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히로시 이케다(Hiroshi Ikeda)가 설계하고 1993년 개장한 마카오 골프&컨트리클럽(Macau Golf and Country Club)은 중국 남부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클럽에 속한다. 리조트 분위기와 18홀의 챔피언십 골프 코스, 최상의 편의시설과 관리, 세심한 서비스, 훌륭한 음식, 골프 토너먼트에 특별히 초점을 맞춰 다양한 활동을 결합해 세심하게 운영해왔다. 남중국해의 멋진 전망과 조용하고 평화로운 환경을 가진 이 지역에서 아름다운 코스로 명성을 떨치는 곳이다.
마카오에는 두 개의 18홀 코스가 있다. 마카오 골프&컨트리클럽과 시저스 골프 마카오(Caesars Golf Macau)다. 두 골프 코스는 3km 남짓 떨어진 가까운 곳에 위치하지만, 완전히 다른 타입의 코스 레이아웃을 갖고 있다. 마카오 골프&컨트리클럽은 전형적인 마운틴 타입이고, 시저스 골프 마카오는 파크랜드의 링크스 타입이다.
마카오 골프&컨트리클럽은 1998년부터 메이저 우승자인 어니 엘스, 닉 팔도, 대런 클라크, 존 델리, 파드리그 해링턴, 닉 프라이스와 함께 명망 있는 마카오오픈(Macau Open) 골프 대회를 개최해왔다. 또한 이 오픈 대회에는 미겔 앙헬 히메네스, 브랜든 그레이스, 이언 폴터, 통차이 짜이디, 리 웨스트우드, 콜린 몽고메리와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중국의 량원총과 장롄웨이 같은 유명한 선수들도 참가한 바 있다.
2023년 10월에 열린 마카오오픈에서는 호주의 한국계 선수인 이민우가 처음 출전하여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LPGA투어 프로골퍼 이민지의 남동생이다. 마카오오픈은 1998년 처음 개최되었으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중단되었다가 2023년에 다시 시작되었다.
풀 바에서 제공하는 클럽 수영장은 햇볕에 그을린 피부를 보충하기에 이상적인 장소다. 이탈리아산 파라솔로 그늘진 편안한 선베드는 회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독서를 할 수 있는 우거진 열대 환경에 놓여 있다.
마카오 골프&컨트리클럽(파71, 6292/6032야드)은 마운틴 타입의 업앤드다운이 심하고 몇 개 홀에서는 멋진 남중국해를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코스로, 아시아 100대에 올라 있다. 그린의 언듈레이션도 많고 그린 스피드는 9피트가 충분히 넘었으며, 그린은 매우 잘 정리되고 관리되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골프클럽이며, 현재 1100여 명의 회원이 있다. 주말에는 많은 회원들로 인해 비회원은 부킹이 불가하며, 골프 여행을 원하는 골퍼들은 회원과 동반할 때만 라운드가 가능하다.
라운드 비용도 평일은 60만 원 내외, 주말에는 80만 원 내외로 매우 비싸다. 라운드 비용은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 등이 있으며, 라운드 후 캐디 팁 5만~7만 원을 추가로 현금 지불한다. 회원들은 캐디와 카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비회원은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1인 1캐디가 원칙이지만 골프장 상황에 따라 2인 1캐디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2023년 10월 말 기준 캐디는 40명이 있으며 남녀 비율은 같다. 30명은 중국 캐디, 10명은 필리핀 캐디다. 한국인 골퍼는 거의 없다고 한다. 특히 한국에서 오는 경우는 전무하다. 대부분 현지 마카오인과 중국인이다.
6번 홀(파3, 138/128야드) 17번 홀과 더불어 이 코스의 시그니처 홀이다. 멋진 내리막 파3 홀로 완벽한 아일랜드 그린을 보여준다. 화려한 아일랜드 그린에서 도전적인 티 샷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린 왼쪽으로 들어가는 멋진 다리도 인상적이다. 그린 앞과 오른쪽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세 개의 벙커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약간 잘못된 방향의 티 샷이 워터 해저드에서 마무리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잘 배치되어 있다. 클럽을 선택할 때는 바람의 방향도 미묘하게 기만적일 수 있다.
10번 홀 티 박스에서는 오른쪽으로 거대한 남중국해가 펼쳐지며, 13번 홀부터 18번 홀까지는 남중국해를 볼 수 있다.
14번 홀(파3, 207/196야드) 매우 길고 어려운 파3 홀이다. 오른쪽 아래의 깊은 내리막, 왼쪽 벙커, 그리고 작은 경사진 그린이 이 코스에서 가장 어려운 홀을 만든다. 페어웨이 중간부터 오른쪽으로 보이는 공항에서 비행기들의 이착륙을 볼 수 있다.
17번 홀(파3, 186/168야드) 이 멋진 파3 홀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그린 위로 140피트(43미터)의 높은 티 샷이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관목지(Scrub Land, 잡목으로 덮인 땅), 왼쪽으로는 남중국해가 끝없이 펼쳐진다. 필자는 골프장의 도움으로 프로 대회에만 개방하는 챔피언 티(238야드)에서 스펙터클한 광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이 홀이 아시아에서 가장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멋진 파3 홀로 기억될 것 같았다.
18번 홀(파5, 564/544야드) 왼쪽으로 펼쳐지는 거대한 남중국해가 장관이다. 바다, 호수, 깊은 그린 사이드 벙커가 환상적인 파이널 홀을 만들어낸다. 그린 앞 200야드 지점의 큰 호수는 그린 50야드까지 이어져 쉽사리 스리 온을 시도하는 골퍼들에게 방해가 된다. 아무리 장타자라도 투 온은 언감생심이다. 그린 왼쪽의 큰 벙커들도 만만치 않다. 그린 뒤로 MGCC 이니셜 로고가 잔디 위에 키 작은 관목으로 만들어져 멋진 마무리를 완성한다. 18번 홀을 마치면 뒤로 연습장이 있는데, 수중 연습장으로 대회 기간에만 개방한다고 한다.
