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걱정 없이 당당하게 퇴직하는 ‘금(金)퇴족’의 비결은 무엇일까.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 연구센터가 서울·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남녀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2%가 스스로 ‘금퇴족’이라고 답했다. 금퇴족이란 퇴직자들 가운데 노후자금이 충분하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사람을 말한다.
100년 행복 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들 금퇴족은 첫째, 연금에 일찍 가입해 노후준비 완성시기를 앞당겼다. 금퇴족은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과 같은 연금에 일찍 가입했다. 금퇴족의 연금 가입률은 30대 초반에 이미 28.0%를 보였다. 40대부터는 46.3%가 연금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했다.
둘째, 투자금융자산을 활용했다. 금퇴족 4명 중 1명(26.8%)은 25세 이전부터 주식·펀드·파생상품 등으로도 노후자금을 운용한 경험이 있었다. 30대 후반부터는 절반정도(47.6%)가 투자금융상품을 활용했다.
셋째,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자금을 운용했다. 금퇴족은 다양한 방법으로 노후자금 운용방법에 관한 정보를 모앗다. 금퇴족이 활용하는 정보수집 채널은 △금융회사 자산관리 설명회 △친구·지인 △투자정보 도서 △ 인터넷 등이다.
넷째, 내 집 마련으로 주거 안정성과 비상 노후재원을 동시에 확보했다. 금퇴족 92.7%는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퇴족은 주택연금을 비상 노후재원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평균적으로 72세에 월 174만원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섯째, 부동산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었다. 금퇴족의 72,0%가 주택 외에 부동산을 가졋다. 유형별로는 주택(47.6%)→토지(25.6%)→상가(13.4%)→오피스텔(12.2%) 순이다. 한마디로 금퇴족은 일찍부터 노후자금을 성공적으로 운용하여 소득원의 분산을 이룬 셈이다.
조용준 100년 행복연구센터장은 “퇴직 이후 전문적인 자산관리가 더 절실해진다”며 “노후자금 관리부터 자녀결혼, 부동산 활용, 간병·상속 대비까지 여러 이슈에 차례로 마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여전히 50세 전후에 생애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다. 하지만 평안한 은퇴를 맞이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국민연금 받기까지 10여 년 간 생활비 전부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 연구센터가 이런 직장인의 현실에 주목해 서울·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남녀 퇴직자들의 삶을 조사했다. 이들이 당장 얼마나 지출하고, 어디서 생활비를 마련하는지, 앞으로 노후자금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퇴직자들은 생활비로 평균 월 252만원 지출하며, 3명 중 2명은 생활비를 28.7% 줄었다. 이런 씀씀이는 퇴직자들의 바람과 차이가 있다. 이들은 괜찮은 생활수준을 위해 월 400만 원 이상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활비 200만~300만 원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며 먹고 사는 정도’일 뿐이다. 경조사를 챙기고 사람도 만나며 여가도 즐겨보려면 그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생활비를 경제활동에 의존하며, 일을 못하면 1년 내에 형편이 어려워질 거라는 근심도 있다. 퇴직자 중 절반(55.1%)은 재취업(37.2%)이나 창업(18.9%)을 하였다. 미취업자 역시 65%는 경제활동을 준비 중인 취업 대기자다. 배우자도 절반 이상(58.6%)은 일을 하면서 가구 단위로 보면 경제활동 비중은 84.8%로 높아지며, 이때 경제활동 수입은 평균 393만7000만 원이다. 당장 일은 하지만 일부 생활비에 대한 불안이 남는다. 퇴직자 중 36.4%는 일을 그만두면 당장 또는 1년 이내에 형편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걱정을 안고 있다.
54.2%는 노후대비를 위해 평균 월 110만 원을 저축하며, 보유주택 활용, 여생동한 생활비를 주는 상품에 관심이 있다. 대한민국 퇴직자에게 노후준비는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다. 가장 많은 걱정은 ‘앞으로 늘어날 의료비’(71.7%)와 ‘노후자금 부족’(62.0%)이다. 여기에 ‘자녀의 결혼비용’(56.2%)까지 더해진다. 퇴직자 대부분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활동을 계속한다는 생각이다. 금융 측면에서는 저축을 하고, 주택을 활용하며, 여생동안 생활비를 지급하는 상품을 찾고 싶다.
퇴직자 중 65%는 직장에서 물러난 뒤 심적인 후유증을 겪는다. 퇴직 후유증은 생애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 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가족과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퇴직 후유증은 남성이 더 많이 겪는데, 55세 이전 조기퇴직 한 남성일수록 ‘가장으로서 압박감’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들은 주로 일을 재개하면서 후유증을 털어냈다. 후유증을 겪는 사람에게는 가족의 위로와 격려도 큰 도움이 된다. 배우자와 관계가 좋을수록 후유증을 덜 겪는다.
