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후에도 일하려는 사람들에게 국민연금은 늘 민감한 문제였다.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가 오히려 연금이 줄어들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벌려고 일했는데, 연금이 깎이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부담이 조금 줄어들 전망이다. 18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5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소득부터는 초과소득월액이 200만 원 미만일 경우, 소득활동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당 개정법은 2026년 6월 17일 시행될 예정이다.
일정 소득 넘으면 연금 일부 감액
그동안 국민연금은 일정 나이가 되어 노령연금을 받기 시작한 이후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연금액 일부를 감액해왔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고 지급개시연령에 도달해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이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할 경우, 최대 5년 동안 소득 수준에 따라 연금액이 줄어들었다. 이때 감액 최대한도는 노령연금의 절반까지였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소득이 있는 업무’ 기준이다. 2026년 기준 월평균소득금액(A 값)이 319만3511원을 초과하면 소득이 있는 업무에 해당한다. 기준이 되는 ‘A 값’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 평균소득월액을 평균한 금액이다. 단순하게 월급 총액이 아니라 근로소득금액과 사업소득금액을 합한 뒤, 실제 소득활동 개월 수로 나누어 계산하며, 근로소득공제와 필요경비 등이 반영된다.
기존에는 'A 값'을 넘는 초과소득월액이 100만 원 미만이면 최대 5만 원, 200만 원 미만이면 최대 15만 원까지 연금이 감액되는 구조였다.

일하면 손해라는 인식 줄어들까
이번 개편의 의미는 분명하다.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려는 사람들에게 ‘일하면 손해 본다’는 인식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일부 시니어는 연금 감액을 우려해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일을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초과 소득월액 200만 원 미만 구간이 감액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비교적 적정 수준의 근로•사업소득을 얻는 은퇴자들의 부담이 한층 줄어들게 된다. 바꿔 말하면 감액 기준선이 월 약 519만 원 수준으로 올라가 그 이하의 소득이 발생할 때는 국민연금이 깎이지 않게 된다..
물론 모든 경우에 연금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소득이 기준을 크게 초과하면 여전히 감액이 적용될 수 있다. 자신의 소득 수준에서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1월 1일 이후 발생한 소득부터 새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소득으로 이미 감액된 연금 역시 소급 적용해 환급할 예정이다.
조기노령연금을 받는다면 다르게 적용
주의할 점도 있다. 일반 노령연금과 조기노령연금은 적용 방식이 다르다.
조기노령연금은 원래 소득이 없는 상태를 전제로, 정해진 지급개시연령보다 먼저 받는 제도다. 따라서 조기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이 원래 지급개시연령 전에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면 그 기간 연금 지급이 정지된다. 이제 일해도 연금이 안 깎인다는 말만 듣고 조기노령연금까지 동일하게 이해해서는 안 된다. 본인의 연금 유형을 먼저 확인해봐야 한다.
은퇴 후 ‘일’의 의미도 달라졌다
이번 변화는 더 오래 일하는 시대에 맞춰 은퇴 후 노동의 의미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과거에는 은퇴가 곧 일을 그만두는 시점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누군가는 일을 통해 생활비를 보태고, 누군가는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가며 삶의 리듬을 유지한다. 어떤 이들에게 일은 단순한 소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은퇴 후에도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노후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오래 일하라는 뜻은 아니다.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일할 여건을 만들고, 쉬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국민연금 감액 기준 완화 역시 그 방향으로 가는 변화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쓸모 있는 TIP
△국민연금 감액 여부는 급여의 총액이 아니라 소득금액 기준으로 계산된다. 근로소득 외에 사업소득도 함께 반영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의 예상연금 연금모의계산 서비스를 활용하면 본인의 상황을 미리 점검할 수 있다.
△재취업이나 프리랜서 등의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예상 소득과 연금 감액 여부를 함께 계산해보는 편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