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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과 건강] 당뇨병 환자, 이런 음식을 먹어라
-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성인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당뇨 식이요법에 대해 개괄적으로 소개하겠다. 그리고 다음 호에서는 각각의 약초가 당뇨에 왜 좋은지 그 이유를 밝혀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약초를 올바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 먼저 혈당지수(Glycemic index, GI)에 대한 개념을 알아보기로 하자. 혈당지수는 일정한 양의 시료식품 탄수화물을 섭취한 후의 혈당 상승 정도를, 같은 양의 표준 탄수화물 식품 섭취 후의 혈당 상승 정도와 비교한 값(포도당 수치를 100으로 잡음)을 말하며, 이 지수에 따라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과 낮은 식품이 분류된다. 55 이하면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 70 이상이면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이다. 당뇨에 좋다는 음식이나 약재를 알게 되면 그 음식들에 이 개념을 적용시킬 수 있다. 우선 현미를 살펴보자. 당뇨에 현미가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현미는 속껍질째 먹는 통곡(wholegrain)이기 때문에 당뇨에 좋은 식품이다. 여기서는 쌀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껍질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사과 껍질은 사과 속살의 영양분이 과잉으로 급속히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배 껍질도 마찬가지다. 현미의 속껍질 역시 쌀알의 영양분이 과잉으로 급속히 흡수되는 것을 막아준다. 그래서 현미가 백미보다 혈당지수가 낮고, 껍질이 들어 있는 호밀 빵이 밀가루로만 만든 흰 빵보다 혈당지수가 낮은 것이다. 따라서 현미는 당뇨 환자에게 좋다. 고구마는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이라 당뇨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당연히 고구마를 먹을 때도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먹는 것이 당뇨에 더 좋다. 장을 청소해주고 배변을 도와주는 얄라핀(jalapin)도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고구마에 상처가 생기면 상처를 보호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 카이아포(caiapo)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일본의 흰색 고구마 껍질은 2형 당뇨병 환자의 공복 혈당,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는 끼니를 때우는 것이 중요했지만, 영양 과잉의 현대인들에게는 청소, 정화, 배설이 더 중요해졌다. 에도 고량진미를 먹으면 당뇨가 온다고 기록되어 있다. 곡물의 껍질은 쓴맛이 나지만 청소, 정화, 배설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에게는 통곡이 중요한 식품이 됐다. 껍질이 있는 식품을 먹으려면 제대로 길러진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고구마는 혈당지수가 낮아 당뇨에 좋고, 감자는 혈당지수가 높아 당뇨에 나쁘다고 한다. 그러나 고구마를 먹는 방법에 따라 혈당지수가 달라진다. 2015년에 경희대에서 시행된 실험에서 군고구마의 혈당지수가 91, 찐고구마가 71로 나왔다. 2012년 미국에서 시행된 실험에서는 생고구마의 혈당지수가 32로 나왔다. 그리고 생고구마의 껍질은 19, 군고구마의 껍질은 34였다. 고구마를 찌거나 구우면 맥아당이 증가해서 맛이 달달해지고 더 찰지게 된다. 찐고구마나 군고구마를 뭉쳐 경단을 만들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찰진 음식은 몸을 보호한다. 그래서 찐고구마와 군고구마는 비위를 보하고, 기력을 더해주며, 추위를 이기게 하고, 얼굴색을 좋게 한다. 높은 고열에 구운 군고구마가 이런 특성이 더 강하다. 그래서 겨울철이 되면 군고구마를 즐겨 먹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보하는 특성 때문에 혈당이 높아져 당뇨병 환자의 간식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당뇨에 좋지 않다는 감자도 마찬가지다. 찐 감자가 생감자나 튀긴 감자보다 혈당지수가 높다. 그러므로 당뇨병 환자는 찰진 음식을 피하고 달지 않게 먹는 것이 좋다. 미국의 앤 위그모어 여사는 20세기 중반에 밀 새싹을 연구했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의 하기와라 요시히데 박사는 보리 새싹을 연구했다. 새싹류는 땅을 뚫고 나오는 힘으로 체하거나 막힌 것을 뚫어준다. 그래서 체기에 맥아를 쓰는 것이고 밀 새싹, 보리 새싹도 막힌 혈관과 탁한 혈관을 뚫어준다. 현미에 싹이 나면 비타민, 아미노산, 효소, SOD(superoxide dismutase) 등 몸에 유용한 성분들이 많아진다. 이런 영양소들은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이고 성인병을 예방하며 몸의 독소를 씻어내는 해독 작용을 한다. 컴퓨터를 처음 샀을 때는 속도가 빠르지만, 이것저것 다운받다 보면 느려진다. 우리 몸 역시 마찬가지다. 다 소화시키지 못한 음식이나 소화가 안 되는 강력한 이물질 등은 독으로 변해 질병을 일으킨다. 곡물의 싹은 막힌 것을 뚫고 독소를 씻어내 우리 몸을 초기화(reset)시켜준다. 열이 많고 너무 잘 먹어서 몸에 찌꺼기가 많은 사람들의 당뇨에는 새싹류가 좋다. 새싹나물을 늘 반찬으로 먹기를 권한다. 메밀도 당뇨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특히 루틴(rutin)이라는 성분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루틴은 모세혈관을 강화하고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해 동맥경화, 고혈압, 뇌출혈 등의 질환을 예방하고 당뇨병, 비만 등 생활습관형 만성질환 개선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면 혈액을 통해 수분과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므로 피부가 좋아지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그런데 메밀도 루틴 함량이 많지만, 메밀순은 루틴 함량이 27배나 많다. 즉 새싹은 막힌 것을 뚫는 힘으로 혈액을 정화하기 때문에 메밀순이 당뇨에 더 좋다. 한의학에서 당뇨를 소갈(消渴)이라고 부른다. 에서는 소갈을 ‘내부에 열이 뭉쳐 진액을 말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열로 인해 목이 마르고, 음식을 금방 소화시키며, 땀·소변·정액이 몰려나가 진액을 말리는 것이다. 고구마, 현미, 호밀 등의 껍질은 당뇨의 원인인 열을 없애주고, 진액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당뇨병에 매우 유익하다. 그러므로 당뇨 환자는 이런 식품들을 섭취할 때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혈관을 청소하고 소화를 돕는 새싹류도 마찬가지다. 한의학적으로 당뇨의 원인인 열을 식혀주는 작용도 하므로 당뇨 환자는 새싹류를 자주 먹어주는 것이 좋다. 찰지고 단 음식들은 내부의 열을 조장해 진액을 더 말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2017-02-0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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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과 건강] 불로장수의 약초 함초의 효능