평소 건강관리 위한 운동과 1년 2~3번 여행이 평균적인 여가모습이다. 퇴직자들은 여가활동에 평균 하루 2.6시간, 지출액은 평균 월 14만원을 쓰며, 주로 배우자와 함께한다. 퇴직자 대부분(60.8%)은 여가가 종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다고 답한다. 여가를 즐기기에 돈이 부족하거나(47.9%), 일하느라 시간이 부족한(31.3%) 현실 때문이다.
오래된 이야기다. 신혼 때였으니 30여 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월급은 겨우 생활하기 빠듯했다. 아이들이 생기면서 양육비와 생활비를 제외하면 넉넉한 저축은 엄두도 내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그 월급을 쪼개어 저축도 들고 보험도 들어야 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먹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알뜰하게 모으며 살림을 일으켜 나갔다. 도중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목적 없이 저축이나 보험을 깨진 않았다. 저축은 종잣돈이 되어 전세를 늘려가거나 집 사는 데 보태기도 했다. 그러나 보험은 해약하면 손해다. 어려워도 버텼다. 적게 보험료를 납부하기 위해 최대한 긴 것으로 가입했다. 보장도 받으면서 60세부터는 종신연금이 나오는 상품이다. 매년 금액도 조금씩 오른다고 했다.
국민연금은 공적연금으로 모두 의무가입이었다. 회사와 종업원이 반반씩 보험료를 내고 60세부터 연금을 타는 구조였다. 1988년부터 국민연금이 시행 되었다. 당시 연금의 소득대체율은 70%여서 매월 직장에서 받는 돈의 70% 정도면 괜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재정상의 문제로 1998년에 소득대체율이 60%로 낮추어졌고 다시 2007년 법이 개정되었다. 2008년부터 소득대체율 50%이후 매년 0.5%씩 20년 동안 낮아져 2028년 40%까지 떨어지게 되어있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좋은 제도지만 노후자금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그래서 3층 연금 보장이라는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고 한다. 국민연금을 기본으로 하되 기업의 퇴직금 등을 연금으로 하고 개인이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이 조합이 이루어져야 노후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후 빈곤율이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다. 2018년 기준 노인 빈곤율 43.8%는 OECD 국가들 평균보다 한참 위에 있다. 이러한 원인은 급격한 평균수명의 연장과 대가족제도의 해체와도 관련이 있다. 핵가족화는 노부모 부양책임을 멀어지게 했다. 사회 인식 변화로 노후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가족이 노후를 책임지던 시대는 지나갔다. 노후의 4대 위험인 빈곤, 질병, 무위, 고독을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 아이를 낳아 기르기 힘드니 결혼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지 않는 신혼부부들도 있다. 기껏 낳아야 한두 명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살기 쉽지 않은 게 요즘이다. 그러니 힘들게 살아가는 자녀에게 의존하기 힘들어졌다. 매월 부모 생활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하철 무료 우대권’을 받는 나이가 되어보니 절실하게 느껴진다. 자식에게 용돈 받아쓰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자식들도 자기 가족들 부양하기 버겁다. 신혼 시절 연금 가입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막내 하나 더 기르는 셈 치고 연금하나 들자 했다. 많지는 않지만, 평생을 매월 30만 원 정도 용돈이 나온다. 어렵게 낸 것이 이제 와 최고의 효도를
한다. 매월 통장으로 들어오는 30만 원이 어느 때보다 커 보이는 이유다.
은퇴한 시니어도 젊은 세대처럼 돈을 번다. 만족스런 일자리에 재취업한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자산투자로 매달 고정수입을 올리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안정을 추구하던 이들의 투자 성향도 공격적인 태세로 전환됐다. 활기찬 투자 성향은 이제 젊은 세대 못지않다.
소득 창출의 대표적인 방법은 ‘일자리’다. 노동활동은 급여라는 현금과 교환되고 이 돈은 소비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은퇴 후 고정수입이 사라지면 노후를 고민하는 시니어가 늘어날 것이다. 그동안 노후준비에 충실했다면 고민을 덜 수 있겠지만, 그래도 100세 시대를 풍요롭게 보내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공격적인 투자
은퇴 이후에 직장을 구하는 ‘시니어 취준생’이 늘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눈에 띄는 건 자신에게 투자하고 자격증을 얻어 일자리를 찾는 시니어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자기계발을 통해 취업을 준비하는 모습이 젊은 세대와 흡사하다. 그동안 관심이 많았지만 먹고사느라 평생 미뤄온 일에 뛰어드는 도전정신도 돋보인다.