멋진 코스다. 골퍼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마카오의 시그니처일 것이다. 높은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평생 한 번 정도는 라운드해봐도 되지 않을까?
세계적인 카지노 및 리조트 운영사인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 수석 부사장 론 리스(Ron Reese)는 최근 마카오 런더너 코트 호텔에서 진행된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에 대규모 투자 의사를 밝혔다.
리스 수석부사장은 “2년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부동산을 매각한 샌즈는 지금까지 마카오와 싱가포르에 집중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이 지역에 20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어, 엄청난 관심을 지도 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도 관심이 많다”며 부산을 지목했다.
리스 수석부사장은 “지난 수년 동안 수차례 방문할 정도로 한국에 관한 관심을 이어갔고, 한국에서의 사업 확장을 위해 부산의 지방정부, 부산대 등 몇몇 대학 등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호텔을 짓고, 국제적인 행사를 열고, 훌륭한 식당을 운영하는 일들이 외국인 여행객 유치는 물론,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리스 수석부사장은 서울이 아닌 부산 투자를 계획하는 것에 대해 “서울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며 “부산은 금융과 비즈니스가 갖춰져 있지만, 통합 리조트 시설 등이 부족해 이곳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리조트를 조성한다면 고용과 관광객 유치에 매우 강력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는 수석부사장은 “부산은 세계적 해양 도시로 기업들이 오고 가며 많은 아이디어가 현실화하고, 사업들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이라고 “그래서 우리는 그곳에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은 지난달 23일 마카오 베네치안 리조트 호텔 등에서 ‘샌즈 골프데이’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민지와 이민우 남매, 세계랭킹 10위 리디아 고, 세계프로골프(PGA)투어 조조 챔피언십 우승자 콜린 모리카와 등이 참석했다.
리스 수석부사장은 “유명 스타가 참여하는 스포츠 행사가 마카오의 부와 관광 자원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마카오 관광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론 리스 부사장은 “(샌즈 그룹은) 마카오와 부산 모두에서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관광 및 레저 산업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골프 스타 리디아 고가 23일 마카오 더 런더너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결혼 생활과 은퇴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리디아 고는 ‘샌즈 골프데이’ 행사 참석을 위해 마카오를 방문 중이다.
리디아 고는 결혼 후 평정심을 찾았다며, “남편도 선수로서의 경력이 제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니까 많이 이해해준다. 필요할 때 조언을 구할 수도 있고, 날 다독여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큰 의지가 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막내아들 정준씨와 결혼한 그녀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벌, 현대가의 며느리가 됐다. 이에 대해 그녀는 “시댁으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남편만 잘 만난 것이 아니라 시부모님도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하며, 고부간의 갈등 같은 것도 없다고 했다.
그녀는 시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해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시어머니는 내 건강과 행복을 우선시하며, 응원해 주신다. 한복 등 한국의 전통에 대해서도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배려해 주신다”고 전했다.
정태영 회장은 한동안 쉬었던 골프를 최근 다시 시작했는데, “레슨을 조금 해드렸다”며 “함께 라운딩도 하고, 명절에는 남편보다 시부모님을 더 많이 만날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고 말했다.
최근의 성적 부진에 대해서는 “4월 쯤 샷이 흔들리면서 성적이 떨어졌는데, 이민지 선수처럼 기복이 없는 선수들에게 많이 배우려고 노력한다”며, “좋은 성적을 유지해서 위대한 선배 선수들처럼 상위 랭커일 때 은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에 대해서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는데, “짧고 굵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은퇴 후 ‘좀 더 일찍 은퇴할 걸’ 하며 후회하고 싶지 않다”며, “안니카 소렌스탐처럼 은퇴했다 다시 돌아와서 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은퇴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선수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의 목표로 명예의 전당 입성, US오픈 우승, 파리올림픽 메달 획득을 꼽았다. 그녀는 “명예의 전당 입성에 대해 생각이 없었지만, 최근 몇 승을 추가하면서 가능성을 느껴 욕심이 난다. 또한, 파리올림픽은 아마 선수로 참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 같아 그 의미가 특별하다”고 전했다.
마카오에서 진행 중인 ‘샌즈 골프데이’ 행사 참석을 위해 방문한 교포 선수 이민지(호주)를 현장에서 만났다. 이민지는 “밤새 잠도 못 자고 와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전날 승리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 계속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민지는 22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 코스(파72·6천36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이 승리로 이민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0승 고지에 올랐다.
이민지는 이번 승리가 10승이라는 것 이외에 한국에서의 첫 승리라는 점에 의미를 두었다.
그는 “부모님이 모두 한국 분이셔서, 모국이나 마찬가지인 한국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었다”며 “할머니와 친척들까지 현장에서 응원해줘 연장전에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골프스타 남매로 활약 중인 동생 이민우에 대해서는 ‘좋은 동반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동생과 사이가 좋고, 경기에 대한 조언을 가감 없이 주고받는 사이”라며 “게임이 안 풀릴 때는 응원도 하고, 잘했을 때는 칭찬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이민지는 랭킹 1위에 대한 욕심도 비쳤다. 그는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고,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좋은 경기력을 통해 랭킹을 계속 차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타 선수로서의 생활에 대한 질문에는 “신인 시절이나 지금이나 많은 연습량을 유지하는 것이 때론 고통스럽고 쉽지 않다”면서도, “최근에는 마사지사와 투어를 함께하며 도움받고 있는데, 경기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징크스와 관련한 질문에는 플레이 스타일이 ‘쿨한’ 편이라며, 특별한 징크스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이민지, 이민우 남매를 후원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 샌즈사의 주최로 진행됐다. 라스베이거스 샌즈 측은 이번 행사에 이민지, 이민우, 콜린 모리카와, 리디아 고 등을 초청해, 마카오 지역 사회와의 교류 행사를 진행하게 된다.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자회사인 샌즈 차이나는 마카오에서 대형 복합 리조트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마카오 내 여러 호텔을 소유하고 홍콩과 마카오를 연결하는 고속 페리도 운행 중이다.
