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 인상학] 화폐 ‘슈퍼모델’ 세종대왕

기사입력 2016-05-07 10:49 기사수정 2016-05-07 10:49

우리나라 화폐 속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세종대왕이다. 현 화폐 모델 중 원에서 환으로, 100원에서 1만원으로 화폐단위와 액면을 자유롭게 넘나든 유일한 인물이다. 특히 세종대왕은 1960년 제2 공화국의 출범과 함께 당시 1000환권의 모델이던 이승만 대통령과 자리바꿈을 하였고 그 이듬해인 1961년에는 500환의 주인공이 되었다. 1973년에는 1만원권 지폐의 모델로 발탁되어 명실상부 우리나라 화폐의 ‘슈퍼모델’이 된 것이다.

▲세종대왕
▲세종대왕

1972년 정부는 1만원권을 처음 도입하면서 앞면은 석굴암, 뒷면은 불국사로 도안을 확정하고 당시 대통령의 재가까지 받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부에서 종교적 색채가 짙다는 이유로 반발해 이듬해인 1973년 세종대왕으로 바뀌었다.

세종대왕은 백성을 마음속 깊이 사랑한 성군이다. 세종대왕 시대라고 하면 태평성대로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많겠지만 세종대왕 즉위 이후 10년간은 가뭄이 계속돼 백성들은 배고픔에 신음하고 농업은 황폐화되었다. 그 당시 중요한 경제기반인 농업의 황폐화는 곧바로 국가 경제의 위기를 불러왔다. 이에 세종은 우선 농업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농민에게 직접 물어 농사의 중요한 정보를 수집해 <농사직설>을 편찬하였다. 가뭄 또한 극복하여야 할 과제이기에 비를 직접 내리게 할 수는 없으니 “비가 언제 얼마만큼 오는지 알 수 없을까?”하는 간절한 여망으로 ‘측우기’를 만들었다. 측우기는 장영실이 만들었지만 이 또한 세종대왕의 고뇌로 탄생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1960년 발행된 천환 앞면 세종대왕 초상 사용
▲1960년 발행된 천환 앞면 세종대왕 초상 사용

세종대왕은 조세제도에도 관심이 많아 부자는 세금을 덜 내고 가난한 자는 더 내는 당시의 세법이 백성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판단, ‘세제 개혁’을 단행한다. 중요한 것은 이 새로운 세금제도인 ‘공법(貢法·토지를 상, 중, 하로 나누어 농사의 풍흉에 상관없이 1결당 10두씩 징수)’을 시행하기 위하여 찬반여론 조사를 실시하였다는 것이다. 당시의 시대상황을 고려하여 보면 실로 파격적이라 할 수밖에 없다. 5개월의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예상보다 많다(당시 42%)는 이유로 시행을 보류하며 끊임없는 논의와 개선을 거듭한 끝에 14년 만에 공법을 시행한다.

▲1973년 발행된 만원권 앞면 세종대왕 초상 사용
▲1973년 발행된 만원권 앞면 세종대왕 초상 사용

오늘날의 민주주의와 맥락은 같으나 결과면에서는 많이 차이가 난다. 백성을 구제하는 애민정책의 본보기인 것이다.

세종대왕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단연 훈민정음 창제이다.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유를 알면 세종대왕에 대한 존경심이 배가될 것이다. 당시에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부당함을 고발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억울한 죽임을 당하거나 부당한 대우에도 아무런 말도 못하는 백성들의 아픔을 보면서 어렵고 복잡하게만 되어 있는 법을 모두가 공평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글을 만들어 반포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태종의 셋째 아들이다. 원래 태종의 뒤를 이을 이는 첫째 아들 양녕대군이었으나 세자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킨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태종의 눈밖에 나 폐위되고 셋째 세종이 이어 받는다.

인상학적인 부분으로 볼 때 이마가 넓고 반듯하여 밝게 빛나며 흉터가 없고 마치 간을 엎어 놓은 듯 둥그스러운 면을 보이는 사람이 우리는 집안의 장남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이마가 시원하게 넒으면 세상을 헤쳐 나가는 힘을 품고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두 눈썹 사이(산근)가 넓고 힘있게 코 뿌리를 잘 잡고 있으면서 코의 기운이 우뚝 솟아 있는 기상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자신의 위상을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는 인물은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의지를 확고하게 펼쳐 나갈 수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세종대왕의 영정은 초상화에 많이 가깝다. 긴 눈에 단아하고 힘 있는 턱은 후세에도 길이 이름을 남기며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전해 줄 수 있을 만큼 강하다.

인상도 시대를 따라 변해 가기에 그 시대의 중요한 부분이 무엇이었는지는 얼굴을 이야기한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집안과 명예를 우선시하였기에 이마 부분을 이야기한 야사들이 많다. 넓은 이마(광상)는 집안의 자랑이기도 하였다.

▲2007년 발행 만원권 앞면 세종대왕 초상 사용
▲2007년 발행 만원권 앞면 세종대왕 초상 사용

이렇듯 한 시대의 영웅으로 존경을 받는 인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곁에서 시대의 아픔을 묵묵히 견디게 해주며 마음의 주춧돌 역할을 하여준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에게는 그 만이 가질 수 있는 확실한 트렌드가 있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은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작품이다.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있나? 자신만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지금 우리는 인기인은 많은데 존경받는 사람은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한류열풍이라 한류의 주인공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들의 영향력은 작아질 것이다.

지금의 상황만을 파악하여 “어떻게 생활하며 어떤 방향으로 자손들을 교육시킬 것인가”하는 생각보다는 큰 그림을 그려보자. “무엇이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나”를 판단하는 안목을 가지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 안목을 키워서 밝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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