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0세’ 의무화 5년…중장년 인력관리 어려움 여전해

기사입력 2021-09-27 10:31 기사수정 2021-09-27 10:31

▲중장년 인력관리 어려움 요인 (대한상공회의소)
▲중장년 인력관리 어려움 요인 (대한상공회의소)

정년 60세가 의무화된 지 5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기업 10곳 중 9곳은 여전히 중장년 인력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년 65세 연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국내 대ㆍ중소기업 300개 회사를 대상으로 ‘중장년 인력관리에 대한 기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9.3%가 정년 60세 의무화로 중장년 인력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어려움이 없다’라는 응답은 10.7%에 그쳤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장년 인력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들이 가장 많이 꼽은 어려움은 ‘높은 인건비’(47.8%)였다. 이어 △신규채용 부담(26.1%) △저성과자 증가(24.3%) △건강ㆍ안전관리(23.9%) △인사적체(22.1%) 등의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2017년 모든 기업에 정년 60세가 의무화된 지 상당한 기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정년 의무화에 따른 비용을 노사가 적정하게 분담하도록 제도적으로 설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응답 기업의 59%는 정년 60세 의무화와 관련해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가장 많이 취한 조치는 ‘임금피크제 도입’(66.1%)이었다. 그 뒤를 △근로시간 단축ㆍ조정(21.4%) △조기퇴직 도입(17.5%) △인사제도 개편(16.3%) △직무훈련 및 인식전환 교육(15.2%) 등이 이었다.

▲중장년 인력 생산성 (대한상공회의소)
▲중장년 인력 생산성 (대한상공회의소)

젊은 세대 직원과 비교해 중장년 인력의 업무 능력이나 생산성이 어느 정도인지 묻는 설문에는 ‘비슷하다’라는 응답이 전체 조사기업의 56.3%로 가장 많았고, ‘낮다’라는 응답이 25.3%였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중장년 인력이 생산성 대비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의 2020년 기준 ‘근속ㆍ연령별 임금수준’을 보면 근속 1~3년 차 25~29세의 연간임금은 평균 3236만 원, 3~5년 차 30~34세는 4006만 원이다. 25년 이상 근속한 55~59세 근로자의 임금은 평균 8010만 원에 달한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정년 60세 의무화 이후 청년층 고용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이는 주요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과도하게 높은 임금의 연공성 때문”이라며 “노사가 협치해 과도한 임금의 연공성과 연공서열식 인사체계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년연장으로 인한 청년고용 감소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나아가 저출산 고령화가 악화하더라도 고용연장 논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65세 정년연장에 대한 입장 (대한상공회의소)
▲65세 정년연장에 대한 입장 (대한상공회의소)

최근 고령인구 급증과 저출산 등에 따른 노동인력 감소에 따라 제기되고 있는 ‘정년 65세 연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기업의 71.7%가 65세 정년연장에 대해 ‘부정적이다’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65세 정년연장이 도입되면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의 32.3%는 ‘기존인력 고용유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응답했고, ‘신규채용 규모 자체가 줄어들 것’(17.0%), ‘신규채용 규모를 늘리는 데 걸림돌이 될 것’(12.7%)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현재 기업의 43.7%는 정년 60세 이후에도 고용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속 고용 방식으로는 ‘계약직 등으로 재고용’이라는 응답이 95.4%로 대다수였고, ‘계열사ㆍ협력사 전적ㆍ이동’과 ‘정년연장’은 각 8.4%, 5.3%에 불과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정년 60세 의무화 여파가 해소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고령화 속도만을 보고 고용연장을 추진하면 MZ세대의 취업난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며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 개편, 직무전환 활성화 등 임금과 직무의 유연성을 높여 고용시장을 선진화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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