하지만 은퇴 후 일을 하는 건 또 한 번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지만, 재취업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자신에게 투자하는 건 젊은 세대와 닮았으나 나이에 따른 한계를 넘어서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래도 열정만큼은 젊은 세대 못지않다. 체력은 달리지만 도전하고 성취하려는 의지는 넘친다. 금융투자시장에 뛰어들어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중위험·중수익 이상의 금융상품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들의 과감함은 젊은 세대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공격적인 성향이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금융상품에 투자해 주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시니어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들의 투자는 과거에 비해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게 특징인데 그 이유는 초저금리 시대의 영향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중위험·중수익’으로 간 투자 성향
초저금리 시대를 넘어 마이너스금리 시대가 멀지 않았다. 이제 은행에 돈을 맡기면 보관료를 내야 하고, 돈을 빌린 사람은 그보다 적은 돈을 갚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전 세계 거래 국채의 3분의 1이 마이너스 금리다. 자산을 늘리기는커녕 지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시대에 은퇴를 한 시니어라면 과연 은행의 예·적금으로 만족스런 노후를 설계할 수 있을까. 시니어들의 투자 성향이 공격적으로 바뀐 배경이다.
과거에는 원금을 잃어버리지 않는 안전 투자가 노후 대비의 밑바탕이었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고개를 젓는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연금만으로 희망하는 노후를 충족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이에 시니어들은 노후를 대비해 모아둔 금융자산을 활용해 지속적인 소득을 낼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상품 투자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100세시대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THE100리포트’를 살펴보면 시니어들은 가격변동에 따른 자본손익보다 이자, 배당 등으로 구성되는 인컴(income)에 주목한다. 금융에서 인컴이란 매매와 상관없이 자산을 보유하는 동안 꾸준히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익으로 채권 이자, 주식 배당, 부동산 임대수익 등이 해당된다. 인컴자산은 다른 위험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편이지만, 원금손실의 리스크가 있는 ‘중위험·중수익’으로 분류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펀드에 5억 원을 투자한 A(66세) 씨는 3개월마다 600만 원가량의 배당금을 받고 있다. 해당 펀드는 5년 만기 상품으로 4~6%의 배당수익률을 자랑한다. 또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B(63세) 씨는 지수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내리긴 하지만 통상 매달 3~4%의 이자를 받는다. 3억 원을 투자한 B씨의 배당금은 월 100만 원 정도다.
해외 고배당주도 체크해볼 만하다. 최근 블룸버그가 분석한 주요 국가의 배당수익률은 러시아(6.6%), 호주(5.6%), 영국(4.3%), 대만(4.1%), 홍콩(3.7%), 스웨덴(3.6%), 싱가포르(3.6%), 프랑스(3.0%), 독일(3.0%), 중국(2.9%), 일본(2.2%)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1%다.
인컴투자는 현재의 금융투자 환경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절한 투자전략이다. 은퇴 후 자산관리 관점에서도 좋은 투자전략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은퇴자산을 활용한 투자는 크게 손실을 보면 복구할 수 있는 시간과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인컴자산의 종류와 특징
대표적인 인컴자산은 채권이다. 채권은 발행 시점부터 앞으로 받게 될 이자와 원금이 확정돼 미래의 현금흐름을 예측하기 쉽다. 일정 수준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기대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자라면 신흥국 국채, 하이일드 채권 등이 적합하다. 반대로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투자자는 선진국 국채, 투자등급 회사채 등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이 좋다.
주식도 꾸준히 발생하는 수익인 배당이 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이지만 몇 년 사이 배당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아지면서 ‘고배당주’가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고배당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내 주식의 배당수익률은 주요 국가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이다. 반면 글로벌 고배당주는 더 많은 인컴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부동산이나 인프라 시설 등 대체투자자산을 통해서도 인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자산을 보유하는 동안 계속 얻을 수 있는 부동산 임대수익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임대수익은 개인이 직접 투자해 얻을 수 있고, 부동산 펀드나 리츠(REITs)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활용하면 소액으로도 가능하다. 리츠는 주식시장에서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자산관리는 비재무적 관리와 재무적 관리로 구분된다. 비재무적인 건 건강관리를 의미한다. 우선 건강을 지키는 게 중요하지만, 이외에도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바로 재무적 측면의 자산관리다. 생활비를 잘 갖춰놓은 시니어라면 여유자금으로 즐거운 투자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노후 생활비 마련과 이후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우는 게 현명할까.
퇴직을 했거나 준비해야 할 나이라면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 것인지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이왕이면 좋아하는 걸 해야겠지만 쉽지 않은 현실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다. 특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노후 준비가 가장 큰 걱정이다. 물론 제일 먼저 챙겨야 할 것은 건강이다. 나아가 풍족한 노후를 맞이하려면 자산관리에도 집중해야 한다. 두 번째 전성기를 준비하는 시니어들을 위해 최재산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수석팀장을 만나 노후 자산관리 전략을 들어봤다.
