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평생교육 참여율이 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령층의 평생교육 참여 희망률도 15%로 매우 낮아 이들에게 교육의 필요성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의 2011년 노인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최근 발간한 '노년기 평생교육 현황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 평생교육 참여율은 남성 5.5%, 여성 7.6%였다. 70∼74세의 참여율이 8%로 가장 높았고 75∼79세와 65∼69세가 7%로 그 뒤를 이었다.
노년기 평생교육이란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비형식적 교육을 말하며 학원수강, 개인강습, 인터넷 강의, 스터디 클럽 등이 대표적이다.
평생교육을 받는 노년층은 주 2∼3회 참여한다(45%)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노인복지관(46%), 시·군·구민회관/동·읍·면 주민센터(18%), 종교기관(16%)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평생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노년층은 절반 이상이 평생교육을 원치 않아서(33.4%)와 필요성을 못 느낀다(20.3%)고 답해 노년층 대부분이 평생교육에 대한 욕구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를 포함하는 예비노년층(50∼64세)도 평생교육 참여율이 4%로 매우 낮았다.
그러나 예비노년층 49.5%가 노후에 사회참여활동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실제 참여활동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사회연구원은 노년층의 평생교육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월평균 용돈, 교육수준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평생교육 프로그램 참여비용이 소액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프로그램 이후 이뤄지는 소모임, 식사 등의 비용의 경제적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보건사회연구원의 황남희 부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노년층 평생교육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고 여전히 노년층은 필수 교육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며 "고령화 시대에 노년층은 중요한 인적자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황 위원은 "평생교육의 필요성을 심어주기 위한 캠페인과 홍보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건강상의 이유로 참여가 어려운 노년층을 위해 맞춤형 가정방문 건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간이 부족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TV매체 등을 통한 교육도 고려해야한다"고 제언했다.
1호선 지하철의 끝 인천역 근처의 차이나타운. 그 가파른 언덕에 있는 차이나타운을 지나 언덕의 정상까지 도달하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숨이 넘어갈 듯 말 듯 하던 찰나. 그 차이나타운의 최정상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공원 ‘자유공원’이 있다.
쓰레기 하나 떨어져있지 않은 깔끔한 공원. 주로 신중년과 노인이 많이 찾는 공원인 탓인지 조작이 어려운 공원 디지털 안내판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한 채 꺼져있다. 이것 빼곤 벤치와 기타 시설물들 중 고장이 난 것 하나 찾기 힘들 정도로 깨끗한 공원이다.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해 추위가 기승하던 3월 중순. 매일 콧바람을 쐬러 자유공원을 찾는다는 95세의 여성은 “오늘은 추워서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러나 노인의 말과는 달리 꽤나 많은 중년남녀가 자유공원을 찾았다. 그 여성이 매일 이곳을 찾는다고 했으니 아마 이곳을 찾는 평균 인파는 더 많은 것 같다.
챙이 긴 모자를 쓰고 팔을 위아래로 크게 흔들며 운동하는 여인. 굵은 컬의 파마머리를 한 중년여성과 빛바랜 헌팅캡 모자를 눌러쓴 중년남성은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잡고 데이트를 즐긴다. 장기판과 바둑판에 삼삼오오모여 훈수를 두는 남성과 이를 제지하는 바둑 플레이어들도 있다. 중년과 노인들이 많은 공원이었지만 깨끗하고 잘 정비된 공원이라 그런지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도 눈에 띄었다. 서울 종로의 탑골공원과는 달리 남녀노소가 뒤섞인 공원이었다.
반면 곳곳에 술에 취해 술기운을 폴폴 풍기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어는 고량주 나발을 불며 길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도 보였다.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신변의 위협을 느꼈는지 그 취객을 축으로 ‘비잉’ 둘러서 돌아간다. 이러한 광경을 본 29세 김 모씨는 “집에 계신는 것이 적적해 나온 것은 이해하지만 술 마시고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에는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손사래를 쳤다.
중년들도 할 말은 있다. 68세 정 모씨는 “솔직히 젊은이들이 보면 싫어 할 것 같다. 칙칙하다고. 젊은이 눈치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동네에는 갈 곳이 없다. 이곳에는 바둑을 두는 사람도 있고 말벗도 있어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꽃샘추위로 옷깃을 두껍게 여몄던 3월 중순 임에도 추위를 무릎 쓰고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였다.
