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1

“노후, 돈 묶어두면 손해” 일본 퇴직연금 ‘예금 탈출’

입력 2026-05-11 15:29

인플레이션에 투자형 상품 확대…노후 생활 설계 교육도 늘어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일본에서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중장년층의 퇴직연금 운용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원금보장형 상품에 자산을 묶어두기보다 투자형 상품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으며 기업들의 퇴직연금 투자 교육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11일 보험연구원의 ‘일본 DC형 퇴직연금 운용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5년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일본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2%대 이상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장기간 이어졌던 저물가 구조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서 일본 퇴직연금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실질 수익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명목 수익률이 높더라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 자산가치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 신탁은행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1%가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자산 영향’을 미래 자산형성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자산 구성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2021년 3월 말 45.3%였던 원금보장형 상품 비중은 2025년 3월 말 30.8%로 약 14.5%포인트 줄었다. 반면 외국주식형 투자신탁 비중은 같은 기간 12.4%에서 25.2%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투자 금액 역시 약 2조 엔에서 6조 엔 수준으로 늘었다. 일본의 변화는 예·적금 중심 운용 비중이 높은 국내 퇴직연금 시장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들의 투자 교육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제도 소개나 상품 설명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노후 생활 설계와 장기 투자 교육까지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과 개인형 확정기여연금(iDeCo) 제도를 지원하는 민간단체인 ‘DC·iDeCo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투자 교육 실시율은 2023년 58.9%에서 2025년 64.7%로 상승했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공적연금과 은퇴 이후 생활비 관리 등 노후 전반을 함께 다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 리포트를 작성한 이소양 연구원은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자산 형성 관점에서 투자 교육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이직이나 퇴직 과정에서 퇴직연금 자산 이전 방법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해 계좌가 방치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자격 상실 시 자산 이전 교육’을 받았다는 응답은 7%에 그쳤다.

이 연구원은 일본 사례가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도 시사점을 준다고 봤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원금 보장만으로는 자산가치를 지키기 어려운 만큼, 장기 투자와 금융 교육 강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최신 뉴스

  • 공연, 체험, 세대 한데 어우러진 ‘풍류미소’
    공연, 체험, 세대 한데 어우러진 ‘풍류미소’
  •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 1951년생은 언제 신청 가능?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 1951년생은 언제 신청 가능?
  • 주택연금 개편, 실버타운 살아도 연금 받는다
    주택연금 개편, 실버타운 살아도 연금 받는다
  • [노인진료센터를 가다①] 예방으로 건강수명 지키기, 서울의료원
    [노인진료센터를 가다①] 예방으로 건강수명 지키기, 서울의료원
  • [윤나래의 세대읽기] 먹고 입고 ‘체험’하는 불교 열풍
    [윤나래의 세대읽기] 먹고 입고 ‘체험’하는 불교 열풍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