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의 탈바꿈, 달라진 강남종합사회복지관

기사입력 2025-06-25 16:33 기사수정 2025-06-25 16:33

23일 2년 여 리모델링 마치고 개원… 시설 곳곳 노인 복지 배려 보여

▲전면 리모델링을 마친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의 외관 전경.(이준호 기자)
▲전면 리모델링을 마친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의 외관 전경.(이준호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이 35년 만에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난 23일, 조성명 강남구청장과 지역주민, 복지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치렀다. 이 복지관은 노후한 시설을 단순히 수선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복지 수요를 반영해 공간 구조 자체를 재정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은 1991년 개관 이후 지역 주민들과 함께해 온 생활 복지의 거점이었다. 그러나 세월 앞에선 시설 노후화로 인한 누수와 안전 문제를 피할 수 없었고, 특히 1층 어린이집이 원아 수 감소로 2023년 7월 폐원되면서 새로운 복지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때 시작된 것이 '종합사회복지관 Re디자인 사업'이다.

▲어르신들의 휴식과 프로그램 대기를 위한 1층 힐링 존.(이준호 기자)
▲어르신들의 휴식과 프로그램 대기를 위한 1층 힐링 존.(이준호 기자)

조준배 관장은 “2년 반 가까운 준비 기간 동안 단순한 설계 변경이 아니라 지역의 인구 구조, 생활 패턴, 이용자의 동선을 면밀히 분석하며 공간 재배치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복지관은 각 층마다 뚜렷한 기능 특화가 이뤄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1층의 주 이용 대상을 어린이에서 어르신으로 전환한 점이다.

▲힐링 존에서 엑서브레인 게임을 체험 중인 어르신과 조준배 관장.(이준호 기자)
▲힐링 존에서 엑서브레인 게임을 체험 중인 어르신과 조준배 관장.(이준호 기자)

▲노후진단실에서 디지털 키오스크를 활용해 신체 기능을 측정하는 어르신.(이준호 기자)
▲노후진단실에서 디지털 키오스크를 활용해 신체 기능을 측정하는 어르신.(이준호 기자)

조 관장은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어르신들에겐 1층이 제일 편한 공간이다. 1층을 고령자 전용공간을 재배치해 스마트 노후종합지원센터 등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노후종합지원센터는 고령 주민에게 단계별 노후 진단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며, 약 200개 기관과 연계해 통합지원을 추진한다.

1층에는 어르신 프로그램실, 노후진단실, 힐링 존(Healing Zone) 등이 들어섰다. 대부분의 공간은 유니버설 디자인을 반영해 공간 벽을 절반 이상 없애고 복도를 넓혔다. 조 관장은 “과거엔 모든 공간을 프로그램실로 꽉 채우는 것이 효율이라 여겼지만, 힐링 존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쉼’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말했다.

2층은 가족과 아동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되었고, 3층은 평생교육과 발달장애 아동 재활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된다. 층마다 벽면 색상과 인테리어 컨셉도 달리하여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공간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인상적이다.

▲낙상 방지 설비가 적용된 체험홈 내 고령자용 욕실 공간.(이준호 기자)
▲낙상 방지 설비가 적용된 체험홈 내 고령자용 욕실 공간.(이준호 기자)

이 복지관의 또 다른 특징은 실질적인 체험 기반의 설비다. 예컨대 고령자용 체험 공간 ’체험홈’에는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싱크대, 낙상 방지를 위한 욕실 설비, 전자동 침대, 리프트 등 다양한 주거 개선 모델이 마련되어 있다. 복지관 측은 이 공간을 활용해 고령자 및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주거 개선 아이디어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저소득층 고령자를 위한 주거개선(집수리) 사업에도 활동된다.

▲원래 폐쇄되어 있던 공간을 녹화(綠化)해 조성한 옥상 정원.(이준호 기자)
▲원래 폐쇄되어 있던 공간을 녹화(綠化)해 조성한 옥상 정원.(이준호 기자)

옥상 공간도 달라졌다. 조 관장은 “원래는 폐쇄되어 있던 옥상을 녹화(綠化)하고 엘리베이터를 옥상까지 연장 설치해 어르신들도 햇볕을 쬘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복지 사각지대가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이 복지관의 주요 서비스 대상인 개포동 영구임대단지는 노인 인구 비율이 60%를 넘는 초고령 지역이다. 복지관이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의 노인 복지의 거점으로 거듭나야 할 이유다.

조 관장은 “복지관은 지역 주민에게 열려 있는 마을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며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주민들이 ‘찾아오는 공간’에서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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