7~8년전 까지 만해도 오히려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곳이 이곳 자유공원이었다. 그렇다면 신중년과 노인의 발걸음이 자유공원으로 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여성합창단에 내준 노인 쉼터
다소 쌀쌀하고 흐린 날씨에도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도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젊은이들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이곳은 젊은이들의 데이트 명소였다. 인천광역시 중구의 한 투어 코디네이터는 “7~8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 자유공원에서 중년이나 노인들은 현재만큼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중년과 노인들의 발길이 잦아진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쉼터 건물을 여성합창단이 사용하면서 자유 공원으로 나오는 중년과 노인이 많아졌다”고 대답했다. 현재 공원 한 쪽에서 하고 있는 장기와 바둑 같은 게임들은 과거 2층 건물인 쉼터에 모여서 이뤄졌다고 한다. 많은 노인들이 찾아와 여가 생활을 즐겼다는 것이다.
코디네이터의 말에 근거해 지역 주민에게도 물어본 결과 여성 합창단이 사용하기 이전 노인들의 쉼터로써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인천 중구에 문의했지만 여성합창단이 사용하기 이전 어떤 건물로 이용됐는지 파악한 중구의 부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노인 복지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현재 노인의 쉼터에서 여성합창단에게 자리를 내준 건물은 공원 관리 사무소로 구실을 하고 있다. 중구 여성합창단은 지난해 본거지를 인천 중구 신흥동 3가의 중구문화회관으로 옮겼다. 그곳이 더욱 크고 좋다는 이유에서다. 중년과 노인들의 쉼터는 그대로 사라진 채 말이다.
중구 노인복지관 관계자는 “현재 자유 공원 주위에 특별한 노인 쉼터는 없다”며 "노인들을 위한 쉼터의 설립 계획은 특별히 없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여성합창단과 같이 중구를 홍보할 수 있는 단체를 위한 투자는 커지고 있는 반면 노인들을 위한 안식처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년과 노인에 젊은이도 적절히 배합된 공간. 어떻게 보면 세대를 아우르는 특별한 공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세대 간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데이트를 즐기거나 운동을 즐기는 젊은이들 사이로 이곳저곳에 말을 건낼 공간을 찾아 눈치를 보는 노인들이 보인다. 자유공원에서 만난 중년과 노인이 이 시대의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KB금융그룹은 치매 예방 프로그램 개발, 연간 800여명의 치매 고위험군 노인 대상 교육, 치매예방 건강수첩 개발·보급 등 ‘KB금융과 함께하는 국민건강 총명학교’ 사업을 한다고 1일 밝혔다.
KB금융은 이날 전국 20여개 노인복지관이 치매예방 사업에 쓰도록 한국노인종합복지관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화창한 봄날, 노인들 위해서 잔치해주니까 기분 좋아! 치매예방은 덤이지!”27일 충북 청주시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에 모처럼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은 할아버지·할머니 2천여명이 모였다.
실버체조 강사의 율동에 따라 실룩샐룩 온 몸을 흔드는 어르신들의 얼굴에선 화사한 웃음꽃이 연일 떠나지 않았다.
충청북도노인종합복지관은 27일 치매와 중풍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도민걷기대회’를 열었다.
치매가족과 노인, 대학생후원자 등 참가자들은 이날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을 출발해 청주대교와 서문교, 남사교를 찍고 되돌아오는 2.5km코스를 걸었다.
‘걷기행사’뿐 아니라 치매검진과 예방프로그램 체험부스, 공예체험, 고등학생들이 해주는 페이스페인팅 코너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마련해 어르신들의 큰 호응을얻었다.
김홍자(64·여)씨는 “친구들하고 걷기운동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니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기분이 들뜨니 건강관리에 대한 홍보도 더 잘하게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내가 주인공이 되어 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봄햇살이 다소 강한 오후였지만 걷기행렬에서 이탈하는 어르신은 많지 않았다.
각자 손에 ‘열정’을 의미하는 주황색 풍선을 들고 담소를 나누며 서로 독려했다.
심의보 충북노인종합복지관 관장은 “치매와 중풍이 더이상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올해부터 치매극복을 위한 도민걷기대회를 열기로 했다”며 “ 앞으로 모든 실버세대가 건강해지는 날까지 이 같은 노인맞춤형 행사를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한범덕 청주시장, 이종윤 청원군수 등 각계인사도 참가했다.
전국 처음으로 마련된 독거노인들의 황혼 미팅 프로그램인 '두번째 프러포즈' 입교식이 24일 경기도 연천군노인복지회관에서 열렸다.
