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기지 못할 것이 운발이라고 한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운이 70%라면 재능과 노력은 30%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심지어는 운11. 기 마이너스 1이란 이야기조차 있다. 운이 좋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윤은기(66) 한국협업진흥협회장은 그 답을 협조와 협업에서 찾는다. 그는 개인이나 기업이나 공생, 상생하는 것이 운을 좋게 만들고, 지속가능경영을 가능케 한다고 말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가 아니라 ‘남을 돕는 자’를 돕는다”가 그의 신조다. 남과 나눠야 운이 따른다. 운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기보다 후천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별명이 ‘미스터 콜라보(Mr. collabo)’인 그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윤 회장께선 일찍이 미래의 물결, 정보화사회를 이야기하는 등 미래 트렌드를 남보다 앞서 예측하시고 강의해왔습니다. 그런데 운 이야기를 강조하시는 게 좀 모순 같습니다.
“정보화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운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내가 말하는 운이란 덕행의 인과법칙입니다. 지극히 과학적입니다(웃음). 남을 돕지 않는 자에겐 운이 따르지 않아요. 아무리 똑똑하고 잘난 사람도 남이 도와주지 않거나 방해를 하면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남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는 점입니다. 귀인을 만나야 운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귀인을 만나려면 먼저 인간 존중,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최근 를 쓴 일본의 원로 변호사 니시나카 쓰토무도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운=도덕과학’이라고 풀이한 바 있다. 니시나카 변호사는 “도덕적 과실이 운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받은 은혜를 다른 사람에게라도 갚지 않으면 운이 나빠진다. 은혜를 받기만 하면 ‘도덕적 부채’로 쌓인다”고 말했다. 도덕적 선행과 나눔이 운을 불러온다면, 도덕적 부채와 독과점은 금전적 부채보다도 더 큰 불운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보다 남을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과학적 근거가 있다. 남을 돕는 봉사를 하고 난 뒤에는 거의 모든 경우 심리적 포만감, 즉 ‘하이(high)’ 상태가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지속된다. 의학적으로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엔도르핀이 정상치의
3배 이상 분비되어 몸과 마음에 활력이 넘친다. 이른바 마더 테레사 효과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리더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개인의 사회적 공헌(PSR, Personal Social Responsibility) 실행은 이타적이라기보다는 운을 불러들이는 이기적 행위인 셈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말은 많이 합니다. 반면에 일반 개인의 사회적 공헌(PSR)은 그만큼 강조되진 않지요.
“‘사회 공헌, 기부’ 하면 거대 담론으로만 생각합니다. 나중에 여유 생길 때 기부한다고 미뤄두면 평생 하기 힘듭니다. 기부는 물질적 여유가 아니라 평상시 태도, 습관입니다. 저는 재능기부 차원에서 군에 강의를 갑니다. 또 공군 순직 조종사 유자녀 장학금을 매년 1000만원씩 지원하는 일을 7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기부를 꾸준히 하는 것은 남을 위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행복하게 사는 비결입니다.”
그는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앰뷸런스를 이용하며 운전기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소개했다. “부자들은 앰뷸런스에 시체가 실리는 순간부터 가족이 싸우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그렇게 산다면 부자인들 무슨 삶의 의미가 있겠습니까. 저는 있어야 나누는 것이 아니고 나누어야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부자는 돈이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사람입니다.”
1년에 기부금 1000만원을 약정하고 꾸준히 하는 것, 쉬운 일은 아닌데요. 사모님도 처음부터 동의하셨는지 살짝 궁금합니다.
“저는 집사람을 설득해야 할 때 집에서는 절대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하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나 술집에 데려가 이야기를 시작하지요. ‘사는 게 뭐 별것 있나, 잘사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등등으로요. 먼저 길을 닦고, 마음을 촉촉하게 적신 뒤 본론을 꺼내지요. ‘우리 여행 한 번 덜 가고, 골프 한 번 덜 치자, 소비를 조금 줄이더라도 좋은 일을 해보자, 돕고 사는 게 재미지, 혼자 잘사는 게 무슨 재미인가’ 하고요. 똑같은 이야기라도 반응이 전혀 달라요. 집사람이야 콩나물값 깎아가면서 알뜰살뜰 살림하는 전업주부인데 처음엔 좋아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지금은 저보다 더 기부에 적극적이랍니다.”
윤 회장은 스스로의 전공을 심경학, 즉 심리경영학(그는 학부는 심리학, 석·박사는 경영학을 전공했다)이라고 말하곤 한다. 심리를 경영할 줄 안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정의파, 대의명분파들이 설득에 실패하고 저항에 부딪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옳으냐’로 ‘좋으냐’를 무시하거나 압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진정한 소통은 ‘옳다’를 넘어, 마음속으로 ‘좋다’고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이성보다 감성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베스트셀러 비결도 사모님과의 심경학 소통 덕분이라면서요.
“하하. 네. 제 책의 첫 독자, 안테나 마켓은 집사람입니다. 작가에겐 책 내용이 정리돼 영감이 오는 ‘유레카’의 순간이 있습니다. 한밤중이라도 깨워 한바탕 책 내용을 설명하지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심드렁해하면 책의 콘셉트 혹은 틀을 바꿉니다. 베스트셀러가 된 책은 대부분 집사람이 한밤중 잠결에 들어도 흥미롭게 들은 책, 말 된다고 집사람이 동의를 표한 책이었습니다(웃음).이번 협업 책도 그렇고요.”
진정한 소통은 같은 세대, 같은 수준의 말을 쓰는 사람뿐 아니라 이질적 그룹의 사람과 통하는 것이다. 그의 강의가 폭넓은 호응을 얻는 것도 그 덕분이다. 이장우 브랜드마케팅그룹 회장, 차동엽 신부, 장용동 목사 등 숱한 명사들이 윤 회장의 강의를 ‘내 인생에 영향을 준 명강의’로 꼽는 것도 소통력 때문이다.
윤 회장께서 살아오시면서 겪은 가장 큰 고비는 무엇인가요.
“1980년도에 발간된 앨빈 토플러의 을 읽고 우리나라가 살 길은 정보화사회에 빨리 도전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갖게 됐습니다. 잘 다니던 종합무역상사에 사표를 내고 1983년 여의도에 정보전략연구소를 차렸는데 2년 만에 퇴직금까지 모두 까먹고 엄청난 부채를 지게 된 거예요. 하루가 지나면 부채는 늘고 철수하자니 빚 감당을 못하겠고. 그때가 내 인생의 최대 위기였습니다. 마침 1985년 앨빈 토플러가 방한해 붐이 일어나면서 극적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됐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은 세상 모든 일은 반드시 때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너무 늦어도 안 되지만 너무 빨라도 안 된다는 겁니다. 이후, 무슨 일이든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내려고 심사숙고했습니다. 사람들은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자신감이 넘쳐 성급하게 뛰어드는데 그러면 실패하기 십상이지요.”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 칼럼니스트로 골프와 경영을 접목한 글로 인기를 끄셨지요.
“우리 사회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치고 저랑 골프를 치지 않은 사람은 드물지요. 골프를 치면서 인생의 깊은 내공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글로 써본 것이지요. 특히 김종필 전 총리랑 골프를 치면서 들은 인생 허업(虛業) 이야기가 제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정치는 허업이야. 잘났다고 하는 저 사람(정치인)들이 하는 일이 뭐가 있어? 온갖 폼은 다 잡지만 남는 게 뭐 있어? 정치는 자기들끼리 싸우다 다 잃는 거야. 제일 어리석은 직업이 정치야’라고 허무하게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아요.”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분께 그런 이야기를 들었기에 허명(虛名), 허업(虛業)에 대한 내려놓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욕심을 많이 부리면 반드시 터지거나 넘어지게 돼 있다. 윤 회장은 인생의 욕심을 풍선과 계단오르기에 비유해 설명한다.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면 문제가 없지만 한꺼번에 많이 오르려 하면 반드시 고꾸라지는 게 인생의 법칙이다. 풍선도 마찬가지다. 있는 힘껏 풍선을 끝까지 불 수는 있지만 그러다가 터질 수도 있다. 그래서 80~90% 정도만 불고 남겨둬야 한다. 너무 빵빵하게 불면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힘을, 마음을 내려놓아야 하는 이유다.
탈속의 이야기만 했네요. 세상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정보화사회, 협업 등 늘 기업 경영의 화두를 먼저 설정, 새바람을 일으키셨습니다. 또 시(時)테크, 골드칼라 등 시사용어를 선도해 유행시키셨는데요. 그 촉(觸)의 비결이 무엇인지요.
“지도자라는 것이 무슨 의미겠습니까. 선지자, 선견, 먼저 보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지도자는 지도를 가진 사람입니다. 즉 방향성을 제시하는 게 중요합니다. 청년기에 군에서 훌륭한 리더를 만나 생각의 틀을 다진 게 제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청년 장교(중위) 때 투스타 김동호 장군의 부관을 하다 보니 엄청난 용량의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인생의 한창때 존경할 만한 롤모델을 만나는 것은 큰 운입니다. 책 100권, 아니 1000권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책 에서 귀인효과를 말씀하시는데요. 김동호 장군이 윤 회장님의 귀인이셨나보군요.
“맞습니다. 김 장군은 영어, 일어 등 외국어 실력도 뛰어나시고, 유도, 검도 유단자에다 특히 인품이 뛰어난 분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지덕체, 문무를 겸비하신 분이었습니다. 김 장군이 면접하는 모습을 보고 단번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 실력을 묻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이력, 종교, 꿈을 들려주시며 리더로서 이렇게 노력하겠다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겁니다. 당시 제 주변 동료 장교들은 퇴근 후 취직 공부를 해야 한다며 24시간 근무해야 하는 부관을 기피했어요. 저는 퇴근 후 두 시간 공부보다 이분을 모시는 게 훨씬 큰 공부가 되겠다는 느낌이 한 번에 오더군요. 존경받는 것도 기쁘지만, 존경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는 것이 더 기쁜 일입니다.”
윤 회장은 그 후 4년간을 한결같이 김 장군을 곁에서 ‘모셨다’. 제대하는 토요일, 오후 3시까지 초과 근무를 자청한 것은 초급 장교 중 전무후무해 공군 본부에서 화제가 될 정도였다. 윤 회장은 김 장군과의 인연을 40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금도 1년에 두세 차례씩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예전 어록과 교훈을 같이 추억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곤 한다.
김 장군도 훌륭하시지만 그분을 한눈에 알아본 윤 회장님도 대단합니다. 더구나 20대 중반의 청년 장교 때요.
