해 온라인 신청을 하면 된다. 오프라인 접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77개 지역 센터로 방문하면 된다.
청룡의 해다. 김대환(60)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아 생애 또 한 번 청룡의 해를 맞았다. 서예가 취미인 그는 매년 초 휘호를 쓴다. 올해의 휘호는 세심자신(洗心自新). ‘마음을 닦아 새로워지다’라는 의미다. 잘 닦아낸 개인의 삶을 사회와 나누고 싶다는 소망도 담겼다. 그리고 그 소망을 노사발전재단을 통해 이뤄보고자 한다.
지난해 봄 김대환 사무총장은 노사발전재단과 인연을 맺었다. 2022년 9월 중앙노동위원회 상임위원 퇴직 후 반년 만에 제7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일터에 복귀한 것이다. 고용노동부 행정관리담당관•국제협력관•근로기준정책관 등을 지내며 회갑 생의 절반은 ‘고용노동부’의 명함을 지니고 살았다. 덕분에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노사발전재단의 업무가 낯설지는 않았다. 익숙함은 장기로 발휘하되, 늘 새로움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던 나날 속 어느덧 한 해가 저물었다.
“작년 봄 취임식 때 직원들과 인사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새해가 밝았네요. 취임 후 5개 지사, 13개 중장년내일센터, 6개 차별없는일터지원단을 방문해 직원 간담회를 열어 업무 현황을 들어봤어요. 재단의 운영 방향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재단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봤죠. 결국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2011년 고용노동부 행정관리담당관 시절 만들었던 ‘한 권으로 통하는 고용노동 정책’이 떠올랐어요. 지금까지 발행되는 책인데, 한 권으로 고용노동부의 정책과 제도를 살펴볼 수 있죠. 재단에도 그런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여겼고, ‘한 권으로 보는 노사발전재단 사업’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김 사무총장이 강조하는 소통과 협업의 대상은 본부 내 부서들을 비롯해 지사 및 유관기관, 고객까지 아우른다. 가령 사내에서 부서 단위로 함께 일할 때 다른 부서의 업무도 알아야만 효과적인 협업이 가능하다. ‘한 권으로 보는 노사발전재단 사업’은 전반적인 사내 업무를 한눈에 조망하는 일종의 참고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재단 직원들뿐만 아니라 유관기관이나 고객인 기업과 노동자들에게도 유용한 자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재단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하는 일을 더 손쉽게 알리고, 찾는 발걸음도 늘릴 수 있다고 봐요. 지원책이 있어도 알아보기 힘들면 유명무실하잖아요. 또 직원 간 공감의 장 형성을 위해 직원 소식지 ‘공감레터 : 우리는…’도 매주 발간하고 있습니다. 나름 지난해에는 소통 면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보고, 올해는 협업 시스템을 더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평생현역 사회를 위한 일터 혁신 필요해
지난해 6월, 김 사무총장은 2022년 지역 단위 총괄 조직으로 신설된 5개 지사에 1~3급 직원 4명을 지사장으로 발령하며 기능 정상화를 꾀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중앙노동위원회,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해운조합 등과 업무 협약을 맺으며 사업 연계 및 확장에 총력을 기울였다. 기관 간 협업 사업 중에는 ‘청춘문화공간’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협업으로 노사발전재단과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뜻을 모아 전국 13개 중장년내일센터(구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2023년 명칭 변경)에 청춘문화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청춘문화공간은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이 한 공간에서 고용과 문화 서비스를 동시에 누리게끔 지원하고 있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여가·문화생활이 겸비돼야 활기찬 노후가 가능하다고 봐요. 때론 그런 여유 시간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직업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하죠. 과거보다는 일자리가 더 다양해졌고, 취미를 살려 소득을 얻을 기회도 많아졌잖아요. 퇴직 후 뭘 할지 고민이라면, 이런 강의를 통해 평생 일자리를 구상하는 계기를 마련해보셔도 좋겠어요.”
2025년 초고령사회를 앞둔 현재. 은퇴 이후에도 평생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대다. 이는 개인의 영역에서 그칠 일이 아니다.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도, 사회적으로도 고령 인력 활용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30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으며 고용과 노동에 관련한 현안을 다뤄온 김 사무총장 역시 같은 고민을 하던 터였다.
“OECD는 2018년 고령층 미취업 인구 중 25%가 취업하면 2050년에 1인당 GDP가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2023년 국내 고령층 미취업자 636만 명 중 3분의 1이 장래 일하기를 원했습니다. 고령층 취업자의 93%는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고요. 고령화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퇴직한 중장년을 취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노사정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평생직장’보다는 ‘평생현역’이라는 맥락에서 중장년에 대한 지속적인 직업 능력 개발과 취업지원 시스템을 마련해나가야 해요. 기업에서도 고령층이 일하기 쉬운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유연근무 등 다양한 근무 방식의 도입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터에도 고령화에 따른 혁신이 필요한 셈이죠.”
고령 인력이 지닌 가치, 허비하지 않아야
상당수 기업이 코로나19를 겪으며 근무 방식에 변화를 감행했다. 그러나 체계를 구축하지 못해 난항을 겪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발전재단에서는 작업환경 및 고용문화 개선, 장년 고용안정 체계 및 평생학습 구축 등에 대한 일터혁신 컨설팅을 무료로 시행중이다. ‘재취업지원 서비스 운영 가이드라인’도 제작해 기업 상황에 맞게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결국 고령 인력 활용의 실마리는 기업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김 사무총장의 고견이다.