전 세계 골프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샌즈 골프데이’ 행사가 오는 23일 라스베이거스 샌즈사의 주최로 마카오에서 진행된다. 이 행사에는 호주교포 스타 골프 남매로 잘 알려진 이민지, 이민우가 참석하며, 세계 랭킹 1위 골퍼 리디아 고와 세계 랭킹 2위 골퍼 콜린 모리카와도 함께 할 계획이다.
롭 골드스타인 라스베이거스 샌즈 회장은 “콜린 모리카와와 리디아 고, 이민지, 이민우가 마카오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히고, “이들은 마카오 주니어 골프 협회 소속 선수들과의 경기를 통해 어린 유망주들을 응원하고, 마카오 지역 사회와의 교류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최초 브랜드 여성 홍보대사인 이민지는 “이번 행사에 합류해 영광으로 생각하며, 더 많은 여성이 골프를 시작하는 데 영감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마카오오픈에서 기록적인 우승을 차지한 이민우도 “누나와 함께 마카오로 돌아오게 되어 기쁘며, 마카오오픈에서의 엄청난 성원을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PGA투어 통산 19승을 기록 중인 리디아 고는 “마카오는 지리적으로 한국과도 가깝지만 이번이 첫 방문”이라며 “현지 팬들과 인연을 맺고 골프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첫 방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행사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마카오 지역 사회 지원 노력의 일환으로, 지역 젊은이들에게 스포츠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문화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하고,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글로벌 대사들과의 파트너십이 이번 행사를 통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자회사인 샌즈 차이나는 마카오에서 대형 복합 리조트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코타이 스트립에 위치한 여러 호텔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운영하며 홍콩과 마카오를 연결하는 고속 페리도 운행 중이다.
“명사들은 어떻게 우리 사회를 움직이며 우리 의식 세계를 지배하는가? 그들이 말하는 명성의 본질과 가치는 무엇이며, 우리는 명성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 김정섭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는 지난 3년간 인간의 ‘명성’(名聲)과 각계의 ‘명사’(名士)를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이 주제를 깊이 연구했다. 그는 관련 이론·데이터 분석, 수양·실천 컨설팅 전략의 발굴 제시는 물론, 각계 명사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학술적 통찰을 끌어냈다. 본지가 이 책의 핵심 내용을 입수해 창간 특집으로 독점 게재한다. 연구 결과물은 ‘셀럽시대’(한울엠플러스)란 책으로 오는 5월 출간될 예정이다.
“사람들은 식당에서 사진을 보고 경탄하며 ‘칠리치즈 프렌치프라이’를 주문해요. 그런데 실제로 나오면 양념이 풍부하고 느끼한 그걸 다 먹어야 하냐는 부담감을 느껴요. 그때 ‘일반 감자튀김’을 시켰다면 더 행복했을 거라고 후회하죠. 인간에게 명성이란 바로 이런 존재예요.”
‘그릿’(Grit, 2016)의 저자이자 심리학자인 앤절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가 2021년 2월 28일 미국 팟캐스트 ‘프리코노믹스 라디오’에 나와서 한 얘기다. ‘명성’은 자아실현 욕구를 지닌 인간의 본능이자 인생의 성공 가도에서 간절하게 그리는 꿈이다. 동시에 앤절라 더크워스의 말처럼 ‘약’과 ‘독’이란 양면성을 지녔다. 명성은 인생 경험과 성과의 소산이자 자신을 웃고 울게 만든 가치이기에 깊은 통찰력과 혜안을 지닌 시니어들에게 더욱 친숙한 어휘다. 명성은 사회적으로 신뢰와 참여를 촉진하고, 정치적으로는 투표율과 지지를 견인하며, 경제적으로는 그 존재량이 희소해 ‘관심경제’는 물론 명성에 대한 선망, 추종, 숭배를 극소수에 집중시키는 ‘슈퍼스타 경제학’을 구성한다. 인터뷰에서 문인·철학자는 대체로 명성을 경계하고, 정치인·경제인·의료인은 능력과 신뢰에 바탕을 둔 적극 활용론을 강조했으며, 예술인·체육인은 조건부 활용론에 방점을 두었다.
명성은 ‘약’과 ‘독’ 양면성 지녀 경계해야
‘풀꽃 시인’ 나태주는 2015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꼽은 바 있는 ‘풀꽃(1)’을 썼다. 시구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인데, 그는 이 시에 대한 폭넓은 사랑으로 ‘국민시인’으로 떠올랐다. 나태주 시인은 ‘명성’에 대해 “전적으로 남이 알아주고 평가해주는 고귀한 가치”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명성을 위해 자신의 존엄성을 버리고 아첨하고, 반칙하며, 사술(詐術)을 부리며 아등바등하는 것은 거부했다. 심지어 신춘문예 당선이나 등단에 조급증을 갖거나 빨리 쓰려고 하는 문단 후배들까지 꾸짖었다.
그는 “명성은 유효기간이 매우 짧은 데다 그것에 집착하다 보면 영혼을 망가뜨리기 쉬우므로 존엄과 품위가 가미되어 더 가치가 있는 ‘명예’를 중시한다. 명성은 물로 씻으면 금방 지워져버리는 젊은이의 ‘화장’과 같고, 명예는 경륜 있는 노인들이 갖는 가슴속 숨겨진 ‘흉터’처럼 잘 드러나지도 않고 잘 지워지지 않아 영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철학자 강신주는 철학과 인문학을 인간의 삶에 투영해 저술과 강연을 통해 날이 선 언어로 소통을 확대해왔다. 그는 명성을 절대 추구해서는 안 될 ‘노예의 가치’로 보았다. 그는 “철학과 인문학의 견지에서 명성 추구는 주인인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방법이 아닌, 타인이 원하는 삶을 따라가야 하는 ‘노예의 전략’”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명성을 추구하는 삶은 자기 목소리를 잃고, 자신의 삶도 없고, 허깨비 같은 것을 좇는 것이기에 결국은 꼭두각시의 삶을 사는 것”이라며 그것이 궁극적으로 초래하는 부작용에 초점을 두었다.