“그런가요.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알아보는 용인술도 중요하지만,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알아보는 ‘역용인술’도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롤모델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스스로 찾아보려고 노력하진 않거든요. 존경하는 사람이 없으면 반쪽 인생이에요. 한 번도 사랑해보지 못하고 죽는 것보다 더 불행하고 불쌍한 삶이지요. 어려운 의사결정을 할 때 ‘김 장군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자기객관화가 되면서 답이 보여요. 존경할 대상이 생기면 상대의 장점 DNA가 보이고 배워야 할 사항이 쏙쏙 들어와요. 존경하는 사람을 가지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앞으로 10년 정도는 우리나라 모든 영역, 모든 분야에 협업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그 후에는 청소년 시절부터 꿈이었던 소설가로 데뷔하고 싶습니다. 소설은 현실에서는 추진할 수 없는 이상향을 마음껏 그릴 수 있으니까요. 제가 존경하는 소설가 김주영 선생님도 수시로 만나고 있고 최근에는 김홍신 선생님도 몇 번 만났습니다. 평생 동안 경험한 일들과 상상했던 일들을 융합시켜 멋진 소설을 쓰는 게 내 인생의 마지막 직업이 될 겁니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지난 호까지 우리는 5070 액티브 시니어 은퇴재무설계에서 큰 축의 하나인 자산관리를 살펴봤다. 이번 호부터는 3회에 걸쳐 소비에 대해 집중 분석하고자 한다. 소비는 생산에 대비되는 말로 생활의 두 수레바퀴 중 하나다. 5070세대의 자산관리가 생산시기에 축적한 잉여물의 유지 및 보관에 초점을 맞춘 재무설계의 한 측면이라면, 소비관리는 그 잉여물을 합리적으로 사용해 사용연한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재무설계의 다른 측면이라 하겠다. 자산관리와 소비관리는 동전의 양면이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저울추다.
3040세대는 사회의 핵심 노동계층이자 가계의 수입을 책임지는 주축들이다. 이에 비해 5070세대는 사회의 부양계층이자 가계의 소비계층으로 서서히 이행하면서 노년을 대비하는 사람들이다. 5070세대 중에는 여전히 일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머지않아 노동시장에서 물러나야 한다. 싫어도 어쩔 수 없다. 이건 거의 자연의 법칙이다. 순리대로 사는 게 행복의 첩경이다. 5070세대의 은퇴재무설계가 일 중심에서 합리적 소비로 방향을 바꿔야 하는 이유다. 5070 은퇴재무설계가 합리적 소비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는 이유를 3가지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제한적인 수입
5070세대 중에는 수입 측면에서 지금 인생의 정점을 찍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봐야 한다. 명퇴라는 미명하에 멀쩡한 자리에서 물러나 파트타이머 및 비정규직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거나 또 다른 곳에서 정규직으로 일한다 하더라도 임금피크제 적용의 주요 타깃이 이들이기 때문이다. 가계는 소비보다 수입이 많아야 그 잉여물을 자산으로 축적해 미래의 다양한 이벤트에 대비할 수 있다. 즉 ‘자산=수입-지출’ 공식을 생각해보면 된다. 5070세대는 자산 축적의 핵심 수단인 수입이 줄어드는 국면에 진입한 사람들이다. 주 수입원도 근로 및 사업소득에서 점차 연금 및 이전소득으로 전환되는 이행기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쌓아온 자산의 감소를 최소화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자산이 소진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출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출은 크게 소비 지출과 비소비 지출로 구성된다. 비소비 지출은 ‘조세+연금+사회보험+기타 비소비 지출’로 구성된다. 기타 비소비 지출에는 이자비용, 경조비 등 가족 간 이전, 기부금 등이 포함된다. 지출에서 비소비 지출을 뺀 나머지가 소비 지출이다. 한마디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들어가는 의식주 관련 지출, 사회활동에 들어가는 교통비·교제비, 보건 및 통신비 등이 소비 지출의 주요 항목들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의하면, 2016년 4/4분기 현재 가계지출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6.1%다. 지출의 4분의 3 정도가 소비 지출인 셈이다. 이는 지출 관리의 핵심이 바로 소비 지출에 있음을 뜻한다.
줄여야 하는 자산 감소의 속도
성인 자녀의 경제적 독립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노년 부모의 재무적 자립이다. 성인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면 부모는 등골이 휜다. 반대로 노년 부모가 재무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면 자녀의 가계에 생채기가 생기고 형제애와 부부애에 금이 갈 수 있다. 이를 바라는 부모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재무적 자립은 액티브 시니어의 삶을 살아가는 초석이 되어야 한다.
3040세대가 경제적 독립을 성취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수입과 지출의 격차를 확대해 자산을 더 크게 늘리는 것이다. 수입이 줄어드는 5070세대가 재무적 자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지 않도록, 초과하더라도 그 폭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목표는 분명하다. 돈과 생명이 벌이는 죽음의 경주에서 생명이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도록 만드는 것이다. 최소한 장례비 정도는 남겨둬야 하지 않겠나.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자산이 감소하는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그 해답은 바로 합리적 소비에 있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
소유의 크기와 행복의 크기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소비 행동을 보면 갸우뚱해질 때가 많다. 현대 사회학의 거장인 장 보드리야르는 저서 를 통해 사람들의 이러한 이율배반성을 날카롭게 파헤쳤다. 소비는 단순한 생존 수단의 구매가 아니라 관계의 능동적 양식이라고 보는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세탁기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과 함께 행복, 위세 등 요소로서의 역할도 한다. 이 후자야말로 소비의 고유한 영역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생활의 필요 때문에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만족을 위해 소비한다는 의미다.
경제적 측면에서 성장가도에 있는 3040세대는 주관적 만족에 자극을 받아 또 다른 성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하지만 5070세대는 주관적 만족을 위한 소비를 지속할 여력이 부족하고, 성장 궤도에서 내려온 이상 필요에 기반한 소비습관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만족에 기반한 소비에서 필요에 기반한 소비로의 순조로운 이행’이 필요한 지점에 서 있는 사람들이 바로 5070세대다. 5070세대의 소비 관리는 무조건 소비를 줄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줄일 곳은 줄이되 늘릴 곳은 늘려야 한다. 100세 시대에 5070세대는 아직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 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 늘릴 곳은 과감하게 소비를 늘려야 한다. 이는 5070세대에 맞는 생활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라는 말처럼 인생에서도 말년에 웃는 사람이 행복한 인생을 산 사람들이다. 5070세대에게 합리적 소비를 강조하는 궁극적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고도성장 경제에서 저성장 경제로 구조적 전환이 이뤄질 때 여기저기서 많은 어려움과 갈등이 일어난다. 가계도 마찬가지다. 가계수입이 증가하던 국면에서 줄어드는 국면으로 진입하면 많은 고통이 뒤따른다. 합리적 소비습관 들이기는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이자 노후의 안정적 삶을 지켜주는 파수꾼이다.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인생의 주춧돌을 놓는 일이다.
3년 전(2014년 6월 기준)만 하더라도 월간 판매량 20위권 안에 드는 도서 중 9권이 ‘해독(주스)’과 관련된 내용이었을 만큼 디톡스(detox) 열풍이 불었다. 건강 관련 종편 프로그램과 연예인 다이어트 방법으로 소개된 ‘해독 주스’의 영향이었다. 그렇다면 근래의 풍경은 어떨까? 지난 1년 동안의 건강 관련 도서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뽑은 주요 키워드를 통해 알아봤다. *2016년 5월~2017년 4월, 온·오프라인 대형서점 교보문고 통계 기준
자료제공 교보문고
주요 키워드 하나, ‘백세’
베스트셀러 100권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책의 제목은 다. 백세시대를 바라보는 요즘, ‘백년’이라는 수식어는 더는 과장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이밖에도 10위 , 33위 등 장수시대를 반영한 제목들이 눈에 띈다. 순위에는 없지만 , 등 여러 건강 도서에 ‘백세’라는 표현이 쓰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키워드 둘, ‘셀프(self)’
건강 분야 베스트셀러의 3분의 1(총 33권)을 차지하는 주제는 ‘다이어트’다. 다이어트 도서의 70%가량은 운동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 책들의 제목이나 소개 글을 살펴보면 ‘홈트’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2위 , 7위 , 16위 등). ‘홈 트레이닝(home training)’의 줄임말인데, 피트니스센터나 트레이너의 도움 없이 스스로 집에서 헬스 트레이닝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24위 , 34위 , 43위 등 독자 스스로의 실천을 촉구하는 콘텐츠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때 종편 프로그램 건강 정보를 맹신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도서 역시 자신의 건강상태 등에 따른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라 할 수 있겠다.
주요 키워드 셋, ‘통증’
근육, 척추, 무릎, 목 등 통증 완화와 관련한 치료, 운동, 스트레칭, 지압 방법 등을 소개하는 도서가 전체의 10%가량을 차지했다(10위 , 38위 , 55위 등 총 11권). 질환을 소개하는 도서 중에는 가장 많이 사용된 키워드다. 중장년 대표 만성질환 중에서는 ‘당뇨’가 가장 많이 등장했다(30위 , 51위 등 총 7권). 주요 성인병 중 하나인 ‘고혈압’에 대한 도서는 100위권 안에서 찾을 수 없었다. 또 ‘암’ 관련 도서는 94위 , 98위 등 4권 중 3권이 90위권 아래 머물렀다. 당뇨와 암에 대한 도서는 주로 완화 식품이나 식이요법 위주의 내용을 담고 있는 추세다.