- 여름, 가을에 인천 공항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붉은색 식물이 바다를 뒤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염생식물인데, 바닷가와 염수호, 암염지대 등 소금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퉁퉁마디, 칠면초, 나문재, 해홍나물, 해송나물 등이 있다. 이들이 붉은색을 띠는 것은 어째서일까? 염색식물 이외에도 붉은색 식물이 제법 있다. 가을에 붉게 물든다고 이름 붙인 붉나무는 잎이 새빨갛다. 그런데 그 열매의 한약재 이름이 염부자(鹽膚子)다. 열매 껍질에 소금이 있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내륙에서 소금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붉나무 열매 껍질에서 소금을 얻었고, 간수가 아닌 붉나무 열매를 이용해 두부를 만들었다. 고마리나 여뀌는 물이 아주 많은 환경에서 자란다. 그런데 물이 말라버리면 고마리나 여뀌는 붉게 물들어버린다.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고마리, 여뀌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물을 더 끌어당기려고 노력한다. 물을 끌어당기려면 자신의 염도가 높아야 한다. 사막에서 소금이 필요한 이유는 인체 내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서다. 단풍은 왜 붉게 물드는 걸까? 식물생태학에서는 단풍의 붉은색이 해로운 자외선을 막고, 나뭇잎 세포가 가을 추위에 쉽게 얼지 않도록 보호하는 부동제 역할을 하며, 곤충의 침입을 방지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약한 짠맛[微鹹]이 부동제 역할을 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고구마의 싹은 붉다. 담쟁이덩굴, 단풍의 싹도 붉고, 작약의 싹도 붉다. 이외에도 많은 식물의 싹이 붉다. 왜 붉을까? 죽염 창시자인 인산 김일훈 선생은 저서 에서 “만물은 염분의 힘으로 생겨난다. 특히 봄에 초목의 새싹이 돋고 잎이 피며 꽃이 만발할 때, 지구상의 염분은 대량으로 소모된다”라고 했다. 아이들도 자랄 때 미네랄이 많이 필요한데, 미네랄이 부족하면 성장통을 앓기도 한다. 식물의 싹도 급속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미네랄이 필요하다. 그런데 미네랄은 대부분 염분에서 공급된다. 염분이 많은 것은 붉어진다. 해조류는 모두 약한 짠맛을 지니고 있다. 녹조류, 갈조류, 홍조류 중에서 가장 깊은 곳에 사는 홍조류의 짠맛이 가장 강하다. 일반 식물을 바닷가에 심어놓으면 바닷물에 수분을 빼앗겨 말라죽어버린다. 염생식물은 스스로 약한 짠맛을 지니어 생존하도록 진화했다. 염생식물이 붉은 것은 약간 짜기 때문이다. 바닷가 선원들도 소금기 섞인 해풍을 자주 맞아 얼굴 붉다. 여름 휴가철에 바닷가에서 며칠만 있어도 피부가 붉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붉은색은 약간 짠맛이 함유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한의학에서 설명하는 두 가지 짠맛은 강한 짠맛과 약한 짠맛이다. 강한 짠맛은 혈압을 높이며 머리로 열을 솟구치게 한다. 천일염, 정제소금이 강한 짠맛이다. 많이 짜고 끝 맛은 쓰다. 바닷가에서 수영하다가 바닷물을 잘못 들이키면 목이 칼칼해지고 마르면서 물이 당긴다. 바로 강한 짠맛 때문이다. 약한 짠맛은 짭짜름하면서 끝 맛이 달고 입에 침이 고인다. 죽염, 퉁퉁마디 등의 해조류와 죽염의 맛이며, 조개탕과 사골국의 짠맛이 약한 짠맛이다. 강한 짠맛은 머리에 열이 치솟게 하고 혈압을 올리지만, 생명체 속 약한 짠맛은 피를 맑게 하고 열을 내려주고 대변을 잘 나가게 한다. 약한 짠맛은 가래를 삭게 하고 단단하게 뭉친 것을 눅여준다. 그래서 과음 후 목소리가 거칠어지면서 가래가 생길 때 조개탕을 끓여먹는 것이다. 조개껍질에서 우러난 약한 짠맛은 가래를 제거해준다. 또 목에 생긴 멍울을 포함한 전신의 종기, 종양을 눅여주는 효과도 있다. 약한 짠맛은 끝맛이 달달해서 입에 침이 고이게 하는데 이 침은 인체의 구성 물질인 정(精), 기(氣), 신(神), 혈(血)을 보하는 효과가 있다. 인공조미료는 달지만 끝 맛이 텁텁하거나 쓰며, 먹고 나면 물이 당긴다. 천연조미료나 잘 발효된 된장은 끝 맛이 달고 구수하다. 끝 맛이 달아야 몸을 근본적으로 보하면서 살찌지 않게 한다. 천일염의 끝 맛이 쓴 것은 간수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천일염을 몇 년 묵혀 간수를 빼내면 쓴맛이 덜해지는 것이다. 아홉 번을 구워 만들어내는 죽염은 고온에서 구울수록 짠맛이 덜해지고 끝 맛이 달달해진다. 약한 짠맛은 피를 맑게 하고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 성인병(고혈압, 당뇨, 통풍, 콜레스테롤 혈증 등) 환자, 육류를 많이 먹어서 피가 탁한 사람, 자꾸 머리로 열이 치솟는 사람, 편도선·임파선·갑상선 등 목이 잘 붓는 사람에게 좋다. 특히 현대인들은 음식 과다 섭취로 성인병이 많기 때문에 염생식물, 홍조류가 더더욱 필요하다. 만성피로도 피가 맑지 못해 발생하므로 염생식물, 홍조류로 다스리면 좋다. 변비를 치료해줘 얼굴과 피부가 고와지고, 염증도 빨리 가라앉혀 관절염, 기관지염, 위염, 피부 질환 등에 좋다. 새살도 빨리 돋아나오게 해준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좋아도 적당히 먹어야 하며, 콩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염생식물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함초(鹹草)라고 불리는 ‘퉁퉁마디’다. 일본의 본초 집대성자인 패원익헌(貝原益軒) 선생은 저서에서 “함초는 불로장수의 축복받은 약초”라고 했다. 함초는 염생식물 중에서도 염분에 대한 내성이 가장 강한데, 담수에 담그면 살지 못한다. 함초는 바닷가 염전 주위에 살면서 소금기 많은 토양과의 수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스스로 염분을 많이 빨아들인다. 염분과 함께 들어온 물 때문에 마디는 퉁퉁하다. 바닷물을 빨아들인 후에는 광합성 작용으로 물기는 증발시키고 각종 미네랄 성분은 축적해서 삼투압을 유지한다. 즉 함초는 미네랄과 수분을 머금으려는 본능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약효로 나타난다. 물로 몸을 치료하는 물 요법에서는 물에 약간의 소금(토판염이나 죽염)을 타서 먹으라고 한다. 이렇게 먹으면 인체의 말초에 있는 세포까지 물 공급이 원활해지는데, 물 공급이 원활해지면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져 덜 피로해진다. 함초는 말초 세포에 미네랄과 수분이 흡수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식물이다. 따라서 피부가 촉촉해지고, 대장도 촉촉해져 변비가 치료되며, 눈과 손발에도 피가 잘 돌게 된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2017-01-0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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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맛] 겨울철 건강 챙기는 따끈한 산약초 샤브샤브
- 찬바람 부는 겨울이면 뜨끈뜨끈한 국물이 떠오른다. 특히 모임이 잦은 연말에는 함께 즐기기 좋은 샤브샤브가 제격이다. 고기와 함께 채소와 버섯 등을 풍부하게 먹을 수 있어 부담 없이 즐긴다는 것도 매력. 여기에 우리 몸에 좋은 산약초까지 곁들인다면 어떨까? 산약초 샤브샤브 맛집 ‘솔내음’을 소개한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서대산 기운을 가득 담은 자연 한 상 충청남도 최고봉인 서대산(西臺山) 아래 자리 잡은 ‘솔내음’ 입구에는 그 이름처럼 커다란 소나무가 우거져 솔향기가 솔솔 번지는 듯하다. 도심과 떨어져 있어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금산군에서 지정한 제1호 금산약초명품전문음식점으로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산약초 요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멀리서 찾아오는 단골도 많다. 매일 사용하는 식재료는 그 전날 서대산 고산지대(700m)에서 직접 재배한 친환경 약초들을 주인장이 직접 채집해 마련한다. 산마늘, 부지깽이, 두메부추, 오가피 순, 당귀, 곰취, 삼채 등 다양한 산약초가 계절마다 조금씩 다르게 올라온다. 싱싱한 재료와 함께 직접 담근 매실 효소와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은 요리의 맛을 더해준다. 산약초샤브샤브(1인분 2만원)는 8가지 내외의 산약초와 질 좋은 한우, 백만송이·황금송이 등 다양한 버섯을 즐길 수 있다. 약초로 맛을 낸 육수에 갖가지 재료를 취향에 맞게 넣어가며 천천히 음미한다. 날것으로 먹으면 쌉쌀한 약초들이 육수에 살짝 데워지면 한결 부드럽고 달큰한 맛을 낸다. 육수 또한 각각의 재료가 내뿜는 맛을 고루 품어 시간이 지날수록 뒷맛이 깊고 진해진다. 데친 산약초와 버섯, 고기 등은 특제 소스에 찍어 먹거나 산약초 장아찌와 곁들여 맛볼 것을 추천한다. 두메부추·명이·오가피 장아찌와 제철 약초와 나물로 만든 기본 반찬이 입맛을 돋운다. 샤브샤브 재료를 다 먹고 나면 산부추칼국수 사리를 넣어 끓인다. 일반 면과 다르게 산부추즙을 넣어 반죽해 진한 녹색을 띤다. 샤브샤브만으로 부족하다면 가죽전(1만원)이나 가죽비빔밥(1만원)을 곁들여보자. ‘웬 가죽인가?’라는 생각에 의아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사용하는 가죽은 우리가 떠올리는 동물의 껍질인 아닌, 참죽나무의 잎이다. 솔내음이 있는 금산군의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간다는 가죽은 독을 제거하고 염증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가죽을 우린 물로 밥을 짓고, 가죽 튀김과 가죽 가루를 넣어 만든 고추장이 올라간 가죽비빔밥은 금산약초 명품음식 중 하나다. 