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천대학교 스타트업칼리지가 주최한 ‘제12회 GCS THE Forum’이 31일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 AI관 6층에서 열렸다. 행사 주제는 ‘Next Big Wave: Wellness, 다음 유니콘이 태어나는 산업’으로, 웰니스·헬스케어·복지·요양·식품·멘탈·여행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산업 트렌드와 창업 전략을 다뤘다. 개회는 장대익 가천대 스타트업칼리지 학장이 맡았다.
첫 순서인 인사이트 세션에서는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가 단상에 올랐다. 그는 “투자은행 출신으로 웰니스 산업과는 전혀 무관한 분야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초반엔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복지, 주거, 실버타운 같은 용어조차 생소해 처음엔 하나하나 배우는 데만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분야는 단순히 시장을 보는 게 아니라 내 삶을 함께 돌아보게 만드는 산업”이라며 “그래서 웰니스는 일과 삶, 투자와 철학이 동시에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나선 KB라이프 김효동 전무는 “액티브 시니어 시장을 55세부터 본다”며 “문화·엔터테인먼트와 결합한 오프라인 기반의 건강 플랫폼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 돌봄이 아닌 ‘능동적 시니어 라이프’가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제품·서비스 모델의 구체적 접근이 소개됐다. 남정민 풀무원 건강케어플랫폼사업본부장은 ‘웰니스 시대의 저속노화와 맞춤영양’을 주제로 “건강은 더 이상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이 됐다”며 “풀무원은 단순한 식품회사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영양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전자와 생활습관 데이터를 결합해 개인에게 적합한 영양을 추천하는 정밀영양이 미래 산업의 핵심”이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디자인밀’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개인 맞춤 도시락과 식단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본지 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체험단 운영결과도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문우리 포티파이 대표는 정신건강 플랫폼 ‘마인드링’ 개발 과정을 들려주며 “당시 사업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의 시선에 갇혔다’는 한계를 절감했다”고 고백했다. 문 대표는 “정신과 전문의로서 환자에게 좋은 걸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유저의 니즈는 달랐다. 의료적 처방보다 ‘일상에서의 마음 회복 경험’을 원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전문가 중심이 아닌 사용자 중심의 접근으로 전환했고, “심리 웰니스는 약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관점으로 제품 전략을 재정립했다고 밝혔다.
신재욱 헤세드릿지 대표는 ‘B2B 웰니스 비즈니스의 현장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웰니스는 기술 만큼이나 현장의 끈기가 중요하다. 하루 30통의 전화를 걸고 30건의 이메일을 보내며 고객의 ‘진짜 소비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 “직장인의 건강관리 시장은 향후 가장 큰 B2B 성장 영역”이라며 “복지의 개념을 넘어 기업이 직원의 생산성과 몰입도를 높이는 ‘조직 웰니스’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 기업 복지 현장에서 요가·심리상담·명상 프로그램 등을 통합한 모델을 운영하며 “서비스 도입 기업이 성심당, 한전 등으로 확대됐다”고 소개했다.
오픈토크에서는 자본시장의 시각이 더해졌다. 이 자리에서 위벤처스 경혜원 이사는 “바이오와 헬스케어의 긴 연구개발 기간 속에서도 웰니스는 투자자에게 실질 수익을 제공하는 대안 영역”이라며 “건강관리의 디지털화, 멘탈케어, 식습관 데이터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이준영 CVC 담당자는 “보험이 ‘아프기 전’의 상품이라면, 웰니스는 ‘아프지 않기 위한’ 투자”라며 “헬스케어와 예방 중심 서비스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 좌장를 맡은 황성현 가천대학교 스타트업칼리지 교수는 “GDP 성장과 함께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웰니스 산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전략이 되고 있다”고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