주요 키워드 넷, ‘속 건강(inner health)’
겉으로 드러나는 건강 외에 호르몬이나 정신, 마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관리하는 도서들이 적지 않다. 전체 목록 중 5위인 와 22위 , 37위 , 40위 등이 그 예다. 이밖에도 60위 , 89위 , 90위 등 마음의 건강까지 살피는 콘텐츠가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 건강도서 Top 100 ✽제목(저자)
1 백년 허리(정선근), 2 주원홈트(김주원), 3 스트레칭이면 충분하다(박서희), 4 닥치고 데스런(조성준), 5 호르몬 밸런스(네고로 히데유키), 6 헬스의 정석: 근력운동 편(수피), 7 주원홈트 100(김주원), 8 NEW 근육운동가이드(프레데릭 데라비에), 9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나가오 가즈히로), 10 속근육을 풀어라(우지인), 11 헬스의 정석(수피), 12 닥치고 데스런 우먼스(조성준), 13 다리 일자 벌리기(에이코), 14 마흔 식사법(모리 다쿠로), 15 기적의 3분 시력운동 달력(히비노 사와코), 16 스미홈트(박스미), 17 약보다 울금 한 스푼(서재걸), 18 지방의 역설(니나 타이숄스), 19 속편한 식도 이야기(SOK 속편한내과 네트워크), 20 필라테스 아나토미(라엘 아이자코비츠), 21 죄수 운동법(폴 웨이드), 22 하루 15분 기적의 림프 청소(김성중), 23 지방의 누명(MBC 스페셜 ‘지방의 누명’ 제작진), 24 내 몸을 비워야 내가 산다(이우재), 25 한혜진 바디북(한혜진), 26 8초만 누르면 통증이 사라진다!(장민제), 27 병원 없는 세상, 음식 치료로 만든다(상형철), 28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곤도 마코토), 29 뱃살부터 빼셔야겠습니다(최성우), 30 당뇨약 끊기 3개월 프로그램(신동진), 31 눈은 1분 만에 좋아진다(콘노 세이시), 32 태초 먹거리(이계호), 33 마흔부터 시작하는 백세운동(나영무), 34 내 약 사용설명서(이지현), 35 나는 몸신이다: 하루 5분 생활건강법(채널A ‘나는 몸신이다’ 제작팀), 36 세 손가락 지압혈(야나모토 마유미), 37 장내세균 혁명(데이비드 펄머터), 38 등뼈 실학(이시가키 히데토시), 39 힘콩의 푸쉬업&스쿼트 100(유석종), 40 운동화 신은 뇌(존 레이티), 41 요가 아나토미(레슬리 카미노프), 42 닥치고 데스런 Basic(조성준), 43 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마이클 로이젠), 44 최수봉 교수의 당뇨병 이제 끝! (최수봉), 45 마법의 림프 순환 다이어트(배은정), 46 근육운동가이드(프레데릭 데라비에), 47 그레인 브레인(데이비드 펄머터), 48 근육운동가이드 프로페셔널(프레데릭 데라비에), 49 스트레칭이라도 하셔야겠습니다(최성우), 50 1일 5분 평생 통증 없이 사는 기적의 목 지압 프로그램(시마자키 히로히코), 51 당을 끊는 식사법(니시와키 순지), 52 뻐근하고 아픈 몸 참지 말고 셀프 마사지(박성규), 53 당신의 눈도 1.2가 될 수 있다(해럴드 페퍼드), 54 나는 왜 영양제를 처방하는 의사가 되었나(여에스더), 55 통증 잡는 스트레칭(문훈기), 56 포니의 스타일 메이크업 북(박혜민), 57 디스크 권하는 사회(황윤권), 58 뷰티 페이스 요가(다카츠 후미코), 59 몸신의 바른 몸 3분 교정 체조(박숙희), 60 놓아버림(데이비드 호킨스), 61 요가 디피카(B.K.S.아헹가), 62 하루 한 끼 당뇨 밥상(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팀), 63 이기는 식단(노박 조코비치), 64 클린(알레한드로 융거), 65 치아 절대 뽑지 마라(기노 코지), 66 림프의 기적(박정현), 67 스탑 스모킹(알렌 카), 68 1일 3분 인생을 바꾸는 배 마사지(나가이 다카시), 69 물만 끊어도 병이 낫는다(최용선), 70 필라테스 바이블(노수연), 71 스미홈트 다이어트 플래너(박스미), 72 최고의 당뇨병 식사 가이드(차봉수), 73 의식 혁명(데이비드 호킨스), 74 혼자서도 거뜬히 해내는 셀프 PT(김동현), 75 상위 4%를 만드는 1등급 다이어트(강태은), 76 미나리를 드셔야겠습니다(이희재), 77 천연식초 만들기 비법 노트(이제성), 78 바른 몸이 아름답다(남세희), 79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하비 다이아몬드), 80 2주 만에 복근 만들기(제이제이 박지은), 81 코어 운동 가이드(강창근), 82 새로 만든 당뇨병 희망 프로젝트(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 83 당질 제한식 다이어트(에베 코지), 84 힘콩의 재미어트(유석종), 85 약 대신 주스(유승선), 86 내 몸 사용설명서(TV조선 ‘내 몸 사용설명서’ 제작팀), 87 내 몸 아프지 않은 습관(황윤권), 88 비우고 낮추면 반드시 낫는다(전홍준), 89 웃음혁명(김영민), 90 치유와 회복(데이비드 호킨스), 91 피부에 헛돈 쓰지 마라(함익병), 92 달지 않은 명품 효소 만들기(김시한), 93 스트레칭 아나토미(아놀드 G. 넬슨), 94 명의 하정훈 교수의 갑상선암 두려움 없이 맞서기(하정훈), 95 남자는 힘이다(맛스타드림), 96 최고의 암 식사 가이드(노성훈), 97 정아름의 핫바디 멘토링(정아름), 98 유방암을 이기는 참 좋은 음식(한국유방암학회), 99 편강 100세 길을 찾다(서효석), 100 어싱: 땅과의 접촉이 치유한다(클린턴 오버)
*2016년 5월~2017년 4월, 온·오프라인 대형서점 교보문고 통계 기준
2016년 10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에서 정두언(鄭斗彦·60)이라는 이름 석 자는 빈번하게 오르내렸다. 바로 그가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검증을 진행했던 이였기 때문이다. 많은 뉴스들이 그에게서 지금까지 들을 수 없었던 비밀스러운 한마디를 캐고자 열중했다. 그러나 오늘 이 인터뷰에서는 그 정치 얘기를 잠시 치우고, 그의 비밀들 중 좀 색다른 어젠다를 캐보고자 한다. 이 자리는 오로지 국회 패셔니스타 정두언을 만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옷 잘 입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웠을 정 전 의원이 말하는 패션의 법칙이란 무엇일까?
같은 능력을 지녀도 깔끔하게 개성 있게 차려입은 직원에게 눈길이 더 가는 게 사람이다. 같은 자동차를 팔아도 단정하고 멋지게 차려입은 세일즈맨에게 사고 싶은 게 사람이다. 꼬질꼬질한 약사 가운을 입고 정돈되지 않은 머리를 한 약국 약사에게 손님은 약을 구매하고 싶지 않다. 즉 패션도 능력과 경쟁력이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옷을 못 입는 남자는 사회에서 아주 조금 영향을 끼치거나 아예 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의복은 단순히 스타일의 표현을 넘어서 보다 넓은 영역에서 힘을 발휘한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중요한 참고인 역할을 했던 정두언 전 국회의원을 만난 것은 그 복잡한 정치 소용돌이를 다시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순전히 그의 패션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서였다.
진짜 매력 발산으로 당신만의 품격을 입다
올해 60세라는 정두언 전 의원은 그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 동안과 패션으로 다듬어져 있었다. 국회의원 중 최고의 패셔니스타라고 불리는 그다운 인상이었다. 그러나 그를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은 비단 패션뿐만이 아니다.
“되돌아보면 오래 살았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삼십 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그냥 이렇게 아무것도 없이 나머지 이삼십 년을 살아선 안되겠다 싶어요. 그래서 그동안 연기를 하려고 많은 곳을 두드려봤죠. 근데 아직 답이 안 오더라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는 예술적인 끼가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꾸준히 연기에 도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음반까지 냈다. 정규 앨범이 무려 4장에 이르고 베스트 앨범에 팝송을 부른 앨범까지 있다. 모두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나온다.
“그런데 뭐 히트곡이 하나도 없으니(웃음). 국회에서 밴드 만들어서 공연도 했어요. 대학 때 같이했던 친구들, 각 분야의 후배들이죠.”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재능기부를 위한 카운슬러에까지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카운슬러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고, 나이 들어야 더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루한 옷은 NO, 리폼하는 패셔니스타
“내가 패셔니스타라고요? 그런 얘기가 되게 웃겨요. 집에 와서 내 옷장을 보면 패셔니스타 옷장에 옷이 왜 이리 없어 할 거야(웃음). 내가 생각할 때는 옷이 많은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게 잘 입는 것이 패셔니스타라고 봐요. 자기에게 어울리는 옷 몇 가지만 있으면 되지 유행에 안 맞는 옷 수십 가지 있어봐야 소용없어요.”
그래서일까. 정 전 의원은 옛날 옷들을 수선해서 입고 있다. 즐겨 입는 옷 중 가장 아끼는 옷을 묻자 ‘사람들 반응이 좋은 옷을 아낀다’고 말할 정도로 일종의 실용주의적 관점을 갖고 있었다. 심지어 옷을 한 번 사면 대략 7년 정도 입는다고 한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외국 국회의원들을 의식하며 입었죠. 이탈리아 등 유럽 국회의원들은 멋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패션 감각이 좀 없습니다. 저는 옷을 볼 때 재질을 봅니다. 모양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질이에요. 재질이 좋은 옷을 입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속옷 색도 맞춰 입는 패션 철학
그저 털털할 것만 같았던 그의 패션 철학도 인터뷰를 계속하니 조금씩 까다로운 부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가 입는 패션의 중요한 포인트는 ‘깔맞춤’이다. 바로 색깔을 중시하는 패션을 추구하는 것이다.
“옷을 안 어울리게 입었다 싶으면 하루 종일 찜찜하고 불편합니다. 저는 속옷도 맞춰 입어야 해요. 남에게는 안 보이지만, 일단 나 자신이 그게 맘에 걸리니까요. 예를 들면 브라운 계통을 입었는데 파란 속옷을 입으면 스스로 불편해져요.”
그에게 있어 패션은 직업의식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정치인은 연예인과 같아요. 인기를 얻어야 먹고사니까 패션을 신경 써야 합니다.”
그는 대학생일 때도 옷을 평범하게 입지 않는 학생으로 유명했다. 공무원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총리실에 있을 때는 옷을 특이하게 입는 공무원으로 소개된 적도 있었다. 그런 그가 다른 사람의 패션을 평가할 때는 어디에 포인트를 둘까?
“뒤태인 것 같아요. 여성이든 남성이든, 뒤태를 보면 그 사람의 감각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외모가 다소 부족한 사람이면 앞모습에서 편견이 생길 수 있지만, 뒤태는 그런 선입견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으니까요.”
그의 아내는 패션에 민감한 그의 행동을 터치하지 않는다. 서로 존중하는 입장인 것이다. 그가 즐겨 입는 브랜드는 중·상위대 가격인 제일모직. 그는 기성 양복을 입을 때 상의 리폼은 비용이 비싸더라도 손기술이 좋은 전문가한테 맡겨야 한다는 팁을 전했다. 잘못되면 아예 안 입게 되는 게 상의라는 설명이다.
멋을 낸다는 것은 삶의 촉매
“스스로 약간 흥분되지 않나요? 멋을 낸다는 건 삶의 촉매라고나 할까요.”
