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동물원이 봄맞이에 한창이다. 겨우내 동물들이 지낸 실내 공간과 시설물들은 묵은 먼지를 씻어냈고, 동물들도 단잠을 깨고 몸풀기와 단장에 들어갔다. 29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코끼리전담반에서는 봄맞이 대청소와 코끼리 야외 적응 훈련에 나섰다. 아시아코끼리 4마리가 겨우내 지낸 실내공간은 약 200㎏의 분변 수거를 시작으로 물청소와 환기를 위한 접이문 전면 개방을 시작했다. 야외 방사장도 코끼리 수영장 두 곳의 낙엽을 걷어내고 묵은 때를 청소한 뒤 물을 받아 준비를 마쳤다. 코끼리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게 온수 샤워도 마쳤다.
박신정 관장은 ‘젊은달 와이파크’ 이전에 강릉 ‘하슬라아트월드’를 만들었다. 남편 최옥영 작가와 함께. 처음엔 ‘하슬라아트월드’를 놓고 말들이 많았다. 사립미술관에 따개비처럼 들러붙는 게 운영난이라서 하지 말라는 고언이 난무했던 것. ‘젊은달 와이파크’를 추진할 때도 마찬가지였단다. 그러나 박 관장 부부는 과감하게 밀고 나갔다. 어떤 신념이 박 관장을 추동했을까? “예술가로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 작품에만 주력하는 작가들과 좀 다른 길이지만, 미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현대미술을 보여주고, 돌아오는 반응과 소통하고
산수미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곳이 강원도 영월군이다. 서린 역사와 보유한 유적은 또 어떻고? 그저 심심풀이로 여행을 갔다가도 오감 만족으로 기억에 새겨지는 곳이다. 박물관, 문화 공간, 전시장의 합이 자그마치 20여 개이니 말 다 했다. 2019년에 개관한 미술관 ‘젊은달 와이파크’는 개중 등등한 기세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주말이면 수백 명의 관람객으로 북적인다. 한적한 시골 동네에 벌어진 이변이다. 영월 변방 주천면 언덕배기에 있다. ‘젊은달 와이파크’에서 맨 먼저 만나는 건 입구를 이룬 설치작품 ‘붉은 대나무’다. 빨간 페
내 기억 속에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는 걸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단 말을 남깁니다. 영화는 애잔해도 때로 설렘을 던진다. 누군가의 가슴속에선 상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정원(한석규 扮)의 목소리가 가슴에 남아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울림이 남는 종소리처럼 여운이 길다. 때론 소리나 냄새로 또는 순간의 풍경으로 기억하는 여행이 있다. 군산은 영화 한 편만으로도 가능하다. 기억 속의 나
건강을 잃어도 담담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조한진희 ‘다른 몸들’ 대표는 "아픈 몸을 동정하거나 개인의 잣대로 판단하기보다 공동체의 동료로서 함께 살아가는 문화가 정착 돼야한다"고 말한다. 나와 다른 몸, 어떻게 존중하고 배려하면 좋을까? 정체성 존중해주기 아픈 사람이라는 정체성도 있지만, 그도 사회적인 지위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당연히 있다. 그러나 계속 병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면 어떨까? ‘아픈 몸’이라는 범위에 제한하지 않고 그 사람을 존중해주는 것이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방법이다. 알고 있는 건강 정보 강요하지 않기
“한국에는 천편일률적인 영화가 너무 많다. ‘매미소리’는 작정하고 문예 영화로 만들었다. 이런 장르의 영화도 한 편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충렬 감독의 영화 ‘매미소리’가 최근 개봉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2009)로 흥행을 거둔 지 13년 만이다. ‘매미소리’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 영화’다. 진도의 ‘다시래기’를 소재로 했고, 진도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됐다. ‘다시래기’는 전라남도 진도 지방에서 출상하기 전날 밤 초상집에서 상두꾼들이 벌이는 민속놀이다. 이충렬 감독은 1990년대 후반 진도에서 다큐멘터리 촬영을
햇살이 사물에 항상 공평하지는 않다. 빛이 기울어지는 朝夕에는 더욱 그렇다. 석양빛이 나목을 스치고 지나간다. 빛을 받은 버즘나무와 버드나무는 황금빛을 발하고 빛을 받지 못한 나무들은 어둠 속에 갇힌다. 높은 나무가 더 많은 햇살을 받는 건 세상 이치다. 빛의 차별은 대조와 입체감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이 치열하게 사는 것도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그곳에는 더 많은 햇살이 있기 때문에, 밝아서 더욱 주목받고 더 따뜻하기 때문에… 하지만 황혼이 지고 해가 먼 산을 넘어가면 모든 사물이 어둠에 묻히는 것을.