“고령 인력 활용에서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OECD에 따르면 고령자는 경험과 지식 활용뿐만 아니라 청년과의 기술 보완을 통해 팀 성과 및 기업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기업은 고령자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일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숙련된 인재’라고 인식하고, 다양한 연령의 노동력을 통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기업의 성과를 제고해야 합니다.”
기업에서 채용 시 연령차별을 철폐하고 다양한 연령과 경험 및 전문성에 기반한 고용문화를 장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5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연령차별은 2018년 한 해에만 미국 경제에 8500억 달러의 손실을 발생시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또한 그는 일본 고용정책 사례도 주목했다.
“일본에서는 ‘생애현역사회’를 기본 뱡향으로 한 고령자 고용정책이 이뤄지고 있어요. 정책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기업이 고령자 고용연장을 위한 고용확보조치 노력의무 및 다양한 조성금 제도를 통해 아주 오랜 기간 단계적으로 의무화했다는 겁니다. 그런 토대를 만든 덕분에 법정의무를 만들었을 때도 기업이나 노동자에게 부담 없이 작용할 수 있었던 거죠.”
아울러 김 사무총장은 일터혁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어렵게 느끼실 수도 있겠는데요. 일터혁신은 결코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중소기업에서도 노사가 함께 각 기업의 상황에 맞게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고, 근로자들이 중심이 되는 참여적 활동을 통해 조직과 제도, 문화와 관행을 바꾸려 노력한다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어려움이 있다면 우리 재단의 서비스도 이용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개인의 인생이 사회의 쓸모가 되도록
김 사무총장 역시 재단에 몸담으며 우리 사회 고령 인력 활성화와 일터혁신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 아울러 임기를 다한 이후에도 ‘평생현역’으로의 삶을 위해 개인적인 노력을 펼쳐가고자 한다.
“중앙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을 퇴임하고, 평소 찾던 속리산 법주사에 딸린 한 암자의 주지스님을 뵈러 갔어요. 당시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이제까지 공직에 있으면서 사회를 위해 일했는데, 앞으로는 보너스 인생을 산다고 여기고 더욱더 본격적으로 사회를 위해 봉사하라’ 하시더군요. 일단 재단에 머물면서 그 소임에 최선을 다할 테고요. 그 경험까지 아울러서 제가 지닌 것들을 사회에 잘 전수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뿐 아니라 우리 사회 수많은 중장년이 스스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기쁨을 누리길 바랐다. 과거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자신을 잘 돌보고 닦아나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결국 죽음에 이르면 생애 전체가 사라지는 거잖아요.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자기가 쌓아온 것들을 사회에 쓸모 있게 나누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봐요. 현재의 저로 예를 들면 지나온 60년의 삶과 더불어 앞으로의 여생도 녹아 있는 셈이죠. 그 삶은 나라는 개인뿐 아니라 가깝게는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영향을 끼쳐요. 멀게는 지면을 통해 이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도 자그마한 생각을 던져줄 수 있고요. 그런 의미를 되새기며 나의 과거, 미래, 현재를 아우르는 완연한 삶을 잘 닦아나가야겠습니다.”
△노사발전재단은?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전국에 13개 중장년내일센터를 운영한다. 중장년층의 생애경력설계, 재취업 및 창업 등 일자리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기초역량 증진 교육 ‘내일부스터’, 일대일 심층상담 방식으로 개인의 특성을 반영하여 경력설계 컨설팅을 제공하는 ‘개인별 경력개발서비스’ 등 중장년 대상 체계적인 경력 관리를 지원한다. 만 40세 이상 중장년이라면 평생현역 활동을 위한 전직·재취업 지원, 산업별 특화서비스, 사업주지원 패키지, 청춘문화공간 등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달부터 정부와 은행권의 소상공인 이자 부담 줄이는 정책이 본격 시행된다. 은행권은 연 4~5% 이상 고금리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년 동안 낸 이자의 일부를 돌려준다. 또한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이 확대된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달 31일 '소상공인 금리 부담 경감 방안'을 확정했다. 지원 내용은 총 세 가지다.
먼저 연 4%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이라면 이달 5일부터 8일까지 은행에 냈던 이자 일부가 대출받은 통장으로 자동 입금된다.
제2금융권에서 연 5% 이상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이라면 환급 신청을 했을 때 이자를 환급해준다. 더불어 7% 이상 고금리 대출이 있다면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제1금융권 이자 환급 '자동 실행'
은행권 이자 경감에 관한 내용은 지난해 은행연합회가 자율적으로 발표한 '민생금융 지원방안'과 같다. 다만 환급 시기에 관한 내용이 추가됐다.
은행권의 이자 환급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년 동안 냈던 이자 중 연 4% 초과분의 90%를 돌려준다는 것. 환급금의 최대한도는 300만 원이다.(대출액 최대 2억 원)
환급 대상은 개인사업자이며 부동산 임대사업자는 제외된다.