정치인 정세균(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국내 헌정사 최초로 여야의 정당 대표, 국회의장, 국무총리를 모두 역임해 ‘대통령만 빼고 다 해본 정치인’으로 통한다. 국회의원(6선), 장관(산업자원부), 원내대표도 지냈다. 그는 “‘명성’은 국민이 어떻게 바라보느냐와 같은 일종의 세평(世評)이지만, 명예는 본인 성과에 대한 자신의 가치판단과 자부심의 척도다. 명성은 반드시 공적으로 좋은 의미를 지닌 일에 열정을 발휘해 얻는 경우에만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국회 ‘한보청문회’(1997년)에서 한보의 로비 자금을 거절한 유일한 국회의원으로 밝혀져 일약 명사로 부상한 이후 지금껏 겪은 성찰을 집약한 것이다. 그는 “국민이 우러러보는 ‘정치인 명사’가 되려면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맡은 공직의 무게를 온전히 떠안으며 일하는 ‘책임의식’, 정성과 투명성을 기본으로 국민을 받드는 ‘신뢰성’, 매사 분별력을 발휘하며 신사 숙녀처럼 처신하는 ‘품격’이 몸에 배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정직해야 명성 쌓아”
‘카리스마 리더’ 김종인(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은 내로라하는 경세가다.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정·관·학의 풍부한 경험 축적은 물론 ‘차르’란 별칭, ‘직업이 비대위원장’이란 비유가 말해주듯 강한 소신과 뚝심으로 진보에서 보수를 망라하는 정당을 모두 이끌었다. 그는 “명성은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치인에게 목숨과 같고, 국민 앞에 서서 정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이 명성을 갖고 이를 드높여 성공하려면 기본적으로 일을 잘하고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없으면 국민에게 피해만 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의 명성 축적과 유지의 기본 요소는 정직성, 일관성, 신뢰성인데, 그중에서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정직”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정치적 경륜과 지략이 풍부해 ‘정치 9단’으로 불린다. 그는 “정치인은 오늘을 잘해서 내일을 사는 사람이다. 국민의 인정(認定)을 받아야 명성을 얻고, 그 명성을 기반으로 정치력을 발휘하고 정치생명을 이어가기 때문에, 명성은 정치인에게 존재 자체이자 전부”라고 정의했다. 그는 “정치인이 명성을 얻으려면 철두철미하게 지식을 쌓고, 국가 사회와 국민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미래 상황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등의 자기계발을 하고, 하루에 만나는 사람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영향력, 기능, 효과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매개체인 언론을 하늘같이 알고 받들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나는 신혼여행 이후로는 아내와 여행 한번 같이 못 갔을 정도로 정치 행위 그 자체를 즐기며 사적 자아와 공적 자아를 아예 동일시(同一視)하며 살았다”라고 회고했다.
김세연 전 의원(청년정치학교 운영자, 3선 의원)은 ‘36살의 집권당 최연소 당선’이란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정계에 입문해 개혁보수와 우파혁신을 주창한 ‘청년정치 리더’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명성은 오직 정치인 본인의 의도나 의사와 무관하게 공직에 대한 열정적· 헌신적인 봉사를 통해 그 결과물로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되어야 한다. 정치인은 외려 명성과 거리를 둘 때 좋은 정치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이 명성을 위해 일하면 공적인 의사결정에 중대한 왜곡이 생기기 때문에 그것을 지향하는 정치를 하면 안 되고, 그런 욕망이나 의도를 가진 사람은 정치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한시적으로 위임된 권한과 권력을 사유물인 양 착각한 나머지 여의도 정가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명성 지향’, ‘명예 지향’의 정치를 단호히 배격하고 거부한다”라고 덧붙였다.
“일관된 목표·방향성 갖고 혁신경영”
차석용 LG생활건강 전 대표이사 부회장은 평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어 조직, 제품, 서비스 혁신 분야에서 남다른 역량을 발휘해 2022년 말 은퇴하기 전까지 무려 18년간이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그는 “기업과 CEO의 명성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서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소비자들의 명민한 감각과 반응으로 시시각각 정확하게 측정되는, 영예롭고도 두려운 양면적 존재”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그는 “기업과 CEO는 소비자를 ‘진정한 보스’로 모시고 기업의 증진을 위해 분명하고 일관된 목표와 방향성을 갖고 혁신경영에 몰두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CEO로서 LG생활건강에서 강조한 기업과 제품의 명성 증진 전략은 정직, 진정성, 신뢰, 디테일(세심함과 정확함)이었다.