가죽과 더불어 이곳의 주요 산약초로 꼽히는 두메부추는 일반 부추보다 잎이 두껍고 끝이 둥그스름한 것이 특징이다. 날것 그대로의 맛은 알싸하고 달달한데, 두툼한 부분을 잘라 잡아당기면 미끌미끌한 진액이 늘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뮤신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인데, 이외에도 사포닌과 비타민 등이 풍부해 위와 신장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울러 어혈을 없애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겨울철에 즐겨 먹으면 좋은 산약초다. 솔내음에 가면 꼭 찾아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서대산 일부를 돌아볼 수 있는 ‘모노레일’이다. 가게에서 5분 남짓 거리에 있는 모노레일은 주인장이 전문가와 함께 직접 고안한 것으로 약초를 채집하러 갈 때 이용한다. 손님에게도 개방한다고 하니 원한다면 모노레일을 타고 산약초를 구경할 수 있다(1인 1만원). 안전하면서도 볼거리가 있는 코스로 짜여 있어 식사 후 재미 삼아 휴식 삼아 즐기기 좋다. 주인장은 “직접 모노레일을 타고 돌아본 자연산 약초를 식탁 위에서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나면 인근 서대산 약용자연휴양림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가는 길 충청남도 금산군 추부면 홍골1길 142
- 2016-12-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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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과 건강] 겨울철 음식으로 챙기는 건강관리
- 어릴 때부터 늘 궁금했다. 정월 대보름에는 왜 단단한 부럼을 먹는 것일까? 동지에는 왜 팥죽을 먹을까? “메밀묵 사려~ 찹쌀떡!”은 왜 겨울에만 들리고 여름에는 안 들리는 걸까? 겨울은 만물이 얼어붙는 시기다. 식물의 지상부는 시들고, 곰은 동면에 들어간다. 한의학에서는 겨울 3개월을 폐장(閉藏)이라고 한다. 겉으로는 피부를 닫고[閉], 속으로는 열과 에너지를 저장[藏]하는 시기라는 의미다. 사람 역시 웅크리고, 살찌며, 피부는 두터워지고, 따뜻한 집 안으로 숨는다. 겉으로는 찬 공기와 많이 접하기 때문에 수족 냉증이 잘 생기고, 찬 바람에 감기, 폐렴, 중이염, 비염이 많이 생기며 피부가 많이 건조해진다. 속으로는 열이 몰리면서 중풍, 심장마비,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계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겨울철에 적합한 음식은 찰진 음식, 따뜻한 음식, 견과류 첫째로 추운 북쪽에서 자라는 곡식(찹쌀, 찰기장, 밀, 메밀 등)은 찰기가 있다. 이런 찰기를 이용해서 면, 빵, 묵, 떡을 만들어 먹는다. 이러한 찰기는 뭉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면, 빵, 묵, 떡을 먹고 속이 뭉쳐 체하는 부작용도 있지만, 피부를 뭉치고 두텁게 해서 추위에 대비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메밀묵 사려~ 찹쌀떡!”이라는 외침은 겨울철에만 들리는 것이다. 동지 팥죽에 새알이 들어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메밀의 원산지는 바이칼 호, 히말라야, 동북아 등 아주 추운 지역이다. 메밀을 원료로 해서 만드는 메밀국수(소바), 냉면, 막국수는 원래 추운 지역의 겨울 음식이다. 이 음식들이 피부를 틀어막아 추위를 견디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냉면도 함흥냉면, 평양냉면 등 북쪽 겨울 음식이 유명하다. 일본의 소바도 북알프스, 중앙알프스, 동계올림픽으로 유명한 나가노 현의 추운 고산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겨울철에 피부가 두꺼워진 상태에서 옷을 두껍게 입고 뜨거운 음식만 계속 먹다 보면, 내부에 열이 몰려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겨울철에 중풍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이유다. 메밀은 성질이 차가워서 겨울철에 뜨거워진 속의 열을 식혀준다. 겨울철에 가끔 메밀국수와 냉면, 막국수를 먹어주면, 밖으로는 피부를 틀어막아 추위를 이기게 해주면서, 속으로는 열을 식혀주고 기름진 음식으로 탁해진 피를 맑게 해준다. 메밀이야말로 겨울철에 꼭 필요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설날에 떡국을 먹듯 일본에서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그믐에 소바를 먹는 풍습이 있는데, 떡국처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계절과 관련된 식문화가 비슷한 데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뭉친 음식을 먹으면 잘 체한다. 체할 때는 떡 한 조각, 빵 한 조각에도 체한다. 이런 음식을 먹을 때 체하는 것을 막으려면 팥이나 매운 식재료(생마늘, 생파, 생무, 고추, 차조기 등)를 같이 먹는 것이 좋다. 붕어빵, 동지팥죽, 찐빵, 타이야끼에 모두 팥이 들어가는 것도 밀가루의 독이 뭉쳐 체하게 하는 것을 풀기 위해서다. 팥은 강한 신맛이 있어 뭉친 것을 잘 풀어주고 녹인다. 팥의 붉은 색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전염병을 예방해준다는 속설이 있어 동짓날 팥죽을 먹기도 한다. 둘째로 체온 보존을 위해 염소고기, 양고기, 보신탕 등 따뜻한 음식들을 많이 먹는다. 중국 북부와 몽골 사람들은 추위에 버티기 위해 양고기를 많이 먹는다. 부추도 속을 따뜻하게 해서 추위를 이기게 해주므로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그래서 겨울에 많이 먹는 만두에는 항상 부추가 들어간다. 부추만두는 콘셉트가 참 좋다. 만두피로 피부를 두텁게 해서 추위를 막아주고, 부추로 속을 데워 추위를 이기게 하는 음식이다. 으슬으슬 추울 때는 생강차나 고추, 마늘 등 매운 음식이 도움이 되지만, 장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 에는 겨울에 생강, 마늘, 파를 많이 먹으면 봄에 간과 눈이 나빠지고 흰머리가 나며 수명이 짧아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면해야 할 겨울에 매운 음식을 많이 먹어서 땀구멍을 열게 하고 정액, 피를 땀으로 내보내면 봄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다. 보약 먹을 때 파, 마늘, 무를 먹지 말라는 말은 같은 의미다. 셋째로 견과류의 딱딱한 껍질은 내부의 엑기스는 꽁꽁 응집시켜놓고 외부의 세균, 바이러스 등 이물질은 완전히 몰아내는 역할을 한다. 정월 대보름에 견과류를 먹는 것은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다. ① 딱딱한 견과류는 정액, 진액을 갈무리하고 기침을 멎게 한다. ② 피를 맑게 해 겨울철에 자주 발병하는 중풍, 심장마비,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 피가 맑아지면 부스럼 등 피부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③ 이빨은 뼈의 일종인데, 뼈 중에서 유일하게 밖으로 드러난 부분이다. 뼈에 자극을 주면 뼈가 더 단단해지고, 뼈가 단단해지면 기력과 면역력이 높아지고 장수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기공법에서는 이빨을 서로 부딪치게 하는 고치법(叩齒法)을 자주 실천한다. 딱딱한 부럼을 직접 이빨로 깨서 먹는 것은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따라서 겨울에는 연자육, 밤, 호두, 은행, 잣, 아몬드, 피스타치오를 먹어주면 좋다. 그런데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내열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적당히 먹어야 한다. 하루에 한 주먹 정도의 분량이면 적당하다. 겨울철은 꽁꽁 얼어붙는 계절이므로, 갈무리를 잘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좋지 않으며, 멀리 나다니는 것도 좋지 않다. 태양의 운행에 맞춰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 새벽에 찬 공기를 맞으며 운동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외면하고 늦게 자고 무리하게 일하곤 한다. 이렇게 겨울을 보내면 봄에 춘곤증이 심해진다. 겨울에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봄에 ‘spring’처럼 튀어 오르지 못한다. 겨울에 너무 따뜻하게만 지내는 것도 여름철 냉방병만큼 좋지 않다. 몸이 추웠다 더웠다 하면서 면역력, 적응력이 높아지는 것인데, 겨울에 춥다고 더운 방에서만 생활하면 면역력, 적응력이 떨어진다. 이런 상태에서 밖에 나가 찬 바람을 맞으면 금방 감기에 걸린다. >>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2016-11-2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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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과 건강] 눈에 좋은 음식과 운동
