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자살률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시니어 시민단체인 대한은퇴자협회(KARP)가 16일 성명서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에는 아이들을 지켜줄 어른이 절대 부족하지 않다”며 노년세대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제안했다.
대한은퇴자협회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청소년 자살 사건과 관련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0대 자살률은 2011년 인구 10만 명당 5.5명에서 2023년 7.9명으로 증가했다”며 “같은 기간 다른 연령대 자살률은 감소한 반면, 청소년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 및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청소년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 수준이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청소년 자살률을 3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조기 정신건강 진단과 상담 시스템 강화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KARP는 이 같은 접근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은 “이 문제는 청소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단절된 세대, 해체된 공동체 구조의 결과”라며 “입시제도나 상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노년세대의 경험과 인격은 청소년에게 정서적 울타리가 될 수 있다”며 “고령자 인력을 단순한 공공일자리에서 벗어나 청소년 멘토, 지역사회 교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대안으로 △시니어-청소년 세대 멘토링 사업 도입 △세대공감교실 제도화 △1마을 1세대 공존 거점센터 구축 등을 제안했다. 주 회장은 “아이들과 어른이 단절된 것이 문제이며, 세대 간 연결의 기회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