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원년, 을사년은 우리를 어떻게 바꿀까?

기사입력 2025-01-01 00:11 기사수정 2025-01-01 19:53

노인 복지 관련 인프라 확충 시급… ‘노인 혐오’ 유발 악용 경계해야

(최경인 사진작가)
(최경인 사진작가)

2025년의 새해가 떠올랐다. 2025년은 육십갑자 중 42번째인 을사년(乙巳年)으로, ‘푸른 뱀의 해’로 알려져 있다. 동양 문화에서 뱀은 지혜와 변화를 상징하며, 청색은 생명력과 성장을 의미한다. 따라서 2025년은 새로운 시작과 성장이 기대되는 해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 어떤 의미보다 2025년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바로 초고령사회 진입 원년이라는 것. 지난해 12월 23일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인구 중 65세 이상이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0%를 넘어서며, 우리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2017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14%)에 진입한 지 7년 만의 일로, 인류사적으로도 전례가 없을 만큼 빠른 속도다.

안타깝게도 올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희망보다는 우려가, 성과보다는 숙제가 더 많아 보인다.

노인 복지‧의료 현안 ‘산적’

먼저 초고령사회 원년에 진입한 만큼 고령인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인프라 확보가 시급하다. 기존 우리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기반 시설로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노인인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련 학계의 중론이다. 특히 1인 가구, 노인 단독 가구의 증가는 노인 돌봄을 전통적인 가족 부양 시스템에 의존하기 어려워졌음을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인해 삐걱거린 의료시스템과 멈춰버린 의사교육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고령화와 의료서비스 수요의 증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의료현장에서는 시급한 주요 수술 지연으로 인한 피해 등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노인일자리 사회적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아직도 일부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노인일자리 정책을 낮은 임금을 이유로 예산 낭비라 지적하는 일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매일 하루 8시간 근로해야 하는 정규직 일자리는 노인들에게는 되레 부담일 수 있다. 노인일자리가 지급하는 30만 원 남짓한 임금은 누군가의 눈에는 하찮아 보일 수 있지만, 노인들에게는 최소한의 사회 참여, 최소한의 품위 유지, 최소한의 건강 관리를 위한 생명줄이기도 하다.

노인 주거 산업 폭발적 성장 예상

고령친화산업의 핵심에는 주거‧요양산업, 그 중에서도 노인 주거와 관련한 산업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야 기업들의 참전 소식이 들려온다. 전통적인 요양 분야 회사는 물론이고 건설, 호텔, 금융, 레저 분야의 기업들이 이 시장의 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한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은 투자를 준비하던 기업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LG경영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5년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주거·요양 산업이 전체 시니어 산업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맞이해 우리사회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는 바로 세대 갈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고, 안개 속 정국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극단적인 정치적 반목은 세대 간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노인 혐오’가 활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주요 사회‧경제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전망은 대부분 ‘흐림’ 혹은 ‘빨간불’이다. 게다가 들어선 ‘초고령사회’는 우리가 처음 걷는 길이다. 무거운 짐을 지고 알 수 없는 여정을 시작한 셈이다. 을사년의 평안한 여정을 위해 ‘푸른 뱀’처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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