- 현대사회는 눈으로 살아가는 사회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네온사인 광고 등 자연광이 아닌 빛으로 인해 우리의 눈은 매일매일 혹사당한다. 그래서 눈 질환은 현대인들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질병이 되었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이 불안한지, 슬픈지, 화가 났는지, 건강한지, 병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형상의학에서는 눈을 정기(精氣)의 메모리(memory)라고 말한다. 오장육부, 척추, 뇌의 상태가 유일하게 밖으로 드러난 곳이 바로 눈이다. 머리가 좋은 것을 총명(聰明)하다고 표현한다. 뇌의 상태가 좋으면 눈과 귀가 밝다는 의미다. 조개를 보면 껍데기는 뼈처럼 단단하고, 속살은 부드럽고 미끌미끌하다. 인간의 몸속에도 단단한 껍데기 속에 미끌미끌한 속살로 이루어진 부위가 있다. 바로 뇌와 눈이다. 뇌는 두개골이라는 단단한 껍데기 속에 부드럽고 미끌미끌한 뇌수를 숨겨두고 있다. 눈은 단단한 뼈 속에 미끌미끌한 안구를 보호하고 있다. 비슷한 구조는 비슷한 구조에 작용하는데, 이를 한의학에서는 물류(物類) 개념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면 조개류는 눈과 뇌에 좋은 음식이다. 에도 조개류가 시력 보호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해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손가락이 아프고 열이 날 것이다. 이번에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보라. 어지럽기는 해도 열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인간의 안구는 어느 방향으로든 입체 회전을 해도 마찰열이 크게 생기지 않는데 그 이유는 미끄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과 뇌에 문제가 생기면 뻑뻑해지면서 붓는다. 눈이 안 좋을 때는 눈동자를 조금만 움직여도 눈알이 빠질 듯 아프다. 건강한 눈과 뇌는 마치 기름칠을 한 듯 부드럽고 미끌미끌해야 한다. 눈과 뇌에 문제가 생겼을 때 타우린(taurine)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어주면 도움이 된다. 조개의 속살은 정말 미끌미끌하다. 이는 타우린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 성분이 눈의 망막을 발달시키고 시력을 회복시킨다. 또 뇌세포를 보호하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타우린 성분은 조개류는 물론 새우, 게, 문어, 낙지, 오징어, 지렁이, 미꾸라지, 뱀장어, 달팽이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또 열에 강하므로 조개탕, 연포탕처럼 끓여서 먹어도 된다. 조개 중에서는 전복이 특히 눈에 좋은데 껍데기와 속살 모두 좋다. 눈에 좋은 전복 껍데기는 한약명조차 석결명(石決明)이다. 눈을 밝게 해주는 딱딱한 조개껍데기라는 의미다. 천리광(千里光)이라는 이름도 있는데, 눈을 좋게 해서 멀리까지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또 껍데기에 구멍이 7~9개 난 것이 좋다는 의미로 구공라(九孔螺)라는 이름도 있다. 구멍이 10개 이상인 전복은 효능이 떨어진다. 우리 몸의 정혈(精血)이 농축된 곳은 뇌와 안구다. 심해어류인 등푸른 생선은 우리 몸을 농축시켜주는 벡터(vector)를 갖고 있다. 안구 특히 망막세포는 DHA를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고, 뇌세포도 일반 세포보다 5배나 많은 DHA를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DHA를 복용하면 시력이 좋아지고 뇌세포가 활성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 꽁치, 참치는 DHA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눈은 오장육부 중에서 간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눈이 안 좋을 때 돼지 간, 소 간, 산양 간, 토끼 간을 먹는다. 그렇다면 토끼의 간을 원했던 용왕님은 혹시 눈병이 있었던 것일까? 길짐승은 네 발로 달리기 때문에 근육과 간이 발달해 있고 눈이 밝다. 의 외형편 눈[目]에는 눈이 안 좋을 때 길짐승의 간을 먹고 길짐승의 담즙을 눈에 점안하라는 기록이 있다. 또 “화가 없으면 눈은 병들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는 눈으로 열이 올라와 눈 질환이 생긴다는 말이다. 따라서 눈병이 나면 눈 주위를 차갑게 해줘야 한다. 인체의 가장 윗부분에 위치해 있는 눈은 가벼운 꽃이나 가벼운 씨앗을 약재로 많이 이용한다. 무처럼 무거운 뿌리는 음식을 아래로 내려 보내 소화시키고, 가벼운 꽃이나 씨앗은 눈으로 올라와 약효를 보인다. 가벼운 꽃 약재로는 감국화나 금은화, 꿀풀이 있는데, 눈에 몰린 열을 꽃향기로 흩어준다. 가벼운 씨앗 약재로는 결명자, 복분자, 냉이씨, 블루베리, 빌베리가 있는데, 역시 눈에 몰린 열을 아래로 내려준다. 9회 구운 죽염을 물과 1 대 10 비율로 섞어 거름종이로 거른 후 외용제로 사용해도 좋다. 황련(黃連) 우린 물도 좋다. 건조한 눈, 충혈된 눈, 침침한 눈 등에 좋다. 은 생활습관도 시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책을 덜 보고, 생각을 줄이고, 명상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바깥 풍경을 덜 보고, 늦게 일어나고, 일찍 자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눈은 자주 감고 있는 것이 좋다. 눈을 감은 후 눈동자를 시계 방향으로 81번, 반시계 방향으로 81번 돌려주거나, 손바닥을 비벼 뜨거워지면 눈 위에 올려놓고 문지르는 것도 눈 운동에 좋다. 안구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눈을 감싸고 있는 근육을 최대한 풀어주는 것이다. 위쪽을 쳐다보며 5초간, 아래쪽을 쳐다보며 5초간, 왼쪽을 쳐다보며 5초간, 오른쪽을 쳐다보며 5초간 유지하면서 근육을 풀어주고 안구를 시계 방향,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시켜준다. 주색과 스트레스는 눈에 가장 안 좋다. 닭고기, 술, 밀가루 음식, 찹쌀, 짠 음식, 신 음식, 뜨거운 음식,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도 주의해야 한다. 이런 음식들은 눈에 열을 올려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2016-11-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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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과 건강] 눈에 좋은 음식과 운동
- 현대사회는 눈으로 살아가는 사회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네온사인 광고 등 자연광이 아닌 빛으로 인해 우리의 눈은 매일매일 혹사당한다. 그래서 눈 질환은 현대인들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질병이 되었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이 불안한지, 슬픈지, 화가 났는지, 건강한지, 병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형상의학에서는 눈을 정기(精氣)의 메모리(memory)라고 말한다. 오장육부, 척추, 뇌의 상태가 유일하게 밖으로 드러난 곳이 바로 눈이다. 머리가 좋은 것을 총명(聰明)하다고 표현한다. 뇌의 상태가 좋으면 눈과 귀가 밝다는 의미다. 조개를 보면 껍데기는 뼈처럼 단단하고, 속살은 부드럽고 미끌미끌하다. 인간의 몸속에도 단단한 껍데기 속에 미끌미끌한 속살로 이루어진 부위가 있다. 바로 뇌와 눈이다. 뇌는 두개골이라는 단단한 껍데기 속에 부드럽고 미끌미끌한 뇌수를 숨겨두고 있다. 눈은 단단한 뼈 속에 미끌미끌한 안구를 보호하고 있다. 비슷한 구조는 비슷한 구조에 작용하는데, 이를 한의학에서는 물류(物類) 개념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면 조개류는 눈과 뇌에 좋은 음식이다. 에도 조개류가 시력 보호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해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손가락이 아프고 열이 날 것이다. 