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을 수놓은 K-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입력 2025-10-03 07:00

[관객의 시선] 1920년대 뉴욕으로의 초대

▲개츠비 역의 매트 도일, 데이지 역의 센젤 아마디.(오디컴퍼니)
▲개츠비 역의 매트 도일, 데이지 역의 센젤 아마디.(오디컴퍼니)

대형 제작비를 바탕으로 화려함을 극대화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에는 ‘금의환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를 사로잡은 이 작품은 한국인이 제작한 K-뮤지컬이기 때문이다.

◇공연 소개

(오디컴퍼니)
(오디컴퍼니)

일정 11월 9일까지

장소 GS아트센터

연출 마크 브루니

출연 •제이 개츠비 : 매트 도일 •데이지 뷰캐넌 : 센젤 아마디 •닉 캐러웨이 : 제럴드 시저 •조던 베이커 : 엠버 아르돌리노 •머틀 윌슨 : 제나 드 월 등

러닝타임 155분(인터미션 20분 포함)

관람료 VIP 19만 원, R석 16만 원, S석 13만 원, A석 9만 원

◇관람 포인트

•출간 100주년, 고전이 뮤지컬로 되살아난 무대.

•신춘수 대표의 집념, K-뮤지컬 최초 토니상 수상.

•화려한 파티와 400벌 의상으로 재현한 ‘1920년대 뉴욕’.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넘버, 배우들의 뛰어난 표현력.

▲매트 도일, 센젤 아마디 외 배우들.(오디컴퍼니)
▲매트 도일, 센젤 아마디 외 배우들.(오디컴퍼니)

◇REVIEW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대표 고전,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출간 100주년 때 한국 관객과 만나 더욱 뜻깊다.

지난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개막 직후 3주 연속 주간 매출 1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원 밀리언 클럽’에 입성했다. 이어 6년 만에 1761석 규모 브로드웨이 시어터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 4월 웨스트엔드에서도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 첫선을 보였다.

‘K-뮤지컬’로 불리는 이유는 한국 제작자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직접 기획하고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작품을 준비했으며, 제작비는 약 2500만 달러(약 344억 원)에 달한다. 그는 “처음부터 세계적인 프로듀서를 꿈꿨다. 목표가 분명했기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무대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경험을 토대로 완성도를 높였다. 신 대표는 “가장 아름다운 프로덕션”이라고 자신했다. 출연진도 새롭게 캐스팅했다. 고해상도 LED 전환, 실제 차량과 불꽃놀이 효과, 뮤지컬계 가장 권위적인 상인 토니상을 수상한 의상팀이 제작한 400여 벌의 의상이 어우러져 광란의 1920년대 뉴욕을 화려하게 재현한다.

넘버는 재즈와 팝, 발라드 장르로 18인조 오케스트라가 이끈다. ‘로어링 온(Roaring On)’과 ‘뉴 머니(New Money)’는 쇼 뮤지컬 특유의 흥을 터뜨리고, ‘마이 그린 라이트(My Green Light)’와 ‘포 허(For Her)’는 한국 관객의 정서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감성적인 발라드 곡이다. 특히 배우들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표현이 곡의 매력을 높인다. 또한 무대 양옆에 자막을 배치해 언어장벽을 낮췄다.

극은 신흥 부호 제이 개츠비가 젊은 시절 사랑했던 데이지 뷰캐넌을 향한 집요한 사랑을 그린다. 부와 명성을 쌓은 이유도 데이지 때문이지만, 그의 꿈은 허망하게 무너진다. 인간의 욕망과 이상·현실의 간극을 묵직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그의 사랑은 ‘위대’했지만, 삶은 과연 ‘위대’했을까라는 질문을 남긴다.

시니어 세대에게 이번 공연은 더욱 의미가 크다. 젊은 시절 원작을 접한 세대라면 무대 위 재해석을 통해 다시금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의 메시지는 인생 경험이 많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조던 역의 엠버 아르돌리노, ‘뉴 머니’ 무대.(오디컴퍼니)
▲조던 역의 엠버 아르돌리노, ‘뉴 머니’ 무대.(오디컴퍼니)

◇영화와 뮤지컬, 얼마나 다를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2013년 동명의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렇다면 뮤지컬을 보기 전 영화를 미리 보는 것이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시청하는 편이 좋다.

영화를 접한 관객은 극의 흐름을 한층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다. 미장센과 주요 장면에서 영화의 이미지를 차용한 부분이 적지 않아, 무대에서는 어떻게 구현했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목할 점은 시선의 차이다. 영화는 화자인 닉 캐러웨이를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되지만, 무대에서는 각 캐릭터의 관점이 교차하며 이야기를 다층적으로 풀어간다. 이 과정에서 조던 베이커의 비중이 대폭 확대됐다.

영화에서는 닉과 조던의 애매한 관계가 드러나는 정도였으나, 뮤지컬에서는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뚜렷하게 부각된다. 주요 장면마다 조던이 등장하면서 캐릭터의 무게감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그는 SNS에서 챌린지 열풍을 일으킨 넘버 ‘뉴 머니’의 중심에 선다.

조던 역을 맡은 엠버 아르돌리노는 시원한 가창력과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무대를 압도한다. 실제로 ‘여자 조연에게 빠졌다’는 관람평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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