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 약만으로는 부족”…인지중재·생활습관·가족지원까지 확대 필요

입력 2025-10-31 17:11

▲임선진 국립정신건강센터 노인정신과장이 31일 열린 치매 심포지엄에서 ‘치매와 라이프스타일 정신의학’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임선진 국립정신건강센터 노인정신과장이 31일 열린 치매 심포지엄에서 ‘치매와 라이프스타일 정신의학’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치매 치료를 약물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지중재치료,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의 ‘독박 돌봄’의 심리적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김가영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사회재활과장은 31일 “인지저하를 겪고 있는 대상자에게 인지적 개입은 비약물적인 개입으로 적극적인 개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인지중재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열린 치매 심포지엄에서 ‘치매 환자에서의 인지재활’을 주제로 발표자로 나서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는 약물 치료를 시작하기 이전에 최우선으로 (인지중재치료를) 접근해 봐야할 방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과장은 인지중재치료 유형을 인지훈련, 인지자극, 인지재활 세 가지로 분류했다. 김 과장은 “인지 자극은 전반적인 인지 활동을 통해서 환자를 깨어 있게 하고 잃어가는 인지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인지 재활은 다른 개입과 다르게 개인의 일상생활 기능 향상과 사회 복귀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임선진 국립정신건강센터 노인정신과장은 ‘치매와 라이프스타일 정신의학’을 주제로 일상생활의 약물치료 외에도 운동·영양·수면·사회적 관계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며 생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과장은 신체활동의 효과를 주목했다. 임 과장은 “(다양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신체 활동과 인지 기능 사이에는 용량 반응 관계가 존재한다며 운동을 많이 할수록 인지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과장은 미국의 ‘디파트먼트 오브 휴먼 앤 헬스’ 내용을 소개하며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 그리고 유연성 및 균형 훈련은 어르신들에게는 필수적”이라며 “유산소 운동은 중강도일 경우 주 5일 이상 하루에서 최소 30분을 하라고 돼 있고, 고강도는 주 3일 이상 하루 20분 이상의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과장은 신체활동뿐만 아니라 수면, 식단도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매 가족 ‘독박 돌봄’ 그림자…광진구치매안심센터 가족프로그램 ‘눈길’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 등 보호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수경 광진구치매안심센터 간호사는 ‘치매 환자 돌봄가족의 우울과 가족 프로그램의 효과’ 발표를 통해 “(치매 환자의 보호자는) 사회적 고립, 돌봄방법 정보 부족, 경제적 부담, 부양 의무감, 치매에 대한 이해 부족, 돌봄 죄책감이 생긴다”고 조명했다.

김 간호사는 보호자도 돌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광진구치매안심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김 간호사는 “돌봄역량강화(치매가족교실)을 통해 ‘헤아림’, ‘희망다이어리’, ‘가치돌봄’ 등을 운영하는데 이는 치매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증상별 돌봄 방법 안내, 가족의 심리적 스트레스 완화와 가족간 지지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대상자(치매 환자)도 대상자이지만 돌봄을 제공하는 가족도 먼저 챙겨야 한다. (보호자의) 신체적-건강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교육에서 많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호자를 위한 ‘YOU YOU’(광진구 특화사업) 사업도 소개했다. 김 간호사는 “다른 프로그램에 차이점은 보호자에 맞춤형으로 진행한다는 점”이라며 “시간을 맞출 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망상이 심하다고 하면 망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등 대상자의 증상에 따라서 교육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김 간호사는 가족프로그램이 지금보다 더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그램 참여한 보호자 중에) 우울감이 많이 완화돼 고맙다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계셨다”며 “가족 프로그램은 정말 우울감 완화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어 “치매 환자가 많아지는 만큼 치매 가족의 정신 건강도 중요하다”며 “이런 가족 프로그램 사업을 더 확대할 수 있도록 예산이 많이 확보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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