이번에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보라. 어지럽기는 해도 열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인간의 안구는 어느 방향으로든 입체 회전을 해도 마찰열이 크게 생기지 않는데 그 이유는 미끄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과 뇌에 문제가 생기면 뻑뻑해지면서 붓는다. 눈이 안 좋을 때는 눈동자를 조금만 움직여도 눈알이 빠질 듯 아프다. 건강한 눈과 뇌는 마치 기름칠을 한 듯 부드럽고 미끌미끌해야 한다. 눈과 뇌에 문제가 생겼을 때 타우린(taurine)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어주면 도움이 된다. 조개의 속살은 정말 미끌미끌하다. 이는 타우린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 성분이 눈의 망막을 발달시키고 시력을 회복시킨다. 또 뇌세포를 보호하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타우린 성분은 조개류는 물론 새우, 게, 문어, 낙지, 오징어, 지렁이, 미꾸라지, 뱀장어, 달팽이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또 열에 강하므로 조개탕, 연포탕처럼 끓여서 먹어도 된다. 조개 중에서는 전복이 특히 눈에 좋은데 껍데기와 속살 모두 좋다. 눈에 좋은 전복 껍데기는 한약명조차 석결명(石決明)이다. 눈을 밝게 해주는 딱딱한 조개껍데기라는 의미다. 천리광(千里光)이라는 이름도 있는데, 눈을 좋게 해서 멀리까지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또 껍데기에 구멍이 7~9개 난 것이 좋다는 의미로 구공라(九孔螺)라는 이름도 있다. 구멍이 10개 이상인 전복은 효능이 떨어진다. 우리 몸의 정혈(精血)이 농축된 곳은 뇌와 안구다. 심해어류인 등푸른 생선은 우리 몸을 농축시켜주는 벡터(vector)를 갖고 있다. 안구 특히 망막세포는 DHA를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고, 뇌세포도 일반 세포보다 5배나 많은 DHA를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DHA를 복용하면 시력이 좋아지고 뇌세포가 활성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 꽁치, 참치는 DHA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눈은 오장육부 중에서 간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눈이 안 좋을 때 돼지 간, 소 간, 산양 간, 토끼 간을 먹는다. 그렇다면 토끼의 간을 원했던 용왕님은 혹시 눈병이 있었던 것일까? 길짐승은 네 발로 달리기 때문에 근육과 간이 발달해 있고 눈이 밝다. 의 외형편 눈[目]에는 눈이 안 좋을 때 길짐승의 간을 먹고 길짐승의 담즙을 눈에 점안하라는 기록이 있다. 또 “화가 없으면 눈은 병들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는 눈으로 열이 올라와 눈 질환이 생긴다는 말이다. 따라서 눈병이 나면 눈 주위를 차갑게 해줘야 한다. 인체의 가장 윗부분에 위치해 있는 눈은 가벼운 꽃이나 가벼운 씨앗을 약재로 많이 이용한다. 무처럼 무거운 뿌리는 음식을 아래로 내려 보내 소화시키고, 가벼운 꽃이나 씨앗은 눈으로 올라와 약효를 보인다. 가벼운 꽃 약재로는 감국화나 금은화, 꿀풀이 있는데, 눈에 몰린 열을 꽃향기로 흩어준다. 가벼운 씨앗 약재로는 결명자, 복분자, 냉이씨, 블루베리, 빌베리가 있는데, 역시 눈에 몰린 열을 아래로 내려준다. 9회 구운 죽염을 물과 1 대 10 비율로 섞어 거름종이로 거른 후 외용제로 사용해도 좋다. 황련 우린 물도 좋다. 건조한 눈, 충혈된 눈, 침침한 눈 등에 좋다. 은 생활습관도 시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책을 덜 보고, 생각을 줄이고, 명상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바깥 풍경을 덜 보고, 늦게 일어나고, 일찍 자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눈은 자주 감고 있는 것이 좋다. 눈을 감은 후 눈동자를 시계 방향으로 81번, 반시계 방향으로 81번 돌려주거나, 손바닥을 비벼 뜨거워지면 눈 위에 올려놓고 문지르는 것도 눈 운동에 좋다. 안구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눈을 감싸고 있는 근육을 최대한 풀어주는 것이다. 위쪽을 쳐다보며 5초간, 아래쪽을 쳐다보며 5초간, 왼쪽을 쳐다보며 5초간, 오른쪽을 쳐다보며 5초간 유지하면서 근육을 풀어주고 안구를 시계 방향,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시켜준다. 주색과 스트레스는 눈에 가장 안 좋다. 닭고기, 술, 밀가루 음식, 찹쌀, 짠 음식, 신 음식, 뜨거운 음식,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도 주의해야 한다. 이런 음식들은 눈에 열을 올려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2016-10-1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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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과 음식] 가을 낙지와 대하, 양기 보충에 최고
- 가을의 유명한 먹거리를 찾아 보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이름 자체에 가을이 들어가 있는 추어탕(鰍魚湯), 서해안의 대하(大蝦), 낙지… 그런데 왜 모두 물에서 자라는 것일까? 가을은 땅에서도 열매가 많이 맺히는 결실, 수확의 계절인데.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하늘이 높아진다는 것은 대기가 건조해진다[燥]는 말이고, 말이 살찐다는 것은 겨울을 대비해서 몸이 불어난다[濕]는 말이다. 식물은 가을이 되면 잎과 줄기가 마르면서 형형색색의 단풍을 만들어 내고[燥], 모든 진액은 열매와 뿌리 속으로 갈무리되어서 열매와 뿌리가 부푼다[濕]. 다람쥐는 도토리를 모으고, 곰은 많이 먹어서 체중을 20~30% 늘려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사람도 피부는 건조해지고[燥], 속은 살이 쪄서 겨울을 대비한다[濕]. 그러므로 한의학에서는 가을을 마를 조(燥)와 거둘 수(收, 濕)로 대표한다. 그래서 가을에는 겉으로는 건조해서 생기는 피부병은 악화되고, 습기가 많아서 생긴 피부병은 호전된다. 건성 아토피나 건선, 안구건조증 등은 악화되고, 습성 아토피, 어루러기 등은 호전된다. 속에서는 살이 찌면서 습기가 더 강해진다. 그러므로 우울증이 심해지고, 디스크, 관절염도 심해진다. 에서도 가을 습기에 상하면 겨울에 기침을 많이 한다고 했다. 가을은 폐가 주관하는 계절이기 때문에, 폐와 관련된 코, 호흡기, 피부 질환이 많이 나타난다. 감기, 비염, 천식, 피부병, 상기증, 어깨와 등이 뭉치고 아픈 증상 등을 주의해야 한다. 폐가 원래 안 좋은 사람은 가을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을에 적합한 음식으로는 갯벌, 진흙에 사는 수생 생물과 가을 과일, 견과류를 들 수 있다. 물고기, 낙지, 대하 등 물에 사는 생물은 자신의 몸에 들어온 물을 순환시켜서 몸 밖으로 내보내는 힘이 강하다. 따라서 물고기를 먹으면 예외 없이 부종을 소변으로 빼내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산후에 붓기를 빼려고 잉어, 붕어, 가물치 등 물고기를 먹는 것이다. 그중에서 진흙, 갯벌에 사는 물고기, 낙지, 대하는 습을 소변으로 잘 내보낸다. 물이 정체된 것과 습이 정체된 것은 좀 다른데, 물이 정체되면 위장이 출렁거리고, 습이 정체되면 소화가 안 되고 붇고 머리가 무겁다. 물이 정체되면 안개, 습이 생기기 쉽다. 물이 정체된 진흙, 갯벌에서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습을 제거하는 능력이 발달했다. 그래서 진흙, 갯벌의 생물을 먹으면 습을 순환시켜 건조해진 피부를 촉촉하게 해 주고, 몸속의 습은 소변으로 빼내 준다. 그러므로 피부가 건조해지고 몸속이 습해지는 가을에는 갯벌, 진흙에 사는 수생 생물이 좋다. 이들은 가을철 음식으로만 좋은 것이 아니라, 산후 유즙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으로도 우수하다. 산후 유즙 분비는 위장 기능이 좋아야 하고 피가 충분해야 하며 붇기가 없어야 하는데, 갯벌, 진흙의 수생 생물들은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추어탕은 미꾸라지(鰍魚)와 초피(제피)를 이용한다. 미꾸라지는 몸속 습기를 소변으로 빼 주면서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초피는 기침을 멎게 한다. 이 둘은 속도 덥혀 준다. 그러므로 추어탕은 가을이라는 조건에도 맞고 감기 예방과 치료도 해 주는 좋은 음식이다. 