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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성모병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폐쇄
- 경기도 의정부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1일 오전 8시부터 전면 폐쇄한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역학 조사 중인 질병관리본부, 경기도 대응팀 등과 협의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입원 환자들은 기존대로 치료를 받지만, 외래 진료과목은 이용할 수 없다. 앞서 의정부성모병원은 지난달 29~30일 환자 2명에 이어 31일 간호사 1명, 환자 2명, 간병인 4명 등 7명이 추가로 확진돼 확산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추가 확진자들은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82세·여성) 씨와 같은 8층 병동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달 10일 고관절 골절로 동두천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폐결핵이 발견돼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지난달 15일부터 8층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며 고관절 수술을 하루 앞둔 29일 발열 증상이 나타났고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A 씨에 앞서 지난 29일 B(75세·남성) 씨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는 양주 베스트케어요양원 입원 중 지난달 16일 폐렴 증세로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과 요양원 등을 오갔다. 발열과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난 B 씨는 세 번째 검사에서 확진됐고 30일 숨을 거뒀다. 보건당국은 A 씨와 B 씨의 동선이 이 병원 8층 병동에서 하루가량 겹치고 감염력이 높은 폐 질환이어서 각각 1인실과 음압병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여러 병실을 다니는 간병인에 의해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병원 측은 이들 확진자가 거쳐 간 응급실과 8층 병동에 한해 즉각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를 했다. 또 응급실과 8층 병동의 의료진, 간병인, 보호자 등 512명에 대한 진단 검사를 진행했고 7명이 추가로 확진됐으며 나머지는 음성으로 나왔다. 또 이들과 밀접 접촉한 의료진 등 직원 49명과 일반 환자 13명은 자가격리 조처했으며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보건당국은 진단 검사를 의정부성모병원 의료진 등 직원 1800여 명 전체로 확대했다.
- 2020-04-0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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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스컴을 통해 본 슈퍼리치의 삶과 철학
- 하루가 멀다 하고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슈퍼리치들의 이야기. 재산이 ‘얼마’라는 이슈뿐만 아니라 현재의 그들을 있게 한 삶의 양식과 태도 등을 엿봄으로써 대중은 자극받고 때론 위로받는다. 그들이 끼치는 영향력은 비단 돈의 흐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우리가 마윈의 인터뷰, 빌 게이츠의 다큐멘터리, 스티브 잡스의 영화 등에 주목하는 이유다. 슈퍼리치, 최고에서 물러나 다시 출발점으로 “마윈, 왜 55세에 조기 은퇴를 결심했나요?” @2018 ‘다보스포럼’ 인터뷰 중국 최고 부자로 알려진 마윈은 작년 9월 55세 나이로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쌓을 수 있었던 그가 조기 은퇴를 결심한 까닭은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회사를 떠나지 못할 것 같아서요. 많은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회사에서 쉽게 나오지 못합니다. 은퇴 후 뭘 해야 할지 모르니까요. 이대로 55세를 넘기면 저 역시 익숙해진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겠죠. 미래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대개 정년에 가까운 분들이 ‘회사가 날 못 떠난다, 이 조직이 날 안 놔준다’ 하지만 그건 너무 자만한 생각이에요. 사실은 당신이 회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일 테니까요.” “억만장자 빌 게이츠의 제2인생 목표는?”