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면 어찌 살라고”…빚더미에 파산까지 내몰리는 5060

기사입력 2021-07-30 14:00 기사수정 2021-07-30 14:00

▲은퇴 후 고정 수입이 없는 5060 중장년층이 생활비 부족으로 인해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다.
▲은퇴 후 고정 수입이 없는 5060 중장년층이 생활비 부족으로 인해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다.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5060 시니어들이 막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다. 고정 수입 감소로 인한 생활비 부족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8일 조선일보가 지난해 말 5대 저축은행(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의 5060대 대출 잔액이 4조4796억 원으로 2017년보다 133.2% 늘었다고 보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중 50대 저축은행 대출 잔액이 3조6174억 원으로 2017년 1조5270억 원보다 136.9% 증가했다. 60세 이상 저축은행 대출 잔액도 3943억 원에서 8622억원으로 118.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2030세대 저축은행 대출 잔액은 7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카드론 대출 잔액도 50대와 60세 이상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카드론 잔액은 2017년 3조1022억 원에서 2020년 9조677억 원으로 47.2% 증가했다. 60세 이상 카드론 잔액도 2017년 2조9693억 원에서 2020년 5조1287억 원으로 72.7% 늘었다. 같은 기간 30대 카드론 대출 잔액이 5.8%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정년퇴직 등으로 소득 절벽이 예상되는 5060세대는 상환 능력을 높게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분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은행권에서 멀어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빚더미로 내몰린 중장년층의 파산 신청도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를 통해 개인파산신청을 한 채무자의 대다수가 50세 이상 중장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를 경유해 개인파산·면책을 신청한 채무자 1108명 중 83.3%가 5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60대가 38.8%로 가장 많았고, 50대는 25.6%, 70대가 15.4%에 달했다.

채무발생 원인은 생활비 부족 44.5%, 사업의 경영파탄 22.0%, 사기피해 8.6%, 타인채무보증 6.8% 순으로 나타났다. 지급불능상태에 이른 직접적 원인으로 ‘소득보다 채무가 늘어난 상황’이 33.6%, ‘실직과 폐업 등 소득활동을 할 수 없을 때’가 34.4%로 집계됐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생활비가 부족한 저소득 취약계층이 상환능력 고려 없는 무분별한 대출에 쉽게 노출된 결과 악성부채의 사슬에 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퇴한 5060 시니어가 생활비 걱정 없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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