이종천 ‘다나딸기농장’ 대표(충남 논산시 부적면 마구평리)는 독보적인 반전의 귀농 성공신화를 쓴 ‘딸기왕’으로 농업계와 지역사회에서 명성이 높다. 이종천 대표는 “농민의 명성은 자신이 재배한 작물이 말해준다. 저에겐 풋풋하고 탐스러운 저 딸기가 그걸 상징한다. 온갖 정성, 노력, 풍상, 고초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농사의 묘미는 자연과 함께 인생을 즐기며 향긋한 결과물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딸기 특구’이자 딸기 수출 전진기지인 충남 논산의 성공한 농업인이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위촉한 농업 후계자를 교육하는 현장의 교수로 활동하며 농촌의 미래를 가꾸는 데 헌신하고 있다. 건설사 임원 출신인 그는 퇴직하고 시작한 통신 서비스 사업의 실패 후 무작정 귀농해 8년간 딸기 농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현재 비닐하우스 딸기 재배동 7개 동과 딸기 육묘장 2곳, 청년귀농장기교육장과 딸기현장실습교육장을 함께 운영하며 연 7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명성은 존재감 뚜렷한 불편함”
서울 용산의 ‘메이플라워/술술상점 용산’ 정미희 대표는 최근 SNS에서 매우 뜨거운 유명인사다. MZ세대 CEO로서 뛰어난 외적 매력을 바탕으로 최근 10년간 미식 탐방, 새벽시장 장보기, 술 시음과 술집 탐방, 여행과 골프 체험기 같은 일상적 콘텐츠를 페이스북에 게시해 인기를 끌면서 ‘SNS 셀럽’으로 떠올랐다. SNS를 한 시대의 문화로 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다. 정 대표는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NYT, 2022년 1월 20일 자)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명성은 불편함도 크지만, ‘존재감 미약한 편안함’보다 ‘존재감 뚜렷한 불편함’이란 나의 취향을 충족시킨다. 사업보다 친교에 도움이 된다. 수상한 접근을 하는 ‘가짜 친구’도 많이 생기긴 하지만 일생을 함께할 친구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형석 미래본병원 대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서울 잠실)은 ‘경추·요추 부위 내시경 수술(수술 경력 9000건)의 명인’이다. 김 원장은 “의사의 명성은 환자를 사랑으로 극진히 돌봤는지에 대한 자화상 같은 척도다. 그것은 오직 환자와 직결되며, 환자를 떼놓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의사는 신뢰와 사랑을 토대로 사력을 다해 환자를 보살펴야 한다. ‘좋은 의사’, ‘훌륭한 의사’, ‘명예로운 의사’의 출발점도 이와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의사가 명의(名醫)란 명성을 얻으려면 환자의 아픔을 깊이 헤아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는 ‘공감 능력’과 ‘좋은 인품’, 환자를 제때 제대로 치료하는 ‘뛰어난 실력’, 환자에 대한 ‘치료 의지와 자신감 표출’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주대 의대 출신으로 군의관 시절 선구적인 내시경술 수련과 아프간 의무부대 참전, 척추 전문 병원인 우리들병원 수련원장과 의무원장, 우리들의료재단 부이사장을 거쳤다. 그는 “높은 명성을 지닌 의사가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과 오만, 그리고 그것의 연쇄반응으로 나타나는 게으름과 나태함”이라고 지적했다.
“배우에게 명성은 삶의 기적과 고귀”
‘대장금 한류’의 주역 양미경 배우는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한 상궁’ 역을 맡아 드라마가 국내는 물론 동남아·중동 지역까지 크게 히트하면서 스타로 부상했다. 양미경 배우는 “‘명성’은 삶의 기적이며 고귀(高貴) 그 자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글자에서 알 수 있듯이 명성(名聲)은 이름이 소리가 나서 형성되는 것이다. 그 소리는 선(善)함을 바탕으로 인고의 노력과 울림을 통해 영롱한 새벽이슬처럼 만들어진 것이기에 ‘명성은 고귀’하다고 말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40년간 연기를 통해 맑고 선한 성정, 곱고 단아한 이미지를 각인하는 독보적인 페르소나를 구축해온 명성과 관록에서 나온 통찰이다. 라마단(Ramadan) 기간에도 ‘대장금’을 시청할 정도로 경이적인 시청률(90%)을 나타낸 이란에서 2009년 5월 그를 ‘국빈’(國賓)으로 공식 초대했다. ‘대장금’이 2015년 홍콩에서 방영되었을 때 시민의 약 절반인 328만 명이 시청(최종회 최고 시청점유율 50%)해 홍콩을 방문할 때마다 엄청난 팬들이 몰렸다. 그는 “‘대장금’ 출연 당시 홀연히 찾아온 에너지처럼 새로운 차원의 명성을 느꼈다. 그것은 매우 강한, 삶에서 흔히 만날 수는 없는 특별한 에너지였다”라고 술회했다.
‘골프 여신’ 최나연 프로는 우리나라 ‘여성 골퍼 황금시대’를 이끈 주역이다. 그는 “세계적인 선수라는 명성을 안겨준 원동력은 전적으로 태생적 자질인 강력한 도전정신과 성취욕이다. 나는 일관성과 꾸준함을 가장 잘 보여준 프로 골퍼로 골프사에 기억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매력·저력’을 완비한 골퍼로 ‘롱 아이언 샷의 명수’이자 ‘골프계 최고 얼짱 스타’로 불렸다. 2004년 11월 데뷔 후 18년간 미국여자골프(LPGA) 최고의 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2012)은 물론 LPGA 대회에서만 우승 9회, 준우승 12회, 3위 7회의 저력을 보여준 뒤 2022년 말 전격 은퇴했다. 그는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는 집중력, 경험, 실력, 운(運)이란 4가지 요소가 경기 당일 어떻게 최적의 조합을 이뤄 경기력으로 구현되느냐에 달려 있다. 골프를 잘하려면 기본기에 충실하면서 4가지 요소를 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스타 골퍼’들이 자신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겸손한 성품, 끊임없는 실력 증진 노력, 선수 자신에 대한 믿음이란 3가지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명성, 긴장시키고 겸손하게 만들어”
최상훈 ‘뉴욕타임스’ 서울지국장은 한국인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명성을 갖고 있다. 그는 “명성이란 사람을 끊임없이 긴장시키고 겸손하게 만드는 두려운 것이다. 내가 기자로서 유명해졌다는 것을 처음 느낀 순간은 이메일과 SNS를 통해 내가 쓴 기사에 대한 공감과 긍·부정의 평가가 쏟아지던 순간이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저널리스트로의 명성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두려움이 앞서 균형감각 유지에 대한 강박감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32년 차 기자로서 ‘AP통신’ 기자 시절인 1999년 9월 30일 영구적으로 묻힐 뻔한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을 특종 보도해 2000년 한국인 기자로는 처음으로 서구 언론계에서 ‘언론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탐사보도 부문)을 받아 명사가 되었다. 그는 “오늘날 나를 만든 힘은 강한 성취욕과 성실성이다. 노근리 사건의 취재는 어떤 피해자가 쓴 논픽션 실록의 출판이 당시의 참상을 구체적으로 담은 책 내용에 두려움을 느낀 출판사에 의해 거부되고, 한미 양국이 피해자들을 외면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라고 밝혔다.