이번 발표에 구체화 된 것은 구체적인 지급 시기와 은행별 부담액이다. 이자 환급은 두 번에 걸쳐 이뤄진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출을 1년 이상 보유했고 이자도 냈다면, 이달 5일~8일 사이에 환급액이 자동으로 입금된다.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출 보유일이 1년이 되지 않았다면, 이 기간에 냈던 이자만 돌려준다. 예를 들어 지난해 4월에 대출을 실행해 9개월 동안 이자를 냈다면 그에 해당하는 이자만 지원하는 것.
다만 올해 안으로 1년이 될 때까지 추가로 내는 이자에 대해서 분기별로 이자를 돌려준다. 앞서 예시로 든 경우를 보면 올해 1~3월까지 이자를 내면 1년이 되는데, 해당 3개월의 이자에 대해서는 4월 중순 이후 돌려준다는 의미다.
1차 환급 기간에 이자를 돌려받는 사람은 총 187만 명으로 전체 지원 대상의 91%다. 지원금은 총 1조 3600억 원으로 1인당 평균 73만 원을 돌려받는다. 2차 환급 기간에는 추가로 1422억 원이 환급돼 총 188만여 명에게 총 1조 5009억 원이 지원된다. 1인당 평균 80만 원 수준이다.
중소금융권 대출자는 신청해야
저축은행, 상호금융(농·수·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카드사와 캐피탈 등 중소금융권에서 대출받은 소상공인도 이자를 환급받는다.
중소금융권은 은행권과 다르게 자체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워 국회에서 중소금융권 차주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예산 3000억 원을 중소벤처기업창업 및 진흥기금으로 확정했다.
지원 대상은 중소금융권에서 5% 이상 7% 미만 금리로 사업자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와 법인 소기업이다. 부동산 임대업은 지원 대상에서 역시 제외된다.
이자 지원은 최대 150만 원까지(대출액 최대 1억 원)다. 이자 환급은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오는 3월부터 매 분기 말일에 지급된다. 3월 29일, 6월 28일, 9월 30일, 12월 31일이다. 해당 날짜에 1년 이상 이자를 낸 대출자에게 1년 치 이자 중 일부를 한 번에 지급한다. 제1금융권과 마찬가지로 1년이 채 되지 않았다면 1년분의 이자를 모두 낸 다음 분기에 환급받을 수 있다.
만약 지원 대상자가 모두 신청할 경우 1분기에는 최대 약 24만 명에게 1인당 평균 75만 원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원 신청 절차는 3월 초에 구체적으로 발표된다.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확대
더불어 금융위는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도 확대했다. 금융위와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2022년 9월 30일부터 소상공인 고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더 많은 소상공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대상과 한도를 확대하고, 상환 구조를 장기로 변경하고, 사업 용도로 사용한 가계신용대출도 대환을 허용하는 등의 개편을 한 바 있다.
올해에도 두 가지 개편이 이뤄진다. 먼저 대출을 받은 최초 시점을 확대한다. 기존에는 2022년 5월 31일 이전에 대출을 받았어야 했는데, 이제는 2023년 5월 31일까지의 대출도 허용한다.
또한 1년 동안 대환 후에 적용하는 대출 금리를 5.5%에서 5%로 적용하고 보증료 0.7%를 면제해준다. 최대 1.2%의 이자 경감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위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7% 이상 고금리 대출 2만 3천 건 이상이 5.5% 이하 저금리 대출로 전환 됐다. 평균 10.06% 수준에서 평균 5.48%로 부담을 줄였다.
금융위원회는 “정부와 금융권은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빈틈없이 준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어려운 민생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금융권의 사회적 역할 강화와 정책 지원 노력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연공형 임금 체계, 기업별 노조, 노동 시장 이중구조라는 측면에서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하지만 ‘법정 정년 60세’는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2024년에는 정년 연장과 연금 개혁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고려해야 할 점을 들여다봤다.
“공무원을 제외하고, 정년을 채운 분이 주변에 있나요?”
정혜윤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이하 연구원)에게 ‘우리나라도 60세 정년제가 있지 않나’ 묻자 돌아온 답이다. ‘60세 이상 정년 의무화 제도’(60세 정년제)는 2013년 국회를 통과했고 2016년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정 연구원은 60세 정년제가 도입되기 전에도, 도입된 후에도 실제 은퇴 연령은 49.3세로 바뀌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정년 연장은 왜 다른 양상을 보이는 걸까.
일본의 정년 연장, 어떻게 다를까?
일본의 3대 재벌 그룹 중 하나로 꼽히는 스미토모그룹의 자회사 스미토모전설은 2021년 4월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70세까지 재고용하도록 사내 규정을 개편했다. 정부가 70세 계속고용 확보 조치를 시행한 데다 60세 이상 직원의 100%가 65세까지 근무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다만 동일 직무에서의 정년은 60세이고 부장급 이상 직원에 한해 같은 직무에서 64세까지 일할 수 있다. 또한 60세 이상 근로자에게는 ‘현장 경험을 살린 관리 퍼포먼스로 베테랑 사원을 육성한다’는 미션을 준다.