◇국민연금에서 챙겨야 할 부분은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경우 언제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수령 5년 전에 ‘조기연금수령’이나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해 미리 받을 것인지, 나중에 받을 것인지 고민해서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연금을 앞당겨 받으면 수령액이 줄지만 수령 시기를 늦추면 더 많이 받습니다. 이를테면 만 63세에 100%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5년 전후로 58세에는 70%, 68세에는 136%의 연금을 수령하게 됩니다.”
◇퇴직금은 연금으로 받아야 하나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를 대비하기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퇴직연금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이 역시 일시에 받을지, 연금으로 나눠서 받을지 선택해야 합니다. 퇴직금을 무조건 연금으로 받는 게 정답은 아닙니다. 일시불로 받아 부채를 갚거나, 확실한 투자에 활용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연금으로 수령하는 게 유리합니다. 퇴직금은 퇴직소득세를 빼고 받는데,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받을 경우 최대 30%까지 감액되는 절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개인연금을 받는 기간은 어떻게
“또 다른 사적연금인 개인연금도 체크해야 합니다. 55세 이후부터 수령할 수 있는 개인연금을 언제부터 몇 년 동안 받을 건지 결정해서 노후 생활비의 기반을 다져야 합니다. 사적연금은 연 1200만 원 이상 수령하면 종합합산과세 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월 100만 원 이하로 설정해 기간을 조정해야 유리합니다. 또한 세액공제, 소득공제 등의 혜택이 있는 ‘세제적격연금’과 연금 수령 시 비과세 혜택이 있는 ‘세제비적격연금’의 장단점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3층 연금 자산관리 외에는 없나
“즉시연금도 고려할 만합니다. 즉시연금은 일정 금액을 보험사에 맡기고 약정기간 동안 이자나 원리금을 나눠 받는 보험상품입니다. 통상 두 가지 상품으로 구분되는데, 이자를 받다가 만기에 원금을 돌려받는 ‘원금보장형’과 매월 원리금을 수령하는 ‘확정기간형’으로 나뉩니다. 예컨대 1억 원 가입 시 원금보장형은 15만~16만 원의 이자를, 확정기간형은 35만 원 정도의 원리금을 받습니다. 보험사마다 1% 정도의 최저금리를 보장하므로 이용할 만합니다.”
◇투자를 통해 연금 받는 방법은
“더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하려면 투자를 고려해야 합니다. 투자처로는 금융상품과 부동산상품 분야가 있습니다. 금융상품인 정기예금도 좋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금리가 오히려 마이너스인 시대라 매달 수익이 발생하는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를 눈여겨볼 만합니다. 다만 이 상품은 만기평가일에 기초자산의 종가 중 하나라도 최초기준가격의 일정 수준에 못 미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으로 매달 수익을 내려면
“금융상품보다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권합니다.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확보해 월세 수익을 거두는 것인데, 3~4년 된 소형 아파트를 추천합니다. 요즘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아직 수도권에 2억~3억 원 정도의 자금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상가에 대한 은퇴자들의 관심도 높지만, 낮은 가격의 상가는 변동성이 심한 리스크가 있어 일반 투자자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분야를 잘 알고 있는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주식 투자해도 좋을까
“주식 투자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은퇴 이후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다면 오후 폐장 시간까지 할 일이 있으니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익까지 거둘 수 있다면 즐겁게 운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됐습니다. 그래도 혼자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개개인의 자금이 기관처럼 움직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주식컨설팅업체나 주식동호회 등을 활용하면서 투자하길 권합니다.”
최재산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수석팀장
신한PWM 서교센터 JPB·신한PWM 반포센터 PB·자산관리솔루션부 SP 근무, 현재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수석팀장 및 은퇴설계 강사, 고령친화산업 정책 포럼 전문 패널 활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연금 이체 시 검토해야할 사항을 분석한 ‘행복한 은퇴발전소’ 12호를 2일 발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을 다른 금융회사 상품으로 갈아탄 ‘연금 이체’가 2018년 4만7000여 건, 1조5000억 원에 달했다. 이에 연구소는 커버스토리 ‘연금은 움직이는 거야’에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연금 이체의 유형을 8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첫째는 연금저축보험이나 신탁을 연금저축 펀드로 옮기는 것이다. 저금리로 금리형 상품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온라인·모바일로 연금 이체가 가능해 이런 니즈 많아졌다. 다만 2000년대 초반 가입한 연금저축 보험은 고금리의 확정 수익률을 보장하거나, 위험보장 기능이 있는 경우도 있어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둘째는 여러 연금계좌를 하나로 합쳐 관리하려는 경우다. 55세부터는 연금저축과 IRP를 하나의 계좌로 통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본인이 투자하려는 상품의 종류, 위험자산 투자한도, 금융기관 수수료 등을 비교해 어떤 계좌로 통합할지 결정해야 한다. 또한 금융기관은 통일하되, 적합한 상품이 있는 연금저축과 IRP계좌를 각각 유지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셋째는 퇴직급여를 연금 계좌에 이체하는 경우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금융기관에 따라 기존 가입 상품을 IRP 계좌에 그대로 옮길 수 있다. 환매해 현금을 이체할 때는 기존 가입 상품의 환매 기간과 조건에 유의해야 하며, 연금저축과 IRP중 어느 계좌로 이체할 지도 결정해야 한다.