가을 전어가 유명한 것도 가을철 건강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가을 전어는 물고기라서 습기를 소변으로 잘 빼내 주고, 통통해서 살이 찐 상태이기 때문에 내 몸이 겨울을 대비하도록 하며, 피부를 윤기 있게 한다. 가을철에 낙지가 유명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낙지는 갯벌에 살면서 소화를 돕고 습기를 소변으로 잘 빼내 주며, 기혈을 보충하고 피부를 좋게 한다. 낙지는 또한 근육의 힘이 좋기 때문에, 뱀장어, 가물치처럼 남자의 힘을 돋우어 준다. 연안 진흙바닥에 사는 대하나 수입 민물 대하는 모두 아랫배의 양기를 돋우어서 겨울을 대비하게 한다. 도토리가 다람쥐의 겨울나기를 돕듯이, 가을 과일은 사람, 동물들의 겨울나기를 돕는다. 단맛은 에너지를 만들고, 떫고 시큼한 맛은 진액, 정액을 수렴해서 겨울을 버틸 준비를 하게 한다. 여름 과일인 수박, 참외 등은 단맛이지만, 가을 과일인 감, 사과, 배, 귤, 오미자는 모두 시큼하다. 이 시큼한 맛은 땀구멍을 닫아 피부가 찬바람에 쉽게 상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피부의 땀구멍이 닫히면 인체 내부는 부풀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부풀면 겨울철 추위를 이기기 쉽게 된다. 하지만 약간 서늘한 성질이 있는 편이므로 많이 먹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단단한 과일인 견과류는 피부에서 속까지 진액, 정액을 단단하게 응축해 주기 때문에 겨울 대비용으로 좋다. 연자육, 밤, 도토리, 땅콩, 호두, 좁쌀 등을 하루 한 줌 정도 먹는 것이 좋다. 견과류는 단단하고 둥글게 응집되어 있다. 사람이 견과류를 먹으면 마찬가지로 뼈와 피부가 단단해져서 찬 기운을 이길 수 있게 도와주며, 기침에도 좋다. 기운이 약한 것, 뼈가 약한 것, 설사가 잦은 것에도 좋으며, 눈과 뇌, 척추에도 좋다. 환절기라는 것은 계절의 변화가 급격하다는 것이다. 특히 가을에 따뜻하다가 추워지면 몸의 저항력이 약한 사람은 폐가 쉽게 약해져 기침, 콧물을 흘리게 된다. 변화의 급격함에는 모두가 약하다. 열대에 사는 사람이 한대에 가거나, 시차가 많이 나는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온도차가 급격하거나, 감정의 급격한 변화를 겪거나 하는 것은 모두 감기에 걸리기 쉬운 상황이다. 따라서 환절기 감기를 예방한다는 것은 급격한 변화를 완만하게 하거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는 외부 환경을 조정하거나 내 몸의 내부 환경을 조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외부 환경은 잠을 잘 때 긴 팔을 입고, 창문을 꼭 닫고, 방의 온도를 약간 높이거나, 따뜻하게 먹는 것이다. 내부 환경을 조정하는 것은 생강차, 계피차 등으로 몸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가을, 겨울에 쉽게 땀이 나고 배 아픈 사람에게는 계피차가 특히 좋다. 저녁을 일찍 먹고, 일찍 자고, 약간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 심호흡을 자주 해 주는 것 역시 적응력을 높여 준다. 갑자기 추운 곳에 나갈 때는 조금씩 흡입량을 늘려 찬 공기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좋다. 얼굴이 흰 사람은 황기, 인삼 등이 좋고, 얼굴이 검은 사람은 산수유 차가 좋다. 가을철에는 태양의 운행에 맞춰 겨울보다는 일찍 일어나고 여름보다는 일찍 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름처럼 마음을 들뜨게 하지 말고, 가을 성격에 맞게 마음을 안정하고 정신을 수렴해야 한다. 또한 성생활도 지나치게 하면 수렴을 방해하므로 당연히 주의해야 한다. 건조한 날씨로 인해 호흡기질환이나 피부질환이 쉽게 생길 수 있으므로 체액을 증강해 건조함에 대비하고, 옷을 껴입고 기운을 보충해 서늘한 바람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약하자면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2016-09-3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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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아풀, 불로초다
- 먹으면 덜 늙게 하는 풀을 불로초라 이른다. 불로초를 생각하면 진시황을 떠올리게 된다. 오래 살기 위하여 몸에 좋다는 약초를 얻으려고 나라 안팎으로 신하를 보내기도 하였다. 제주에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오매불망 불로초를 찾았지만, 당신은 49세에 떠났다. 당시 백성들의 평균수명에 견주어 보면 장수한 것이 아닐까 싶다. 비슷한 시대의 조선 왕 평균 수명이 43세였으니 6년을 더 산 셈이다. 오래 살려고 노력한 결과인지 모른다. 조선 왕 평균수명과 비교하면 대략 14% 포인터를 더 살았으니 수리적으로 장수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사람이 먹어서 늙지 않는 풀이 있을까? 나이가 들면 늙어가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그 속도를 조금 더디게 할 수 있지 싶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건강 유지다. 수명은 놀라울 정도로 늘어 100세 장수시대에서 100세 건강시대로 바뀌고 있다. 특별한 질병이나 사고가 아니면 대체로 100세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장례식장에서 만나는 고인들의 나이가 그렇다. 근래에 다녀온 장례식장의 고인의 수명이 대부분 90세 중반이었다.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현실이다. 엊그제 조문한 상가도 백수를 석 달 남겨둔 99세로 세상을 떠난 분이었다. 그것도 건강한 상태에서 돌아가셨기에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 3일 앓다 저세상으로 간다)”였다고 상주가 전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의술이나 의학의 발달로 머지않아 세계인의 평균수명이 120세에 다다른다고 예측하고 있음이다. 식물인간 상태의 수명 연장은 큰 의미가 없다. 다른 사람의 큰 도움이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상태, 즉 건강 나이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타고난 체질과 사주팔자가 한몫을 하겠지만, 자기의 건강관리가 중요하지 싶다. 먹고 마시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영양과 사는 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 공기 좋은 곳에서의 자연 친화적 환경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근심 걱정거리를 내려놓고 사는 분들이 의사들도 포기하였던 질병을 이겨낸 사례를 듣곤 한다. 필자도 그런 환경을 찾아 도심에서 가깝지만, 주변이 논밭이고 동산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이사하여 살고 있다. 만 2년이 됐다. 마당에 텃밭을 만들어 그곳에서 채소를 가꾸어 먹는다. 물론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에 방아풀이라고 부르는 식물을 빈터에 심어 가꾸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고향 마을에서 먹고 자란 식물이어서 다소 강한 향이 나기는 하여도 좋아한다. 남쪽 지방에서 많이 먹는다. 생선 매운탕 등 비린내가 나는 음식을 조리할 때에 넣으면 비린내를 잡아주기도 하여 자주 활용한다. 특히 부침개를 할 땐 필수 보조 재료다. 상추쌈을 싸 먹을 때 한 잎 곁들이면 향이 입안에 은은하게 베인다. 이 녀석은 다른 보조재료와 달리 음식에 넣어도 주재료의 맛을 죽이지 않고 오히려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점을 이용하여 지난 여름에 들깻잎 장아찌를 담을 때에 방아풀을 곁들여 그 맛을 관찰해 보았다. 상상 이상으로 깻잎 장아찌의 맛이 방아잎을 넣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 여러 자료를 조사해 본 결과 이 방아풀의 성분에 노화방지제가 들어 있음을 발견했다. 세포노화방지제는 세포의 노화를 막는 기능이어서 필자는 이 방아풀을 불로초라 부른다. 번식력도 강하고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자랄 수 있다. 손가락 길이 정도의 여러 꽃송이가 달린 꽃대에서 눈에 보일 듯 말듯한 많은 씨가 달리고 땅에 떨어져 다음 해 봄에 많은 싹이 튼다.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 한 포기만 심어도 한 해가 지나면 텃밭을 이룬다. 다년생이어서 늦가을이면 줄기가 마르고 다음해에 새 싹이 돋아난다. 화분에 심어 키워도 잘 자란다.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서 키워서 요리할 때 잎을 뜯어 사용할 수 있다. 방아풀 활용으로 젊음을 유지해보자.
