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 승계를 위한 솔루션

기사입력 2021-08-30 08:00 기사수정 2021-08-31 15:49

[생활 속 법률 상식] 가업 승계 시 알아야 할 상식

고령이 된 창업주들에게 최대의 관심사는 바로 가업 승계다. 사전에 가업 승계를 위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상속세로 인해 2세대 경영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1세대 경영자가 가업 승계 시 알아두면 좋은 사항을 소개한다.

현재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고령의 창업주들은 가업 승계에 관심이 많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0 중소기업 가업 승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표 중 1세대 경영자는 57.2%를 차지했고, 60세 이상 경영자는 63.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전히 현업에서 은퇴하지 않고 종사하는 고령의 CEO가 많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의 최대 관심사는 가업 승계다. 실제로 가업 승계의 중요성에 동의한 이는 76.2%에 달했다.

가업 승계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기업의 소유권 또는 경영권을 승계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가업 승계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벽이 존재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업 승계의 어려움으로 꼽은 1순위는 막대한 ‘조세 부담’(94.5%)이었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막대한 상속 및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불가피한 주식 매각이 이루어지면 후계자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어려움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현재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고령의 창업주들은 가업 승계에 관심이 많다. (셔터스톡)
▲현재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고령의 창업주들은 가업 승계에 관심이 많다. (셔터스톡)

500억 원짜리 공제

흙수저 출신으로 자수성가해 중소기업의 대표가 된 김가업 씨는 은퇴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가업 승계를 위해 후계자를 선정했지만, 막대한 상속세가 부담스럽다. 이를 줄이는 방안을 찾다가 가업상속공제를 알게 됐다. 공제를 무사히 가업승계를 할 수 있을까?

가업상속공제는 김가업 씨처럼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을 위한 제도다. 다만 김가업 씨가 사망한 이후에 쓸 수 있다. 이 제도는 원활한 가업 승계를 위해 상속인의 상속세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 중소기업 혹은 중견기업을 운영할 경우 최대 500억 원까지 상속공제가 가능하다. 가업의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200억 원, 20년 이상은 300억 원, 30년 이상은 500억 원까지 가능하다.

가령 3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의 상속재산 가액을 600억 원으로 가정했을 때 가업상속공제를 통해 얼마나 세금을 줄일 수 있을까? 단, 상속인 자녀는 1명이고 일괄공제만 있는 경우로 생각한다. 국세청이 실시한 모의 계산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를 활용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약 284억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해당 공제를 활용하면 약 41억 원만 내면 된다.

▲가업상속공제는 막대한 공제 금액은 장점이지만,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셔터스톡)
▲가업상속공제는 막대한 공제 금액은 장점이지만,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셔터스톡)

막대한 공제 금액은 장점이지만,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피상속인은 10년 이상 동안 발행주식 총수의 50% 이상을 보유한 최대 주주여야 한다. 또한 피상속인은 ▲전체 가업 영위 기간 중 50% 이상의 기간, ▲10년 이상의 기간, ▲상속 개시일로부터 소급하여 10년 중 5년 이상의 기간 중 하나의 기간 내 대표이사로 재직해야 한다.

상속인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18세 이상인 거주자로서 상속 개시일 전 2년 이상 직접 가업에 종사해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을 10년 이상 운영하는 게 어렵다. 실제로 10년 이상 버티는 곳이 많지 않다. 또한 피상속인과 상속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므로 공제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공제 이후 사후 의무 규정도 있다. 위반 시 해당 기간만큼 추징금을 내야 한다. 통상적으로 ▲ 가업용 자산을 20% 이상 처분한 경우, ▲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상속인의 지분이 감소한 경우, ▲기준 고용 인원에 미달한 경우 등을 대표적인 사후관리 의무 이행 위반 사유로 규정한다. 다만 지난해부터 사후 의무 규정이 다소 완화됐다.

일단 사후관리 기간이 10년에서 7년으로 축소됐다. 사후관리 요건 중 하나인 고용 유지 요건이 ‘정규직 근로자 인원’ 또는 ‘총급여액’ 중 한 가지만 법에서 정한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완화됐다. 7년간 근로자 평균 인원은 최대 120%에서 100%로 완화됐고, 같은 기간 평균 급여액은 100% 이상을 유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가업 승계 시 알면 좋은 세금 상식

연부연납 ▶ 상속세를 줄이는 것이 힘들다면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 납부 시기를 늦춰서 일시 납부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인 연부연납제도는 5년에 걸쳐 6회로 분할납부를 한다. 가업 상속 재산의 경우 요건 충족 시 상속세를 최대 10년에 걸쳐 11회 또는 20년에 걸쳐 21회로 나누어 낼 수 있다.

증여세 과세특례 ▶ 증여세 과세특례 요건은 가업상속공제와 비슷하다. 증여자 조건으로 ‘중소기업 등의 가업을 10년 이상 경영한 60세 이상의 부모’ 등이 추가돼 있다. 일반적인 증여와 달리 누진세율(최대 50%)을 적용받지 않고 과세표준 30억 원까지 10%, 100억 원까지 20%의 증여세율을 적용받는다. 일반 증여세의 세율이 최대 50%인 것과 비교했을 때 이점이 있다.

주식 할증 평가 배제 ▶ 보통 최대 주주 등이 보유하는 주식 및 출자지분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외에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다. 최대 주주의 지분에 대해 주식 가액의 20%를 할증 평가한다. 하지만 가업 승계를 돕기 위해 중소기업 최대 주주의 주식분 등은 이를 상속받거나 증여받는 때에는 할증 평가를 하지 않는다.

<이 기사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 2021년 8월호(VOL.80)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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