옷 잘 입는 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정 전 의원은 그렇게 불리는 게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경멸받게 되는 ‘허영’과는 결이 다른 대답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일파티에서 ‘생일 축하합니다’를 즐기면서 부르지 못하는 사람들이에요. 다 어색하게 부르죠. 그런데 그런 조그마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옷 입는 행위도 나를 위한 이벤트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작은 흥분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앞서 얘기된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는 삶의 특별한 순간에 집착하는 타입이 아니다. 그가 수집한 패션도 그러한 성향을 따르고 있다. 말하자면 보편적이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거의 곤색 양복이나 쥐색 양복을 입죠. 백화점에 가도 거의 그래요. 저도 옷장 안에 양복이 제일 많습니다. 그런 일반적인 양복들이죠. 그렇지만 곤색 양복을 핏하게 입으면 옷매무새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스타일링
정 전 의원이 패션의 마무리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넥타이다.
“전 넥타이가 좀 많은 편입니다. 정작 타이 매는 것은 싫어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타이 하나로 유행을 바꿀 수 있으니까요. 넓은 타이는 요즘은 촌스럽죠. 어떻게 사람 눈썰미가 그렇게 바뀌는지 신기하기도 해요.”
그가 또 하나 중시하는 포인트가 있다. 바로 양말이다.
“양말을 잘 챙겨 신는 사람은 틀림없이 멋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말까지는 신경을 잘 안 쓰니까요. 옷, 신발, 양말이 함께 코디가 돼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양말이 되게 어렵습니다. 맞추기가 쉽지 않거든요. 요새는 양말 가게들이 많이 생겨서 색도 다양해졌는데 옛날에는 검은색, 회색, 베이지색이 대부분이었죠.”
뒤태, 넥타이, 양말을 중시하는 그의 패션에 대한 관점을 보니 ‘작은 부분,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잘 챙기는’ 성향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어쩌면 그러한 꼼꼼함이 양복을 리폼해서 7년을 입는 그에게 패셔니스타라는 별칭을 만들어주었는지도 모른다. 옷에 대한 그의 세심함은 패션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음이 분명할 것이다.
“멋있게 입고 나가면 ‘이 사람이 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구나’라고 상대가 생각하게 됩니다.”
관심이 곧 예의로 발전해가는 순간이다.
무슨 일이든 재미가 있어야 한다
정 전 의원과 얘기하다 보니 다채로운 취향과 세심한 욕구들이 보인다. 인간 정두언이 정치인이 안 됐다면 어떤 사람이 됐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난 피디가 됐을 것 같아요. 그때는 그런 직업이 있는지도 몰랐으니까. 연예인은 부모님들이 결사반대했고. 난 무슨 일이든 재미가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학문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박사논문도 좀 재밌게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그렇게 딱딱하게 쓰는지 이해가 안 가요. 장정도 새까맣게 만들어서 내고. 좀 컬러풀하게 하면 안 되나?”
마지막으로 그에게 요즘 가장 사고 싶은 옷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역시 허심탄회한 대답이 정두언다웠다.
“매장에 걸려 있는 옷이지. 왜 걸어놨겠어요? 파는 사람이 가장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걸었겠죠.”
패션이 삶의 촉매라는 정 전 의원의 말처럼,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상승할 수 있다. 지루한 옷은 벗어던지고 타인에게 호감을 줄 수 있고 스스로의 자존감은 높일 수 있는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당신의 매력을 은은한 향기처럼 풍기게 만들 열쇠일 것이다.
은퇴의 시작은 여행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사전 체크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은 앞으로 그동안 자신이 걸어왔던 길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삶의 중심은 일에서 여가로, 직장에서 가정으로, 성장에서 관리로 변한다. 이에 따라 재산을 관리하는 재무설계 방식도 바꿔야 한다. 은퇴의 시작은 여행 가방을 준비하듯 꼼꼼히 챙겨야 즐겁고 안전하다. 은퇴재무 전문가 3인의 ‘믿고 맡기는 평안한 노후의 길’을 함께 떠나보자.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평균수명이 50세를 조금 웃돌던 1960년(남 51.1세, 여 53.7세)에 5070은 그야말로 뒷방 늙은이였다. 인생 10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5070은 액티브 시니어로서 인생 황금기의 주인공들이다. 반백년 만에 완벽한 신분세탁이 이뤄진 셈이다. 연세대학교 김형석 명예교수는 라는 저서에서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는 정신적으로 인간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올해 김형석 교수의 나이는 98세다.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 정도(78.3%)는 70세를 노인 연령의 기준으로 보고 있다. 인생 100세 시대에 5070은 노년으로 넘어가기 전의 ‘신중년’인 셈이다. 지금의 5070세대는 그 전까지 일과 가족 때문에 자신을 위한 삶을 살지 못했지만, 50세를 넘기면서 ‘신중년’으로서의 새로운 인생의 꽃을 피우고 싶어 한다. 문제는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경제적 토대다. 5070 액티브 시니어가 2040일 때는 월급이라는 끊이지 않는 현금흐름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왔지만 지금은 다르다. 물론 아직 현역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5070은 여전히 풍부한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겠지만, 이미 은퇴한 5070은 사정이 다르다. 안정적 현금흐름이 끊긴 상태에서 그동안의 관행을 답습하며 모아놓은 돈을 빼내 쓰는 행위로는 평안한 노후생활을 장담하기 어렵다.
현역 시절 안정적인 생활이 노후에도 이어지기 위해서는 5070 시절을 잘 보내야 한다. 특히 액티브 시니어로서의 지위를 노후에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스마트한 재무설계가 필요하다. 재무설계는 재무 상황을 파악하여 관련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추어 구체적인 자금 준비 등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5070세대가 이전까지는 월급을 통해 재테크, 저축, 목돈 중심의 재무설계를 해왔다면 지금은 새로운 관점, 가치관의 재무설계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재무설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5070세대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한 재무설계를 특별히 ‘은퇴재무설계’라 부르기로 한다. 여기서는 먼저 5070세대에게 ‘은퇴재무설계’가 필요한 이유 5가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은퇴재무설계’가 필요한 이유 5가지
첫째, 속성이 다르다. 재무설계 측면에서 5070세대와 2040세대는 그 속성이 다르다. 2040세대가 샘물이 계속 솟아나는 우물이라면 5070세대는 더 이상 샘물이 솟아나지 않는 우물이다. 5070세대가 자신의 우물에서 죽을 때까지 목을 축이기 위해서는 막혀버린 샘물이 다시 나오도록 다른 길을 뚫거나, 우물의 물이 썩지 않은 상태에서 고갈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속성이 다른 2040세대 때 해오던 재무설계를 5070에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적잖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패션쇼에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다.
2040 시절에 고수익·자산 중심의 재무설계로 재미를 봤다고 해서 지금도 그렇게 하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5070 은퇴재무설계는 모아둔 자산을 어떻게 소비하고 지출할 것인가 하는 현금흐름 중심의 재무설계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 현역 때인 2040 시절과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음악이 바뀌면 춤도 바뀌어야 한다(When the music change, So does the dance)”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을 노멀(normal) 시대, 그 후부터는 경제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고 해서 뉴노멀(new normal) 시대라고 한다. 최근에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져 기존의 경제이론으로는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뉴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과거 5070세대가 살아왔던 노멀 시대는 어디에 투자하든 무슨 장사를 하든, 그리고 저축만 열심히 해도 돈을 불릴 수 있는 시절이었고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재무설계였다. 1980년에 시중은행의 평균금리는 24%였다. 5년 만기 재형저축상품의 금리는 무려 36%였던 적도 있다.
목돈을 만드는 데 얼마의 기간이 걸리는지를 간단하게 알아보는 방법으로 72법칙이 있다. 72법칙은 원금이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기간을 계산하는 공식으로 ‘72÷금리=기간’으로 산출한다. 과거 금리가 24%였던 시절에 1억 원을 예금해두었다면 원금은 3년(72÷24=3) 만에 2배로 불어난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어떨까? 예금 금리를 2%로 가정하더라도 원금을 2배로 만드는 데 36년(72÷2=36)이나 걸린다. 예전처럼 예금으로 자산을 급속히 늘려가는 시대는 끝났다. 다른 수단을 강구하지 않는 한 지금까지 모아놓은 한정된 자산으로 긴 노후를 보내야 한다는 의미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은퇴 자금으로 제법 큰돈을 모아놓았다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은퇴할 때 노후자금으로 3억원을 준비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매년 2400만원을 노후생활비로 사용하고, 물가상승률은 2%라 가정하자. 이 사람이 3억원에서 언제까지 노후생활비를 꺼내 쓸 수 있을까? 이는 3억원의 운용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3억원을 예금도 적금도 아닌 자신의 금고나 장롱에 넣어두고 사용할 경우(운용수익률 0%) 약 11년이면 소진된다. 운용수익률이 2%일 때는 12년, 4%일 때는 14년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7%일 때는 약 20년으로 노후자금 사용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요즘은 노후생활비를 이자로 조달하며 살아가는 금리생활자의 설 자리가 사라졌음을 뜻한다. 보다 적극적인 운용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셋째, 수명 증가 속도를 간과하면 안 된다. 우리나라 100세 이상의 어르신은 몇 명일까? 통계청(2016) 자료에 따르면 3159명이다. 90세 이상 인구는 이보다 약 50배 많은 15만 명 정도다. 100세 이상 인구는 5년 전에 비해 72%, 90세 이상 인구는 67% 증가했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대수명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1980년에 66.1세였던 기대수명은 2015년 기준으로 82.1세로 2년마다 기대수명이 1년씩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들은 금세기 안에 인간의 평균수명이 120세, 심지어는 140세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기도 한다. 5070세대가 2040 시절에 경험했던 것처럼 퇴직 후 10~20년을 더 산다는 전제로 노후를 준비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5070세대 중 액티브 시니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처럼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의 기대수명은 더 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서울대 의료관리학연구소와 건강보험공단 분석에 따르면, 소득이나 거주지역에 따라 기대수명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에 속한 사람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83.7세로 소득 하위 20%의 기대수명(77.6세)보다 6년이나 더 길다. 한마디로 부자가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2011년에 상영된 이라는 영화를 보면 돈으로 인간의 수명을 거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상위 1%의 부자들은 불로장생(不老長生)하고, 나머지는 고된 노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런 영화 같은 현실이 우리 주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넷째, 가계 재무상태가 적절치 못하다. 5070세대는 전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집단이다. 이 세대는 전쟁과 굶주림, 경제개발과 IMF 경제위기 등 롤러코스트와 같은 인생을 살아왔다. 고도 경제성장기에 축적한 자산은 액티브 시니어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물질적 토대가 되고 있다. 통계청 ‘가계금융조사(2016)’ 조사에 따르면, 50대의 자산은 4억4302만원, 부채는 8385만원으로 순자산이 3억5917만원이다. 60대 이상은 자산 3억6648만원, 부채 4926만원, 순자산 3억1722만원이다. 5070세대는 평균적으로 3억원 정도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액수다.