넷째는 IRP가입자가 예금을 실적배당상품으로 바꾸는 경우다. 연금저축과 달리 IRP는 한 금융회사에서 원리금보장상품부터 실적배당상품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거래 중인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상품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실적배당상품에 투자할 때는 주식형 펀드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비율이 전체 자산의 70%까지다.
다섯 번째는 연금자산을 ETF나 리츠(REITs)에 투자하려는 경우다. 모두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매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연금투자자 전용 매매시스템을 지원하는 일부 증권사에서만 가입가능하다. 또한 ETF는 연금저축과 IRP에서 모두 투자할 수 있지만, 리츠나 인프라 펀드는 IRP만 가능하다.
이 밖에 (구)개인연금저축을 이체하는 경우 DC형 퇴직연금 금융회사 변경, ISA 가입자가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에 이체하는 경우 등의 유형을 분석했다.
이번 호에는 외국의 은퇴 소식을 담은 ‘글로벌 은퇴이야기’, 김헌경 도쿄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부장이 말하는 은퇴 후 건강비결 ‘웰에이징’, 만화가 홍승우의 카툰 ‘올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의 정신건강 칼럼 ‘힐링 라이프’ 등이 수록됐다.
‘행복한 은퇴발전소’는 정기구독을 통해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미래에셋은퇴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전자책 형태로 확인 가능하다.
제가 사는 곳은 나이아가라 폭포 가는 길목의 인구 20만 명이 사는 도시입니다. 온타리오의 많은 주택지처럼 계속 인구가 팽창해 집값이 많이 오른 타운입니다만 제 주거지는 서민들이 모여 사는 큰길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건물의 콘도를 구입했던 게 6년 전인데 한적하고 운치 있는 동네를 떠나 큰길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결심한 것은 결코 좋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쾌적한 동네가 아니어서 망설이기는 했지만 수년 전 과감하게 결론을 내렸던 이유는, 제 연령대의 여성들에 비해 건강이 빨리 나빠지고 있어 시니어(senior, 65세 이상의 노인을 칭함)가 될 때를 위한 필수 준비를 서둘렀던 것입니다.
모든 편리한 시설들이 가까이 있습니다. 가정의 병원과 치과, 약국, 우체국, 급할 때 필요한 일용품과 간단한 식품을 살 수 있는 슈퍼마켓, 버거킹 햄버거 숍까지 근처 500m 거리에 있어서 차를 더 이상 몰 수 없게 되었을 때 걸어서 가거나 휠체어를 밀고도 갈 수 있습니다. 1km 떨어진 곳엔 백화점이 있는 쇼핑센터와 거래 은행도 있습니다. 큰길 건너편에는 예술대학교가 있어 학교 입구에 여러 곳으로 향하는 버스 노선들이 있고, 그 버스들은 대개가 버스로 5분 거리인 GO(Government of Ontario) train 기차역으로 연결되어 있어 근처 도시와 토론토까지 한두 시간 정도면 승용차 없이도 갈 수 있습니다.
캐나다 노인복지혜택은?
시니어가 된 후 처음으로 캐나다에 사는 시니어들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시에서 받는 일반 혜택은 전혀 없고 한국처럼 노인정 같은 편리시설은 인구 20만 명인 이 도시에 오직 두 곳인데 거리가 멀어 자동차 없이는 불편합니다. 시니어 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나 수업료는 무료가 아니며 치매 환자들을 도와주는 데이케어센터(Daycare Center)도 없습니다. 집에서 오갈 수 있는 시니어 데이케어센터가 아니라 아예 치매 환자만 모여 있는 요양원으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연방정부에서 받는 노인기본연금(OAS)과 시니어이지만 저축성 국민연금(CPP)을 적립하지 않았거나 다른 소득이 없는 저소득층 시니어에 대한 보조금 액수도 알아봤습니다. 현재 캐나다 국적자이거나 영주권자 시니어가 정부에서 받는 노인기본연금은 최고 한도액이 한 달에 613.53달러(약 55만 원)이지만 누구나 똑같이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민자에게는 매우 불리한 정책으로 40년 이상 캐나다 거주자만이 최고 한도액을 수령할 수 있으며 거주기간에 따라 수령액수가 달라집니다. 25년을 거주한 저는 현재 242.98 달러(약 21만 원)를 받고 있으며 정부 보조금은 일절 없습니다. 저소득층 시니어에게 주는 정부 보조금(GIS)은 노인기본연금과 보조금을 합해 최고 한도액이 1529.95달러(약 136만 원)입니다.
