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킷 리스트’라는 말은 죽음을 앞두고 이루고 싶은 일 목록을 적은 데서 유래했다.
그러나 소망을 꼭 죽기 전에만 이뤄야 할까?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소망을 이루는 적기가 아닐지. 이에 꿈꿔온 여행을 더는 미루지 않고 떠난 사람들을 지면에 초대했다. 각자의 사연과 철학으로 독특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자.

2017년까지 40년을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는 인생 이모작을 고민했습니다. 2021년 퇴직 초등교사로 구성된 굿네이버스 미래재단의 시니어 봉사단 자문 활동이 계기가 되어 방과후 수업으로 봉사를 시작했죠. 그러다 2023년 봉사단에서 해외로 나가보자는 의견이 있었어요. 4박 6일로 캄보디아 오츠브로 지역의 풍로어 초등학교에 다녀왔습니다. 교실 기공식과 교육봉사에 참여했고, 톤레사프 호수에 있는 호수학교로 교육봉사와 가정방문도 다녀왔죠. 이듬해에도 같은 학교를 다시 찾아 교실 4칸을 늘리고 교육봉사를 하고 왔습니다.
교육자 경력을 살려 한국어 어학당을 설립하는 등 외국 학생들과 인연이 깊은 편인데요. 처음 본 풍로어 초등학교는 이것이 학교인가 싶을 정도로 초라했어요. 제가 어릴 적 다녔던 1960년대 학교보다 더 열악했죠. 그랬던 학교가 번듯해지니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2년에 걸쳐 같은 학교를 방문해서 생긴 추억도 있습니다. 첫해 만났던 학생이 다음 해에 저를 알아보고 알은체를 할 때의 반가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기증한 기자재로 수업할 때 학생들의 빛나는 눈빛을 보고 캄보디아의 미래가 밝겠다는 직감이 들었어요. 방문 국가에서 교육봉사와 문화 체험, 현지 가정방문도 하니 아주 특별한 여행이죠.
열대지방에서 더위와 갑작스러운 비는 복병이었습니다. 소 떼가 도로를 점령해 일정에 지장이 생기는 변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어려움에도 우리 시니어 봉사단은 봉사가 참 행복한 일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특히 이번에는 풍로어 초등학교 경비의 70%인 5만 달러(약 6800만 원)를 봉사단에서 마련해 기부했으며, 직접 그 변화를 목도했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올해 9월에는 라오스 지부로 교육봉사를 다녀올 예정입니다. 75세 전까지 열 번의 해외 봉사를 떠나고 싶었는데, 7부 능선은 넘은 것 같아요.
요즘은 봉사단체가 아주 많죠. 어디든 재능과 경험을 나눌 곳을 찾아 한 달에 한두 차례만 활동해 보세요. 활력이 생겨요.

Tips! 기부자라면 해외 방문 기회도!굿네이버스는 매년 여름 정기 기부자를 대상으로 해외 사업을 모니터링하고 결연 아동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좋은 이웃 특별한 여행’으로 불리는 이 여행은 일주일 이내 일정으로, 비용은 자비 부담이며 15명 내외 규모로 꾸려진다. 지난해에는 몽골을 방문했으며, 올해는 8월 중순쯤 베트남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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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버킷 리스트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민창현 씨와 장윤정 씨가 선물을 보내왔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의견을 남긴 독자 가운데 3명을 선정해, 민 씨의 저서 ‘일흔, 나는 자전거와 사랑에 빠졌다’와 장 씨의 저서 ‘뭐 어때,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 해보는 거야’ 중 한 권을 보내드린다. 신청은 8월 2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