문제는 자산의 구성이다. 50대는 전체 자산의 69%가 부동산이고, 60대의 부동산 비중은 79.1%나 된다. 60대 이상의 경우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656만원에 불과하다. 전형적인 ‘하우스 리치(house rich)’, ‘캐시 푸어(cash poor)’ 현상이다. 자산은 많으나 현금이 없는 것이다. 자산으로부터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조그마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해도 파산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어떻게 하면 자산에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까? 5070세대의 가장 큰 숙제다.
다섯째, ‘노후난민’만은 피해야 한다. 지금은 5070세대가 액티브 시니어로서 충분한 생활기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80세 이후에도 그것이 그대로 유지되리란 보장은 없다. ‘노후난민’은 은퇴 후 자산이 계속 줄어드는 바람에 급기야는 의식주 같은 기본생활을 충족할 만한 자금조차 없는 노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돈과 수명의 경주에서 수명이 이기는 바람에 노후파산이라는 역설에 직면하고 만다. 적잖은 돈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수명과의 경쟁에서 돈이 지도록 만드는 원인은 뭘까? 자산관리 소홀, 의료비 부담, 자녀부양 문제 등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자산관리 소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요즘 같은 시대에 안전하다는 이유로 자금을 원금보장형 상품에 묻어두고 곶감 빼먹듯 빼먹으면 고갈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안전심리가 노후난민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는 셈이다. 일에서 은퇴했다고 투자활동까지 막을 내리면 곤란하다. 은퇴 이후에는 나를 대신해 돈이 일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일본의 은퇴 및 투자전문가인 노지리 사토시는 노후난민을 피하는 방법으로 개인의 삶을 은퇴 전과 은퇴 후의 2단계로 구분하지 말고 3단계로 구분할 것을 제안한다. 즉 ①직장생활로 ‘돈 버는 시기’, ②은퇴 후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는 ‘자산 투자기’, ③투자활동을 끝내고 불린 자산을 느긋하게 소진하는 ‘완전 은퇴기’로 구성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돈을 쓰면서 불려나가는 ‘자산 투자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지리 소장은 은퇴 후에도 20년 정도는 자산을 불려나간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계속하고, 75세쯤에야 투자로부터 은퇴를 선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2. 의료비 부담: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본적인 의식주 관련 생활비는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지만 의료비는 늘어나는 게 보통이다. 운동과 식이요법 등으로 건강관리를 해보지만 도적처럼 슬며시 찾아오는 것이 ‘노후 질병’이다. 게다가 꽤 큰돈까지 삼켜버린다.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30만2904원으로 전체 인구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9만9315원)보다 3배 이상 많다. 70세 이후 보건의료비 지출은 소비지출의 15.5%나 차지한다. 노인이 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노인 부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조차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40년간 저축과 연금을 통해 노후를 대비했으나 배우자의 질병,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의 문제로 노후에 파산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후 의료비 지출은 일정연령이 되면 반드시 찾아온다는 점과 오래 살수록 위험이 급증하고 정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3.자녀부양 문제: ‘73만7000원!’ 25세 자녀를 둔 부모가 한 달 자녀에게 쓰는 부양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성인 자녀를 둔 부모 10명 중 4명은 학교를 졸업했거나 취업, 결혼한 자녀를 계속해서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자녀가 사회에 진출해 독립의 기반을 마련하면 부모의 자녀부양 의무는 끝나고, 부모가 노인이 되면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선순환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요즘은 캥거루족, 부메랑족이란 단어가 유행할 만큼 부모가 성인 자녀를 돌보는 역부양 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자녀부양’과 ‘부모봉양’이란 ‘더블케어(double care)’ 현상에 직면해 있는 5070세대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 보인다.
윤문상(59) 전 교육방송공사(EBS) 부사장은 대한민국의 숨 가쁜 교육현장을 유아교육에서부터 초·중·고 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생하게 담아온 현장 PD 출신이다. 그는 2016년 2월 교육방송 부사장을 퇴직하고 새로운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인생 2막 계획은 6개월씩 타국에서 생활인으로 살아보기다. 이를 통해 “인생 리타이어가 아닌 리셋을 해보겠다”는 계획이다. 2016년 하반기는 대만에서 생활했고(4~10월), 2017년 상반기는 베트남에서 한국어와 언론학을 강의하며 거주할 예정이다. 마침 방학을 틈타 잠깐 한국에 머물고 있는 그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
퇴직 후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세우는 계획이지요. 관광이 아닌 6개월씩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기식 ‘생활 거주’는 흔치 않습니다.
“6개월씩 타국에서 살아보기 프로젝트는 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강제적 공간 이동을 해보자는 의미에서 시작됐어요. 단지 타이어를 바꿔 끼는 리타이어가 아니라 처음부터 새롭게 리셋하고 싶었어요. 의식을 바꾸기 위해선 본인의 자발적 노력뿐 아니라 공간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요. 타국 거주의 강제적(?) 환경 설정으로 리셋한 것이지요. 버스를 타는 사람은 버스 안에선 자세히 볼 수 있지만 바깥 풍경은 자세히 보지 못합니다. 달리는 버스 밖에서 보면 안은 들여다보지 못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객관적 보기가 절실히 필요했던 이유가 있었습니까?
“퇴직 후 인생 2막 하면 기존에 하던 것의 연장선으로 강도-속도만 늦추는 것을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연장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30, 40년 이상 일을 하고 살아가야 할 것이기에 ‘새로운 시작은 새 무대’에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익숙한 서울의 아파트 방에 앉아서 머리로만 생각을 하는 것과 말 설고 사람 설고 풍경 낯선 외국에서 생각하는 것은 다르잖아요. 한국에선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요. 반면 외국에 갔을 때는 친한 사람도 없고, 언어와 문화 등 많이 불편하지만 원점에서 시작해 나를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게 되지요. 외국에서 생활인으로서 살아보니 단지 출장이나 관광으로 접하던 것과는 달리 새로운 것을 느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나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해보게 되더군요.”
리타이어와 리셋은 어떻게 다른가요?
“리셋은 한마디로 원점에서부터 새롭게 하는 적극적, 원초적 환골탈태라고나 할까요. 리타이어가 같은 트랙에서 속도만 늦추는 소극적 의미라면 리셋은 속도와 방향, 관점 이것들을 총체적으로 합쳐 객관적으로 보자는 의미예요. 그러기 위해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지요. 한국이라는 익숙한 환경에선 내가 잘 아는 사람, 나를 잘 아는 사람만 만나게 돼 나를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 힘들어요.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조직 브랜드, 계급장을 떼고 자연인으로서 자신만의 정체성, 주제 파악을 하는 것입니다.”
리셋은 의식과 환경을 함께 바꾸는 것이군요. 월화수목금금 열정적으로 일한 분들일수록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하시던데요.
“하하. 군대 속담에 ‘졸병보다 제대병이 더 마른다’는 말이 있는데요. 퇴직자들에게 갑자기 시간이 주어지면 자율적 관리를 하지 못해요. 제 경우엔 마인드 세팅을 이렇게 했어요. ‘브랜드 없는 사무실에서 봉급 받지 않고 일할 뿐이다. 초조해하지도 말고, 시간에 끌려가지도 말고 시간을 자유자재로 끌었다 놓았다 하는 여유’를 갖자고요. 현직에 있을 때는 시간에 나를 맞췄지만, 이제 나에게 시간을 맞추자고요. 여기에 환경 리셋 작업으로 ‘6개월 낯선 국가에서 살아보기ʼ를 더한 것이고요.”
‘살아보기’ 리셋 경험 국가로 베트남과 대만 등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본적으로는 한국어, 언론학을 강의하며 생활인으로서 거주 환경이 마련될 수 있는 곳을 골랐지요. 엄밀히 말해선 자기성찰뿐 아니라 세상 관찰에도 목적이 있습니다. 인생 2막 프로젝트를 위한 사전 심층답사라고나 할까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는데 한 템포, 아니 반 템포라도 빨리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힘은 두 배가 들면서 성과는 반 토막이기 쉽습니다. 아시아에서 사업을 할 경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미리 준비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호치민이라는 도시가 이런 발전 단계에 있는데 미래에는 어떻게 바뀔까, 무슨 씨앗을 뿌리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에 안테나를 세우고 관찰하고 통찰해보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노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지요. 앞으로 기회와 잠재력의 나라인 탄자니아나 가나 등 아프리카 대륙으로도 가보고 싶습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막상 타국에서 사실 때 생각과 생활이 많이 달랐을 것도 같습니다만…
“외국에 살아보니 일단 퇴직했다는 사실을 저절로 잊어버리게 되더군요. 낯설고 어색한 환경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하니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어요. 대만에선 대학에서 언론학과 특강을 하는 한편 6개월간 랭귀지센터에서 중국어 공부를 했습니다. 말하자면 선생님과 학생 역할을 동시에 한 셈이지요. 큰 사무실, 비서와 기사 딸린 임원생활을 하다가 작은 책상에서 중국어 기초부터 배우고, 북적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아내와 함께 해내야 했지요. 불편하기도 했지만 신선하다는 느낌이 더 컸어요. 특히 젊은이들과 함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대만을 가이드 없이 자유자재로 돌아다닐 수 있으니 그것만 해도 큰 소득 아닙니까. 성장과 발전이라는 불편함을 통해 익숙함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아내와 동지애로 끈끈하게 뭉치게 된 것입니다. 이역만리에서 한 지붕 아래 같이 사는 네이티브 한국인은 우리 둘밖에 없으니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의논하고 의지할 수밖에 없더군요(웃음).”
윤 부사장의 지인들은 그의 성공력을 넘어 성장력의 원천으로 독서를 꼽는다. 동기들 중 차장, 부장 승진은 가장 늦었지만, 임원 승진은 제일 빨랐던 역전의 힘은 바로 독서력에서 나왔다. 낯선 것을 이질감보다는 호기심으로 수용했고 그 기저에는 책이 자리한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월급의 10%는 무조건 책 사는 데 쓰셨다면서요.
“네. 솔직히 말하면 직장생활 초년병 시절 10년간은 불평쟁이였어요. 늘 사표 던질 타이밍만 재며 불만이 가득한 채로 보냈어요. 그러다가 ‘이래선 안 되겠다’ 변화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됐는데 책이 계기가 됐어요. 당시 월급이 40만원 정도였는데 4만~5만원은 꼭 책 사는 데 썼지요. 독서에 빠지다 보니 현재의 불만을 한 걸음 뒤에서 보고, 또 한 치 더 깊이 보게 되더군요. 사고력, 판단력을 넘어 힐링의 치유력을 줬다고나 할까요. 상계동 집에서 서초동 직장까지 두 시간 이상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데, 매일매일 정거장 숫자나 세면서 가는 것이 참 지루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지하철을 도서관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독서삼매에 빠져 지하철역을 몇 정거장 후딱 넘길 때의 기쁨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제 인생에 영향을 끼친 , , 등 수백 권은 20년 동안 모두 지하철에서 읽은 책들이랍니다. 나중엔 누군가 집에 와서 다양한 책들을 보더니 ‘교수 같긴 한데 전공을 모르겠다’고 말하더군요(웃음).”