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는 은퇴 후 아내 멜린다 게이츠와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방대한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문제들과 맞서며 또다시 자신의 한계를 시험 중인 그의 제2인생을 그린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넷플릭스)에는 미래를 향한 그의 고민과 삶의 방향이 담겨 있다. “살면서 이 세상에 중요한 게 뭔지 판단해야죠. 전 에너지 문제와 기후 변화를 해결하고 질병을 없애고 싶습니다. 효율적인 해결 방안을 찾고 신속하게 적용하는 게 중요해요.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어요. 결국 무엇을 얻는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는지가 관건입니다.” 슈퍼리치, 슈퍼 스케일 “죽기 전에 화성에 도시를 건설한다고?” ” @TED 일론 머스크 인터뷰 영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는 억만장자일 뿐만 아니라 천재적인 두뇌와 재능까지 겸비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구를 넘어 ‘우주’를 상대로 사업을 펼친다. 그런 그의 목표는 ‘죽기 전 화성에 100만 명을 보내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단순히 이슈메이커에 그칠지, 영화처럼 히어로가 될지는 그의 손에 달린 듯하다. “영감을 주고 끌리는 미래를 꿈꾸는 게 중요합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 사람을 살게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살려고 하나요? 목적은 뭐죠? 영감을 주는 건요? 어떤 미래를 꿈꾸나요? 저에겐 만약 이 우주가 지구밖에 없다면, 미래에 우리가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있는 종족이 아니라면, 산다는 게 꽤 실망스러울 거 같아요.” “순응하며 사는 삶은 너무 제한적이야!” @영화 ‘잡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잡스’. 청년 시절부터 엉뚱하면서도 대범했던 그는 주변으로부터 환영과 환멸을 받으며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산다. 영화 후반부에서 스티브 잡스는 ‘심플 디자인’, ‘심플 경영’ 등을 강조하며 세상을 변화시킨 자신의 심플한 아이디어를 들려준다. “어른이 되면 세상은 원래 그런 거니까, 그냥 순응하면서 맞춰 살라는 얘길 귀 따갑게 듣는데, 그건 너무 제한된 삶이죠. 굉장히 간단한 사실 하나가 삶의 시야를 넓혀줄 거예요. 그건 바로 당신보다 덜 똑똑한 사람들이 당신이 사용하는 삶의 모든 걸 만들어냈다는 거죠. 물론 당신도 바꿀 수 있어요. 당신이 직접 만든 걸 다른 사람이 사용하게 하는 겁니다. 삶이란 그저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며 당신의 자취를 남기는 거죠. 그 사실을 깨달으면 삶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 쓰지도 못하고 죽을 만큼의 재산 “내게 필요 없는 돈 99%는 기부하겠소” @2015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 워런 버핏은 매년 버크셔해서웨이 연차보고서에 싣는 주주서한과 주주총회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직접 공유한다. 2016년부터는 주주총회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돼 누구든 그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게 됐다. 다음은 2015년 주주총회 질의응답 내용이다. “자녀들이 결코 놀고먹지는 못할 만큼만 재산을 물려준다고요?” “맞습니다. 내 재산의 99%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상속 계획은 개인적인 일입니다만, 내가 소기업 하나만 소유하고 있다면 생각이 지금과 다를 것입니다. 재산을 어떻게 할지 궁리해보면 의외로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나는 더 필요한 것이 없으니, 금고에 넣어둔 주식증서 역시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에게는 이 증서가 아주 유용하겠지요? 나는 그저 아주 소박한 생활이 좋습니다.” “부자면 뭐해, 금빛 감옥에 갇힌 신세인걸” @에세이 ‘1%의 우정’,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 명망 있는 가문의 백만장자 필립 포조 디 보르고는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다. 돈이 많아도 마음껏 쓸 수 없었던 그는, 가진 거라곤 건강한 몸뿐인 무일푼 백수 ‘압델’을 간병인으로 들인다. 서로에 대한 편견을 뒤로하고 우정을 키워간 그들의 특별한 이야기는 필립의 저서 ‘1%의 우정’과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으로 그려졌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와 행복에 대한 메시지로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나로 말하자면 파리의 특급 호텔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벽들의 보호를 받는, 재산에 관한 한 적어도 궁핍함이라고는 모르는 특별한 종족에 속한다. 압델은 내 집을 ‘금빛 감옥’이라고 불렀다. 나를 둘러싼 높은 벽들로 인해 그 어떤 것도 내게 다가올 수 없으니(언터처블!) 감옥이 아니면 뭐냐는 것이었다.”