- 2016-09-1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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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변화가 된 이 한권의 책] 퇴계에게서 배우는 인생과 지혜
-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자주 들은 말이 있다. 바로 ‘저놈 인간 안 될 놈’이라는 말이었다. 이 말을 들으면서 항상 어떻게 사람 노릇하는 인간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닮고 싶은 롤 모델을 찾는 것이었다. 꿀맛을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한 숟가락 입에 넣어주면 끝나는 것 아닌가. 필자가 그렇게 지나한 노력으로 찾아낸 것이 바로 퇴계 이황이었다. 1. 사람의 근본인 효의 실천 이황은 어린 시절 날이 밝기 전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머리 빗고 옷과 관을 바르게 하고는 어머니를 문안했는데 한 번도 어긋남이 없이 명랑하고 공손하며 삼갈 것은 삼갔다고 한다. 여럿이 생활할 때도 종일 단정히 앉아 옷과 띠를 반듯이 하고 말과 행동은 삼갔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늘 실천한 효심이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다. 2, 나라를 걱정하되 벼슬에 연연하지 않는다 벼슬에 올라도 받지 않아야 마땅한 것이 있다면 힘써 사양하고 나아가지 않는 것을 도리라고 여겼다. 자기의 분수를 헤아리지 않고 마땅한지 여부도 묻지 않고 그저 받음은 있되 사양함은 없으며 나아감은 있고 물러남이 없다면 임금을 섬기는 공손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기의 능력은 고려치 않고 연줄을 이용하여 승진 운동만 하는 현대의 공직자에게는 큰 귀감이 될 몸가짐이다. 3.건강해야 지혜로운 삶을 산다 술이 사람을 망친다고 탄식하며 술이 한사람에게 들어가서는 그 몸을 망치고 한 나라에 들어가서는 나라를 엎어버리는 독이라고 생각했다. 최고의 한약인 중화탕(中和蕩)은 의사가 못 고치는 병을 고친다고 하는데 중화탕은 약초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중화란 우리 양심의 본래 모습과 함께 세상 살이하면서 흔들리는 양심이 본래의 지극히 선한 상태로 돌아가면 만 가지 병이 생기지 않고 헛된 기운이 침범하지 않고 오래도록 편안히 살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4, 배움이 큰 즐거움이다 높이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낮은 곳에서 시작하고 멀리 가기위해서는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 한발도 들어 올리지 못하는데 갑자기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고 꾸짖거나 아직 수레바퀴가 구르기도 전에 멀리 나기기만을 바란다면 성공할 수 없다. 배우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여기고 밑바탕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 빨리가기보다 가는 방향이 옳아야 한다. 5, 자연은 큰 스승이다 선생의 자연사랑은 유별났다. 고향에서 지낼 때나 벼슬살이할 때 임지에서도 맑고 아름다운 자연을 벗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풍류를 즐기는 선비다운 삶을 영위 할 수가 있었고 많은 풍류시를 남기고 있다. 각박해 지려는 현대의 삶에도 틈틈이 자연을 노래하면 마음 부자로 삶을 살 것 같다. 선생은 실천을 강조했다. 입으로만 나불되고 실제 행동은 딴판인 엉터리 지식 꾼을 배격했다. 지식과 실천은 수레의 두 바퀴나 새의 두 날개와 같다. 선생의 삶을 년도 별로 잘 정리된 '퇴계 선생에게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 라는 책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 2016-09-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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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식이 만난 귀촌(귀티나는 촌사람)] 충북 보은군 산골짝에 사는 이종원씨
- 테레사 수녀의 통신에 따르면 ‘인생이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이다. 덧없고 허무한 게 삶이라는 얘기다. 과연 그렇지 않던가? 부평초처럼 떠돌다 허둥지둥 저승에 입문하기 십상인 게 삶이다. 그저 따개비처럼 견고하게 들러붙은 타성의 노예로 간신히 살다가 파장을 보기 쉽다. 어이하나? 저마다 나름의 대책과 궁리가 있을 터인데, 백발의 사진가 이종원씨(72)는 산골로 들어가는 일을 방책으로 삼았다. 내내 도시에서 살았던 그는, 인생의 다양한 골목골목을 편력했다. 공무원으로, 사진가로, 교수로, 언론인으로 뛰며 존재를 돋우길 거듭했다. 때로는 돌부리에 걸려 엎어지거나 뒤집어졌으나, 특유의 깡과 오기를 발동한 나머지 얻은 것도, 이룬 것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이, 마음은 늘 산골의 자연으로 향했다. 나 마침내 산중에 살리라! 그런 작심을 무시로 다지며 근 20년쯤을 고민하고, 모색하고, 탐색했다. 내가 발붙일 곳이 어디냐, 하며 여기저기 국토의 많은 곳을 훑었다는 게 아닌가. 그러다가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에, 마침내 귀촌을 결행했다. 더 미룰 수 없는 결정적인 상황 때문에. 그가 애지중지하는 아내 이현숙씨(70)가 중병에 걸렸던 것. 두 종류의 암에다가 당뇨병까지 겹쳤으니 위중한 형편이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산골에서 요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딱히 모아 둔 자금이라는 것도 없었지만 일을 서둘렀다. 그렇게 해서 옴팡지고 외지고 수려한, 충북 보은 땅 팔메실의 산골짝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 “제가 말이죠, 사진 장르 중에서도 생태사진, 특히 곤충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라는 1시간짜리 영화를 만들어 각광을 받기도 했지요. 그러면서, 생태사진을 실컷 찍으며 살아갈 수 있을 만한 산골을 갈망하고 찾았어요. 그러던 차에 아내가 중한 병에 걸린 겁니다. 뜸 들일 수가 없었어요. 용케 제가 원하던 산골을 찾아냈고, 곧바로 귀촌을 감행했어요. 모든 것을 다 내려놔야겠다는 생각으로, 갖고 있던 방대한 서적과 자료들까지 다 불 질러버리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겠다는 심정으로 산골에 들어왔어요. 아내에게 참회하기 위해서였죠.” “그토록 참회할 게 많았어요?(웃음)” “많았죠. 제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무모하게 확 저지른 일들도 많았고, 사기를 당해 곤경에 빠진 일도 있었고, 우쭐대기도 했고, 마누라로서는 참 힘들었을 겁니다. 이제부턴 아내의 병 치료를 위해 순수한 남편 노릇을 해야겠다, 올인해야겠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산골살이를 시작했어요.” “맘먹은 대로 됐나요?” “노력한 만큼의 좋은 결과가 왔어요. 귀촌 이후 제가 살림살이를 도맡다시피 했어요. 가령 밥 짓고 국 끓이는 일을 전담했죠. 세상의 거의 모든 아내들은 남편을 위해 사오십 년을 뒷바라지하는데, 그 노고에 보답해야 하지 않겠어요? 적어도 10년쯤은 남편이 가사와 살림을 맡아 빚을 갚는 게 도리라 봅니다. 여하튼, 산골에 살면서 아내의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언젠가 작가 이외수에게서 들은 얘기가 있다. ‘우리 부부는 부부애가 아니라 전우애로 살았다!’ 아내란 사랑스러워 꽃향기를 뿜기 마련이다. 하지만 서방들은 흔히 교만과 방심을 일삼아 숱한 실수를 반복한다. 급기야 맹숭맹숭한 관계로 추락하거나 왕따를 자초한다. 