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생활을 연금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는 윤 씨는 국민연금부터 사적연금까지 다양한 연금에 가입 중이고, 거주 중인 주택도 연금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윤 씨는 연금마다 상이한 가입 조건과 지급 방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자 상담을 신청해왔다.
가입 자격
국민연금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소득이 있는 국민이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다만 소득이 없더라도 해당 연령에 속하면 희망에 따라 임의로 가입할 수 있고, 60세가 넘어도 65세까지 임의계속가입자가 될 수 있다. 연금계좌(IRP, 연금저축)의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IRP는 소득이 있으면 가입할 수 있고, 연금저축은 소득이 없어도 국내 거주자면 가입할 수 있다. 보험회사에 가입하는 금리형 연금보험이나 변액연금보험 등 연금보험의 경우 계약자(보험료를 납입하는 자)는 특별한 가입 제한이 없다. 다만 연금을 지급할 때 기준이 되는 피보험자는 보험사에 따라 가입 연령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다.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자 혹은 배우자가 만 55세 이상이어야 한다.
납입 금액
국민연금 납입 금액인 국민연금보험료는 기준소득월액의 9%다. 사업장 가입자는 사업자와 가입자가 반반씩 부담하고, 나머지 가입자는 본인이 전액 부담한다. 연금계좌는 연간 납입할 수 있는 한도가 IRP와 연금저축 등 통틀어 1800만 원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연금보험의 납입 한도는 원칙적으로는 없다. 하지만 보험 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월납입 보험인 경우 월 150만 원까지, 일시납 보험인 경우 1억 원까지 납입하고 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주택연금은 공시가격 9억 원 이하의 주택이어야 한다.
납입 시 세제 혜택
국민연금은 납입보험료 전액에 대해 연말정산 혹은 종합소득세 신고 시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연금계좌는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는 세금이 부과되는 단계에 따라 다르다. 세금은 소득에서 비용을 공제한 후 과세표준의 크기에 따라 차등 세율을 적용하여 세액을 산출한다. 소득공제는 소득에서 비용 성격으로 법으로 정한 금액을 뺀다. 따라서 소득공제는 과세표준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서 적용되는 세율을 낮출 수도 있다. 세액공제는 소득공제가 적용된 후 산출된 세액에서 해당 금액을 뺀다. 소득공제는 고소득자에게 유리하고, 세액공제는 저소득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연금보험은 납입 시 아무런 세제 혜택이 없다. 주택연금은 일종의 대출이기 때문에 저당권을 설정해야 한다. 저당권 설정에 따른 등록면허세, 지방교육세를 최고 75%까지 감면해주고, 농어촌특별세 면세와 국민주택채권 매입의무 면제 혜택이 있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재산세를 25% 감면해준다. 주택연금 가입으로 인한 대출이자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다른 연금소득이 있는 사람이 주택연금을 받은 경우에는 그 받은 연금에 대해서 해당 과세 기간에 발생한 이자비용 상당액을 해당 과세 기간 연금소득 금액에서 공제해준다. 공제 한도는 연간 200만 원인데, 공제할 이자 상당액이 200만 원을 초과하면 200만 원을 공제하고, 연금소득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 금액은 없는 것으로 한다.
연금 지급 시기
국민연금은 출생연도에 따라 만 60세부터 65세까지 정해진 시기에 연금을 수령할 수 있고, 조건이 되면 5년 범위 내에서 연금을 더 빨리(조기연금) 혹은 더 늦게(연기연금) 신청할 수 있다. 연금계좌는 만 55세 이상이면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연금보험의 경우 원칙은 만 45세 이상이면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납입 금액에 관계없이 보험 차익에 대해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종신형연금은 피보험자가 만 55세부터 수령할 수 있다.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자 혹은 배우자가 만 55세 이상이어야 한다.
연금 수령 시 과세
국민연금은 2002년 이후 납입분부터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으로 종합과세된다. 연금계좌는 만 55세 이후에 수령하는 과세 대상 연금소득(퇴직금 등 제외된 금액)이 연간 1200만 원 미만이면 분리과세되어 저율(3.3~5.5%)의 연금소득세가 과세되고, 연간 12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분리과세와 종합과세 중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연간 1200만 원 초과 시 분리과세 세율은 16.5%다. 연금보험은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인 경우에는 납입 금액을 초과하여 수령하는 금액에 대해 이자소득세가 과세된다. 이자소득에 해당하는 금액이 연간 2000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연금보험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에는 수령하는 금액 전액 비과세된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비과세다.
연금 외 수령
국민연금은 최소 10년 이상 가입해야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가입자가 사망·국적상실·국외이주 등의 사유로 국민연금에 더 이상 가입할 수 없거나, 60세에 도달했으나 가입 기간(10년)을 채우지 못했을 때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반환일시금’으로 한 번에 지급한다. 연금계좌에서 만 55세 이전에 납입했던 금액을 인출할 경우 16.5%의 기타소득세를 부과한다. 만 55세 이후라도 정해진 연금 수령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연금 외 소득으로 보아 16.5%의 기타소득세를 부과한다. 연금보험의 경우 월납입 보험은 납입 기간 5년 이상과 계약 기간 10년, 일시납 보험은 계약 기간 10년을 유지할 경우 연금 외 수령하더라도 전액 비과세다. 주택연금은 수령 방법을 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 이내)를 정해놓고 한도 내에서 수시로 찾아 쓰고 나머지 금액은 평생 동안 매월 연금을 받는 ‘종신혼합방식’이나, 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 이내)를 정해놓고 한도 내에서 수시로 찾아 쓰고 나머지 금액은 정해진 기간 동안 매월 연금을 받는 ‘확정기간혼합방식’을 선택하면 연금 외 수령이 가능하다. 주택연금 수령은 비과세다.
가입자 사망 시
국민연금 가입자 혹은 10년 이상 가입자였던 수급자가 사망하면 유족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한다. 연금계좌는 가입자 사망 시 배우자가 계약을 승계할 수 있다. 연금보험은 연금 지급 전 피보험자 사망 시에는 정해진 보험금(연금적립액+사망보험금)을 사망 시 수익자에게 지급한다. 연금보험 연금 지급 후 피보험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사전에 지정한 방식에 따라 해당 수익자에게 지급한다. 연금 지급 방식이 종신형이고 보증 기간 내에 사망했다면 보증 기간까지 수익자에게 연금을 지급한다. 종신형의 보증 기간 후에 피보험자가 사망했다면 연금 지급은 중단된다. 연금 지급 방식이 상속형인 경우에는 연금 지급 시점까지 적립된 원금의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피보험자 생존 시까지 연금으로 지급하고, 사망 시에는 적립된 원금을 수익자에게 지급한다. 연금 지급 방식이 확정형인 경우에는 미리 확정된 기간 동안 피보험자 생존 여부와 관계없이 정해진 수익자에게 연금액을 지급한다. 주택연금은 본인이 사망하더라도 배우자 생존 시까지 가입 당시 정해진 금액을 지급한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연금을 선호하는 은퇴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복수로 연금에 가입한 경우 각 연금의 주요 특징을 알고 있으면 보다 효과적으로 노후생활에 연금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