KBS 박지원 아나운서는 방송계에서 경쾌한 에너지와 톡톡 튀는 매력을 갖춘 ‘MZ세대 아이콘 뉴스앵커’로 통한다. 그는 “나에게 명성은 방송사에서 일을 더 열심히, 더 잘하게 하는 동기부여 요인이자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9년 11월부터 공영방송 KBS의 ‘KBS 뉴스 9’(주말) 뉴스 진행을 맡고 있다. 박지원 아나운서는 “방송을 하는 사람에게는 누가 프로그램을 봐주고 인정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나한테도 그것이 일할 때 항상 열정을 잃지 않게 해주는 힘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명사로 인정받을 만한 유능한 앵커가 되려면 첫째 기사를 보고 핵심을 파악하고 한 걸음 더 들어가 깊게 질문하는 능력, 둘째 명쾌하고 유려한 전달력, 셋째 진행 능력과 같은 퍼포먼스”라고 말했다.
BTS, “기본적인 것, 결과에 따른 신뢰”
한편 세계 음악 시장을 석권한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을 한몸에 받은 피겨 스타 김연아는 언론 매체를 통해 명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11월 미국 패션 잡지 ‘페이퍼’(PAPER)와의 화보 인터뷰에서 글로벌 스타로 유명해지면서 점점 높아진 명성에 뒤따르는 부담감을 고백했다. ‘멤버들은 명성이 주는 부담감이 큰가?’란 질문에 대해 “아니라곤 할 수 없지만, 저는 요즘 사명감으로 살고 있어요. ‘완벽해야 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진짜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들, 결과에 따라오는 신뢰를 기억하며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죠”(제이홉), “완벽에 가까운 공연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지민), “압박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또한 삶의 일부라고 생각해요”(슈가), “여전히 우리는 무대 위에서 정말 잘하고 싶어요”(리더 RM)라고 각각 답했다.
김연아는 명성의 유무에 대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경험을 털어놓음으로써 운동선수가 갖는 명성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그는 19세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3년 전 (나에 대한) 관심이 없었을 때는 혼자 외롭게 싸웠다”라고 울먹였다. 그러나 좋은 성적을 거둬 명사가 된 후에는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알아보고 그러다 보니까 좀 불편한 건 피해갈 수 없는 것 같다. 그런 것 때문에 고민하다가도, ‘그래도 행복한 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라고 소회를 내비쳤다.
독자는 악동을 좋아하는가? 나는 어떠냐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 좋아하지 않을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니 그 예측 불가함이 불편해서다. 나와 달리 악동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서 열렬한 팬이 되는 이도 있고. 이런 이는 악동이 보여주는 ‘파격’을 높게 치는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골프 세상에도 악동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 선수 얘기를 하려고 한다.
몇 년 전 일이다. “혹시 잔 데일리라는 선수를 아시나요?” 그 무렵 나를 후원하던 골프용품 업체 대표가 전화를 걸어 대뜸 물었다. “잔 데일리요?” 나는 ‘잔 데일리’가 누군지 선뜻 떠오르지 않아 되물었다. “네, 미국 에이전트가 잔 데일리 선수를 후원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서요.” 그가 내게 물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제야 나는 그가 말하는 선수가 ‘존 댈리’임을 알 수 있었다. “혹시 존 댈리를 말씀하시나요?” 내가 물었다. “그런 것 같은데요.” 골프용품 사업에 뛰어든 지 얼마 안 돼 해외 선수들까지 꿰고 있지 못한 그가 답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현지 에이전트가 존 댈리(John Daly)를 그렇게 발음한 것이 틀림없었다.
“존 댈리는 유명한 선수입니다. 지금은 PGA 시니어 투어인 챔피언스 투어에서 뛰고 있습니다. 최근에 챔피언스 투어에서 1승을 거뒀구요. 젊어서도 장타자로 유명했는데 지금도 챔피언스 투어에서 최장타자입니다.”
나는 아는 대로 존 댈리에 대해 짧게 설명했다. ‘존 댈리’ 하면 떠오르는 많은 얘기는 꿀꺽 삼킨 채 말이다.
“존 댈리에게 연간 30만 달러 정도 후원하고 우리 용품을 쓰게 하면 어떨까요? 물론 경기에 나갈 때는 우리 로고를 달고요.”
그는 에이전트가 제안한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말했다. 나는 얼핏 생각하기에 일리 있다고 느꼈다. 존 댈리를 후원하는 것 말이다. 그 골프용품 업체는 그 해 미국 시장에 막 진출한 참이었다. 그러니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을 거다. 물론 상업적으로만 따졌을 때 말이다. 그런데 내게 존 댈리에 대해 물은 대표는 신념이 뚜렷한 사람이었다. 함께 일하면서 충실한 사람임을 잘 알고 있었기에 존 댈리라는 사내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줄 수밖에 없었다. 꿀꺽 삼켰던 것을 되새김질해서 말이다.
