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함께 즐기는 무대… 10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원스’

기사입력 2025-05-16 08:17 기사수정 2025-05-16 08:17

[관객의 시선]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며 만드는 감동 힐링극

▲윤형렬(가이), 이예은(걸)의 공연 모습.(신시컴퍼니)
▲윤형렬(가이), 이예은(걸)의 공연 모습.(신시컴퍼니)

아일랜드, 그리고 버스킹 문화의 관심을 높인 영화 ‘원스’가 10년 만에 뮤지컬로 돌아왔다. 소박하지만 진실된 서사,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음악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뮤지컬 장르의 고정관념을 뒤흔들며 감동을 선사한다.

◇공연 소개

(신시컴퍼니)
(신시컴퍼니)

일정 5월 31일까지

장소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

연출 이지영

출연진 •가이(Guy) : 윤형렬, 이충주, 한승윤/ •걸(Girl) : 박지연, 이예은/ •다(Da) : 박지일, 이정열 •빌리(Billy) : 김진수 외

◇관람 포인트

ㆍ영화 ‘원스’의 감동을 재현한 힐링극

ㆍ초연 이후 10년 만의 이유 있는 귀환

ㆍ모든 배우, 1~9개 악기 직접 연주… 준비 기간만 약 1년

(신시컴퍼니)
(신시컴퍼니)

◇REVIEW

“‘원스’는 뮤지컬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이 작품만의 특별한 음악과 분위기가 있어요. 드라마도 자극적인 소재 하나 없이 담담하고 투박해요. 그런데 그 안에 은은하고 깊은 여운이 있어요.” 주인공 가이 역을 맡은 배우 윤형렬은 ‘원스’를 이렇게 표현했다. 그의 평은 ‘원스’라는 작품을 정확히 꿰뚫어본다.

‘원스’는 화려한 쇼 뮤지컬이 아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군무와 대형 무대 장치를 배제하고, 극의 모든 흐름을 음악과 감정의 결로 풀어낸다. 2007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며, 뮤지컬로는 2012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같은 해 토니상 8개 부문 등 수많은 상을 섭렵했다.

한국에서는 2014년 초연됐으며, 윤도현, 전미도 등이 출연했다. 이번 시즌은 초연 이후 무려 10년 만의 귀환이다. 오랜 시간 공연이 무대에 오르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다. 오케스트라 없이 배우들이 작품의 모든 음악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캐스팅의 어려움이 따른다. 모든 출연자는 최소 한 개에서 많게는 아홉 가지 악기를 연주해야 한다.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 만돌린, 우쿨렐레 등 다양한 악기가 동원되며, 이를 위해 배우들은 10개월에 이르는 음악 레슨과 합주를 거쳐 무대에 올랐다.

‘원스’의 스토리 역시 극적이지 않다. 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거리의 기타리스트 가이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걸의 운명 같은 사랑을 이야기한다. 가이 역에는 윤형렬, 이충주, 한승윤이 캐스팅됐으며, 걸 역은 박지연, 이예은이 연기한다. 박지연은 초연에 이어 합류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기자는 윤형렬과 이예은 페어의 공연을 관람했다. 초연 당시 오디션에서 탈락했던 윤형렬은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며, 풍성한 발성의 노래 실력과 수준급 기타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예은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새로운 걸을 만들어냈다.

작품 속 걸 캐릭터는 체코 이민자 설정에 따라 어눌한 외국인 말투를 구사한다. 이는 캐릭터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관객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번역을 맡은 황석희 번역가는 걸 대사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원작 영화의 자막 번역도 맡았던 그는 뮤지컬 대본은 무대의 특수성과 관객의 정서적 수용성을 고려해 새롭게 다듬었다. 특히 원작 특유의 위트 있는 표현을 한국 정서에 맞게 조율,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뮤지컬 ‘원스’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누구에게나 있었던 한때의 감정, 잊고 지낸 꿈과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오늘날 가장 필요한 위로의 형식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하는 프리쇼.(신시컴퍼니)
▲배우와 관객이 함께하는 프리쇼.(신시컴퍼니)

◇관람 tip) 배우와 함께 노래·춤추기

‘원스’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프리쇼(Pre-show)’ 공연에 참여하는 것이다.

1층 좌석을 예매한 관객은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무대에 직접 올라갈 수 있다. 무대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펍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분위기로 연출돼 있다. 무대 한켠에 미니 바가 설치돼 있으며, 웨이터 복장의 스태프가 음료를 판매한다. 물, 음료, 와인 등을 판매하며, 음료는 리유저블 컵에 담아 제공돼 기념으로 소장할 수 있다.

프리쇼의 백미는 배우들과의 교감이다. 공연 시작 약 10분 전, 출연 배우들이 무대 위에 등장해 세 곡의 넘버를 직접 연주하며 관객과 함께 노래하고 춤춘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참여형 공연’으로 관객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무대 위가 아닌 더블린의 펍 안에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프리쇼 공연이 끝난 후 관객은 무대에서 내려온다. 이후 본 공연은 암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서 시작한다. 이러한 구성은 관객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극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원스’를 관람할 예정이라면, 공연 시작 30분 전 미리 도착해 프리쇼를 체험해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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