연천 노인복지관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3∼11월 9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한다.
오후 2시께 열린 입교식에는 황혼의 새로운 짝을 찾아 자리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자기 소개와 웃음 치료가 이뤄졌다.
이모(73ㆍ여)씨는 자기 소개에서 "제 취미는 이야기하고 노는 것"이라면서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지 말고 즐겁게 참여하고 싶어서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 별명은 까도 까도 속살이 하얀 '양파'"라고 소개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앞으로 성교육과 데이트를 비롯해 △대인관계 지지 △정서적 지원 △성인식 개선 △공동체 문화 △종합평가의 5단계로 진행된다.
세부 내용을 보면 '웰 다잉'을 고민하는 1박 2일 캠프, 웃음치료와 미술치료, 1:1 맞선과 성박물관 나들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전문가에게 성 상담을 받는 시간, 성 인식과 관련한 교육, 성병 예방을 위한 특강도 준비됐다.
연천지역은 201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 9천340명 중 독거노인이 2천608명(28%)에 이른다.
2007년 지역 자살자 22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17명(77%), 2012년 19명 가운데 10명(53%)으로 당시 경기지역 노인 자살률 1위를 차지했다.
김규선 연천군수는 입교식에서 "연천의 노인 자살률이 높아 여러 해결 방도를 시도했지만 잘 안됐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노인 분들의 외로움을 덜어내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경기도가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베이비시터’ 사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베이비시터 사업은 부모 대신 일정한 시간 동안 식사, 기저귀 갈기, 간식 챙겨주기, 학원 및 학교 등하교 지원 등 영유아 돌봄과 관련된 활동 전반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도는 오는 26일까지 베이비시터 사업추진을 위한 수행기관을 공개모집하고 있으며 대상기관은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관 등 노인 일자리 수행기관이다. 도는 총 2개소를 선정하며 1개소당 45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선정된 베이비시터 사업단은 노인들을 모집해 아이 돌봄 교육을 한 후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가정에 파견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도는 이 사업을 통해 노인에게는 일자리 제공과 취업부모의 양육부담 경감, 경력단절 여성에게 고용 촉진의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한경 도 보건복지국장은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베이비시터 사업이 어르신의 경제적 도움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올해 학교급식 도우미, 초등학교 스쿨존 교통지원사업, 노-노케어, 도서관지원사업, 거리환경지킴이 등에 642억원의 예산을 투입, 맞춤형 노인 일자리 3만4873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경기일보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경찰, 차량에 '실버마크' 부착 추진
서울 시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사망이 최근 빈발하면서 경찰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23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령운전자는 2011년 31명에서 2012년 43명, 2013년 51명으로 늘었다. 올들어 1∼2월에만 16명이 숨졌다.
이는 서울 시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가 2011년 430명, 2012년 419명, 2013년 371명 등으로 줄어드는 현상과는 대조된다.
경찰은 65세 이상 운전자가 2011년 32만2천여명에서 2012년 36만5천여명, 2013년 40만8천여명으로 증가한데 따라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사망도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고령운전자 사고가 대부분 평일 오전 6시~오후 6시 시간대 일어나고 있으며 비사업용 승용차 사고보다 택시나 화물차 같은 사업용 차량의 발생 비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 등을 찾아 교통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아울러 고령 운전자임을 나타내는 '실버마크'를 자체 제작해 차량에 붙이도록 하고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법규 위반에 대해 예외 없는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은 또 국토부, 서울시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거쳐 일정 연령이 되면 운전 자격 여부를 심사하고 버스·택시 운전 교육 때 고령 운전자에 대한 특별 교육을 마련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일본은 70세 이상의 운전자는 면허증 갱신 시 강의를 듣거나 인지 지능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고, 차량에 고령운전자임을 나타내는 표지를 붙여야 한다.
뉴질랜드는 80세가 되면 운전면허가 자동으로 말소되며 갱신하려면 2년마다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경찰은 "고령운전자 스스로 안전운전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고령운전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양보문화 조성에 시민들이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70대 할머니가 소설가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 전 10권을 불과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필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안정자(79·창원시 성산구) 씨는 2012년 4월 24일에 태백산맥 필사를 시작했다.