나는 존 댈리가 천재적 골퍼인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1966년생인 그는 대학을 마치고 스물한 살에 프로로 전향했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은 1991년에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그것도 출전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차를
8시간이나 몰아 대회장 근처에서 기다리다 얻은 출전 기회를 살려서 말이다. 이어 1995년에는 ‘디 오픈 챔피언십’도 거머쥐면서 PGA 챔피언십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그런 존 댈리이지만 스윙만 볼 때는 도무지 메이저 대회를 두 번이나 우승한 선수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내 기준으로 볼 때 그렇다. 그는 클럽 헤드가 머리 뒤를 넘어 땅에 닿을 것 같은 오버 스윙을 한다. 이런 스윙으로 PGA에 장타 시대를 열었다는 사실은 더 믿을 수 없다. 존 댈리는 1997년 PGA 투어 최초로 시즌 평균 드라이버 거리 300야드를 넘겼다. 이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다시 10년 연속 시즌 평균 드라이버 거리 300야드 이상을 기록했다. 2003년까지 시즌 평균 드라이버 거리 300야드를 넘긴 선수는 존 댈리가 유일했다. 작은 키 탓에 ‘땅콩’이라고 불리는 LPGA 선수 김미현은 거리를 늘리기 위해 존 댈리 스윙을 모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존 댈리는 골프 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 PGA 투어에서는 단 5승뿐이다. 5승이 대단하지 않다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그의 재능이나 인지도로 따지면 훨씬 더 많이 우승했을 것 같은데 아니라는 말이다. 같은 시대 선수들보다 어마어마하게 멀리 치던 그의 파워로만 따져도 그보다 우승 기록이 많았어야 마땅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그렇지 못했을까? 아마 골프 자체에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알코올에 심각하게 의존했다. 대회 때도 종이 봉지에 술을 담아가지고 다니며 몰래 홀짝거리거나 혹은 대놓고 마시며 경기를 치른 경우가 숱했다. 그를 무명에서 영웅으로 만들어준 1991년 PGA 챔피언십 때도 나흘 내내 술을 마시며 경기했다. 도박 중독도 심각했다. 대회장 근처에 카지노가 있으면 어김없이 밤을 새우다시피 하고 경기를 했다. 잠이 부족하면 어떻던가? 내 경우엔 숏 게임과 퍼팅이 안 된다. 술과 도박에 빠져 있었으니 성적이 들쑥날쑥한 건 당연했다. 성격이라도 좋았으면 조금 나았을지 모른다. 그는 갤러리하고도 이따금 다퉜다. 경기가 뜻대로 안 풀리면 라운드 중에 클럽을 내던지는 일도 잦았다. 갑자기 기권하고 백을 싸서 떠나는 일도 흔했고.
가슴이 너무 뜨거웠던 탓일까? 그는 개인사도 순탄치 않았다. 네 번이나 결혼했고 네 번 다 헤어졌다. 그 때문인지 2004년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통산 다섯 번째 우승한 뒤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2007년부터 PGA 시드권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그인데도 골프 팬은 그를 경기장에서 이따금 볼 수 있다. 초청 선수로 가끔 불러주기 때문이다. 누가 그를 부르냐고? 당연히 대회 스폰서다. 그와 같은 악동도 골프 월드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는 시대가 한국 골프에도 올까?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골프용품 업체는 존 댈리를 후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KPGA 경기위원으로, 골프채널코리아에서 골프 중계 해설을 맡고 있다.
“그 사람들 아직도 골프 칩니까?”
우스갯소리이지만 뼈가 있었다. 그것도 굵은 뼈가. 2013년 개리 플레이어(Gary Player)가 한 말이다. 플레이어는 1935년에 태어났다. 2013년이면 그의 나이 78세 때였다.
독자들 중 플레이어가 말한 ‘그 사람들’이 누군지 알아맞히면 진정한 골프 애호가로 인정하겠다. 잘 모르겠다고? 그러면 힌트를 주겠다. ‘그 사람들’은 플레이어가 전성기 내내 도전했지만 넘어서지 못한 벽이다. 이쯤 되면 웬만큼 골프를 아는 사람은 짐작이 될 것이다. 그렇다. ‘그 사람들’은 바로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와 아놀드 파머(Arnold Palmer)다.
2013년에도 플레이어는 필드에서 강력한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에이지 슈팅(자기 나이보다 더 적은 타수로 18홀을 마치는 기록)을 밥 먹듯 한 것은 물론이다. 60대 타수도 수시로 기록했다.
반면 그보다 여섯 살 많은 파머는 골프 행사에 얼굴만 내밀다시피 하는 처지였다. 참고로 파머는 2016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플레이어보다 나이가 더 많은 파머는 그렇다 치자. 그럼 니클라우스는? 니클라우스는 1940년생으로 플레이어보다 다섯 살 적다. 그런 니클라우스도 당시 플레이어에 비하면 기량이 훨씬 떨어졌다. 물론 파3 콘테스트 같은 이벤트 대회에 나와 샷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렇다면 왜 플레이어는 그 사람들이 “아직도 골프를 치느냐?”고 물었을까? 세 사람의 스토리를 훑어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플레이어와 니클라우스 그리고 파머는 전성기가 상당 부분 겹쳤다. 그래서 ‘라이벌’로 불리긴 했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니클라우스와 파머를 제대로 넘어본 적이 없다. 성적이 단적으로 이를 보여준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플레이어는 24승을 올렸다. 니클라우스는 73승, 파머는 62승을 거뒀다. 물론 플레이어가 다른 투어에서 우승한 것까지 합쳐서 무려 100승 이상을 기록한 걸 폄하하려는 게 절대 아니다. 그는 메이저 대회만 아홉 번이나 우승한 위대한 골퍼다. 다만, 플레이어는 동시대 두 거장에게 끊임없이 도전하고 좌절하기를 거듭했다.
“아직도 골프 치느냐?”는 말은 그가 마음속으로 꼭 꺾고 싶었던 라이벌을 나이가 들어서야 마침내 제쳤다는 ‘한풀이’성 발언 아니었을까?
플레이어가 그 말만 툭 내뱉은 건 아니었다. 말의 속뜻을 절감하게 하는 ‘다른 어떤 것’도 함께 보여줬다. 바로 ‘바디 이슈’(The Body Issue)라는 잡지에 상반신 누드 사진을 실은 것이다. 그것도 표지모델로 ‘보란 듯이’. 사진을 봤을 때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팔순이 다 된 몸이 그렇게나 탄탄할 수 있다니. 그는 식스 팩을 자랑했다. 아무리 운동선수 출신이라지만 대단했다. 나도 모르게 내 배를 내려다봤다. 그 해 나는 마흔이 살짝 넘은 나이였다. 플레이어 ‘영감님’ 배와 비교했을 때 내 기분이 어땠을까? 흑. 독자 상상에 맡기겠다.
