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경기도 하남시에 문을 연 케어허브는 만 60세 이상 시니어가 건강관리와 주거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가까이 사는 사람은 통원하고, 이동이 불편한 사람은 레지던스에 머문다. 기간은 최소 2주에서 최대 6개월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AI 기반 인지 평가, 보행·균형·근력 측정, 수면·대사 관리, 운동과 생활 습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김윤주 대웅개발 대표는 케어허브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오래 고민했다. 병원 관계자에게는 급성기 치료와 자택 복귀 사이를 잇는 ‘스텝다운 케어센터’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일반인에게는 낯선 말이었다.
뇌와 몸을 다시 깨우는 ‘케어허브’
김 대표가 일반 시니어와 가족에게 꺼내는 표현은 ‘브레인·보디 부스팅센터’였다.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듯 인지와 신체 능력을 점검, 기능을 끌어올리는 곳이라는 의미다.
새로운 이름을 고민한 것은 케어허브가 기존 시설의 어느 범주에도 정확히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처럼 장기 거주하는 집도 아니고, 요양원처럼 일상 전반의 돌봄을 대신하는 곳도 아니다. 병원에서 정해진 시간에 재활치료만 받는 공간과도 다르다. 그가 케어허브를 설명할 때 자주 꺼낸 단어는 ‘집’이었다. 그러나 집은 케어허브가 아니다.
“어릴 때 4대가 함께 살았어요. 경험상 어르신들은 함부로 주거 이동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살던 곳에서 계속 살 수 있으려면 결국 본인이 가진 기능을 오래 써야 합니다. 뇌도, 팔도, 다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단기 체류형 시니어 레지던스 모델을 고민한 출발점은 요양 시설 현장이었다. 대웅개발 역시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이들을 위한 방문형 프리미엄 서비스도 검토했으나 요양원을 둘러보며 생각이 달라졌다. 많은 인원이 같은 생활공간을 공유하다 보니 여러 제약이 있었다. 많은 입소자가 그곳을 가족이 자신을 맡겨둔 곳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안정적인 사업은 될 수 있어도, 시니어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인지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 가장 두려운 게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과 보행이었습니다. 내 발로 걷고, 내 손으로 밥을 먹고, 스스로 움직이는 일을 못 하게 되는 순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지니까요.”
이 관찰은 케어허브의 구조로 이어졌다. 케어허브는 인지와 신체를 따로 보지 않는다. 그는 특히 인지를 입력, 저장, 출력, 반응, 행동의 복합 기능으로 설명했다.
“인지기능은 8주 안팎의 지속적인 개입이 있었을 때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신체기능도 근력, 균형, 보행 속도, 낙상 위험, 수면, 대사 상태와 연결돼 있다고 했다.
생활 자체를 회복 프로그램으로 설계
케어허브의 하루는 이르면 오전 6시부터 시작한다. 옥상이나 실내 그룹운동실에서 국선도와 요가 등 가벼운 신체 활동을 한다. 참여는 의무가 아니지만, 일찍 일어나는 시니어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하루의 첫 활동으로 넣었다. 이후 의사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전담 간호사가 혈압과 혈당 등 필요한 항목을 점검한다.
오전에는 인지와 신체기능에 따른 그룹 수업이 이어진다. 점심 이후에는 개인 맞춤 관리가 중심이다. 수면이 불안한 사람, 우울감이 큰 사람, 인지기능이 떨어진 사람, 대사질환이나 근골격계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맞춤형 프로그램과 기기를 제공한다.
이밖에 순환 관리를 위한 반신욕과 수압 마사지, 대사 관리 프로그램, 웨어러블 로봇을 활용한 보행·근력 운동도 선택할 수 있다. “운동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 문제는 귀찮아서 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생활 속에서 자주 움직이게 하고, 장비의 도움을 받아 적은 힘으로도 운동 효과를 낼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이용자는 오후에는 개인 일정에 맞춰 외출하거나 골프 등 기존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다. 이러한 설계는 ‘저강도·고빈도’라는 원칙으로 모인다. 회복을 위해 일상을 통제하기보다, 기존 생활 속에 관리 루틴을 넣으려는 의도다.
결정적 차이는 ‘검증과 운영’에 있다
이용자는 입소 전 인지·움직임·대사 상태를 평가하고 개인별 회복 목표를 세운다. 입소 전·중·후 변화를 보여주는 통합 리포트는 ‘어떤 서비스를 몇 회 제공했는지’가 아닌, ‘실제 기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도구다. 퇴소할 때 집에서 이어갈 운동, 인지훈련, 수면과 식사 지침도 함께 제공한다.
케어허브는 대웅그룹의 제약과 헬스케어 사업을 통해 쌓은 의학적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기술을 반영했다. 객실과 공용공간에는 비접촉 생체 신호 센서, AI 낙상 감지 시스템, 스마트워치, 비상호출 시스템 등을 갖췄다.
“낙상 감지 센서를 검토할 때는 제가 직접 넘어져 보기도 했어요. 힘없이 미끄러질 때도 제대로 감지하는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대웅이 투자한 회사 제품이라고 무조건 쓰는 것도 아닙니다. 검증해서 더 좋으면 다른 회사 제품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대웅개발은 케어허브에서 하루를 재설계해 몸과 마음의 회복을 돕고, 이를 집으로 가져가는 운영 방식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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