당시 안 씨가 참여한 경남 창원시 성산노인복지관 문예창작반의 교사가 ‘필사를 하면 글이 는다. 특히 태백산맥을 필사하면 좋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안 씨는 그 자리에서 손을 번쩍 들고서 “2년 안에 전 권 필사를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2000년대 초 금강경과 관세음보살보문품을 각각 108번씩 1년 반 만에 사경(寫經)한 적이 있어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안 씨의 필사 작업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됐다. 평일에는 길게는 3시간, 토·일요일에는 하루 6시간까지도 필사를 했다.
안 씨는 “필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태백산맥이라는 책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지만 일단 필사를 결심한 뒤에는 중요한 일이 됐다”며 “혼을 다 담아서 작업했다”고밝혔다.
안 씨는 결국 애초 계획보다 3개월여 앞당긴 지난 1월 24일 태백산맥 전 권 필사를 마무리했다.
태백산맥 1, 2권은 대학 노트 4권에 나눠 옮겼고 나머지는 모두 200자 원고지에필사했다. 원고지를 세로로 쌓으면 1m가 넘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현재 태백산맥 전 권 필사를 마친 사람은 안 씨를 포함해 전국에서 모두 6명.
이들의 필사 완성 기간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5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가 이들 가운데 최고령자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빨리 작업을 마친 셈이다.
안 씨는 “노인복지관 수업이 끝나고 사람들이 놀자고 해도 ‘태백산맥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고 집으로 올 정도로 필사가 정말 재미있었다”며 “필사를 끝내니 시원하기도, 서운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필사본은 현재 전남 보성군 벌교읍 태백산맥문학관으로 옮겨졌다. 곧 공개 전시될 예정이다.
교사의 꿈을 안고 서울대 사범대학에 진학했지만 1954년 결혼과 함께 대학을 중퇴한 안 씨는 “뭔가를 쓰는 데 관심이 많아서 필사를 하거나 시를 쓰는 등 손에서 펜을 뗄 수가 없다”며 “젊은 사람들에게도 태백산맥 필사를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안 씨는 오는 30일 태백산맥문학관에서 조정래 작가로부터 직접 감사패를 받는다.
송파구는 지난해 성과 관리 명예의 전당 헌액, 아시아 도시경관상 등 4개의 국제상을 수상했다. 이는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임기가 시작된 이후 받은 7개째의 국제상이었다. 그 외에도 박 구청장은 일자리 창출과 현장 문제 해결 성과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박 구청장은 문제에 대해 소통의 방법론으로 다가갔던 것이 해법이었다고 항상 말한다. 그 말처럼 서울의 구청장들 중 대표적인 소통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박 구청장에게 본인이 갖고 있는 소통 철학과 그 방법론을 물어봤다.
평소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시는 구청장님께서는 스스로 소통의 노하우를 터득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통 철학을 갖게 되신 동기나 배경은 무엇인가요?
-먼저 소통이 중요한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소통이 대두되는 이유는 사회 전반이 이제 창조성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창조성이 중요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카리스마 리더십이 대세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거든요.
행정도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와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려면, 개개인의 지혜와 능력을 소통을 통해서 집단지성으로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국 현 시대에는 소통이 없다면 성과도 기대하기 힘들고, 발전도 있을 수 없는 시대인거죠.
저 같은 경우는 평범한 늦깎이 변호사로 살다가 갑자기 구청장이 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또 소통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소통을 잘 했던 건 아니지만, 시행착오도 거치고 소통을 통해 문제해결도 하면서 스스로 소통의 힘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소통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공부했던 것들을 구청장의 직무에 적용도 해보고 그러면서 소통의 소중한 경험들을 스스로도 각인시키고, 또 남들과도 나눠야 되겠다는 생각에 책도 쓰게 됐습니다.
10여 회에 걸친 를 진행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시는 동안 느낀 점은 무엇인지요?
-사실 주민과의 대화는 임기 초부터 꾸준하게 해 오던 일입니다. 참석해 보셔서 아시겠지만, 각계각층의 주민들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분들도 많고요. 솔직히 듣기 좋은 소리만 나오는 자리는 아닙니다.
그래도 그 자리에 기꺼이 나가는 이유는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서입니다. 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고, 그중에 정말 구정에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이 있거든요. 그럼 가져다가 제도적으로 검토해서 구정에 접목시키고, 또 아이디어성 사업으로 재탄생시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그 자리에서 나오는 건의사항이나 민원, 이런 것들이 보면 대부분 행정적으로 당장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들이 많습니다. 그걸 가지고 무조건 언제까지 좀 해달라고 하면 설득하는 과정이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또 고질적인 악성 민원인들 같은 경우는 일부러 골탕 먹이려고 의도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사실 그런 민원들은 당장 해결하기 힘들다는 걸 민원인들 스스로가 더 잘 압니다. 그런데도 그 문제를 얘기하는 건 구청장이 좀 그 사안을 잘 들어주고, 관심을 표명해 달라, 이런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 주신 사례에서처럼 소통의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없을 리가 없습니다. 소통의 난관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소통 방법은 어떻게 세워두고 있으신지요?