최근 SNS에서 활동하는 가상 인간이 화제다. 이들은 실제 사람처럼 행동하며, 실존 인물들과 함께 있어도 위화감이 없다. 연예계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수히 나오며 방송에 지장이 생기자, 코로나 확진의 위험이 없는 가상 인간이 더욱 빛을 발했다. 로지 국내 최초의 가상 인간 로지는 우리말 '오로지'라는 단어에서 따온 이름으로, 오직 한 명이라는 뜻에서 작명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로 선정되면서 더욱 유명해졌으며 2021년에만 10억 원이 넘는 광고 수익을 올렸다. 릴 미켈라(Lil Miquela) 19세
강경 읍내에 들어서기 무섭게 짭조름한 젓갈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한때는 밤낮없이 흥청거렸던 이름난 포구였고, 조선 말기에는 전국 3대 시장 중 하나였던 강경 장날이 있던 곳. 이제는 북적이던 그 자리에 그 시절의 낡은 건축물들이 세월을 지키고 빛바랜 표정의 골목 사이로 영화를 누리던 오래전의 시간들이 너울거리고 있다. 옥녀봉 아래 금강 물길 따라 흐른 세월 먼저 옥녀봉에 올라 강경의 풍경을 조망해보자. 강경 포구의 역사 이야기가 벽화로 그려져 있는 좁다란 골목길을 오르면 나타나는 해발 44m의 야트막한 봉우리. 당시의 통신 방법인
우리나라 최고의 여성 시니어를 뽑는 대회 ‘제6회 전국 시니어 춘향 선발대회’가 오는 5월 3일 열린다. 참여자 모집은 4월 8일(금)까지다. ‘제 6회 전국 시니어춘향 선발대회’가 5월 3일(화) 전북 남원시에서 개최된다. 남원시가 주최하고 남원시노인복지관이 주관하는 전국 시니어춘향 선발대회는 노년기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주도적이고 열정적인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신노년 상 정립을 돕기 위한 대회이다. 만60세 이상 대한민국 여성 어르신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희망자는 신청서와 자기소개서등 구비서류를 접수기간인 3월 7
봄 내음이 나기 시작하는 3월. 전남 광양은 벌써 완연한 봄이다. 광양 매화마을에서는 만개한 매화꽃이 상춘객(賞春客)을 반기고 있다. 지난 15일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찾았다. 섬진강을 감싸고 비탈진 길에 백매화, 홍매화, 산수유 등이 활짝 피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광양시도 이 같은 절경을 '꽃의 왈츠'라고 표현했다. 올해는 날씨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만개 시점이 늦어졌지만 평년보다는 빠르다. 매화는 봄비가 온 뒤인 오는 19일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매화 축제는 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책읽는사회문화재단과 함께 책을 통한 50+세대의 사회 참여 활동을 돕는 사업을 추진한다. 50+세대가 책을 매개로 인생 후반기의 삶을 더 풍요롭게 설계하고, 지역 내 인문독서문화 가치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재단은 두 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50플러스캠퍼스에서 전화로 책 읽어주는 활동가 입문, 북큐레이션 문학도서 입문, 어린이 미술사 에듀케이터 입문 등 3개 정규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전화로 책 읽어주
한국의 50대 이상에게 전공투에 대해 묻는다면 영화를 보러 간 극장의 대한뉴스에서 반복된 도쿄대학 야스다 강당이 불타는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일부 과격한 학생들이 학교 건물을 점거하여 경찰에 진압되며 화재가 발생했고, 그 때문에 천하의 도쿄대학이 그해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는 결론이 따라붙었다. 전공투는 일본 학생운동의 과격화와 몰락의 상징으로 그려졌다. 좌절한 학생들은 과거를 묻어버리고 체제에 투항하여 기업 전사 ‘시마 과장’(課長 島耕作)이 되어 ‘기업 사회 일본’의 초석이 되었다는 것이 우리가 전공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
●Exhibition ◇살바도르 달리 : Imagination and Reality 일정 4월 3일까지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 전시관 20세기 가장 위대한 화가이자 스페인 초현실주의 대가인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이 이달 20일까지 열린다. 달리의 유화 및 삽화, 대형 설치작품, 영화와 애니메이션, 사진 등의 걸작 140여 점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레플리카(복제품)가 아닌 ‘진짜 원화 작품’ 전시다. 전시는 아홉 개 섹션으로 나눴으며, 달리의 유년 시절부터 전 세계의 주목받는 작가로 자
“내가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나는 돌려주려고 해요.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 ‘시대의 지성’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의 말과 글은 남아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암 투병 끝에 지난달 26일 향년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 작가 등으로 활동하며 인문학 부문의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인’으로 불렸다. 1934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이어령 전 장관은 1956년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를 발표, 문단에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