- 2020-02-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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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의 은퇴를 앞둔 50대 여성들의 고민
- 지난 7일 ‘은퇴를 앞둔 50대 남성들의 고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들과 함께 사는 50대 여성들의 심경은 어떨까 취재해봤다. 직장밖에 모르던 남편이 은퇴하면 둘이서 오붓하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부풀어 있을까? 현실은 거의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남편과 똑같이 자녀의 대학 등록금, 결혼자금 마련 등의 고민을 공유하는데 더해서 가사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부인으로서 또 다른 걱정이 있다. 은퇴자 10명 중 4명이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발행 “머니in라이프” 52호). 당연히 가장 큰 걱정거리가 부모의 인지 저하나 치매다. 돌보는 일 자체가 힘들 뿐만 아니라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특히 그런 부모를 돌보는 일의 대부분이 부인의 몫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노부모의 의료비 지출도 걱정거리다. 요즘엔 인지 저하나 치매를 앓으면 요양 시설로 모시는 풍속이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간병비 부담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노인 1인당 간병비는 월평균 180만 원(공동간병인 이용 75만 원)으로 나타났다. 수명 연장으로 시설 이용 기간도 늘고 있어 부담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더하여 자녀들의 늦어진 취업과 결혼으로 자녀부양까지 떠맡는 샌드위치 처지인 셈이다. 국민연금 수령액도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 된다. 통계청의 조사(2019년)에 따르면 55세에서 79세까지 사람들의 월평균 국민연금 수령액은 61만 원이다. 전업주부로 생활해온 여성은 국민연금에 대부분 가입하지 않아 남편의 연금에 의존함으로써 연금 수령액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자신들의 노후생활비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녀와 노부모 부양책임까지 떠맡으니 주부들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그렇다고 부모나 자녀들을 외면해버릴 수도 없고 은퇴한 남편을 창업이나 재취업 현장으로 내몰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자신들이 생업현장에 뛰어들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뒷짐만 지고 있을 순 없지 않은가. 부족한 노후준비 상황부터 다시 찬찬히 점검해보고 차선책을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자녀에게 ‘노후 무대책’의 유산을 물려줄 수야 없으니.
- 2020-02-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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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각질
-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이번 호에는 이강선 교수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써주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허리를 굽혀 요가 매트를 마는데 군데군데 흰점이 보였다. 낡았네. 하긴 오래됐지.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손톱만 한 혹은 그보다 더 큰 흰 조각들. 집에 돌아와 양말을 벗었다. 하얀 것이 떨어졌다. 실밥이 아닌데 집어 올렸다. 낮 열두 시의 햇살이 조각을 통과하지 못하고 비켜갔다. 비늘 같은데? 세로로 줄금이 간 불투명 비늘에 연한 노란색이 감돌았다. 시선이 발바닥으로 갔다. 노란 각질이 발바닥 전체를 덮고 있었고 군데군데 갈라져 있었다. 특히 뒤꿈치에는 하얗게 일어나 있었다. 기억이 났다. 그때, 엄마의 허리를 누르고 있을 때, 손이 아프도록 힘주어 누르고 있을 때가 용인 아파트였다. 엄마는 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그 바람에 평생 감추고 있던 발바닥이 무방비 상태로 드러났다. 발바닥은 살빛이 아니었다. 노랗고 거뭇거뭇했다. 발바닥은 2mm 됨직한 각질로 뒤덮여 가뭄에 말라붙은 저수지 바닥처럼 쩍쩍 갈라져 있었다. 발뒤꿈치는 마치 가시들이 톱니처럼 솟구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쓸어내리는 내 손을 찔렀다. 무좀, 몇 번 연고를 발라주면 될 것을… 1분도 걸리지 않는데…. 엄마는 마지막 시간을 침대에 누워 계시다가 가셨다. 손과 발이 묶인 2년 2개월간, 매주 엄마를 보러 갔다. 횟수는 점점 늘어 이틀에 한 번, 이윽고 매일이 되었다. 팔을 내두르고 침대 난간을 두드리던 엄마는 마사지하는 동안은 얌전했다. 머리를 톡톡 두드려주면 시원한지 눈을 감으셨고 귀를 문지르면 얼굴을 찡그렸다. 콧줄 빼는 걸 막느라 끼워둔 장갑을 풀어 손을 마사지하고 손가락을 구부리면 “아파” 하고 소리를 쳤다. 대화는 그게 전부였다. 언어중추 마비와 연하기능 마비로 엄마의 입은 말하고 먹는 두 가지 기능을 모두 잃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움직일 수 없고, 대소변 처리도 못하고, 의사소통도 안 되고, 때로 자식도 알아보지 못하는데 그게 인간답냐고. 자식이 문안에 소홀했던 건 바빠서이기도 하지만 표현할 수 없는 엄마가 낯설어서였을 것이다. 