정부 보조금으로는 생활 어려워
노인기본연금 수령액이 적든 많든 소득이 전혀 없을 경우의 총합계이며 별도의 소득이 있다면 보조금 액수는 적어집니다. 정부 보조금 최고 한도액은 916.38달러(약 81만3000원)입니다. 그리고 저축성 국민연금의 최고 한도 수령액은 한 달에 1200달러 정도이지만 그것도 얼마나 오래 적립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연금은 소득으로 계산되어 정부 보조금 수령액이 적어집니다. 전혀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매월 정부 보조금과 노인기본연금을 합한 최고 한도 수령액 1529.91달러(약 136만 원)의 연금과 저축성 국민연금 최고 한도 수령액 1200달러로 캐나다에서, 특히 GTA(Great Toronto Area) 토론토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요? 이 경우는 보조금이 줄어듭니다. 제 경우는 저축성 국민연금 수령액이 약 600달러여서 정부에서 받는 노인기본연금과 국민연금 합계는 842.98달러입니다.
그래서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자산이나 저축이 없는 시니어들은 연금으로 살 수 없어 집을 담보로 역대출을 받아 살아가든지 집을 팔고 정부 보조 임대 아파트로 옮겨가야 하는데 신청에서 입주까지 10년이 걸립니다. 이런 경우에도 무료가 아닌 연금 액수와 소득에 비례한 임차료를 정부에 지불해야 합니다. 결국 주택 소유자가 아니거나 수입원이 없거나, 저축한 돈이 없는 시니어들은 홈리스가 되거나 빈민층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에 있는 서민층의 오래된 아파트 임대료가 한 달에 1800달러(방1, 거실1, 부엌, 욕실), 2000달러(방2, 거실1, 부엌, 욕실)인데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시니어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거기에다 식품비도 30%나 올랐습니다(온타리오 한국 식품점에서 판매하는 한국산 식품비는 2년 전에 비해 40~50% 상승). 지하철과 버스 이용료도 무료가 아닙니다.
캐나다의 IT 통신요금은 비싸기로 악명 높습니다. 제 경우 핸드폰 수수료는 8기가 사용료로 매월 82~100달러, 가정용 인터넷은 제한된 TV 채널 사용료와 전화비를 포함해 125달러를 지불합니다. 제가 받는 노인기본연금이 통신 시스템 사용료로 모두 쓰이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사는 콘도 관리비는 매월 1000달러, 주택세는 1년에 3000달러 정도 됩니다. 여기에 식품비, 약값, 보험료, 유류, 차량 유지비 등까지 더하면 아무리 절약해도 정부에서 받는 연금으로는 매월 수천 달러 적자입니다. 그러니 임대 아파트를 렌트해서 살든 자가 소유의 콘도가 있든 상관없이 정부가 저소득층 노인에게 주는 최고 한도액 보조금으로는 생존이 어렵습니다. 물론 직장연금(소방서원이거나 공무원, 은행 같은 대기업의 경우)을 많이 받는 시니어는 형편이 좋겠지만요.
의료 서비스는 무료이지만 시니어들도 예외 없이 MRI·CT 촬영, 암 검사 등을 하려면 6개월~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전문의와의 상담은 최소 3~6개월 정도 걸리며 수술은 1~2년씩 차례를 기다려야 합니다. 약값도 개인이 지불해야 합니다. 1년에 한 번 시력검사, 폐렴·대상포진·독감 예방주사, 건강검진이 정부에서 무료로 주는 혜택이지요. 긍정적인 일은 슈퍼나 백화점이 일주일에 하루 시니어를 위한 날을 정해 5~10%의 할인 판매를 한다는 것입니다. 맥도널드는 시니어에게 커피를 1달러에 판매합니다.