기업들은 60세 정년 의무화가 법으로 제정되기 전부터 90% 이상이 도입하고, 65세까지 고용 확보 조치를 시행했다. 사내 정년 연령이 60세더라도 실질적으로는 65세까지 일하는 곳이 많아, 일본의 정년 연령은 65세나 다름없다고 평가된다. 일본의 정년 연장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까지 20년 넘는 논의 기간이 있었다. 둘째, 기업에 선택지를 주고 기업별 노사에 자율성을 줬다. 셋째, 소득 공백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본은 법적으로 ‘60세 이상’을 정년으로 정의한다. 또한 65세까지 ‘고용 확보 조치’를 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 노사정이 1:1:1로 10명씩 구성된 심의회에서 삼자 합의 후에 국회가 이를 토대로 논의했다. 고령자 계속고용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일본 정부는 기업에 정년 연장, 정년 후 재고용, 정년 폐지라는 선택지를 주어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했다. 임금에 대해서도 중앙에서 결정한 지침은 있지만, 개별 기업의 노사가 자율적으로 임금이나 처우를 결정하도록 했다. 임금피크제라는 용어가 없음에도 60세 정년 이후 고용 방법을 선택할 때 자연스럽게 임금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스미토모전설은 65세로 정년을 연장하면서 직무가 바뀌더라도 임금은 상승할 수 있도록 60세 이후에도 승진·승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65세 이후 70세까지 재고용할 때는 근무 평가에 따라 대상자를 제한하고, 기존 임금의 55~80% 수준으로 급여를 조정한다.
일본 정부는 이 과정에서 고령자가 임금 조정으로 생활에 큰 타격을 입지 않도록 두 가지 제도를 도입했다. 고령자 고용계속급부 제도는 60세 이후 75% 이하로 임금이 줄어든 노동자에게 임금을 보조해준다. 재직노령연금은 후생연금과 임금을 동시에 받는 고령자에 한해 연금액 전부 혹은 일부를 지급 정지할 수 있는 제도(2025년까지 실시)다.
우리나라의 60세 정년제는 법적 의무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라 실제 이를 반영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300명 미만 사업장 중 정년제를 도입한 곳은 21.9%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정부는 60세 정년을 ‘법적 의무’로 정하는 대신 임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면 고령자 주된 일자리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노동계는 기업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고용을 선택할 것이고, 일자리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한다. 일본 기업 역시 80% 이상이 재고용을 선택하고 있다.
정혜윤 연구원은 “일본 기업도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재고용을 선호하지만, 노동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일수록 고령 인력 활용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싶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정년제 효과나 후속 대책에 관한 논의가 없었고, 노사정이 각기 다른 주장을 하며 합의점을 만들지 못했다. 인구 고령화는 앞으로 이어질 추세이며 중소기업 인력 부족은 양국 공통 사항이기에, 정부는 노사가 함께 답을 찾고 수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드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참고 국회미래연구원 ‘정년 제도의 정책 과정 : 한국과 일본의 비교사례 분석’, 일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 ‘제123회 노동정책 포럼 : 고령자의 고용·취업에 대해 생각한다’ 도움말 정혜윤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정부와 노동계, 경영계 모두 ‘정년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차가 존재한다. 노동계는 줄곧 ‘법정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고, 경영계는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는 계속고용 방안을 모색 중이나 아직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국의 노동 시장에서 계속고용이 가능하려면 노사정 간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 초 ‘제4차 고령자 고용 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에 초고령사회 대비 계속고용 논의를 요청했다. 그러자 한국노총은 ‘법정 정년 연장만이 답’이라며 논의에 불참했다. 이후 8월, 2033년까지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내용의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대한 국민 청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사노위 의사결정 구조상 노동계나 경영계 위원 중 과반수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의제 설정 및 의제별 위원회를 구성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경사노위는 지난해 7월 전문가 중심의 ‘초고령사회 계속고용연구회’(이하 계속고용연구회)를 발족했다. 노동 시장, 노동법, 연금, 복지, 직업훈련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관계 부처가 참여해 논의를 진행했다.
계속고용연구회 공동 좌장을 맡고 있는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은 “계속고용에는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재고용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다만 노동계가 주장하는 법정 정년 연장은 부작용이 많다고 생각한다. 노사정 논의를 통해 현재 노동 시장과 노사관계 특성을 고려한 계속고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 정년 연장의 부작용
계속고용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덕호 상임위원은 급속한 고령화로 사회의 노동력 손실이 발생하고, 이는 성장률 저하로 이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두 번째로는 은퇴 후 연금 수급 시점까지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을 꼽았다. 우리나라 55세 이상 65세 미만 인구의 고용률은 66.3%로, 일본 76.9%, 독일 71.8%에 한참 못 미친다. 세 번째 이유는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 개인의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법정 정년 연장이 아닌 계속고용을 논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만의 특수한 노동 시장 때문이다. 김덕호 상임위원은 “우리나라는 통상 해고가 굉장히 제한적이며, 은퇴 시기에는 생산성에 비해 임금 수준이 매우 높아진다. 입사 시기 대비 은퇴 시기 임금을 보면 유럽은 1.6배, 일본은 2.1배, 한국은 2.9배 수준이다. 정년을 연장하면 기업이 그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때문에 임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노동 시장의 구조가 양극화되는 것도 생각할 지점이다. 1차 노동 시장은 대기업과 공기업의 정규직, 2차 노동 시장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이다. “청년들이 2차 노동 시장에서 훈련받아도 1차 노동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연장을 주장하는 노조가 있는 곳은 대부분 1차 노동 시장이라 정년을 늘리면, 청년들의 취업의 문이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김 상임위원은 말했다.
