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농촌 지역의 사무실을 방문하는 고객의 대부분은 60대 이상입니다. 평균연령이 60대 이상이니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온화하거나, 무표정한 표정으로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듯 한 분이 천천히 사무실로 입장했습니다. 더러는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물과 차를 마시러 오기도 합니다. 또는 햇살이 따사로운 앞마당 벤치에 한참을 앉아 있기도 합니다. 또 어떤날은 생뚱맞게 묻지도 않은 소식이나 의견을 전달합니다. 본론을 듣기까지 한참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 시계는 천천히, 평화롭게 갑니다. 다시 생각하면 이게 정상적인 ‘인간
풍패지향(豊沛之鄕) '전주' 전주(全州)는 조선 왕실 가문의 관향(貫鄕)으로 전주 이씨의 시조(始祖)와 조상들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즉, 조선 왕실의 뿌리가 그곳인데 전라도의 수부(首府) 전주(全州)로 부르기보다 '풍패지향(豊沛之鄕)'이라고 부르는 것을 더 높이 섬기고 받든다. 이는 천하를 최초로 통일한 중국의 진(秦) 나라가 3대를 넘기지 못하고 멸망한 후 다시 재통일한 한나라 유방(劉邦)이 강소성의 작은 시골 풍패(豊沛) 출신임을 빗대어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관향을 일컫는 말이니 전주를 풍패향(豊沛鄕)이라거나 풍패지향(豊沛
세종특별자치시에는 모두가 잊고 있는 ‘개헌’이 살아 숨 쉬고 있다. ‘행정수도 세종, 개헌으로 완성’이라고 써진 현수막과 세워 놓는 간판이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옹골차다. 젊은 인구가 가장 많은 곳, 성장이 제일 빠른 곳으로 이미 이름을 날리고 있다. 광역지자체이지만 인구는 서울의 구청 하나 규모다. 세종의 남산 원수산 세종 신도심에서 등산할 수 있는 곳이 나지막한 원수산(251m)이다. 원수산은 도담동에서 걸어서도 접근할 수 있다. 등산로 입구에는 세종둘레길 안내판이 있어 각자의 체력에 따라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기
나는 매일 쌀밥을 먹으며 조상의 은덕과 농부의 수고에 고마움을 느낀다. 쌀에 영혼이 있다는 도령(稻靈)께 무언의 기도를 올리며, 쌀밥을 맛있게 먹고 소중한 쌀 한 톨도 버리지 않고 귀중하게 여기려 한다. 이렇듯 소중한 쌀과 인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는 매일 쌀밥을 먹고 성장하였으며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쌀’에 대한 고마움이나 그 의미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하게 마련이다. 쌀은 벼의 열매껍질을 벗긴 알맹이다. 쌀겨는 쌀을 씻을 때 나오는 고운 속겨이며, 쌀을 씻은 뜨물이 쌀뜨물인 것을 누가 모르랴?
‘의미와 재미’ 모 방송 채널의 슬로건이기도 한데 소설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이 둘의 균형을 잡는 일은 매우 어렵다. 실험성이 강해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이 흥행에 실패해 조용히 사라지기도 하고, 진부한 막장드라마가 시청률을 올리는 일은 흔하다. 욕하면서 본다는 우스개처럼 말도 안 되는 설정에 진저리를 치지만, 그런 드라마가 계속 이어지는 것을 보면 나름 일정한 역할이 있음에 틀림없다. 인간이 본디 그렇게 생겨먹은 것은 아닐지. 사실 진종일 의미만 찾다가는 피곤과 스트레스로 제명대로 살기 어려울 듯싶다. 재미는 그 반대편에 있
액션, 공포, 애니메이션 등 몇 장르 영화는 극도의 피로감으로 보는 게 두려울 지경이다. 반면에 시대극, 서부극, 뮤지컬, 전기 영화는 시사회 초대를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관심 갖고 본 다큐멘터리 알렉산드라 딘의 ‘밤쉘(Bombshell: The Hedy Lamarr Story, 2017)’과 스티븐 노무라 쉬블의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RYUICHI SAKAMOTO: CODA, 2017)’는 추억을 떠올리며 공부하는 자세로 보았다. 국내 영화 팬들이 류이치 사카모토를 알게 된 작품은 ‘마지막 황제’(1987)일 것이다. 편협한
6월은 여행하기에 어렵다. 화사한 봄꽃을 볼 수 있는 계절도 지나고, 시원한 바다에 풍덩 뛰어들고 싶은 절정의 여름도 아니니 말이다. 이런 계절에는 축제나 체험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오히려 반갑다. 서해안의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팔봉산 기슭에서 해마다 6월이 되면 감자 축제가 열린다. ‘감자 축제가 뭐야?’ 할 사람도 있겠지만, 팔봉산 감자는 황토와 자갈이 섞인 흙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라니 맛이 뛰어나다. 쪄놓으면 포실포실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6월이라곤 하지만 한낮 기온이 30℃에 육박하는 날씨에 감자밭에 쪼그리고 앉았다.