- 주민들이나 직원들과 대화할 때, 그냥 얘기해보라고 하면 다들 얘기를 안 하거든요. 그러면 돌아가면서 다 얘기해보라고 하고 저는 잠자코 가만히 있습니다. 그렇게 한 두 명 순서가 돌면 그때부터는 다들 얘기가 술술 나오더라고요.
작년에 사회복지직 공무원들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됐잖아요. 그래서 그 문제가 터지자마자 우리 직원들을 모아서 간담회를 했습니다. 흔히 아는 그런 딱딱한 간담회는 아니었고요, 간부들은 모두 빠지고 허심탄회하게 할 이야기들을 할 수 있도록 해줬거든요. 그랬더니 평소 얌전히 근무 잘하던 직원들도 눈물 콧물 다 쏟으면서 어려웠던 얘기들을 하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를 마무리하기 힘들 정도로…. 이런 게 바로 소통을 휴머니즘이라고 할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일단 멈춰야 됩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멈추고, 하고 싶은 행동도 잠시 뒤로 밀어두고, 일단 멈춰서 상대방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거죠.
만약 ‘나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어디 한 번 말해봐라’라는 고압적인 자세로 소통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오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속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찾아가는 소통’으로 현장을 자주 살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어르신 주민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많은 사례들이 보이는데요, 어르신 주민들과의 소통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취임 이듬해, 그러니까 임기 첫 신년인사회 때는 원래는 지역 인사들이나 명망가들을 많이 모아놓고 인사를 하고, 구정을 소개하고, 지지를 부탁하고 그런 자리거든요. 그런데 제가 과감하게 방향을 바꿔서 평소에 돌보지 못했던 경로당이나 독거노인들을 많이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동 별로 행사를 그렇게 진행하니까, 그분들은 평소에 구청장과 마주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이 적은 편이지 않습니까. 많이들 좋아해 주십니다.
또 제가 부모님처럼 섬기겠다고 공언하고, 실제로도 수시로 노인요양원 같은 곳에 가서 봉사도 하고, 발도 닦아드리고, 독거노인 분들도 찾아가서 식사도 대접하고 그렇게 살뜰하게 챙겨드리니까 많이 반겨 주십니다.
또 임기 중에 어르신 전용 복합문화센터인 송파실벗뜨락을 개관했습니다. 여기서는 어르신 일자리, 취미생활, 여가생활, 건강 유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거든요. 특히 기존의 노인복지관과는 다르게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프로그램을 특화시켜서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소통을 잘하기 위한 덕목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통을 시도할 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되면, 이건 답을 알고 푸는 문제나 다름없거든요. 진정한 소통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타인입니다. 이렇게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또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그 소통은 결국 성공할 수밖에 없죠.
특히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정답이라고 우기게 되면 내 생각과 다른 모든 생각은 틀린 생각, 오답이 됩니다.
물론, 실생활에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를 싫어하잖아요. 하지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겁니다. 누구든 틀릴 수 있는 것이죠. 긍정적인 소통의 힘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걸 늘 명심해야 합니다.
소통의 방법을 필요로 하지만 그걸 잘 하지 못하시는 시니어분들께 드릴 수 있는 조언이나 팁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 많은 분들이 소통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있는데요. '내가 가진 지식이나 정보를 남에게 전달하는 것', 또는 '남을 설득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건 소통에 정말 반대되는 생각이거든요. 오히려 소통은 나의 특정한 부분을 오픈하고, 그것을 비워냄으로서 타인과 공유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스스로가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정직한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진정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죠.
제가 처음 구청장이 됐을 때, 몇몇 분들이 우려했던 것이 행정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건 공천과정에서도 제기됐던 문제였고요.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행정 경험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구청에는 수십 년 간 행정을 꾸려온 행정 베테랑들이 많이 있다. 소통을 통해서 이 분들의 지혜와 경험을 모으고,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잘 조율해서 구정을 이끈다면 경험이 부족한 부분은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도 항상 주민들의 목소리, 또 직원들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