엄마는 엄마다워야 한다. 사랑을 줘야 하고 염려를 표현해야 한다. 엄마이니까, 엄마는 그저 줘야 하는 존재이니까.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면 인간다움을 잃는 것일까. 그러나 엄마는 인지능력이 분명히 있었다. 행복을 느끼는 전두엽도 활발히 작동했다. 아니라면 꽃을 보고 그리 기뻐하셨을까. 보여만 드리겠다고 허락을 받고 들여온 쑥부쟁이 꽃다발을 엄마는 빼앗듯 가져가셨다. 노란 감국과 흰 개망초, 오이꽃으로 만든 소박한 야생화 다발을 껴안고 도무지 내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제비꽃, 백일홍, 코스모스, 나팔꽃도 좋아하셨다. 그러나 엄마가 가장 좋아한 꽃은 닭의장풀이었다. 아버지를 기억나게 하는 풀꽃이었다. 당뇨를 앓았던 아버지가 달여 드시던 꽃이었으므로. 그날도 엄마와 소풍을 갔다. 의사 허락을 받아 침대째 모시고 나가곤 했는데, 그날은 3층 정원이 아닌, 직원들이 구름다리라 부르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잠깐 엄마를 맡긴 다음, 비탈을 내려가 달맞이꽃과 닭의장풀을 꺾어왔다. 엄마는 더 크고 환한 달맞이꽃은 버려두고 닭의장풀을 받아 소중하게 가슴에 안았다. 병실을 떠날 때 보니 조그맣게 오그라든 풀꽃이 손안에 들어 있었다. 마치 기도하듯 가슴에 모은 손안에. 누가 엄마에게 인지 능력이 사라졌다고, 기억이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돌봐주는 간호사에게, 간병인에게 “예뻐”라고 인사하는 이 노인이, 풀꽃을 보고 일곱 해 전 죽은 남편을 기억하며 딸이 준 꽃다발을 꼭 껴안고 있는 그 여인이, 인간답지 않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발바닥은 요양병원에 계시면서 매끈해졌다. 스타킹을 신으면 매번 올이 나갈 정도로 성이 나 있었는데 아기 발바닥처럼 말랑말랑해지고 부드러워졌다. 항생제와 영양제를 투여받으며 평생 함께했던 무좀에서 해방된 것이다. 발바닥의 흰 각질들은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었던 엄마의 고달픔이었을 것이다. 주어진 무게를 감당하느라 힘겨웠던, 자신의 이름도 쓰기 어려워했던 엄마의 아픔이 쌓인 더께였을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각질을 주워 모았다. 낮은 간편화밖에 신지 못했던 엄마는 자주색 실로 수놓은 노란 꽃신을 신고 가셨다. 이강선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 번역가로 활동하다가 마흔 중반에 모교로 돌아가 번역학 석사학위,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의미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하며 산다. 현재 글을 쓰며 문학 치유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 중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등에서 영문학과 번역을 가르쳤다.
- 2019-12-0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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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내년도 노인일자리 신청하세요"
-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2020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공익활동, 시장형사업단)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대상은 만 60 ~ 65세 이상으로 세부 사업유형에 따라 자격조건, 활동내용이 다르다. 공공형 공익활동은 기초연금수급자 대상 사업으로 노노(老老)케어, 공공의료 복지시설 봉사, 학교급식 도우미 등에 월평균 30시간(주 3회, 1일 3시간) 활동하면 약 27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재능나눔 사업은 만 60세 이상자를 대상으로 개인의 재능(자격, 경력)을 활용해 상담 안내, 학습지도 등을 월 10시간 활동하면 10만 원을 지급한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노인의 경력과 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적으로 필요한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로 만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지역아동센터, 보육시설 돌봄지원, 장기요양서비스 업무지원 등에 월 평균 60시간(주 5회, 1일 3시간) 활동하면 급여 65만 원을 준다. 민간형 일자리사업은 만 60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시장형사업단(공동작업장, 카페운영, 어르신 택배 등)사업은 월 평균 30시간 활동에 월 31만 원을 지급한다. 취업알선형 사업은 경비, 청소, 가사, 간병인 등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연계해 주는 사업으로 월 134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시니어인턴십은 기업의 계속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3개월간 인건비를 월 170만 원 지원한다. 고령자 친화 기업사업은 노인 다수 고용기업과 우수고용기업에게 인건비로 월 95만 원을 지원한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면 12월 2일부터 가까운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행정복지센터(읍면동 주민센터) 등에서 방문 신청하면 된다. 참여자 선정은 소득 수준 및 세대구성, 활동역량, 경력 등 사전에 공지된 선발기준에 따라 고득점자 순으로 이루어진다. 최종 선발 여부는 접수한 기관을 통해 12월 말부터 내년 1월 초 사이에 개별 통보한다.