복지국가로 소문난 캐나다이지만
복지 천국으로 알려진 캐나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시니어의 실상은 녹록지 않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시니어들이 모여 놀 곳도 없는지 특히 남성들이 맥도널드 숍이나 백화점 입구 소파에 모여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한국에 사는 시니어들만 힘든 게 아니고 한국에만 빈곤층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세계 어느 국가를 가도 복지국가 캐나다처럼 빈민도 있고 거지도 있고, 힘없고 돈 없는 퇴직한 노인들이 길거리에 앉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풍경을 흔히 보게 됩니다. 그래도 한국에는 지하철 연결이 잘되어 있어 시니어들이 무료 지하철을 이용해 갈 곳도 많아 보였습니다. 또 빠른 의료 시스템, 치매 환자에 대한 국가 보조금과 간병 도우미를 쓸 수 있는 혜택이 있고, 노인 무료 데이케어센터도 있으니 여기 캐나다보다 훨씬 나아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만족하지 못하며 사는 것 같아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가난했던 나라에서 고생만 많이 하고 이젠 젊은 세대들에게 부양은커녕 존경도 받지 못하는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난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모두가 부러워하는 캐나다에 살고 있지만 저 역시도 부모 봉양과 자식 뒷바라지에 삶을 다 바친 후 이 시대까지 숨차게 달려온 코캐네디언(Ko-Canadian) 시니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씁쓸하지만 이제 그 슬픔을 견딜 수밖에 없습니다.
오마리
미국 패션스쿨 졸업, 미국 패션계 디자이너로 종사.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 그림그리기를 즐겼다.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구름 따라 떠돌며 구름 사진 찍는 나그네로 활동 중.
직장생활을 할 때는 은퇴 후의 여유 있는 삶을 꿈꾸지만 막상 은퇴하고 나면 재정 문제 등 현실적인 벽 앞에 놓이게 된다. 소중한 은퇴자금 어떻게 지키고 불려야 할까. 은퇴 후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시니어의 큰 고민 중 하나다.
평생 아끼고 절약해서 모은 은퇴자금이기에 더 조심스럽고 최대한 원금을 잃지 않으면서 현명한 금융자산 관리를 하고 싶어 한다. 슈퍼리치의 자산관리를 하며 종종 은퇴하신 분들의 상담도 하게 된다. 자산관리 결과가 좋았던, 은퇴자산 불리는 3가지 투자법을 소개한다.
투자금 배분으로 리스크를 줄이자
첫 번째는 은퇴자금을 3분의 1씩 분산해 투자하는 방법이다. 금융 지식이 부족한 은퇴자의 경우 지인의 부탁으로 보험상품에 은퇴자산 대부분을 투자하곤 한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저축성 보험상품은 최근 공시이율이 2% 이하로 낮아져서 장기투자를 해도 원하는 만큼의 기대수익을 얻기 힘들다. 더욱이 중간에 일이 생겨 해약할 경우 수수료 때문에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펀드나 주식은 직접 투자하기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은퇴자금 중 10% 정도는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다. 정기예금 역시 금리가 낮다.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를 감안할 경우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은퇴자들이 투자하는 주가연계증권인 ELS 상품은 국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미국, 일본, 유럽의 지수형 상품 비중이 높다. 개별주식에 비해 지수형 상품은 변동성이 낮은 장점이 있다. 3년 만기에 6개월 조기상환 기회를 주는 스텝다운형 상품에 투자할 때 유의할 사항은 3년 투자기간과 조기상환조건, 원금손실위험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녹인(Knock-in) 50% 투자상품은 가입기간 중 3대 기초자산 지수 중 어느 하나라도 50%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만기상환조건이 변하면서 원금손실을 볼 수도 있다. 가입 시 투자자가 원금보장수준과 목표수익률, 투자기간 등을 결정할 수 있는데 수익률은 스텝다운형 상품의 기간별 조기상환조건을 충족해야 지급되므로 손실위험을 꼼꼼하게 따져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기예금 등 원금보장 상품과 6개월~1년 만기의 단기 채권 등에 3분의 1의 자산을 배분하는 것도 좋다. 갑자기 유동자금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하려면 1개월, 3개월 가입기간의 정기예금 상품을 활용하면 된다. 채권 상품은 정기예금 대비 플러스알파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 3분의 1 자산은 해외 채권이나 달러자산에 투자하면 좋다.
금에 투자하는 것처럼 달러자산 투자는 경제위기가 오면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환율 상승으로 발생한 환차익에는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 다만 달러 환율을 꾸준하게 관찰해야 한다. 예를 들어 1달러당 1150원대 기준을 세워두고 1100원에 근접하면 매수하고, 1200원에 근접하면 매도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환율 투자 기준을 정해 발품과 손품을 파는 게 중요하다. 슈퍼리치들이 매일매일 환율을 체크하는 건 이 때문이다.