독서삼매에 빠졌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PD란 직업의 숙명 같아요. 여러 분야의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상 필요에 의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누구를 만나러 갈 때 그 사람과 관련한 책을 미리 읽는 것이 기본 예의란 생각을 한 게 독서의 직접적 동기였습니다. 라는 책은 과학 관련 내용이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용어나 이론이 나올 때마다 그 부분을 쉽게 풀어쓴 책들을 다시 사서 읽으면서 진도를 나갔지요. 1년 뒤에 보니 관련 서적 50권 정도를 읽었더라고요. 극구 언론을 기피해 30분 내에 인터뷰를 끝내는 조건으로 겨우 인터뷰를 했던 어느 교육 전문가와 서로 좋아하는 책 관련 대화를 하다가 친해져 6시간 정도 대화를 했던 일도 있습니다. 책은 사교력뿐 아니라 판단력, 자신감도 키워주지요. 위로 올라갈수록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예측력과 큰 그림에 대한 파악력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윤 부사장은 ‘독서력은 퇴직 이후에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퇴직자들의 공통 트라우마는 ‘할 일이 사라졌다’는 목표 상실이다. 거기서 스트레스가 생긴다. 이럴 때 관심 주제를 정하고 2주 내에 관련 책 몇 권 읽기 등으로 목표 설정을 해놓으면 성취감뿐 아니라 정신건강과 목표관리에도 좋다”며 책은 시간 관리, 스트레스 관리의 해결책이자 좋은 친구라고 덧붙였다.
최근 1년 새 부모상을 잇달아 치렀다는 그는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하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곧 ‘어떻게 살 것인가’와 통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삶의 마지막을 미리 생각해봄으로써 남아 있는 현실을 좀 더 소중하게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죽음에 대한 준비란 어떤 의미인가요?
“‘죽음’ 하면 먼 일이라 생각하기 쉬워요. 그리고 ‘임종의 사전 준비’ 하면 상조회사, 묘자리 예약 등을 퍼뜩 떠올리는데요. 진정한 죽음의 준비는 세대 간 대화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버지(할아버지)는 누구이고, 어떤 고민을 해왔으며, 이렇게 살아왔다’를 책이든 뭐든 다양한 형식을 통해 들려주고 공유하는 것이지요. 어느 학교, 어느 직장 어느 직급까지 올라갔다는 이력서 상의 궤적을 넘어 한 인간 고유의 고민, 즉 삶의 흔적을 나눠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본인에 대한 파악부터가 필요해요. 후손이든 누구든 대화를 나누려면 스스로를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기억을 되살리고 기록을 남기는 것, 생을 마무리하는 인간의 의무이자 권리라는 생각을 부쩍 하고 있습니다.”
존경받는 어른이란 무엇일까요?
“‘노인 하나가 사라지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생긴 것은 그만큼 지혜의 기록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의 반증이라고 봅니다. 주관적 기억이 아니라 객관적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는 거지요. 우리나라가 현재의 부강한 국가가 된 것은 그냥 저절로 된 것이 아닙니다. 이 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다른 세대, 다른 국가에게 이 무형의 자산을 무형의 기억이 아니라 유형의 기억으로 알려야 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기성세대는 충분히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질 근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유배생활 18년 동안 500여 권의 저서를 남긴 것은 사헌부 기록만으로 세상에 알려지는 것보다, 자신을 정확히 알리고 싶다는 강한 욕구 때문이었다”며 “일부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무시하고 폄하하는 것은 ‘잔소리만 많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기록’은 남기지 않은 원인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인생 2막의 기준을 속도보다는 방향에 두고 말씀하시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하하. 네, 맞습니다. ‘거리두기’를 통해 보다 객관적으로 보고,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을 깊이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진짜 의미가 있고 재미있었던 것이 무엇이었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 돌아보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중요한 것은 시설이 잘된 회의실에서 하는 대규모 회의도, 큰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도 아니더군요. 의견이 맞는 사람들과 가치 있는 성과를 하나하나 이뤄간 것이었습니다. 인생 2막은 일의 규모나 외형보다는 삶의 질에 무게중심을 두고 싶습니다. 진정한 삶의 성과는 ‘어디까지 올라갔나’보다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했는가’에 있지 않겠습니까.”
점심에 만나 시작된 인터뷰가 끝났을 때는 어느덧 땅거미가 지는 저녁시간이었다. 귀갓길, 저 멀리 있는 입간판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고, 코앞의 버스정류장 노선안내 글씨가 희미하게 보이면서 읽히지 않았다. 요즘 부쩍 심해진 원시(遠視)의 증상이었다. 예전이라면 ‘노안(老眼)’의 시그널로 심란했을 텐데 문득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이듦이란 가까이 보기보다 멀리 보기의 장점, 이점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는 한 발짝 떨어져 거리두기, 멀리 보기를 할 때 보다 더 잘 보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운에 관한 이야기를 논하다 보니 정말 어떻게 하면 운 좋은 사람 대열에 들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성공적 삶을 살고 있는 분야별 대가, 아름다운 가정에서 근심 걱정 없이 사는 이들을 만나다 보면 공통점이 느껴진다.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임에도 이구동성 하는 말과 행동이 있다는 것. 일본의 정신경영 대가 니시다 후미오의 저서 과 , 미국의 에리카 J. 초피크와 마거릿 폴이 함께 쓴 , 지금까지 만난 취재원의 인생이야기를 바탕으로 ‘운 좋은 습관 만들기 5일 행동강령’을 구성해보았다.
◆1일차◆ “긍정적인 말과 표현을 하자”
2014년 개봉된 시니어 본격 로맨스 다큐멘터리 영화 를 보면서 긍정적 표현과 말의 힘을 느꼈다. 영화 속에서 소녀 감성 89세 강계열씨가 남편과 대화할 때 사용되는 단어와 문장은 긍정적인 표현으로 이뤄져 있다. 행동 또한 사랑이 넘쳐난다. 운이 좋아지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31일간의 행동강령으로 구성된 의 3일 차에서 주목하는 것이 바로 ‘긍정적인 말’이다.
‘말은 마음(혼)을 만들기 때문에 무섭다.’
책에서 인용한 이 말은 일본인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말이다. 부정적인 말을 사용함과 동시에 안 좋은 이미지가 떠오르고 나쁜 감정으로 빠져버리기 쉽다. 마치 불쾌한 경험을 했거나 어디선가 그 일이 이뤄진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함께 있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결과는? 당연히 좋을 리 없다. 차가운 분위기가 흐르고 말을 못 걸 뿐 아니라 며칠을 지속하다 보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하나 고민스럽다.
장난처럼 들리겠지만 정말 한 끗 차이다. 더 많은 문장을 생각해보길. 일상생활에서 내가 쓰는 말이 어떤지 말이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안정적이다. 흔들리지 않고 자신감이 넘친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와 취재원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이 선택한 말을 손으로 옮기면서 그 사람의 인상, 심상 등을 생각하게 된다. 안정적인 목소리와 함께 긍정적인 단어 사용은 상대방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고 다시 만나고 싶게 만든다. 누군가에게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긍정적인 표현이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다.
☞솔루션
부정적인 말, 긍정적인 말로 바꿔 말하자.
입버릇처럼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훈련이다. 말을 내뱉기 전에 자기가 할 말을 곱씹어 보고 천천히 말을 한다. 밉다, 싫다, 짜증, 아니다. 불쾌하다, 재수 없다 등만 일상에서 쓰지 않도록 주의하자.
◆2일차◆ 상대방을 감동시키자
니시다 후미오의 책 의 내용은 정말 간단하다. 하루에 한 번씩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행동이 일상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삶을 개선해나가는 성공 법칙이라고 소개한다. 성공을 위해 뭘 배우고, 어떤 사람을 찾아가는 것 말고 먼저 남을 위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것. 배려하고 좋은 행동을 하려는 마음은 소소한 변화에서 집단적 실천까지 불러일으킨다. 선한 일을 생각하거나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안정되고, 인체 면역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테레사 효과(The Mother Theresa Effect)’(하버드의대 보고서·1988)라고 부른다. 테레사 수녀가 명상록에서 밝힌 일화, 즉 9000명분의 식사가 똑 떨어졌을 때 빵을 한 가득 실은 트럭이 오는가 하면, 죽어가는 아이에게 절실하게 필요했던 약이 기증 품목에 들어 있었던 사례는 너무 유명하다. 하나님의 사랑만으로 가능했을까? 테레사 수녀의 헌신적인 봉사와 사랑이 불러온 긍정적인 효과다. 최근 식품업체 ‘오뚜기’에 대한 국민적 성원도 테레사 효과의 일면이다. 시식사원 전원 정규직 전환, 심장병 어린이 돕기 사업, 1500억원의 상속세 완납 약속 등으로 ‘갓(God)뚜기’라는 별칭까지 얻고 ‘이젠 오뚜기만 먹겠다’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이들은 결코 어떤 효과를 생각하고 한 행동이 아니다. 한결같은 선행을 이어나갔고 시간이 흘러 긍정적인 효과로 다가온 것일 뿐이다.
☞솔루션
1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던 사람의 장점을 생각해볼 것.
2 진심을 다해 인사할 것.
3 연애하라. 그리고 더욱 사랑하려고 노력하라. 상대에 대한 좋은 마음이 쌓여 행동으로 옮겨지면 운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3일차◆ ‘부정적 생각이 엄습할 때 3초의 룰’
사람이 살다 보면 실패도 있고, 기분 나쁜 일, 견디기 힘든 일도 당하게 된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풀이 죽고, 화를 내고, 한숨을 내쉬고, 눈살을 찌푸린다, 그리고 심지어는 운다. 니시다 후미오는 에서 이런 동작과 표정은 뇌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욱 각인시킨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의식적으로라도 부정적인 표정과 동작을 취하지 말기를 조언한다. 그 비책이 바로 ‘3초의 룰’이다. 불쾌한 일이 있어났을 때 그 일을 잊기 위한 신호를 정해두는 것이다. 최면에서 깰 때 ‘레드선’ 하면서 일어나는 것과 비슷하다. 표정, 동작 또는 말도 좋다. ‘3초의 룰’은 부정적으로 흘러갈 감정선을 긍정의 에너지로 변환해준다.