- 2019-12-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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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로 보는 60대 부부의 ‘동상이몽’
- 60대 부부는 대체로 은퇴한 세대다. 60대 부부와 관련한 몇 가지 흥미로운 통계가 나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은퇴 후 보내야 할 여가시간을 엄청나게 늘려 ‘여가 혁명 시대’를 가져온다. 배우자와 함께 여가활동하기를 바랄까, 아니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남편은 배우자와 함께 하기를 바라는 비율이 59%, 여성은 46%다. 여가 학자들도 여가활동 중에서 한 가지 정도만 부부가 함께 하기를 권하는 이유가 이해된다. 누가 병 간호하기를 원하세요? 병들어 혼자 움직이기 어려울 때 누가 병 간호 하기를 바랄까? 남편과 아내의 선호도가 다르다. 남편은 1순위로 배우자(51%)를 꼽으나 여성은 배우자보다 일반 간병인(36%)을 선호하고 배우자는 뒤(33%)로 밀린다(자료/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어떻게든 마지막까지 함께 살 것인가요? 인생 후반에 접어든 부부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의지할 사람은 배우자다.” 그러나 관련 통계자료는 좀 다르다. 우리나라 전체 이혼 건수 중에서 황혼이혼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33.4%(통계청 2018년 혼인 이혼 통계)에 달했다. 또한 “부부는 어떻게든 함께 사는 것이 좋다.”에 대한 대답도 남녀가 현저하게 다르다. 남성은 46%지만 여성은 32%다. 졸혼(卒婚)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졸혼 찬성이 남성은 22%이지만 여성은 33%로 높다. 동상이몽이라고 하면 심한 얘기일까? 이러한 시기를 잘 이겨내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까? 남성들은 일본 은퇴자들의 모임인 ‘정주관백협회’라는 데서 제안한 생활방식을 참고해볼 만하다. 그 협회는 “아내를 집안의 천황으로 모시고 남편은 제2인자 위치에 자리잡아 아내를 사랑하자”고 제안한다.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최악의 경우로 빠지는 경우를 예방할 수만 있다면... . 남편은 아내에게 의존하기보다 은퇴 전에 혼자 놀 수 있는 취미를 만들고 친구, 자녀 등 새로운 인간관계를 더 공고히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2019-07-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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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와 중증환자 증가에 맞서는 미국
- 미국 역시 고령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미국 연방 센서스국은 2035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18세 미만 인구를 추월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고령화는 국가 예산의 집행이나 경제 성장 등 사회 곳곳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증환자의 효과적인 진단, 치료, 간병은 국가적인 숙제가 됐다. 최근 미국에선 이러한 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 눈 검사로 치매 진단 시대 열리나 캐나다의 옵티나 다이아그나스틱스(Optina Diagnostics) 사는 5월 8일 자사의 망각 촬영 장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 장비(Breakthrough Device)로 지정됐다고 발표했다. 눈 검사만으로 치매 발병 여부를 알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은 셈이다. 이 기술은 망막을 촬영한 영상을 초분광 영상(hyperspectral image)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분석해 환자의 뇌에서 치매를 일으키는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여 있는 정도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전까지는 베타아밀로이드와 반응하는 약물을 투여 후 컴퓨터 단층촬영(CT)을 거쳐야 베타아밀로이드의 분포를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비용 투자와 시간이 소요됐었다. 이 회사의 CEO 데이비드 라포인테 (David Lapointe)는 “망막진단 장비가 영상 분석기술과 거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저렴하고 간단하게 뇌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며, “이 기술은 알츠하이머 진단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 의료기관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DA의 혁신 장비 프로그램은 생명을 위협하거나 치료가 어려운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효과적으로 돕는 의료기기를 위해 제공되며 이러한 장비들의 개발이나 검토를 위해 고안됐다. 먹는 즐거움 느낄 수 있는 제품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과 같은 중증환자의 가족이나 간병인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음식이다. 음식을 씹고 삼키는 것이 어려운 연하장애가 동반하기 때문인데, 잘못하면 식사 중 사레가 들거나 음식을 흘리기도 한다. 