또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법정 정년과 상관없이 60세 이후에도 계속고용을 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한다. 대기업의 평균 정년 연령은 60.2세지만,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은 61.5세다. 김덕호 상임위원은 “법정 정년 연장은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를 심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기성세대의 욕심으로 미래 세대를 좌절케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사정 사회적 논의 필요
정부는 일본의 정년 연장 방식을 좋은 선례로 보고 있다. 일본은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고령자 고용확보 조치’를 통해 사실상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한다. 기업은 정년 연장, 정년 폐지, 계속고용 중 어느 한 가지 형태로든지 고령자를 고용해야 한다. 이 중 계속고용은 종래의 근로관계를 청산한 후 재고용하는 것으로, 임금 수준 등을 포함한 근로 조건에 변화가 발생한다. 일본 기업 81.2%는 계속고용 제도를 활용하고 있으며, 2005년 52%였던 60~64세의 취업률이 지난해 73%까지 올라갔다. 정부는 임금 체계 개편이 일본의 성공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경사노위 계속고용연구회는 올 상반기 ‘계속고용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본 방향은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조기 은퇴를 막고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은퇴 전에 직업전환 훈련을 통해 전문직을 수행할 역량을 키우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김 상임위원은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정년 연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의 20%는 도산하는 경우가 많고, 금융계는 희망퇴직을 원한다. 실제로는 정년이 되기 전에 퇴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정년 연장 이전에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한국노총이 지난해 11월 13일 경사노위에 복귀한 터라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월 14일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를 통해 사회적 대화의 시동이 걸렸으며, 이르면 올 1월 본위원회를 개최해 의제별 위원회 구성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김덕호 상임위원은 “방법론에는 시각차가 있지만, 초고령사회의 계속고용 방안을 노사정이 대화로 마련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세대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계속고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령주의와 근로계약 기본 원칙을 이해하고 나면 정년 문제는 퍽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과 속사정은 다르다.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봐도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경영계와 노동계 입장이 다른 것은 물론, 노동자 사이에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이 문제는 고령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돈다.
정년 연장 논의는 거대한 미로 같다. 사회복지교육협의회장, 노년학회장, 사회복지학회장 등을 역임한 ‘국내 사회복지 분야의 원로 학자’ 최성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도 “굉장히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사안이 복잡다단하다. 단, 희소식이 있다. 미로에 입구와 출구가 있는 것처럼 정년 논의도 큰 틀에서 시작점과 끝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출산ㆍ고령화의 나비효과
문제의식은 저출산ㆍ고령화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 이미 인구 데드크로스(사망자 > 출생자)에 진입했다. 총인구 5000만 명 선은 머지않아 붕괴된다. 통계청은 앞으로 50년간 총인구가 1550만 명가량 급감하면서 3600만 명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노동 시장은 이 위기에 공감하고 있다. 경영계는 ‘고령 인력 활용 활성화로 초고령사회를 대비한다’는 정년 관련 기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노동계도 통감한다. 정년 연장 법제화를 촉구하는 한국노총이 가장 먼저 든 청원 이유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와 인구구조 변화 대비’다. 인구구조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우리 사회와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ISSUE 1
임금 체계 개편 / 부담인가, 부당한가
문제의식이 같다고 대응책까지 같을 수 없다. 정년 연장 논의도 그렇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임금 체계 개편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한다. 경영계는 ‘임금 체계 개편을 전제’로 ‘계속고용’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근속 연수에 비례해 임금이 올라가는 연공형 임금 체계가 비용 부담을 크게 가중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우리나라의 근속 30년 이상 장기 근속 근로자 임금은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임금보다 3배가량 높다”며 일의 가치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 체계로 개편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동계는 임금 체계 개편은 고령 노동자의 임금 삭감과 고용불안을 가속화할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임은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 부본부장의 말이다. “우리나라 임금 체계는 생애 주기를 반영해 설계됐습니다. 직무쪾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가 ‘일의 가치와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담보도 할 수 없습니다. 기업 비용 부담을 줄여 고용을 유지한다는 것은 결국 질 낮은 일자리와 낮은 임금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팽팽한 주장을 듣고 있던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변호사는 통계의 맹점을 지적한다. “근속 30년 이상 장기 근속 근로자 임금과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임금의 격차가 크다는 이야기를 바꿔 말하면, 우리 노동자들이 비교 국가군에 비해 젊어서 아주 낮은 임금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 사실을 간과한 채 30년 이상 장기 근속한 근로자 임금이 많다고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은 합당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노동자들이 아주 많은 급여를 받는 것도 아닙니다.” 직무쪾성과급제로 개편된 사업장에서 임금피크제 소송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도 김 변호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정년 연장 논의 첫걸음부터 다른 길로 들어선 기업과 노동자. 둘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여력이 없다.”
ISSUE 2
노동 시장의 이중화 / 누구를 위한 정년 연장인가
법정 정년 연장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누구를 위한 정년 연장인가, 정년 연장은 과연 정의인가’ 하는 물음이다. 시쳇말로 요즘 세상에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 정년과 실제 퇴직 연령이 크게 괴리되어 있다. 법정 정년에 한참 못 미쳐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상황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정년 60세 법제화가 이뤄진 2013년 이후 정년퇴직자 증가율보다 조기 퇴직자 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경총은 “법정 정년 연장의 혜택이 일부 계층에 집중돼 오히려 노동 시장 이중구조를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년 연장과 관련된 상당수 연구 결과를 들어 ‘고학력, 남성, 300명 이상 기업, 공공부문, 노동조합이 있는 기업의 정규직’에 가까울수록 정년 연장 혜택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정년 연장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다.