☞솔루션 : 에잇! 물러꺼라~! 나쁜 생각, 나쁜 상황이여!!
나만의 스타일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밟고 지나갈 수 있는 룰을 만들어 사용하라. 행동, 말, 동작 뭐든 좋다.
예) 손뼉을 친다, “아무 일 아니야!”라고 말한다. 또는 발을 구른다든지, 물을 마신다든지 한다. 가능한 한 간단한 것이 좋다.
◆4일차◆ 당당하고 씩씩하게 걷자
20대 초, 한 연극배우가 연극배우와 뮤지컬 배우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준 적이 있다. 뮤지컬 배우는 딱 봐도 ‘내가 배우야’라는 걸 강조하듯 세련된 옷을 입고 구름 위를 통통 튀듯 당당하게 걷는다, 머릿결을 찰랑거리면서 누군가를 만나면 ‘솔’ 음에 목소리를 맞춰 리듬감 있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연극배우는 잦은 연습으로 트레이닝복을 입고 무대가 아닌 이상 화려함은 내려놓고 걷는다. 한 사람의 의견이었지만 납득이 가는 내용이었다. 노래와 춤을 추고 큰 무대에서 관객을 아우르는 공연을 주로 하는 뮤지컬 배우와 대사를 통해 섬세한 연기를 해내는 연극배우의 표현 방식 차이에서 오는 행동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실생활에서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뮤지컬 배우의 걸음걸이를 권하고 싶다. 어깨를 쫙 펴고 턱도 좀 살짝 올리고 웃으면서 당당하게 걷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치유를 느낀다. 심각하게 힘든 일이 있었다면 더 어깨를 펴고 걷는다. 이 또한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당하게 걷는 사람은 폼도 나고 다른 사람에게 신선한 느낌을 준다.
☞솔루션 : 당당하게 걷기 전에 할 일
어깨와 등, 무릎을 쫙 편다. 목도 크게 한 번 돌려준다. 얼굴 표정도 중요하다. 한껏 당당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내 몸 구석구석에 말한다. “컨디션 최고!”라고.
◆5일차◆ ‘내면아이’ 존중하고 사랑하기
최근 등 인간의 심리를 소개한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었다. 그중 공감하면서 실생활에 적절히 대입해봤던 것이 에서 말하는 실천이었다. 책 한 권의 내용을 짧게 설명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인간 누구에게나 내면아이와 내면어른이 존재한다. 내면아이가 내면어른으로부터 방치되거나 혹은 억압당했을 때 분노나 고통의 표현은 과격해질 수 있고 피해의식으로 표출될 수 있다. 반면 내면아이를 사랑으로 보듬고 훈련시키면 놀라운 능력과 자기 발전의 원동력을 주기도 한다. 내 안의 또 다른 나가 아니라 둘 다 나라는 것. 둘의 관계가 좋으면 좋을수록 살아가는 데 무리가 없다. 간혹 말을 내뱉기 전 ‘이 말을 하면 실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는 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보자. 그런 일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혹 그랬다면 이는 내면아이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생기는 일일 수 있다. ‘내면아이’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면 이에 관한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내면아이가 가진 순수하고 맑은 정신은 ‘막돼먹은 아이’로 혹은 ‘창조적이고 획기적인 실천성’으로 표출된다. 가장 어려우면서도 반드시 알아야 할 나. 내 안에 꿈틀거리는 아이가 있다고 느껴지면 말을 걸어보길 바란다.
☞솔루션
내면아이 깨우는 세 가지 방법
1 글을 써서 대화한다. 그것이 부정적일지라도 글로 써서 뭐가 문제인지 생각해본다.
2 혼자서 역할놀이를 하듯 내면아이와 큰 소리로 대화한다. 이상한 짓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말도 안 되는 투정처럼 일을 그르쳤던 상황이 있었다면 꼭 필요한 과정이다.
3 그리고 마음껏 말하도록 내버려둬라. 음성언어로 내뱉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모른다.
운 좋아지는 습관에 대해 찾아보고 글을 쓰다 보니 느끼는 것은? 운이 좋고 나쁜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이나 현상이 혼자만의 생각으로 한순간에 부정적이거나 또는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 너무 의미심장하게 운 좋은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할 필요 없다. 어제 에스컬레이터를 탔으면, 오늘은 계단으로 가보자. 내게 가까운 작은 선택과 실천이 어느새 반짝반짝 빛나는 운을 가져다줄 것이다.
힘든 상황이 닥치면 의식적으로라도 부정적인 표정과 동작을 취하지 말기를 조언한다. 그 비책이 바로 ‘3초의 룰’이다. 불쾌한 일이 있어났을 때 그 일을 잊기 위한 신호를 정해두는 것이다
승승장구, 탄탄대로 인생을 사는 이들이 있다. ‘천운을 타고났나?’, ‘사주팔자가 좋은가?’라며 그들의 성공을 진단해보기도 하지만, 뭐든 타고난 운만 가지고 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만의 비법으로 성공운을 거머쥘 수 있었던 이들의 유형을 살펴봤다.
◇ 운명개척형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대표는 젊은 시절 자신의 운명을 미리 점쳐놓았다. ‘20대에 이름을 날린다. 30대에 최소한 1000억엔의 군자금을 마련한다. 40대에 사업에 승부를 건다. 50대에 연 1조엔 매출의 사업을 완성한다. 60대에 다음 세대에게 사업을 물려준다.’ 손정의가 20대에 세운 50년 인생계획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스스로도 자신을 천재라 여겼다고 한다. 사업 제휴를 맺는 상황에서도 “나는 천재다”라고 말했을 정도. 일찍이 그는 자신의 잠재성향과 운을 꿰뚫었고, 그 덕분에 막힘없는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스타항공 회장을 지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은 요즘말로 흙수저 출신이지만, 자신만의 ‘텐배거’ 로드맵을 만들어 금수저 반열에 올랐다. 텐배거(Ten bagger)는 10루타라는 뜻으로 야구가 아닌 금융투자 용어로 자주 사용된다. 투자자에게 10배, 1000%의 수익률을 안겨주는 대박 종목을 의미하는데, 이상직은 1998년 텐배거에 도전해 2년 만에 투자원금 1300만원으로 그의 15배에 달하는 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후 그는 텐배거 법칙을 사업뿐만 아니라 인생의 기본 원리에 적용했다. ‘10루타를 쳐라’를 좌우명으로 삼았던 그는 현대증권에서 10루타 종목을 연이어 터뜨렸고, 이스타항공의 대박 신화를 창조해냈다.
◇ 대기만성형
피카소처럼 타고난 천재성 덕분에 명성을 떨친 예술가가 많다. 그러나 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잔의 경우는 달랐다.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나 법과 대학을 다녔던 그는 돌연 화가라는 꿈을 꾼다. 이후 세잔은 선천적인 재능이 아닌 고뇌와 노력의 산물로 세계적인 명작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실제 피카소는 20대 중반에 그린 작품들이 60대에 그린 작품들보다 4배가량 비싸게 팔렸는데, 세잔의 그림은 60대 중반에 그린 것들이 젊은 시절 작품들보다 최대 15배의 가격에도 팔렸다고 한다. 현재 파리 오르세미술관에 전시된 그의 최고 작품들 역시 모두 인생 말기에 그려진 것이다.
20세기 세잔이 대기만성형 예술가라면, 21세기 대기만성형 과학자를 꿈꾸는 이가 있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출신 강봉수 박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물리학에 관심이 많아 고등학교도 이과를 택했고, 서울대 원자력학과를 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권유로 서울대 법대를 지원했고, 이후 40년간 잘나가는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그러면서도 과학자의 꿈을 잃지 않았던 그는 퇴직 후 66세에 물리학 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난다. 그 후 7년 만에 머시드 캘리포니아대 대학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땄다. 당시 그의 나이 73세였다. 하루 15시간씩 공부에 매진한 덕분에 이제는 ‘강봉수 물리학 박사’로 불리며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 장수형
무병장수를 꿈꾸는 100세 시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도 무탈한 인생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조선시대 왕 중에서 가장 오래 산 왕은 83세까지 살았던 영조다. 영조의 장수비결은 규칙적인 식사습관과 소식(小食)이었다고 한다. 고기와 생선을 멀리하고 보리밥과 채소를 즐겨 먹었던 영조는 감선(減膳: 나라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왕이 수라상의 음식 가짓수를 줄이며 근신하는 것)을 89차례나 했는데, 신하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는 감선을 넘어 단식까지 감행하며 절대권력을 유지했다고 한다. 이러한 식습관으로 영조는 장수뿐만 아니라 그에 비례하는 수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영조처럼 식습관을 잘 다스린 덕분에 장수한 역대 대통령 중에는 제4대 대통령인 윤보선이 있다. 그는 94세까지 살았는데, 평생 절주를 하며 콩·보리·팥 등이 섞인 잡곡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1949년 상공부장관 시절 도시락을 들고 다녔던 윤보선의 일화도 유명하다. 도시락은 부인인 공덕귀 여사가 직접 만든 샌드위치와 잡곡밥 등 검소한 식단이었다고. 이런 소박한 식습관은 그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계속됐고, 그의 삶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해주었다.
◇ 인(人)형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남다른 인연 덕분에 승승장구하는 일생을 살았다. 그가 남조선경비사관학교(육군사관학교 6기)에 다니던 시절, 당시 교관으로 있던 박정희 대통령은 수학 실력이 뛰어난 박태준을 눈여겨보게 된다. 성격이나 취향이 비슷했던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를 벗어나 인간적인 정을 쌓게 됐고, 서로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게 될 때도 만남을 이어간다. 이후 1963년 박정희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같은 해 박태준은 소장 진급과 함께 군복을 벗었다. 이듬해 설날 박정희는 박태준을 청와대로 불러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관련해 박태준을 대통령 특사로 일본에 보낸다. 특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박태준은 철강과 제철 분야에 매진했고, 강철 1000만 톤 시대를 연 주역으로 우뚝 선다. 이후 국회의원, 국무총리, 포스코 회장, 포스텍 창립자 등 수많은 직함을 얻었지만, 퇴직금 한 푼, 주식 한 주도 갖지 않았을 정도로 청렴한 철강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 별별유형
1) 독서형: 미국의 대부호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마크 저커버그는 젊은 시절 도서관에서 읽은 책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자신의 성공의 8할은 독서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박원순 서울시장, 윤송이 엔씨소프트 회장,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 등도 잘 알려진 독서광이다.
