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치과 분야에서 수입제품이 아닌 국산 임플란트를 사용하는 것은 상식이 됐다. 임플란트 보급이 시작될 무렵 치과의사들은 유럽산 임플란트를 보며 열광했지만, 2000년대 초반 국산 임플란트가 하나둘씩 등장하더니 이제는 외국산이 설 자리가 사라졌다. 마치 삼성과 LG가 꿰찬 휴대전화 시장 같은 분위기다.
국내에는 약 40여 개 이상의 임플란트 제조사가 활동 중이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우수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월드클래스 300’에서 심사를 통해 선정된 임플란트 제조사가 3개에 불과한 것만 봐도 그렇다. 그 3개사 중 한 곳이 ‘네오바이오텍’이다.
국내 임플란트 제조사 설립자 중에 유독 치과의사가 많은데, 허영구 대표도 그렇다. 그는 “1990년부터 임플란트라는 새로운 분야에 매력을 느껴 시술을 시작하다가 부족함을 느껴 미국에서 공부를 다시 시작했던 것이 임플란트의 매력에 빠진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한국으로 돌아와 관련 강의와 진료를 겸하면서 임플란트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나갔습니다”라고 계기를 설명했다.
기존 회사들과 협력하면서 의견을 개진하기도 하고, 그를 통해 제품 개선에 참여도 해 봤지만 좀 더 세밀하고 특화된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는 채워지지 않았고, 그러다 결국 스스로의 회사를 위해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가 처음 주창했던 디자인에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많은 회사들이 네오의 디자인을 흉내 내고 있는데, 선도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낀다고. 실제로 그의 회사가 지식재산권으로 보유한 특허가 86건에 이를 만큼 네오는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최근에 관심을 갖는 분야는 첨단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 치과치료다. 모든 치과의사가 동일한 손재주나 지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과의 분쟁이나 의료사고가 일어나기 마련인데, 이러한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정확한 수술을 위한 보조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그가 최근 내놓은 서지컬 가이드는 일종의 임플란트를 위한 마우스피스 같은 것이다. 마우스 위에 구멍들이 뚫려 있는데, 이 구멍은 컴퓨터가 계산한 각도나 깊이가 반영된 것이어서, 손재주가 부족한 의사도 안전하게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허 대표는 “환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뼈의 강도나 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치과의사로서는 어려운 수술을 해야 하게 됩니다.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나 구조가 필요한데, 이를 돕기 위한 여러 가지 지원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네오의 임플란트는 최근 미국 FDA보다 까다롭다고 악명높은 중국 식약청 허가를 통과해 본격적인 수출을 앞두고 있다. 또 얼마 전부터 TV와 라디오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고, 기업 공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