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황반변성, 40~50대서 9배 급증

기사입력 2014-01-14 18:14 기사수정 2014-01-14 18:14

노년층의 병으로 알려진 황반변성이 40~50대 중장년층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방송인 이휘재가 황반변성증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는 등 중장년층도 황반변성의 안전지대가 결코 아님이 확인됐다.

황반변성은 정밀한 시력을 담당하는 망막 중심부의 황반에 불필요한 혈관들이 자라거나 출혈이 생기면서 심한 시력손상을 유발하는 병. 발병초기 사물이 흐리게 보이거나 가까운 곳을 볼 때 사물이 약간 비틀려 보이는 것 외에는 뚜렷한 이상징후를 못 느끼다가 서서히 시력을 잃어 결국 실명하는 무서원 병이다.

◇ 40~50대도 안심할 수 없어 = 황반변성은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발병하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망막학회가 2000~2009년 강남성심병원, 경희대병원, 삼성서울병원의 내원 환자 차트를 분석한 결과 새로 발생한 진행형 황반변성 환자는 2000년 64명에서 2009년 475명으로 7.4배 증가했다. 특히 40~50대 환자의 경우 21명에서 187명으로 9배 급증했다.

이는 서구식 식습관과 컴퓨터 중심의 근무환경이 빚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고지방·고열량의 서구식 식습관으로 국민 전체의 비만지수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컴퓨터 및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에 따른 고도근시 환자 증가가 40~50대 황반변성 환자 증가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 치료시가 놓치면 실명할 수도 = 한국망막학회가 김안과병원, 고려대병원, 건양대병원, 가천의대길병원, 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등 서울·경기·충청 지역의 주요 병원 환자 차트를 분석한 결과, 2005년과 2010년 습성황반변성으로 광역학치료, 항체주사치료를 받은 전체 환자 985명 중 약 16%인 157명이 시력 0.02 이하인 법적 실명 판정을 받았다. 대부분 환자가 병원을 늦게 찾아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였다.

황반변성의 발병 원인은 노화 현상 외에 뚜렷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노화를 촉진하는 서구식 식생활과 고도근시, 과다한 자외선 노출, 흡연 등이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한 근거리 작업을 줄이고, 외출 시 선글라스를 착용하여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게 좋다. 금연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의 섭취를 늘리는게 좋다. 또 수면시나 낮에 쉴 때도 가급적 안대를 착용해 최대한 빛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한 달에 한번 정도는 한눈씩 가리고 보이는 것에 변화가 없는지를 살피며 시야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바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건성황반변성에서는 고용량의 종합비타민이 시력 저하를 늦춰주고 심각한 형태의 습성황반변성으로 진행되는 것을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 또 습성황반변성의 치료로 광역학요법(비쥬다인)과 항혈관생성인자를 안내 주입하는 두 가지 방법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안과 한재룡 교수는 “40대부터 발병률이 증가해 50대가 되면 약 2배정도 증가하는 질환인 만큼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일단 황반변성이 일어나면 치료를 해도 이미 손상된 세포를 되살릴 길이 없기 때문에 정기검사를 통해 되도록 조기에 병을 발견, 적절한 치료로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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