2) 명상형: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 등은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명상의 효과를 언급했다.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도 명상으로 경영위기를 극복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 메이저리그의 신화 박찬호 역시 현역 시절 슬럼프가 찾아올 때마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렸고 124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3. 산책형: 프랑스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는 “생각의 발로는 ‘발’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셰익스피어, 괴테, 칸트, 베토벤, 모차르트 등은 산책이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2011년 여름 49일간의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등산을 통해 인재를 모으고 집권했는데, 민주산악회가 대표적인 핵심 조직이다. 김 대통령은 매주 목요일 등산을 즐겼고, 산에 올라 기도를 했다고 한다.
✽참고 도서 , , ,
소는 풀을 뜯어 먹고, 호랑이는 고기를 먹고, 지구는 둥글고 태양과 23.5도 기울어 있고 음속보다 빠르게 자전과 공전을 하고, 공기는 78%의 질소와 21%의 산소 그리고 나머지 다른 기체들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는 5대양 6대주, 인체는 5장 6부,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고, 하루는 24시간이고, 인체의 4분의 3은 물이고, 지구 표면의 4분의 3도 물이다.
이와 같이 생명체가 지구 위에서 생명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 법칙에 따라야 하는 법을 섭리(攝理)라고 한다. 섭리는 자연의 운행 질서, 우주의 움직임, 기운 등 모든 것을 일컫는 말이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아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어 ‘자연과 가까우면 건강하고, 자연과 멀어지면 질병상태가 된다’는 불가피한 인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를 섭생(攝生) 또는 양생(養生)이라고 한다.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順天者興 逆天者亡)는 말 또한 자연의 질서와 흐름에 자신을 맡기고 살면 잘살 수 있고 자연을 거슬러 거역하고 살면 안 된다는 교훈을 들려준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아가는 데 반해, 오직 인간에 의해 사육되는 짐승과 재배되는 식물은 자연과 멀어져 가는 삶을 살아가는 묘한 존재들이다. 인간 역시 18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자연의 법칙인 섭리에 따라 살아왔는데 산업혁명 이후 동력이 기계화되면서 ‘자연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만용이 생겨, 인류 역사를 통틀어 섭리대로 살아오던 모든 삶의 습관이 불과 200여 년 만에 송두리째 바뀌고 말았다. 앞으로 도래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간의 삶이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발전할지 예측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아프리카 오지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 50~60년대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짐승 수준으로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고 강조하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자연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상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어릴 때 우리 집 재산목록 1호였던 소를 키우는 것은 필자의 소임이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소가 일하지 않을 때 들판으로 끌고 가 풀을 뜯게 하고, 그걸로 부족하면 꼴을 베어 외양간에 넣어줬다. 겨울이 되면 짚을 썰어 콩깍지와 섞어 쑨 쇠죽을 아침저녁으로 뜨끈하게 먹였다. 또 추위를 막아주려고 대문 안에 외양간을 만들어 덕석이라는 두터운 가마니로 만든 등덮개로 덮어주고, 햇볕이 좋은 시간에는 양지 바른 곳으로 데려가 볕을 쬐게 했다. 소 한 마리 돌보는 정성이 보통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 요즘 이렇게 소를 키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소가 일소가 아니라 고기소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소의 입장에서 보면 필자가 어릴 때 키우던 방식으로 키워주는 게 좋을 것이다. 그렇게 키우면 구제역 같은 질병으로 페사가 되는 불행한 일도 안 겪게 될 것이다.
아파트를 쳐다보면서 신의 눈으로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이나 벌이 사는 모습이나 별반 다름이 없겠다 싶은 생각을 한다. 거의 똑같은 모양의 주거공간에 들락날락하는 모습이 벌이 벌집에 드나드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만약 벌이 스스로 꽃에서 꿀을 따다 식량으로 삼지 않고 사람이 주는 설탕으로만 산다면(인간이 꿀을 빼앗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육식동물은 이빨이 전부 날카로운 송곳니로 되어 있어 육식을 하기에 적합하다. 초식동물은 풀을 씹기에 편한 구조로 이빨이 나 있다, 인간 같은 잡식동물은 어금니 20개, 앞니 8개, 송곳니 4개의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것이 섭리라면 섭생도 자연스럽게 섭리에 따라야 한다. 먹는 것을 예로 든다면 어떻게 하든 몸 안에서 발효가 제대로 되도록 먹어야 건강해진다. 몸 안에 들어오는 영양분을 발효시키는 데에는 크게 2가지 효소가 작용을 하는데 하나는 먹거리 자체에 들어 있는 싹을 내는 기운으로서의 효소, 다른 하나는 침이나 위액 내지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효소로 구별할 수 있다. 섭리와 섭생으로 보면 원료 자체에 들어 있는 자체 발효 효소가 으뜸이고 그다음이 체내에서 분비되는 효소다. 그러나 오늘날의 음식들이 가공식이거나 육식 중심이다 보니 자체 효소보다는 체내 발효 효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식문화로 바뀌어 체내 흡수율이 15% 이하로까지 떨어진 식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개는 병이 들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주어도 먹지 않는다. 몸이 회복될 때까지 금식을 하는 것이다. 몸의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에 회복될 때까지 굶어서 살아나든지 아니면 죽든가 하는 것이다.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가족 중에 누가 아프면 쌀뜨물로 끓인 미음을 먹이곤 했다. 그렇게 겨우 연명을 시키다가 몸의 회복 속도에 맞춰 흰죽, 된죽, 진밥, 된밥을 먹이고 완전히 회복되면 그때 가서 보약을 지어 보양을 시켰다. 그런데 요즘 환자들을 보면 유동식 또는 가벼운 음식을 먹어야 할 사람들이 몸 상태와 상관없이 칼로리 위주로 식단을 꾸려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섭생은 섭리에 따라 사는 것을 말한다. 5장 6부의 기능이 몇 %밖에 안 되는데 먹는 것은 100% 기능에 맞추면 어떻게 될까? 몸이 좋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지기 십상이다. 건강이 나쁘다든가 병이 들었다는 것은 아픈 부위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의 기능 또한 떨어졌다는 의미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섭생을 모르니 섭생을 회복시켜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는 양생관(養生館)이라는 이름을 걸고 건강을 회복시키는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병원은 병원대로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양생관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인구의 15% 가까운 약 1억7000만 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이러한 현상을 만들어냈다. 다시 말하면, 섭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섭생, 즉 양생을 통해 잃었던 건강을 회복하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인류가 섭리와 섭생을 무시하고 생활한 지가 1세기밖에 안 되었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소위 경제대국의 국민들이 각종 질병으로 신음하고 있고 의료비로 들어가는 비용도 국가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섭생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겨봐야 할 시대인 것이다.
현재의 시대는 물질문명 물질만능의 시대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인간의 마음을 소중히 생각하고 연구하는 시대가 도래 할 것이다.
즉 물질만능의 시대에 제기되는 피해로 인하여 탈피하려는 많은 불행한 사람들이 그 해법을 찾기 위해 물질을 탈피한 마음의 세계를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음이란 무엇인가?
인체는 파동의 집합체라고 한다. 그 파동으로 꽉 차있는 인체 내의 공간은 무엇일까?
인간이 소우주이므로 인체 내의 공간 역시 소우주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마음이다.
그런데 인체를 이루고 있는 파동은 무엇인가?
모든 물질을 이루고 있는 기본 단위는 원자이고 원자는 전자와 원자핵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는 1억분의 1cm 밖에 안 되는 미립자를 말한다.
전자는 원자 주위를 회전하고 있으며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작은 알갱이를 입자라고 하는데 이는 소립자라고도
한다. 파동이란 바로 이런 물질을 이루고 있는 입자가 진동을 할 때 미세한 에너지가 번져 나가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물질은 각 각 고유의 파동을 갖고 있다. 소리의 파동, 물의 파동처럼 공기 속으로 번져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입자와 파동을 과학자적으로 규명한 학문이 바로 양자역학이라는 것이다. 즉 미세한 세계를 수식으로 물질과 우주의 근본까지 밝혀내는 물리학의 한 분야인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원자, 전자, 핵이 뉴턴 역학시대와 달리 입자이면서 진동하고 자유롭게 호전하고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1929년 프랑스의 드브로이가 이러한 사실을 발견함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 생활과 밀접한 반도체, 컴퓨터가 바로 양자역학의 부산물인 것이다.
빛보다 빠른 것이 마음이고 우주의 파동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터득하게 되었다.
양자역학의 궁극적 의미는 파동이 모이면 입자 즉 물질로 바뀐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체는 60개조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세포를 구성하는 원자, 원자핵이 입자이면서 파동을 띠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육체는 위, 장, 간, 심장 등의 조직이 파동에 의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파동은 우리가 흔희 말하는 기 (氣)를 말한다. 가끔 우리는 생활 중에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사람이 서로가 같은 생각이나 비슷한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되면 “텔리파시(염파)가 통 했다.” 라고 한다. 바로 서로 마음의 파동이 연결되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기가 막히거나 없어지면 사람은 죽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인간의 마음은 뇌나 가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은 육체 안에도 있지만 마음의 본체는 육체내부가 아니고 육체의 외부에 있다. 육체가 마음의 본체 안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마음의 본체는 우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가나 공자와 같은 성인은 시공을 초월하여 인류의 정신적 지주로 추앙을 받는다.
그들의 마음이 공명하는 우주가 그 만큼 크기 때문이다. 인간은 육체적으로는 레벌이 없지만 영적인 세계에로 보면 33단계의 레벨이 있다고 한다. 인간의 진정한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레벨을 올려 줄 수 있는 높은 영혼과 의식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
오늘날 힐링이라는 것도 파동의 세계와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이다.
좋은 파동의 공명으로 생명력이 활성화된 상태를 힐링 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우주의 파동으로 생명력을 인체가 회복하는 힐링이 가장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의술이고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 힐링이다.
물리적 의술의 목표가 치료 (Cure)라면 마음의 의술목표는 치유 (Healing)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 회사 창조의 법칙을 저술한 저자 성평건씨는 경영활동을 해오면서 깨달음의 의미를 경영에 연결시키면서 마음의 구조를 4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즉 마음은 무한한 영지의 도서관이면서 에너지를 만드는 그릇이고 에너지를 감지하는 기관이며 미래를 보는 창문과 같은 것이라 한다. 그리고 그 마음 가운데는 이미지라는 것이 합집합으로 되어 있어 마음이 갖는 무한한 능력을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마음은 4가지 작용을 하는데 타인과 자신이 모두 알고 있는 자신의 마음의 작용, 타인과 자신이 모두 모르고 있는 자신의 마음의 작용, 타인은 알고 자신이 모르는, 자신은 알고 타인이 모르는 마음의 작용과 같은 것이다.
요컨데 21세기는 마음의 시대이고 파동의 시대이다. 따라서 행복한 삶을 살기위해서는 파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하고 신체보다 마음의 세계에 대한 통찰이 필요한 시대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21세기는 우주의 파동을 인지하고 연구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