정년은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만의 문제일까. 김기덕 변호사는 “정년은 모두의 문제”라고 반박한다.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하리라는 전망이 없다 해도 결국엔 어느 사업장에 가서든 일을 해야 합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직장을 구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옮긴 회사에서 정년이 또 문제가 됩니다. 자영업자가 되겠다는 각오가 아니라면, 정년은 모두의 문제입니다.” 그는 당장 혜택을 받을 이들이 정년 연장을 외치는 것을 귀족노조의 제 밥그릇 챙기기로 보지 않는다. 한꺼번에 정년 연장이 가능하지 않다면, 가능한 노동자부터 정년 연장을 쟁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은주 부본부장도 동의했다. “정년 법제화 혜택을 중소기업 노동자도 많이 받았습니다. 정년 연장을 통해 혜택을 받는 이들은 현재 소수일지 모르겠으나 제도는 어느 집단만의 것이 아닙니다. 도입 후 많은 이들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ISSUE 3
일자리와 세대 갈등 / 각자도생해야 하는가
정년 연장의 불똥은 여기저기로 튄다.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세대 갈등이다. 경영계는 “정년 연장 혜택을 받는 고령 근로자가 많아질수록 체감실업률이 20%에 달하는 청년층의 취업난을 더욱 악화시킨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경총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근거로 든다.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은 최근 10년간 평균 8.7% 수준이다. 정년 60세가 단계적으로 시행된 2016~2017년에는 2000년 이후 최고치(9.8%)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 역시 심각하게 보고 있는 노동계는 세대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임은주 부본부장의 말이다. “정년 연장을 선택한 많은 나라에서 세대 간 일자리가 대체된다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기업은 좋은 일자리라는 낙수효과를 만드는 게 아니라 현금자산으로 보유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임금피크제 도입 후 삭감한 임금만큼 청년 고용을 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청년 일자리로 순환되는 구조가 아닌 것입니다. 세대 갈등으로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도 고령자도 모두 약자입니다. 약자와 약자 사이에 경쟁을 조장해서는 안 됩니다.”
경총은 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 자체를 떨어뜨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반론한다. 2022년에도 ‘최근 고령자 고용 동향의 3가지 특징과 정책 과제’를 통해 정년 연장 수혜 인원이 1명 늘어나면 채용되는 정규직 근로자가 거의 1명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임금 연공성이 높은 사업체에서는 정년 연장 수혜 인원이 1명 늘어나면 정규직 채용 인원이 거의 2명 줄어든다는 추정을 하기도 했다.
최성재 교수는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그는 국가와 제도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고, 개인이 그에 맞춰 대응하기는 더 어렵다는 사실을 빨리 인정하고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이로 그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 정년 논의의 기본 전제임은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자본주의가 발전하고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개인 능력 위주로 나아가야 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봅니다. 연령주의는 뿌리 깊은 의식 속 문제이기 때문에 없애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인구가 많고 출산율이 높으면 크게 걱정할 것 없겠지만 출산율 문제는 해결하기 더 어렵습니다. 결국 답은 개인이 경쟁력을 갖추는 것뿐입니다.”
‘각자도생’이라는 현실적인 대안에 한국노총은 의문을 던졌다. 반문은 계속됐다. “모든 것이 개인의 책임인가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없나요? 국가는 왜 쏙 빠지나요? 고령자들이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임금만 깎는 것이 과연 대안으로 적절한지 궁금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해서 지속 가능한가요?”
갈 수밖에 없는 길
세상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있다. 저출생ㆍ고령화는 사회쪾경제는 물론 노동 시장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메가트렌드’다.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정년 연장 논의는 돌고 돌겠지만, 그 끝은 어느 정도 분명해 보인다. 중위연령이 계속해서 치솟는 상황 속에서 연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성재 교수는 현실적으로 폐지 수준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발등에 불붙은 문제는 아니지만, 이것은 분명합니다. 앞으로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25년쯤 후면 인구의 절반 정도가 물리적으로 정말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옵니다. 현실적으로도 정년을 없애지 않으면 안 됩니다.” 김기덕 변호사도 동의했다. “정년 연장은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한다,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인구구조상 정년 연장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왜 세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하고, 폐지하겠습니까? 국가 예산을 들여서 운영해야 하는데 고령화로 그럴 수 없으니 연장을 택한 것입니다. 정년 연장은 노동자에게 혜택도, 그 무엇도 아닙니다.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한국노총은 더 늦기 전에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인구구조 변화의 ‘초위기’ 속에서 한국식 정년 연장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는 결코 간단치 않아 보인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이전에 정년을 맞는 것입니다. 소득 공백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합니다. 60~64세는 사회보장이나 복지제도의 사각지대로 볼 수 있습니다. 법정 정년 연장은 노동계도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사회적 논의도 필요합니다. 노동계 안에서 논의도 필요합니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우리 모두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왜 우리나라 노동자는 정년을 연장하면서까지 더 일하게 해달라고 아우성인지 말입니다.”