어쩌면 세계평화보다 구현하기 어려운 게 부부간의 화평이다. 그러나 이종원씨는 귀촌을 통해 부부애를 고양했으니 이게 경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귀촌 이후의 이종원을 두고 이런 논평들을 한단다. 당신, 새사람이 됐구먼. 집 앞 계곡에 수력 발전기까지 설치해 월든 호숫가 숲 속에 살았던 H.D소로는, 강인한 스파르타인의 정신이 아니고서는 산골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투의 얘기를 했다. 사실 귀촌이란 낙원으로의 입장 같은 것과는 다르다.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응분의 고군분투가 따라야 한다. 이종원 역시 진땀과 비지땀, 팥죽땀을 쏟아야 했다. 솔바람과 꽃향기 그윽한 산중에서 오붓하게 누릴 수 있을 법한 한가한 풍류나 낭만은 오랫동안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냇물이 돌돌돌 흐르는 산자락 둔덕에 터를 잡은 직후 지프차 안에서 잠을 자며 산골살이를 시작했다. 그 얼마 뒤엔 140만원을 주고 중고 컨테이너를 구입해 거처로 삼았다. “땅은 샀으나 집이 없어서 집을 지어야 했어요. 아내와 함께 컨테이너에서 살며 어떻게 집을 지을 것인가, 궁리하고 설계하고, 나무를 심고 텃밭을 일구고, 그런 뒤에서야 집짓기에 착수할 수 있었어요. 힘든 시절이었죠. 이게 왜 이렇게 됐는가 하면, 돈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제가 말이죠, 평생 돈 욕심 없이 살았는데요, 그럼에도 일을 늘 저질렀고, 결국은 성사시키고 그랬어요.” “뚝심으로?” “부단히 노력하는 근성으로.” “이곳의 터전은 호방한 맛이 있고, 무엇보다 선생의 집이 보기에 좋아요. 주변의 자연과 소박하게, 겸손하게 조화를 이룬 구색이라서.” “제가 손수 지은 집입니다.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을지, 자나 깨나 연구를 많이 했어요.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했으나 시원한 답이 나오질 않더라고. 돈을 덜 들이고 좋은 집을 짓는다는 게 사실상 이율배반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그러나 밀어붙였어요. 내 손으로 집짓기의 모든 걸 감당하자는 작정을 하고서 말이죠.” “건축에 문외한이었던 사람이 단독으로 127㎡(38평)짜리 집 한 채를 손수 지은 거예요?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하죠?” “소소하게 남들의 일손을 빌린 대목들이 있긴 하지만 거의 저 혼자 지은 집입니다. 미리 뒷산에 올라 나무를 베어다가 말려 기둥을 쓸 목재를 준비하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아울러, 건축 시공 현장을 찾아다니며 부지런히 견학했고, 관련 책자들도 철저하게 독파했죠. 집의 설계 과정에선 아내의 의견을 100% 수용했습니다. 제가 원래 과학적인 성향과 재간이 좀 있는데요, 공부하고 연구한 건축 지식들을 토대로 상·하수도 배관, 정화조 설치, 전기 작업 등등 중추가 되는 공정들을 전부 혼자 해냈어요. 그러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귀촌 4년 만에 착공을 했고, 이후 7년 세월을 이 집에서 만족스럽게 살아왔지만, 외벽 단장이라거나 아직도 미완성된 부분이 남아 있어요.” “집을 지으며 염두에 둔 지향이 있었겠죠?” “에너지 자립형 주택을 짓자는 게 목표였어요. 그게 상당히 성공적으로 구현되었어요. 단열을 철저히 하거나 태양열을 이용해 전력 소비를 줄이자는 것, 차가운 냇물을 끌어들여 냉방을 하자는 것, 그런 것들이죠. 집 앞 계곡에 수력 발전기를 설치하기도 했어요. 아직은 완성되지 않아 가동을 못 하고 있지만, 조만간 가동시킬 작정입니다.” “수력 발전기까지? 놀랍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렇게 많은 일들을 손수 해치운다는 게 너무 버겁진 않으세요? 그저 적당히 대충 작은 집을 지어 몸 고생을 더는 게 낫지 않나?(웃음)”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탕진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집 짓다가 사람이 죽기도 한다던데, 그게 실감이 나더라고.(웃음) 그러나 뭐든 끝장을 보고서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서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육체노동으로 스트레스를 풀어 장기간의 노역을 통해 근사한 집을 지은 그는 농사도 꽤 많이 짓는다. 몇 해 전에 구입한 6만6000㎡(2만 평)의 임야에 약초를 재배하기도 한다. 예사로운 힘이 아니다. 집념, 또는 깡. 이종원씨의 내부엔 그런 성분이 가득한 것으로 보인다. 살아온 날들의 굴곡을 정직하게 돌아보고, 살아갈 날들의 꿈과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 산골에서 새로운 기반을 닦아가는 사람의 온몸에 박혀 있는, 짱짱한 패기. 그걸 열정이라 할 수 있을 터이니 고희를 넘긴 이종원은 여전한 열혈 청년이다. 나로 말하자면, 이왕지사 인생의 늘그막에 조용하고 평온한 산림에 몸을 들였다면, 누추한 산방에서나마 가급적 한가하게 노닥거리며, 이를테면 휘영청 달 밝은 밤이면 먼 곳의 벗을 불러들여 한잔 착실하게 걸치는 식의 도락을 누리며 느긋하게 사는 게 흐뭇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종원씨에 따르면, 유유자적이란 가당치 않은 물건이다. “시골생활에서 유유자적이라는 게 가능할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집이나 터를 작게 잡아 살아갈 경우엔 여유를 부릴 수도 있겠고, 사실은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저의 경우처럼 일을 많이 벌인 귀촌자들은 온몸으로 투신해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게 마련이에요. 그런 상황을 자청해서 뛰어든 사람에게 그게 고역이랄 것도 없고 말이죠. 저는 육체노동을 아주 좋아합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노동으로 풀고 있어요.” “산골생활의 즐거움이 노동에 있는 거예요?” “제가 말이죠, 일을 안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습니다.(웃음) 그렇다고 일만 아는 일벌레로 오해는 마시라. 저 역시 자연이 주는 기쁨과 행복에 충분한 즐거움을 누리며 사니까. 원했던 일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는 성취감! 그게 무엇보다 큰 즐거움이고 말이죠.” “선생께서는 산골에 살며 실컷 생태사진을 찍고 싶다 했어요. 그 점에서도 많은 성취가 있었나요?” “사진가가 사진 작업을 하는 건 날마다 밥을 먹는 일처럼 일상이지 않겠어요? 저에겐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귀촌 귀농에 관한 책, 사진이론에 관한 책, 한국의 자연 풍경을 집대성한 도감, 이 세 가지 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곳에 사진박물관을 만들어 문화적 공간으로 가꿀 계획도 포기할 수 없고 말이죠. 자연 속에서 발견되는 미적 가치를 승화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겁니다.” 박물관까지라니. 웅장한 포부렷다. ‘늙음’은 때로 ‘낡음’일 수 있다. 그러나 안일하고 범속한 매너리즘을 거부한 채, 산골에서 기운 찬 숫말처럼 양양하게 뛰는 이종원씨는 낡음을 허하지 않는다. 아직은 미완인 게 많지만. >> 박원식 중앙대 문예창작과에서 배운 작가. 오랫동안 자연과 문화에 관한 글을 써왔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대상을 좋아할수록 아득해지는 미스터리가 늘 그를 궁리하게 만든다.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안목을 얻는 일의 요원함을 실감한다. 그가 즐기는 것은 산촌의 적막, 암자의 풍경소리, 낯선 여행지의 선술집, 우연한 만남 등이다. 등의 저서가 있다.
- 2016-09-05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