전시 두들월드 일정 7월 4일~9월 9일 장소 아라아트센터 ‘뭔가를 끼적거리다’라는 뜻의 두들(doodle). 언뜻 보면 낙서처럼 보이는 두들링 작업에 푹 빠진 아티스트가 있다. 바로 미스터 두들 (Mr.Doodl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영국 아티스트 샘 콕스(Sam Cox)가 이번 전시의 주인공이다. 두들월드 전에선 그를 세계에 알린 독특한 벽화 작품, 서울 전시를 위해 특별히 작업한 서울 시리즈, 그리고 현장에서 진행되는 초대형 설치 작품까지 총 70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축제 부여서동연꽃축제 일정 7월 6~1
도보여행은 조금 특별해야 한다. 많은 곳을 바쁘게 보는 것보다는 좀 더 느리고 여유로운 여행, 사람이 무조건 많은 관광지보다는 자연을 충분히 즐기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여행, 단순히 사진만 찍고 돌아서기보다는 그 지역의 풍경과 삶을 음미할 수 있는 여행. 그래서 시니어 전문 테마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링켄리브와 함께 준비했다. 천천히 길 위를 걸으며 문화와 예술, 눈부시게 아름다운 정경을 만끽할 수 있는 일곱 색깔의 여행지, 시니어가 걷기 좋은 길이다. 스톡홀름 감라스탄 옛길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의 감라스탄 지역은 약 800
“꿈속에서라도 보고 싶다.” 열애에 빠진 젊은이들이 막 헤어진 연인을 돌아서자마자 보고 싶다고 할 때, 또는 반백의 불효자가 이미 저세상으로 가신 부모를 뒤늦은 후회와 함께 애타게 그리워할 때, 또는 어느새 망백(望百)의 나이가 된 이산가족이 고향에 두고 온 부모 형제를 죽기 전 단 한 번만이라도 만나고 싶다며 눈물을 쏟을 때나 쓸 법한 간절한 염원을 꽃말로 가진 야생화가 있습니다. 일 년 중 가장 더운 7월 불볕더위에 그늘 한 점 없는 습지에서 불화살처럼 뜨겁고 강렬한 여름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순백의 꽃을 피우는 해오라비난초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가 많다. 그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고려청자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근래 들어 대중적으로 사랑받으며 우리 곁에서 존재감이 부각되는 문화재가 있다. 바로 ‘달항아리[白瓷大壺]’다.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대 역시 백자 달항아리 형상이었던 것을 보면 달항아리에 대한 전 국민의 사랑이 얼마나 넓게 자리 잡고 있는지가 짐작된다.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주해: 1. 대호: 큰 항아리. 높이가 40cm, 폭이 40cm 이상이어야 한다. 2. 백자를 白瓷 또는 白磁로 표기한다. 白磁는 일본식
1995년, 핸드볼 최고의 리그라 불리는 독일 분데스리가에 최초로 동양인 선수가 등장했다. 13년 뒤 그는 독일인들이 핸드볼의 신이라 칭송하는 영웅이 되어 한국에 돌아왔다. 선수에서 감독으로, 3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핸드볼과 동고동락한 윤경신(46) 감독을 만났다. 두산베어스 핸드볼팀의 오전 훈련이 한창인 의정부종합운동장, 그곳에서 윤경신 감독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2m가 넘는 키 덕분에 멀리서도 그를 알아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의 옆에 서니 마치 개미가 된 기분이랄까. 앉으면 괜찮을까 싶어 서둘러 카페를 찾았다.
반려견, 아니면 더 넓게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학생은 제대하고 복학한 친구인데, 수업시간에 ‘관계’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다 자기가 키우던 개가 죽은 이야기를 하면서 글자 그대로 엉엉 울었습니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고 묻자 다섯 달 전이라고 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예를 제가 사는 아파트 이웃에서도 들었습니다. 키우던 강아지가 ‘세상을 떠나자’ 슬픔에 빠진 자기 딸이 결국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일, 그것은 아름답고 고귀하고 감동스러운 일입니다. 사람 간에도
실제 이야기인지 지어낸 이야기인지 불분명하지만 인터넷상에 떠도는 이야기다. 어느 할아버지가 가출을 했다. 아들에게 편지를 써놨는데 “3번아 잘 있어라. 5번은 간다”라는 다소 모호한 내용이 있었다. 3번은 누구를 뜻하고 5번은 누구인가? 그 집의 권력순위 1위가 고등학생인 손자이고 2위는 며느리, 3위는 가장인 아들, 4위는 애완견, 마지막 5위가 할아버지라고 했다. 이 내용을 풀어보면 “아들아, 애비는 서러워서 집 나간다”라는 말이 된다. 1번, 2번은 권력 순위라기보다는 집에서 관심을 많이 받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불편한 진실은
도시락의 추억은 초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가게 한다. 저학년 때는 오전반, 오후반 이부제로 나누어 등교했지만 고학년(4학년 이상)은 도시락을 싸들고 등교를 했다. 지금은 어느 곳을 가도 음식점이 많아 끼니를 건너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젊었을 때는 도시락을 싸들고 학교나 직장을 다녔다. 일반인이 매일 식사를 식당에서 해결하는 일은 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었다. 시간이 촉박하거나 도시락 준비가 어려울 때를 은근히 바란 적도 있다. 어머니가 점심 값을 주시면 비싼 것은 아니어도 먹고 싶은 것을 사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