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머니’ 154조 원, 신탁·보험 제도 개선 필요해”

입력 2025-10-22 02:39

정승희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 ‘치매 인구의 확대와 금융의 역할’ 보고서

(챗GPT 이미지 생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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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가 보유한 자산, 이른바 ‘치매머니’ 규모가 150조 원을 웃돈 만큼 제도 개선을 통해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22일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정승희 연구위원은 최근 ‘치매 인구의 확대와 금융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치매 시대 도래에 대응하여 금융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의 신탁, 보험 부문의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과 더불어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치매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60세 이상 치매 환자는 101만 명으로, 2050년에는 22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은 고령자를 포함하면 569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65세 이상 고령 치매환자가 보유한 자산인 치매머니는 국내총생산(GDP)의 6.4%에 해당하는 154조 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치매머니의 확대는 투자 및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붕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치매인구의 증가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금융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가장 직접적으로는 치매 발병 전 건강관리 및 예방 단계부터 발병 후 중증 치매 단계까지 발생하는 의료비 및 간병비를 치매보험, 간병보험 등 다양한 보험 상품을 통해 미리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 고령층의 자산 동결 문제는 신탁 상품으로 대비할 수 있다”며 “치매신탁은 대표적인 치매 금융상품으로 치매 발병 후 원활한 자산관리와 동시에 자산보호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연구위원은 국내 치매 금융시장 발전은 더딘 편이라고 지적했다. 치매·간병보험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약 3조2000억 원으로, 전체 보험시장의 1.3%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해당 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17.5%로 낮은 수준이다.

정 연구위원은 “최근 5대 시중은행의 유언대용신탁의 잔액은 3조9000억 원으로, 60세 이상 고령층이 보유한 자산이 약 4300조 원이며 치매 머니 규모가 150조원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협소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정 연구위원은 “금융이 치매 인구 확대에 따른 각종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공공신탁과 더불어 민간신탁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고령자 대상 원금보장형 신탁상품 허용, 일부 합동 운용 허용, 불특정 다수 대상 홍보 금지 규제 완화 등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보험사의 치매관련 역할 확대를 위한 다방면의 제도 개선이 논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규제 요인으로 인해 일본 등 해외에 비해 요양사업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으로 치매에 따른 요양 수요를 근본적으로 충족하기 위해서는 요양시설 소유 관련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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