도움말 최성재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변호사, 임은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 부본부장
참고 한국경영자총협회 ‘정년 60세 법제화 10년, 노동시장의 과제’
이종현 AVPN 한국대표부 총괄 대표는 마약범죄 예방을 위한 ‘NO EXIT’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NO EXIT 캠페인은 국민에게 마약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고, 투여하는 순간 중독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운 출구 없는 미로와 같은 마약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공동으로 시작한 캠페인이다.
원로 배우 최불암 씨가 1호 참가자로 시작했으며, 이후 각계인사들이 마약 예방 캠페인에 대한 메시지를 사진촬영과 SNS에 게재하며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종현 대표는 이벤트로 진행되는 마약 예방과 관련한 20자 이내 표어(메시지)로는 "마약은 로그인은 있지만, 로그 아웃이 없다.“를 제시하며,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적극적인 예방을 통해서 한국이 다시 마약청정국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지명을 받아 본 챌린지에 동참했다. 다음 주자로 범죄 없는 따뜻한 세상은 물론 피해자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피해자지원협회(KOVA)의 박효순 회장,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인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의 박마루 이사장,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다양한 학문 연구 및 국제 산학 간 교류를 촉진하고, 학문의 발전과 응용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지속가능경영학회의 김영배 회장을 지목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50년 뒤엔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연금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피크 코리아’ 현실화 우려
IMF는 지난달 발표한 ‘2023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고령화가 한국의 공공 부채(public debt)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207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부채 비율이 200%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GDP 대비 공공부채비율은 50% 수준이다.
IMF의 예상은 향후 50년 이상 연금 정책에 변화가 없고 정부가 국민연금의 적자를 메운다고 가정했을 때의 결과다. 국민연금 재정 추계 결과 국민연금은 2041년 적자로 전환하고, 2055년에 기금이 소진된다.
IMF가 GDP 대비 공공부채비율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급격한 고령화다. 1990년 8명이었던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2050년 8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 100명당 80명의 고령층을 부양해야 한단 의미로, 노년부양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아지는 만큼 연금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편, IMF는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1.4%에서 내년 2.2%로 높아졌다가, 이후로는 2.1~2.3% 범위에서 소폭 등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도별로 보면 오는 2025년 2.3%를 기록했다가, 2026년과 2027년 각 2.2%, 2028년에는 2.1%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올해와 내년 전망치에는 중국의 경기회복세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의 성장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여지가 있지만, 중기적 관점에서 2%대 초반의 성장세에 머물 것이라는 의견이다. 동시에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안팎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IMF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올해 2.1%, 내년과 2025년 2.2%, 2026~2028년 2.1%로 각각 추산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모두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뜻한다.
이처럼 저성장과 재정 악화로 ‘피크 코리아’(Peak Korea) 전망이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글로벌 경제에서 피크 코리아라는 말이 돌고 있다”며 “일본이 성장률 0에서 2%대에 머무는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했듯 한국도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일만 남아 기나긴 저성장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을 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금·노동 개혁 필요
전문가들은 연금‧노동 개혁 없이는 '피크 코리아'라는 암울한 전망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헤럴드 핑거 IMF 미션 단장은 “장기적인 성장을 촉진하고 고령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구조 개혁이 중요하다”며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장기적인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한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8%)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국민연금 수급 연령은 63세이며, 5년마다 한 살씩 높아져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올라간다.
IMF는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의 증가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연금 기여율 상향과 퇴직 연령의 연장, 연금의 소득 대체율(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 현재 42.5%) 하향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낮은 소득대체율의 경우 급여 적정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소득 하위 70% 고령층에 지급하는 기초연금의 인상과 같이 고려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국민연금과 다른 직역 연금 등과의 통합 방안도 제시했다. 별도의 연금 제도 운영이 형평성에 대한 우려를 초래하고 노동시장의 이동성을 떨어뜨리며 행정적으로도 비효율적이라는 게 IMF의 분석이다.
이 밖에도 IMF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장기적인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수 확충과 지출 합리화 방안도 제안했다. 소득 공제 축소, 산업·중소기업에 대한 조세 지출 효율화, 부가가치세 면제 합리화, 부가세 인상 등이다.
재취업에 도전한다면 온라인 공고를 주기적으로 살펴야 한다. 원하는 기업이나 직무의 채용소식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다양한 구인구직 플랫폼이 있지만, 대부분 청년층 대상이 많은 편. 중장년 재취업자를 위한 맞춤형 채용정보를 찾는다면 아래 플랫폼들을 먼저 들러보자.
◇ 노인일자리 모집공고 한눈에 ‘노인일자리 여기’
지역별·유형별 노인일자리(60세 또는 65세 이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구 단위로 검색 해보면 각 채용정보마다 유형 및 계획인원과 참여인원을 표기해 구분하기 용이하다. 분류하는 일자리 유형으로는 △공익활동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취업알선형 △시니어인턴십이 있다. 검색창을 통해 원하는 채용정보를 찾았다면, 관련 수행기관 또는 시·군·구에 방문해 참여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이후 상담 및 면접-선발 및 안내-세부 활동내용 확정-협약서(근로계약서) 작성-참여자 교육 등의 절차를 거쳐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단 △생계급여수급자 △국민건강보험직장가입자 △장기요양보험등급판정자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타 부처 사업에 2개 이상 참여자는 참여 선발 기준에서 제외된다(노인독신가구 또는 경제무능력자와 동거 중인 노인 우선선발). 타 플랫폼에 비해 폰트 크기가 크고 직관적으로 정보를 보여준다는 게 특장점이다.