이외 우량기업이 발행한 해외 채권을 매입하거나 브라질 국채 등을 매수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국채는 환율 변동 위험을 낮추고자 하는 투자자가 선호하는 상품이고, 브라질 국채 매입은 환율 변동 위험은 있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별도로 얻을 수 있다. 5년 이상 장기투자가 가능하다면 최근 헤알화 환율이 270원대로 낮아진 점을 감안해 은퇴자금의 20% 이하로 투자를 고민해보는 것도 괜찮다.
초우량기업 눈여겨봐야
은퇴자산을 나누어서 정기예금, 정기예금 플러스알파 수익 기대 투자상품, 달러자산 투자상품에 분산하는 것이 쏠림 투자를 방지하면서 저금리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면, 두 번째 방법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해외 우량주식에 자산배분을 늘려가는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AI와 아마존 등 플랫폼 초우량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시대가 더 가속화할 것이다. 국내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글로벌 초우량기업에 은퇴자산의 일부분을 배분해 투자수익과 자산증식을 통한 상속 증여 재원을 늘려가야 할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단기 비상자금은 3개월 생활자금으로만 확보하고 금융기관의 특판 상품을 활용하는 게 유익하다. 최근 부동산 담보나 지급보증이 되어 있는 부동산 펀드, 다양한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는 리츠가 인기다.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퇴자에게 인기가 높은데 우량상품일수록 발행 한도가 많지 않기 때문에 평소 금융기관에 자주 방문해 신규 특판상품 투자정보를 입수해야 한다.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
VVIP 자산관리팀장을 역임했다. 20년 이상 국민은행에서 퇴직연금과 PB를 담당했다. 자수성가한 100억 원대 부자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한국의 슈퍼리치’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100세 시대를 맞아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3개월 단기 퇴직연금 상품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전용 3개월 만기 ‘원리금 보장 ELB’를 출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새로 선보인 상품은 기업형퇴직연금(DB, 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보유 고객 모두 가입 가능한 ‘원리금 보장 ELB’로, 3개월 단기 운용 구조 출시는 퇴직연금 사업자로는 처음이다. 이번 ELB 출시를 통해 손님의 상품 선택 폭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고개의 소중한 연금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ELB는 주로 1년 만기로 출시됐다. 하지만 발행사인 키움증권과의 협업을 통해 업계 최초로 3개월 단기 운용이 가능해졌고, 정기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로 손님 자산 증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장성 하나은행 연금사업단 본부장은 “그동안 단기 상품 운용은 제한된 상품, 낮은 금리 등 제약이 많았으나 3개월 만기 ELB 출시를 통해 다양한 상품 선택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더 큰 만족과 기쁨을 드리기 위해 최적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100세 장수 시대를 살고 있으나 은퇴 연령은 오히려 낮아져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은퇴를 앞둔 50대 남성이 그 중심에 있다. 어느 강연장에서 만난 정희준(가명 55세) 씨로부터 그들의 고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년퇴직은 얼마 남지 않았으나 노후준비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목돈을 써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닌데 가장으로써 그 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를 걱정하고 있었다. 자녀의 대학교 등록금과 결혼 자금이 대표적인 문제이고 미취업 자녀의 취업준비금도 그중 하나다.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가 발행하는 “머니in라이프” 자료에 따르면 그 고민이 이해된다. 부모와 함께 사는 성인 자녀의 미취업자 비중이 그렇다. 생활비를 부모가 지원해야 하는 가족으로, 25세 이상은 36.8%이고 19세 이상으로 넓혀보면 47.3%다. 은퇴하지 않은 50대 남성 4명 중 1명은 25세 이상 성인 자녀에게 월 47만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대학 등록금도 큰일이다. 사립대학교는 평균 743만 원으로 월 62만 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생활비를 포함하면 1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목돈이 들어가는 자녀 결혼 비용도 마련해야 한다. 자녀를 결혼시킨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아들의 경우는 9천373만 원, 딸은 4천167만 원을 사용했다. 2016년에 발표된 자료니 최근의 전셋값과 임대료, 주택 가격을 고려하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어떤 자금을 활용하고 있을까? 충분하지 않은 노후 자금을 사용할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는 현실이다. 대체로 퇴직금이나 개인연금 그리고 소유 주택을 처분하여 마련한다. 50대 3명 중 1명꼴로 같은 방법을 썼다.
반면에 50대 남성의 소득은 어떻게 변화할까? 40~64세 대상으로 한 통계청의 2017년 조사에서 50대 초반을 정점으로 소득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 등이 은퇴를 앞둔 50대 남성을 고민에 빠져들게 한다. 게다가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은퇴 후의 기간이 길어져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재취업과 창업이 쉽지 않을뿐더러 건강도 당연히 더 나빠질 것이므로 의료비 걱정까지 보태진다.
자녀의 독립을 부모가 전적으로 책임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쓰임새를 최소화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가는 불쌍한 예비 노인, 50대 남성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