심할 경우 기도로 음식이 넘어가 폐렴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다른 문제는 먹는 즐거움이 없어지는 것이다. 바로 삼킬 수 있도록 음식 재료를 곱게 갈아 유동식으로 만들다 보니 환자 입장에선 맛이 획일적이고 보거나 씹는 기쁨도 없는 것이 문제였다. 최근 미국에선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한 제품이 공개됐다. 바로 호멜 헬스 랩(Hormel Health Labs.) 사의 티크 앤 이지(Thick & Easy) 퓌레 식사 키트다. 이 제품은 유동식이지만 음식의 맛과 색상, 모양을 원재료를 요리한 모양과 비슷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소고기나 완두콩, 옥수수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도록 고안됐다. 현재 30가지 이상의 음식이 제공되고 있고, 전자레인지나 찜기로 간단히 요리할 수 있다. 간병에 지칠 때 형제 도움 못 받아 치매 등 중증환자 부모를 간병하는 미국인 중 대다수가 형제들에게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대형 금융서비스 회사인 노스웨스턴 뮤추얼은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18세 이상의 미국인 14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를 간병하는 미국인 중 10% 정도만 형제들이 동등한 책임을 다하고 있으며 40%는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41%는 형제들에게 일부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본인이 가장 중요한 간병인이라고 답했다. 응답한 간병인 5명 중 2명은 병수발을 맡게 되는 과정에서 형제들과 논의한 적도 없고, 본인이 간병을 하게 되리라고 예상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만큼 충분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얘기다. 간병 과정에서 필요한 실질적(간호), 재정적 지원 외에 정서적 지원에서조차 형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응답자 중 34%만이 형제가 힘이 된다고 답했다. 반면 친구가 더 의지가 된다고 밝힌 사람은 43%에 달했다.
- 2019-06-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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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로 골머리 썩는 미국 사회
- 치매로 인한 사회 문제는 고령화 현상이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 중 하나. 뚜렷한 치료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치매 예방이나 치매 환자 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 미국 사회 곳곳에선 치매로 인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 중이다. 그중 눈길을 끄는 몇몇 소식을 간추려봤다. 치매 환자 총기 제한 요구 총기의 나라 미국에선 지난해 적기법(Red Flag Law)이 화두가 됐다. 적기법은 총기 소유주 중 위험하다고 간주하는 인물에 대해 임시 총기 소지 금지령을 내릴 수 있다는 법안이다. ‘위험인물’로 규정되면 갖고 있는 총기도 일시적으로 몰수당할 뿐만 아니라 금지령 해제까지 새 총기를 구매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 법을 시행 중인 주는 2018년 이전까지는 5개 주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월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14개 주로 확대됐다. 최근 미국 의료계에서는 이 법안이 치매 환자에게도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걱정되는 고령 운전자에 대해선 의료기관이 지방정부에 경고할 수 있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고령자 총기 소유주에 대해서는 그런 절차가 없어 우려된다는 것. 실제로 미국노인병학회(AG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미국인 중 27%가 하나 이상의 총기를 갖고 있고, 37%는 총기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또한 치매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중 18%가 총기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망상이나 환각을 겪기 쉬워 우발적인 총격 사건이나 자살 위험이 높다고 연구결과는 경고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노인의학과 캐서린 갈루치 교수는 “노인에게서 차나 총기를 뺏는 것은 정신질환 악화를 막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하고, “환자의 인지기능 장애가 악화되기 전에 가족이 본인과 상의해 위임장 확보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치매 간병 인력 확보 위해 VR 도입 최근 미국에선 치매 환자의 증가로 인한 간호 인력 부족도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간병인을 효과적으로 교육하는 방법으로 VR(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어 관심을 모은다. 24시간 재택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캐어인디드(Care Indeed) 사는 지난달 우리나라의 경우로 보면 요양보호사인, 간병인을 위한 VR 교육 시스템을 도입 중이라고 밝혔다. VR 시스템은 단계별 교육을 진행한다. 가벼운 인지능력 장애를 겪는 초기 치매 환자에 대한 응대법에서부터 좌절감과 분노, 편집증, 우울증을 보이는 중증 치매 환자 대처법을 가르친다. 