◇ 고령자우대·인생2모작 채용 전용 ‘워크넷’
워크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채용정보’→‘테마별 채용관’으로 들어가면 ‘고령자 우대 채용관’과 ‘인생2모작 중장년 일자리’ 메뉴가 보인다. 해당 메뉴를 누르면 전용 채용관 화면이 나온다. 여기서 다시 원하는 키워드나, 직종, 지역 등을 입력·선택해 더 자세한 채용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그밖에 직군별, 지역별, 경력별로도 검색 가능하고 ‘사회 기여형’, ‘공공·참여형’ 메뉴를 둘러봐도 좋다. 채용 정보 목록에 담당업무, 지원자격, 근무 조건 등을 간략하게 제시해 일일이 눌러보지 않더라도 대략적인 정보 파악이 가능하다. 채용정보를 살펴본 뒤 원하는 기업은 ‘관심기업등록’을 해두거나, 워크넷을 통해 온라인 입사지원을 해볼 수도 있다(기업별 입사지원 방법은 상이하며, 워크넷 입사지원이 불가한 곳도 있음). 사전에 워크넷을 통해 이력서 작성 등 구직신청을 해둔 경우라면 훨씬 간편하다. 현재 경력관리 AI 서비스 ‘잡케어’도 시범 운영 중이니, 이러한 툴을 이용해 한번쯤 자신의 경력관리를 해보는 것도 괜찮다.
◇ 40세 이상 중소기업 채용정보 ‘올워크’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이 국내 중소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인력과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구인구직 플랫폼이다. 채용정보 메뉴에 들어가면 왼쪽에는 채용정보 리스트가 보이고, 오른쪽에는 해당 채용정보의 상세란이 나와 비교하며 살펴보기 편리하다. 또, 해당 채용정보 하단에는 ‘유사채용정보’ 목록도 함께 제시해 비슷한 직무의 다른 채용정보도 함께 엿볼 수 있다. 내일배움카드나 기관 및 기업에서 진행하는 교육 일정을 알리는 메뉴도 있다. 재취업을 준비하며 관련 교육을 찾는 이들에게는 편리하고 유용한 서비스다. 그밖에 중장년 자영업자를 위해 무료 컨설팅, 재교육 및 재취업을 안내하는 ‘자영업자 컨설팅’ 메뉴 및 회원 간 소통 창구 역할의 ‘올워크 해우소’(커뮤니티)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 공공·민간 일자리부터 교육까지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홈페이지 내 ‘일자리’→‘구인정보’ 메뉴에 들어가면 민간과 공공 일자리정보 및 서울일자리포털 구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민간 일자리정보’ 화면에서는 현재 구인 중인 일자리 업체의 위치를 지도로 보여주고, 업체명·직종·근무지역·연령(제한) 등 간략한 채용 프로필 목록이 나온다. 해당 페이지의 구인정보를 보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상담사에게 전화(해당 페이지에 연락처 제시됨) 후 절차를 따르면 된다. ‘공공 일자리정보’ 화면 상단에는 ‘이주의 추천 일자리’가 나오고, 캘린더 형태로 공공일자리 스케줄을 정리해 보여준다. 캘린더에는 각각의 공공일자리 시작일과 마감일도 표시해놓았다. 그밖에 서울일자리포털을 연계해 관련 일자리 정보도 살펴볼 수 있다. 마땅한 채용정보가 없거나 재취업이 어렵다면 ‘구직신청’(서울 거주 만 55세 이상 취업희망 구직자)을 이용해보자. 1:1 구직상담 및 구직 알선, 훈련, 취업 후 사후관리까지 가능하다.
◇ 온라인, AI, 앱 서비스까지 ‘벼룩시장’ 중장년 우대 일자리
중장년이라면 ‘벼룩시장’의 존재를 대부분 잘 알 것이다. 과거에는 종이신문 형태의 벼룩시장을 통해 일자리를 알아봤다면, 요즘은 온라인과 앱을 통해 같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벼룩시장 홈페이지 내에는 ‘중장년 우대 일자리’ 전문관을 별도로 운영한다. 홈페이지 및 온라인 지원을 비롯해, ‘문자지원’, ‘전화지원’도 가능하다는 점이 타 플랫폼과의 차별점이다. 전문관 메뉴에서는 주부·여성 우대 일자리, 간호·요양일자리, 버스·택시·대리 일자리 등 중장년의 수요가 높은 일자리들을 유형별로 묶었다. 또, 브랜드별로 채용 정보를 찾거나, 아르바이트 공고만 따로 볼 수 있는 메뉴도 마련됐다. ‘취업가이드’ 메뉴도 꽤 유용하다. 취업연구소-추천직업을 살펴보거나, AI 추천일자리를 통해 재취업 방향을 모색 해봐도 좋다. 그밖에 각종 취업지원정책, 교육·행사 일정, 취업소식, 노동법령정보 등도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정리해놨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근로계약서 및 재직증명서, 경력증명서 등 다양한 양식도 다운로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