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형 퇴직연금, 선택가입·중도인출 허용…영국·호주와 달라”
“초기에 공공기관 개방형 기금 주도, 이후 본격 경쟁 구조 예상”

11일 한수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에 발간한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개선 방향’ 리포트를 통해 “기금형 퇴직연금이 기존 퇴직연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올해 2월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통해 도입 추진에 합의된 사안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에 대한 합의안을 보면 확정기여형(DC)에 한정해 적용하고, 금융기관 개방형 기금·연합형 기금을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 유형은 △금융기관 개방형 기금-민간 금융회사 운용 △연방형 기금-공동 수탁법인 설립 △공공기관 개방형 기금-공공기관 참여 등이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푸른씨앗’의 가입 대상을 현재 30인 이하 사업장에서 300인 이하 사업장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해외 주요 국가와 다른 구조적 특징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장 큰 차이는 자동가입 및 강제전환 여부다. 호주(슈퍼애뉴에이션)는 사실상 강제 가입이고, 영국(NEST)은 자동 가입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한국의 경우 가입자 선택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원리금 보장형에 퇴직연금을 예치한 고객에게 최소한의 운용을 지시하는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중도인출 허용 여부도 다르다. 미국(401K)은 중도인출 시 세금이나 페널티를 부과하고, 호주는 거의 불가능하다. 영국도 제한적으로 중도인출을 운용한다. 반면 한국 기금형 퇴직연금은 중도 인출 방안에 대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한국이 영국의 직장연금 기금인 NEST와 같은 점진적 전환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영국은 자동가입 제도를 통해 가입자를 꾸준히 늘리며 기금 규모를 키우고 있다. 작년 3월 기준 회원 수는 1380만 명, 자산 운용 규모는 498억 파운드(약 102조 원)이다. 이를 기반으로 TDF 등 장기투자 중심의 운용 체계를 구축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상황에서는 영국의 점진 전환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이 조건들이 충족될 경우 호주의 완성 모델을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합의안에서 3가지 기금형 퇴직연금 형태를 허용한 만큼 향후 고객은 저렴하고 수익이 좋은 상품간 비교가 가능해 선택지가 많아질 것”이라며 “초기에는 푸른씨앗을 앞세운 공공기관 개방형 기금이 주도할 것으로 보이고, 이후 다른 형태의 기금형 퇴직연금이 안착하면 본격 경쟁 구조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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