이 과정에서 간병인이 현실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가상현실을 통해 체험하도록 하는 교육법이다. 회사 측은 “VR 기술을 활용하면 물리적인 위험이 없는 상태에서 다양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어, 동영상이나 문서를 기반으로 한 기존 교육법에 비해 몰입도가 높다”고 설명하면서 “다양한 시각적 학습 정보 제공과 함께 원격 교육 등을 통해 더 많은 간병인 지원자를 교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땅콩과 땅콩버터가 치매 예방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땅콩연구소(The Peanut Institute)는 지난달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마인드 식이요법에 도전한다면 땅콩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마인드(Mind) 식이요법이란 고혈압 환자를 위해 개발된 대시(Dash) 식사법과 지중해식 다이어트를 결합해 만든 방법으로, 녹색채소와 견과류, 콩류, 장과(漿果, 열매)류, 곡물, 생선, 닭고기, 올리브오일, 약간의 포도주를 주로 섭취하는 식사법이다. 이 식이요법을 잘 따르기만 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고령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예방과 진행 지연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영양, 건강과 노화(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 Aging)’에 발표됐다. 땅콩연구소의 사마라 스털링 박사는 “마인드 식이요법에서 권하는 견과류 섭취량을 채우는 것이 쉽지 않은데, 통곡물 빵에 땅콩버터를 발라 먹거나 간식으로 땅콩을 조금 먹는 것만으로도 쉽게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2019-04-0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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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거노인은 아플 때가 제일 힘들다
-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온몸이 아팠다. 전날 낮술부터 시작해 하루 종일 술을 마셔서 숙취 때문인 줄 알았다. 종종 그런 적이 있었기 때문에 술 마신 다음 날의 당연한 후유증으로 알았다. 그런데 너무 힘들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더 아팠다. 알고 보니 근육통이었다. 일주일 전에 맞은 황열병 예방 주사가 원인이었다. 아프리카나 남미를 여행할 때는 이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사람에 따라 감기 몸살,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황열병 주사를 맞고 여행 떠나기 전에 너무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는 사람도 있다. 주사를 맞을 때 3일간 금주해야 한다는 주의를 들었다. 그래서 4일째부터는 음주를 해도 된다고 해석했다. 술 좋아하는 사람이 3일이나 금주를 했으니 4일째부터 평소보다 더 마셨다. 그래서 탈이 난 것이다. 예방 주사 약효가 나타나려면 10일이 지나야 하는데 약효가 나타나기도 전에 술을 마셔 몸에 무리가 된 것이다. 백신 주사를 맞을 때 3일간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한 이유는 간에 부담을 주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술을 마셔 간을 힘들게 한 것이다. 근육통은 그동안 무리하게 사용한 부위에 여지없이 나타났다. 히말라야 트레킹 때 고생한 다리와 엉덩이, 그리고 당구 칠 때 자주 쓰는 오른쪽 팔과 어깨 근육이 중점적으로 아팠다. 무릎 관절과 허리 통증도 심했다. 나는 아파서 병원에 가본 적이 없을 만큼 건강 체질이다. 이렇게 아파본 것은 처음이지만 이번에도 병원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집에 있던 파스를 닥치는 대로 붙였을 뿐이다. 황열병 백신 주사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타이레놀을 먹으라는 주의사항을 듣기는 했지만, 주사 맞고 3일이 지나면 부작용 없이 그냥 지나가는 것으로 잘못 알았다. 누워 있는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몸을 일으킬 수 없을 정도여서 밥해 먹을 엄두가 안 났다. 그래도 하루 만에 일어나 평소 어울리던 사람들을 만났다. 핼쑥해진 내 얼굴을 보고 다들 큰일날 뻔했다며 자녀들에게라도 연락하지 그랬느냐며 위로했다. 그러나 직장에 다니는 자녀들을 부른다는 게 내 상식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녀들이 온다고 해도 누워 있는 나를 위해 해줄 일이 없다. 그러면 우리라도 부르라며 아플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사람 손길이라고 했다. 아플 때 곁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서러운 일은 없다고도 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종종 생길 것이다. 그때는 정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간병인을 부를 수도 있다. 얼마 전 연락을 준 노인복지회 독거노인 담당자에게 전화를 할 수도 있다. 독거노인은 더 건강해야 한다는 교훈을 새삼 깨달았다. 내가 아프면 나도 힘들고 누굴 불러도 폐가 된다. 급한 상황을 대비해 타이레놀 정도는 상비약으로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누구 도움을 받지 않고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 수 있다. 몸을 추슬러 밖으로 나간 김에 당장 한 통을 사다놓았다.