잡지에는 “플레이어가 매일 1000개씩 윗몸일으키기를 한다”는 내용도 실렸다. 아침저녁에 각각 500개씩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1000개라니! 내가 평생 한 윗몸일으키기는 그가 한 달 동안 한 숫자에도 못 미쳤다.
플레이어가 얼마나 단단한 복근을 갖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얘기는 나중에 다른 곳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뛰는 미셸 위(Michelle Wie)가 한 말이다.
“내가 열여덟 살 때 개리 플레이어 할아버지를 만났다. 플레이어 할아버지가 자기 배를 쳐보라고 했다. 주먹으로 힘껏 배를 쳤다. 그런데 바위를 치는 느낌이었다. 주먹이 너무 아팠다.”
미셀 위는 1989년생이다. 그가 플레이어를 만났을 때가 18세였다면 2007년이다. 플레이어가 이미 칠순이 넘었을 때다. 키 182cm에 운동으로 다져진 장타자 미쉘 위가 주먹으로 내 배를 힘껏 친다면? 아! 상상만 해도….
이 정도면 플레이어의 몸은 ‘타고난 것 아닐까’ 하고 지레짐작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키가 168cm로 단신이다. 반면 니클라우스와 파머는 장대하다. 플레이어는 작고 약한 몸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10대 때부터 꾸준히 피트니스를 했다고 한다. 그가 평생 흘린 땀의 보상을 황혼기에 톡톡히 받고 있는 셈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84세의 나이로 여러 이벤트 대회에 참가했다. 얼굴만 비친 게 아니라 진짜 경기를 했다. 내가 PGA 시니어 투어 중계 해설을 맡으면서 그가 하루 경기를 다 소화하는 걸 봤다. ‘배스 프로샵 레전드 오브 골프대회’였다. 그는 등이 예전보다 살짝 굽기는 했다. 두어 해 전 아들이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속을 썩이더니…. 안타까웠다. 그래도 여전히 시원하게 아이언을 뿌렸다. 유머감각도 넘쳤다. 골프와 마찬가지로 인생 승부도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 개리 플레이어 선생이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올해도 그가 경기하는 모습을 해설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제법 큰 사업을 하다가 아예 골프의 길로 나섰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경기위원 교육과정 최고단계 타스(TARS, Tournament Administrators and Refree’s School)를 최우수 성적으로 수료했다. 그때 한 공부를 밑천으로 현재 KPGA 경기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평소 말이 앞선다고 욕을 먹는가 싶더니 그 재주를 살려 방송인으로도 변신했다. 골프채널코리아에서 골프 중계 해설을 맡고 있다. 골프쇼 ‘필드 위의 사냥꾼’에 출연해 예능 기질도 뽐내는 중이다.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나타나지 않고,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며, 22%는 사소한 일에 대한 고민이라는 말이 있다. 걱정의 단 4%만이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진짜 사건에 대한 고민이라는 것이다. 즉 90% 이상이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의미다. 골프선수가 마지막 18홀에서 퍼팅을 할 때 ‘꼭 1등을 해야 하는데 안 들어가면 어떡하지?’ 하며 불안해하면 실수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LPGA투어에서 25승을 달성하고 명예의 전당에 오른 박세리 선수는 우승 비결을 다음과 같은 한마디로 정리했다.
“나는 퍼팅할 때 ‘안 들어가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 대신 ‘반드시 들어간다’ 하고 자신 있게 퍼팅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온갖 걱정을 하며 산다. 건강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건강이라 하면 신체적 건강을 우선 생각하게 되지만 신체적 건강은 일부분일 뿐이다.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르는 정신건강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신체 일부가 장애라면 불편은 하겠지만 불행하다고는 할 수 없다.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마음의 병은 삶을 더 불행하게 만든다. 마음의 병은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의 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마음이 병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280가지 병의 원인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암, 고혈압, 위장장애, 발기부전 심지어 탈모까지도 스트레스에 의해 발병한다. 기분이 좋을 때 나오는 호르몬은 도파민인데 마음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해준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아 화가 나면 아드레날린이 나오는데 이 호르몬을 0.05mg만 어항에 넣어도 금붕어가 죽을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고 한다.
한 대학교 수의학과에서는 스트레스가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을 통해 연구했다. 우선 토끼를 A·B 두 집단으로 나누고 몸에 안 좋은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조합해 섭취하도록 했다. 그리고 A 집단 토끼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안아주며 친절을 베풀었다. B 집단 토끼는 목만 내놓도록 가두고 밥을 줄 때도 철창문을 덜거덕거리며 소음을 내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게 했다. 심지어 맹수 울음소리도 들려줬다. 4주 후 보니 친절을 베푼 토끼들은 전혀 이상이 없었는데 스트레스를 준 집단의 토끼 중 절반이 혈관이 막혀 각막이 하얗게 변질되는 질환에 걸렸다. 녹내장이 발생해 안구가 파괴될 상황에 이른 토끼도 있었다. 단순히 스트레스만 줬을 뿐인데 4주 만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정신건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신체적 상처나 건강은 약물이나 수술 등으로 치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신 건강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수술 등으로 해결하기도 힘들다. 그러므로 긍정의 마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첫 번째, 욕심을 버려야 한다. 재산이 많아도 가족 간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는 가정이 있다. 반면 가진 것 없어도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들이 있다.
두 번째,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 남들과 비교하는 순간 행복은 감소한다. 만족할 줄 아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다. 세 번째, 배려하고 이해해야 한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결국 자신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준다. 이 세 가지만 실천해도 스트레스 덜 받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긍정의 마음은 만병통치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