- 2019-03-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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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걱정 없어지는 때가 올까
- 치매(癡呆). 한문사전을 찾아보면 ‘치’에는 ‘어리석을, 미련한, 미치광이’ 등의 뜻이 있다. ‘매’에도 ‘어리석다, 미련하다, 어리둥절하다’ 등의 뜻이 있다. 이렇게 사전에 나오는 여러가지 ‘치매’의 의미에서 보듯 좋은 말은 하나도 없다. 치매에 걸리면 뭔가를 잘 까먹다가 기억을 못하는 게 일반적인 증상이다. 그리고 원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성품보다 더 순해지는 치매도 있지만 무척 난폭해지는 치매도 있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하고는 말과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달라 어리둥절해 질 때가 많다. 어리석게 보이거나 미련하게 보이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미친 사람의 행동처럼 보일 때도 있다. 치매의 글자 뜻이 좋은 말은 아니지만 사전은 그런대로 적당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얼마 전 치매를 앓던 장인어른이 요양원에서 별세했다. 구십을 바라보는 나이였다. 그 요양원에 치매 어르신이 꽤 있었는데 장인의 경우 종전 보다 양순해졌지만 사위는 물론, 아들딸, 손주들을 알아보지 못할 때가 많았다. 어떤 어르신은 난폭한 행동과 말 때문에 요양보호사와 자식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2017년 중앙치매센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 7,066,201명 중 치매환자 수는 702,436명으로 유병률이 9.9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남자는 29.1%, 여자가 70.9%로 남자보다 월등하게 많은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85세 이상에서는 전체의 38.8%가 치매환자로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치매는 노년층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건강보험평가원의 발표에 의하면 2016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치매환자 수는 424,239명으로 이 중 초로기 환자는 19,665명이며 30대에서 50대까지의 환자 수도 8,521명이었다. 최근 국회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실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2017년 기준으로 65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치매환자 수가 18,622명이라고 나와 있다. 알츠하이머치매, 혈관성치매, 파킨슨치매 등 치매의 원인과 종류도 다양하다. 종전에 주로 노년층에서 발병하던 것이 근자에는 65세 미만 층의 치매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알콜성치매, 디지털치매 등의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2017년 우리나라의 전체가구 수가 2,175만 여 가구라고 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30가구 중 한명 꼴로 치매환자가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이 여러 자료에서 보듯이 누구도 치매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다행히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많은 나라에서 치매예방과 치료를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고 속도는 더디지만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니 기대해 볼 일이다. 최근에는 하버드의대 연구진이 운동효과가 있는 알약으로 알츠하이머치매의 치료 가능성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였다고 보도되어 조금이나마 희망을 갖게 한다. 많은 가정에서 치매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과 불신으로 불화를 일으키게 된다. 또한 자식이 치매를 앓는 부모를 내다버리는 패륜 사례는 물론, 간병을 하던 배우자가 살인을 한 경우까지도 종종 뉴스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치매환자 본인의 심리적 상실감과 고통은 말할 것도 없으며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으로 간병인을 힘들게 하는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고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어느 시인은 치매에 걸린 노모를 보고 영혼의 정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장인이 계시던 요양원에 드나들면서 치매어르신들을 보고 지은 시조 한 수를 올리며 모든 사람들이 치매걱정에서 벗어나는 때가 속히 오기를 바란다. 망각의 강 저 애가 누구더라 안개 낀 듯 자욱하다 행여나 실수할까 초점 없이 바라볼 뿐 딸인지 며느리인지 아들인지 사윈지 나가려 서있었나 들어오다 섰는 건가 도무지 모르겠네 누가 알까 민망하다 차라리 백지장처럼 하얘져 버렸으면
- 2018-12-24 0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